〈 394화 〉 394화 마법 학교 슈트라 (35)
* * *
“루나, 자고 있어?”
“….”
문 너머로 들려오는 루이스의 부름에도 루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나는 루나의 표정을 보면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화났네.’
한창 달아오른 상태에서 남자의 자지를 받아들인 순간 들려오는 방해꾼의 목소리.
남자든 여자든 그저 삽입 한 번으로 쾌감을 얻는 게 아니다.
삽입하고 움직여야 한다.
움직여서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들끓던 쾌감은 오히려 금세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심지어 지금 내 자지는 막 삽입하고 멈춘 상태.
루나는 방해꾼인 루이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루이스가 방해한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짜증 나는 표정으로 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금 전까지 달아올라서 나를 올라탔던 루나는 눈치를 보며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이성이 이 상황을 조용히 넘어가는 것을 택한 것이다.
루나가 입을 다물고 있자, 문 건너편에서는 다시 한번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루이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똑똑.
“루나? 자? 루나.”
“하아….”
루이스의 목소리를 들은 루나의 표정에는 짜증이 점차 쌓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냥 기다리면 가지 않을까 싶었지만, 루이스는 아무런 소득 없이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똑똑똑똑똑.
“루나, 루나. 안에 있지?”
“….”
이대로는 상황이 악화될 뿐이었다.
루나의 질 내부가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그건 어디까지나 움직였을 때, 통용되는 이야기였다.
루이스의 목소리 때문에 루나의 질 내부의 열기가 식어가고, 내 자지가 점차 수그러드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는 루이스가 떠나더라도 한껏 달아올랐던 아까의 분위기로 다시 올리는 건 힘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이어가는 방법은 있었다.
찌걱.
“흐으읏!?”
“어? 루나?”
내가 허리를 튕기자 루나의 커다란 눈망울이 확장하면서 나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정말 놀란 모양이었다.
나는 루나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일단 대답해줘. 이대로는 돌아가지 않을 거 같으니까.)
(하, 하지만….)
(자, 빨리.)
나는 장난기가 섞인 표정으로 허리를 튕기며 루나의 질 내부에 마찰과 함께 다시 달아오르게 했다.
찌걱! 찌걱!
“흐읏! 하읏!”
“루나! 뭐야? 왜 그래? 혹시 어디 아파!?”
루이스는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억지로 문고리를 돌리면서 문을 세차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숙박 시설 특성상 당연히 문은 잠겨 있었고, 다행히 루이스가 들어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상황이 루이스를 더욱더 흥분시켰다.
쾅! 쾅! 쾅!
“루나! 무슨 일이야!”
“루, 루이스!”
“루나! 혹시 어디 아픈 거야? 의원을 부를까? 일단 문 좀….”
“아!? 나 지금! 흐으읏! 잠자다 깨서 그래….”
내 골반이 튕길 때마다 루나의 은빛 실타래처럼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내 시야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답게 흔들리고 있었다.
루나는 애원하듯 나를 내려다봤지만, 나는 멈춰줄 생각이 없었다.
나는 루나의 임기응변을 믿기로 하고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조용히 울려 퍼지는 애액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와….
(흐읏! 하읏! 끄으읏!!)
어떻게든 문밖에 있는 루이스에게 자신의 신음을 들려주지 않으려는 루나의 의지.
루나는 골반을 들썩이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루, 루이스… 나 지금… 흐읏! 자는 중이었어….”
“휴우… 나는 어디 다친 줄 알았어. 루나, 일단 나 할 이야기가 있는데, 문 좀 열어줄래?”
첫 번째 돌려보내기 시도, 실패.
루나의 첫 번째 변명은 통하지 않았고, 루이스는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읏! 하읏! 끄읏흐으읏!)
허리 몇 번 흔들었을 뿐인데, 루나의 질 내부의 열기는 내 자지를 녹여버릴 정도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보지 안의 애액도 점차 늘어났고, 루나의 표정도 점점 풀리기 시작했다.
