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3화 〉 393화 마법 학교 슈트라 (34)
* * *
학장이 마지막 남긴 말 덕분에 나는 한동안 곤욕을 치러야 했다.
루나는 물론이고, 소냐와 칼까지 내가 낸 문제가 뭔지 닦달하며 물어봤기 때문이었다.
학장 입에서 그 정도의 칭찬이 나왔으니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고개를 저으며 단 하나의 힌트도 제공하지 않았다.
(마법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에요. 그냥 허점을 노린 퀴즈 같은 거예요.)
(그리고 학장님께서 다 푸실 때까지 함구하기로 했습니다.)
내 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학장이 자존심을 가지고 문제를 풀고 있으니, 절대 말해줄 수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제일 큰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시각은 밤.
태양은 진즉에 자취를 감췄고, 나는 내 숙박시설을 비우고 몰래 루나의 숙박시설로 들어와서 대화를 나눴다.
루나의 숙박시설은 그저 여행자들이 지내는 숙박시설이 아닌, 슈트라에서 보던 수준의 고급 숙박시설이었다.
고급 침대와 고급 식탁, 그리고 샹들리에까지….
루나는 파자마로 갈아입은 상태였고, 나는 방문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정복을 입은 상태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런 오붓한 자리에서 오고 가는 대화는 남녀 간에 오고 갈 대화가 아니었다.
아니, 일방적인 질문만이 대화를 이뤘다고 보면 됐다.
“정말 무슨 문제인지 안 알려 주실 거예요?”
“미안, 약속이야.”
루나는 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서 내 시선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의 입장도 이해는 갔다.
고작 해봐야 문제 하나일 뿐인데, 약속을 핑계로 자신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으니 심통이 나겠지.
나름 연인의 관계를 구축한 우리 둘 사이에는 꽤 큰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렇기 심통이 난 루나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껴안으며 말했다.
“약속은 중요하잖아.”
“…약속 때문에 저를 버릴 수도 있다는 말씀이네요?”
헐….
루나도 여자였다.
남자의 내면에 있는 자신의 위치를 떠보는 것이 여자였다.
세상을 담보로 한 약속이 걸렸어도 시험해 보고 싶은 것이 여자일 것이다.
‘뭐… 루나가 진짜 그런 상황에서도 투정을 부릴 애는 아니지.’
평소에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루나가 가끔 이렇게 투정을 부리는 모습을 보니 신선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내 앞에서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여성은 그만큼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
이대로 그냥 적당히 넘어갔다가는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
나는 뒤에서 루나를 껴안은 채 그녀의 목덜미에 살며시 키스하며 속삭였다.
“내가 여기서 말해주면 간단한 약속도 못 지키는 인간으로 찍히지 않을까?”
“….”
“그리고 만약에….”
“…?”
루나는 목덜미에 닿은 내 입술을 느낄 때마다 움찔거리며 내 다음 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한테 조금이라도 해가 되거나, 문제가 되는 약속이었다면 내 목숨을 걸고 깼을 거야. 이건 진심이야.”
“…치사해요.”
본인이 치사한 건 생각도 안하고는….
내가 루나의 목덜미에 키스를 살며시 톡톡 해줄 때마다 그녀는 달콤한 신음을 내뱉으며 내 귀를 취하게 만들어줬다.
술이 없지만, 취하는 기분.
분위기에 취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오밤중에 남자가 여자의 방에 방문했다면 목적은 하나뿐이다.
루나는 내 키스를 거부 반응 없이 받으면서도 입은 거부의 목소리를 냈다.
“흐읏… 아직 도착하려면 일주일 정도 걸릴 거예요. 하읏! 그동안 시험 때문에 피곤했잖아요. 흐응….”
어림도 없는 소리.
루나의 입장에서 나와 스킨쉽을 나눈 건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는 무려 한 달이다.
한 달 동안 참고서 간신히 루나의 체향을 맡을 수 있게 되었는데,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가라고?
심지어 오늘만 참는 게 아니라, 일주일 동안 참아달라고?
어림도 없는 소리.
만약 루나가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정말 하고 싶지 않다면 물러날 용의는 있었다.
내키지 않는다면 말이지….
“흐읏… 하으… 흐으응….”
루나 본인도 이미 서서히 달아오르는 열기가 내 피부로 옮겨지면서 느낄 수 있었다.
샹들리에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은 루나의 은발을 비추며 내 눈에 호수 표면에 반사되는 달빛처럼 보였다.
이미 깨끗하게 씻은 루나의 몸에서는 그녀의 체향이 아닌, 향수 냄새가 내 코에 진하게 흘러 들어왔다.
나는 향수보다 루나의 순수한 체향을 맡고 싶었지만, 루나의 생각은 다를 것이다.
남자한테 자극을 주는 체향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여자다.
하지만 향수도 결국 무한하지 않을 것이다.
침대에서 사람의 속삭임을 나누다 보면 금세 루나의 체향이 풍기면서 강제로 자리 잡은 향수를 축출하게 될 것이다.
나는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처럼 루나의 파자마 안에 손을 넣어서 그녀의 가슴과 보지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내가 손을 넣자 움찔 놀라 루나가 본능적으로 내 팔을 붙잡기 시작했다.
“흐읏… 잠깐… 지금은… 하응….”
하지만 애초에 방어할 생각도 없던 루나의 손바닥은 내 팔에 체온을 불어넣어 주며 꽉 끌어안을 뿐이었다.
그렇게 그녀의 파자마 안에 있는 그녀의 소중한 부위를 내 손이 점령하는 순간이었다.
“응?”