눈이 살짝 풀린 루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흐읏… 끄읏!”
“루나? 무슨 일이야! 문 좀 열어봐!”
“아, 아냐… 자다가 악몽을 꿔서 정신이 없어섯! 그, 그래….”
“아… 악몽….”
루나 딴에는 변명을 한 것이었지만, 그게 악수가 될 줄은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그럼 나랑 대화 나누면서 진정시키는 게 좋을 거 같아.”
놈팽이는 어떤 식으로든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루나의 표정에는 잠시 짜증이 스쳐 지나갔지만, 내 허리 튕김에 금세 다시 침을 흘리며 쾌락에 잠식되어가는 얼굴로 변했다.
짜증과 쾌락의 사이.
“그, 그게… 흐읏!”
“루나. 걱정되니까, 문 좀….”
루이스는 다시 한번 문고리를 강하게 비틀면서 루나를 부르짖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을 멈춘 건 다름 아닌 루나의 외침이었다.
“제발 그만해!”
“루, 루나… 가, 갑자기 소리를….”
루나는 내 골반 위에서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루이슷! 흐읏! 우리 나이가 있잖아!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예의 없는 건지 모르겠어!?”
“예, 예의라니… 너무해…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 네가 말하는 우리 사이가 뭔데? 소꿉친구의 섹스를 방해하는 사이를 말하는 건가?
내가 그렇게 속으로 비웃고 있는 중에도 루나의 질타는 계속 이어졌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우리 나이도 있고! 흐읏! 이 시간에 남자가 여자 방에 그렇게 함부로 찾아오는 거… 좋지 않잖아!”
“아… 맞아…. 루나, 네 말이 맞아.”
루이스는 그제서야 루나의 심정을 좀 이해했는지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루나, 너도 이제 어엿한 여성이지. 미안… 내가 너무 실례를 범한 거 같아.”
하마터면 웃음보가 터질 뻔했다.
루나의 말을 자기 혼자 멋대로 해석하고 이해한 모양이었다.
젠틀한 놈팽이 녀석….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나도 화내서… 하읏! 미안해… 내일 만나서 이야기, 흐읏! 하자…. 흐으응!”
“응… 알았어.”
막상 루이스가 시시하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에 비해서 루나는 이 상황을 아무 일 없이 넘겼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 맞다.”
“하읏! 왜!?”
“혹시 그 머저리 봤어?”
“….”
루이스가 말하는 머저리가 누군지 대충 짐작이 갔다. 아니, 확신했다.
루나는 머저리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열심히 흔들던 허리를 멈추고는 나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아까는 불만이 서려 있는 표정이었다면 지금 루나의 표정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루나의 허리가 멈췄고, 나도 특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방 안에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밖에서 루이스가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 그 머저리 방에 가봤는데. 어딜 갔는지 방을 비웠더라고.”
“그, 그래서…?”
“혹시 여기 찾아온 거 아니지?”
“루이스… 너….”
루나는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골반 위에서 나를 못 봤다고 말할 수도 없었고, 문밖에 있는 루이스에게 지금 내 허리 위에서 춤추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루나의 심기가 거슬리는 목소리를 들은 루이스는 문 건너편에서 멋쩍은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 이상한 오해를 한 건 아냐. 그냥 그 얼간이가 루나 너한테 귀찮게 했을까 봐 걱정했을 뿐이야.”
“….”
“그리고 아까 마부가 말했는데, 그 녀석이 갔을 만한 장소를 알려주더라고.”
“…장소?”
루나의 불안함이 담긴 의문에, 루이스는 시원하게 웃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사창가 쪽으로 가는 걸 봤다고 했어. 아마 그 녀석 지금쯤이면 이상한 여자랑 놀아나고 있을 게 분명해.
“….”
“딱 자기에게 어울리는 여자를 찾으러 간 게 분명해…. 더러운 녀석.”
루이스는 멋지게 목소리를 깔며 루나에게 인사를 했다.
“그럼 내일 보자. 잘자… 루나.”
그 이후에 루이스는 자리를 떠났는지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루이스가 떠났음에도 방 안에는 살인마가 근처에 돌아다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고요함이 감돌았다.
침묵을 깨는 존재를 죽이기 위해 고요히 돌아다니는 그런 살인마가…,
루나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루이스를 이용해서 잠시 흥분되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그의 마지막 말이 분위기를 박살 내 버렸다.
‘이대로는 안 좋겠네.’
처음에는 루나가 무슨 말을 해줄까 싶어서 기다렸지만, 그녀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는 분위기만 망치고, 섹스 뒤끝도 엉망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나는 내 골반 위를 타고 있던 루나를 들어서 침대에 눕히기 시작했다.
“꺄읏! 수, 수호 씨!”
“쉿! 밖에서 엿들을 수도 있어.”
“흡!”
루나는 내 말을 듣고는 황급히 손으로 입을 가리며 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실 루이스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기척을 잘 감추는 녀석도 아니고….
그리고 루나의 말을 나름 잘 듣는 편이라 분명 자기 방으로 잘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루나가 그걸 계산하고 따질 상황은 아닐 것이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상태로 다리를 벌리고 나를 눈물이 고인 상태로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대신… 사과할게요. 죄송해요.”
“…뭐가?”
나는 심퉁맞은 표정으로 루나의 사과를 질타하듯 되물었다.
루나는 내 표정을 보며 위축됐는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계속 사과하기 시작했다.
“제가 루이스를 관리 못 해서 죄송해요. 차라리… 처음부터 수호 씨와의 관계를 말했으면 이런 일은….”
“….”
“화… 많이 나셨나요?”
루나는 죄책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내 대답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루나는 자신의 잘못 하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나는 그런 루나를 보면서 무표정으로 그녀의 쇄골에 얼굴을 묻은 뒤, 쇄골에서 나오는 체향을 맡으며 중얼거렸다.
“어… 화났어.”
“읏….”
쇄골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서 루나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내 대답이 그녀에게 큰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루나의 체향을 맡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녀석이 나를 욕해서 화난 게 아냐.”
“그, 그럼요…? 흐읏!”
나는 루나의 쇄골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혀로 핥으며 목덜미, 이목구비, 그리고 귓불에 도달한 뒤, 그녀의 귓불을 입술로 맛보기 시작했다.
루나의 귓불은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듯 뜨겁게 열기를 머금고 있었다.
나는 루나의 귓불을 맛본 뒤, 귀에 최대한 밀착해서 바로 옆에서조차 쉽게 들리지 않을 크기의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욕보인 게 화가 날 뿐이야….”
“아….”
루나의 안도하는 음색이 내 귓속에 스며들어왔다.
루나의 입장에서 내 분노의 주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로 넘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도한다고 해서 깨진 분위기를 보상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죄송해요… 루이스는 내가 내일 꼭 한마디를 해서….”
“아냐. 하지 마.’
“아뇨. 할 거예요. 당신이 화가 난 만큼… 저도 화났으니까요.”
루나가 루이스를 질타하는 건 좋았다.
하지만 질타하는 과정에서 자칫 목소리가 높아지고, 상황이 악화할 우려가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소냐와 칼, 학장과 동행하는 중이다.
그들 앞에서 싸움이 커지면 그저 남녀 간에 싸움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트러블이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그게 내가 맡은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러다가 일이 커지면 나도 곤란해질 거야.”
“하지만… 저도 당신을 욕보인 루이스를… 용서하고 싶지 않아요.”
“흠… 그럼….”
나는 루나의 귓속에 한 가지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귓바퀴를 통해 들어간 내 부탁은 루나의 고막을 간지럽히듯 속삭였고, 루나는 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흠칫거리면서 경청해나갔다.
그리고 내 말을 전부 들은 루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내 귓속으로 화답했다.
“할게요…. 아니… 하고 싶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