분명 느껴져야 할 그녀의 속옷 감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보들보들한 보지의 촉감이 내 손바닥에 느껴질 뿐이었다.
나는 내 눈을 피해서 신음을 내는 루나에게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미 벗고 있었네. 하고 싶었던 거야?”
“아, 아니에요! 그, 그저… 혹시 모르니까….”
이럴 때 보면 루나가 어리다는 게 눈에 보였다.
기품있게 행동하다가도 뭔가 자신의 치부가 살며시 드러났을 때, 변명하는 모습.
딱 아이와 어른 사이에 걸쳐져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당황하는 루나를 뒤에서 꼭 껴안으며 말했다.
“나는 하고 싶어서 한걸음에 달려온 건데….”
“흐읏…. 왠지 그럴 거 같아서 제가 미리 준비한 거예요.”
“오….”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니 바로 눈치 있게 빠져나와 버렸다.
장난은 이쯤이면 충분하다.
남녀 간에 분위기는 가벼움을 중시해서는 안 된다. 너무 가볍게 분위기를 잡아버리면 금세 메말라버린 깃털처럼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루나의 마음속에 있는 깃털이 날아가지 않게 그녀의 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흐읏! 하으응….”
왼손에 느껴지는 풍만한 가슴에서는 심장 소리가 세차게 들려왔고, 오른손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매끈한 보지는 애액으로 서서히 스며들며 클리토리스가 반응하며 솟아나기 시작했다.
루나의 몸은 예열 단계를 마치고, 내 자지가 맞아들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는 전희로 루나는 젖은 눈동자와 함께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서 내 쪽을 매혹적인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빛을 받고 그냥 침대로 뛰어들 내가 아니다.
조명 아래 적나라하게 비친 루나의 홍조가 담긴 얼굴을 동공 안으로 크게 그리며 그녀에게 키스를 시도했다.
“하읏… 흐읍! 츄읍… 츄르릅… 하으읍….”
이미 달아오른 루나는 입술을 닫기는커녕 내 혀를 입속으로 모두 받아내기 시작했다.
루나의 입속에 있는 혀는 주인을 맞이한 것처럼 내 혀와 섞이며 체액과 체온을 나누기 시작했다.
나는 루나의 입술과 가슴, 보지를 온몸으로 맛보며 서서히 자지를 발기시켰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내 손바닥에는 이미 루나의 애액으로 흥건했고, 내가 미처 손바닥에 담아내지 못한 애액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 자지와 루나의 보지 둘 다 더 이상의 전희가 필요 없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루나는 내 바지를 뚫고 나올 듯한 자지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흐으… 흐읏… 남자 몸은 언제나 신기해요…. 잘 숨겨놓다가 필요할 때 꺼내니까.”
“내가 꺼내고 싶어서 꺼내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자기 조절이 안되는 거예요?”
루나는 갑자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내 바지 위에 올리어와 있는 자지를 손으로 훑기 시작했다.
“음… 상황에 따라 조절이 되기는 하는데, 이럴 때는 불가능하지?”
“이럴 때?”
나는 바지를 벗어서 루나에게 솟구쳐 오른 자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루나, 너처럼 예쁜 여자를 앞에 뒀을 때….”
“후후… 진짜 말재주는 좋네요.”
루나는 말과 다르게 흥분한 표정으로 나를 끌어안고 침대로 이끌기 시작했다.
호화로운 침대였다.
루나는 나를 이끌고 침대로 가더니, 나를 눕히고 바로 내 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이었지만, 그녀의 손길은 부드럽고 기대감에 벅차올라 있었다.
그렇게 내 모든 옷을 벗겨 낸 루나는 다리를 벌려서 내 골반 위에 탄 뒤 짙은 홍조를 띠며 나를 내려다봤다.
“사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응?”
루나는 내 의문에 몸으로 대답하듯 허벅지를 흘러 올려서 내 솟아오른 귀두에 자신의 보지와 입맞춤을 시킨 뒤, 천천히 허리를 내리며 말했다.
“저도… 하읏… 수호 씨가 있으면… 조절 못 하거든요… 하으응!”
루나의 하복부는 파자마로 가려져 있었지만, 내 자지로 느껴지는 감각은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뇌로 전달해주고 있었다.
쯔즈즉….
“크읏…”
“하으으읏….”
루나의 보지 안으로 들어간 내 자지는 그녀의 뜨거운 애액에 녹아내릴 것처럼 펄떡이기 시작했다.
삽입 중에 이어지는 내 자지의 맥박은 루나의 질 내부를 자극했고, 자극받은 루나는 신음으로 다시 내 하복부를 자극했다.
“흐으읏…. 하아… 항….”
내 자지가 절반쯤 들어갔을 때, 내 귀두는 이미 루나의 자궁과 키스를 하고 있었다.
절반이나 넣은 루나와 절반밖에 넣지 못한 나.
나와 섹스 경험을 쌓는 중인 루나에게 아직 자기 주도 섹스를 진행하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아… 하아… 수, 수호 씨….”
그동안 내가 섹스를 주도했던 만큼 루나가 주도하는 섹스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나는 천천히 그녀를 올려다보기만 했다.
내 침묵을 이해한 루나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허벅지에 힘을 풀고 서서히 골반을 내리기 시작했다.
쯔즈즉!
“흐으읏… 하끄읏!”
점차 루나의 자궁 입구와 키스한 귀두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뿌리까지 삽입되는 순간이었다.
똑똑똑.
“흐읏!?”
“응?”
나와 루나가 놀란 표정으로 노크가 들려온 문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리고 그 시선이 향한 문밖에서는….
“루나, 자고 있어?”
놈팽이… 루이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