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9화 〉 389화 영웅 사관 학교 (430)
* * *
생도들의 열정이 담겨 있던 교실은 성수아와 나의 체향과 몸의 열기로 가득 채웠다.
교실 안에는 내 정액 냄새와 성수아의 신음으로 가득 채웠다.
성수아가 앉아 있던 고급스러운 책상은 그녀와 나의 얼룩으로 역사의의 한 줄을 장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은 나와 성수아의 섹스도 막을 내리는 순간이 왔다.
“하아, 하아, 하아.”
내 정액에 한계는 없지만, 허리의 내구도는 한계가 있었고.
“흐읏… 하앙… 하읏….”
성수아의 모성애에도 한계는 없었지만, 그녀의 체력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성수아… 교관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싸겠습니다!”
“흐으으읏!”
성수아는 부들거리는 고간으로 내 자지를 깊숙하게 받으며 쾌감이 섞인 신음을 내뱉었다.
성수아는 내 정액을 받아내면서 부들부들 떨리는 허벅지로 내 골반을 휘감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 강하게 휘감았던 그녀의 강렬한 허벅지는 부들부들 떨며 이제는 간신히 내 허리를 옭아맬 뿐이었다.
나는 마지막 정액을 성수아의 이미 더럽혀진 자궁 안에 미친 듯이 쏟아 낸 뒤 그녀를 내려다봤다.
“흐읏! 하으… 흐으응….”
성수아의 표정을 보고 그녀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수아는 그런 한계에 도달했음에도 분홍빛의 입술을 바들바들 떨면서 내게 말했다.
“원하시면… 좀 더… 해, 해도 돼요….”
“….”
대단한 집념이었다.
세 시간.
성수아와 내가 그저 섹스에 소모한 시간이었다.
내가 성수아의 자궁에 쏟아낸 정액의 양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섰고, 내 자지가 그녀의 자궁에 키스한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런데도 성수아는 내 만족을 위해서 자기 정신력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성수아의 한계보다 내 한계 때문에라도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나는 정신을 차린 표정으로 성수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성수아 교관님.”
“흐으… 네?”
“이 관계… 오늘이 마지막은 아니겠죠?”
“….”
성수아는 내 질문의 의도보다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슬픈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질렸나요?”
“네? 아뇨… 그럴 리가 없잖아요.”
나는 책상에 누워있는 성수아의 얼굴 쪽으로 고개를 바싹 내밀며 말했다.
“다음에… 또 해도 될까요?”
“아….”
성수아는 그제서야 내 말의 의도를 깨닫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좀 더 분위기 있는 곳에서 부탁할게요. 츄읍….”
그렇게 성수아와 나의 첫 섹스는 키스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
..
성수아와 나는 의자를 이어 붙이고 나란히 앉아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은 어느새 기울어져서 다른 건물에 가려졌고, 더 이상 마과 교실을 비추지 않고 있었다.
교실은 어두컴컴했고, 그저 나와 성수아의 얕은 숨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나마 눈에 보이는 건 교실에 걸려있는 전자시계가 전부였다.
나는 성수아를 왼팔로 껴안은 채 시계를 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노쇼해버렸네요.”
“아….”
원래 오늘 성수아와의 데이트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지금 시간은 새벽 1시.
연락해서 취소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성수아는 내 품에 안긴 채 내 가슴을 살살 쓰다듬으며 물어왔다.
“어디 예약하신 거예요?”
“그… 갑자기 떠올리려니까 이름이 헷갈리는데, 전직 영웅이 쉐프로 있다는 곳인데….”
“영웅? 설마… ‘위토피’는 아니죠?”
“네, 맞아요. 거기예요.”
“맙소사….”
어둠 속에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성수아는 놀란 목소리로 나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저기 예약도 예약인데… 비싸잖아요!”
“아…”
사실 예약은 내가 한 게 아니었다.
아르모니아에게 부탁해서 괜찮은 곳을 알아봐 달라고 한 뒤에 조디악측을 통해 미리 부탁해놓은 것이었다.
괴인 단체를 통한다고 해도 이 세상은 암암리에 괴인들이 숨어 들어 있었다.
살짝 뒤가 구리긴 했지만, 그 정도는 어렵지 않겠다 싶어서 부탁한 것이었고, 조디악에서 쉽게 승낙해준 것이었다.
대충 괜찮은 곳이겠지 싶었는데….
‘비싸봤자 백만 원 넘겠어?’
[천만 원이 넘습니다.]
‘미친 새끼네… 영웅이면 다야?’
진짜 미친놈이네. 영웅이면 그렇게 바가지 씌워도 되나?
나중에 그놈 기질창 좀 봐야겠다. 얼마나 미친놈인지 확인하게.
내 돈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예약금은 레스토랑 이용금액의 10% 정도니까, 대략 100만 원 정도는 날렸다고 보면 됐다.
‘뭐… 내 돈도 아니고… 이쪽 세계의 돈은 나한테 쓸모없으니까. 월급도 그냥 통장에 들어가는 거 쓰지도 않는데….’
내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자, 성수아가 내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예약금도 비쌌을 텐데…. 그 돈 나중에 제가 드릴게요. 다음에는….”
“그러지 마세요.”
“네?”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성수아 쪽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런 말씀 말아주세요.”
“하지만 그만한 금액을….”
“성수아 교관님에게… 그런 배려를 받는 남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아….”
이 정도 말했으면 이해했을 것이다.
성수아의 걱정이 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나는 정식 영웅이 아니고, 영사관에서 보조 교관으로 일하고 있는 만득이(영웅 순위 10000등 이상의 존재)에 불과했다.
영사관 보조 교관이 다른 직종에 비해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결국 진짜 영웅들이 버는 돈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것이다.
성수아도 사회생활을 해보면서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왜 다들 영웅에 목을 매는지….
영웅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가치를 지닌 존재들이었다.
다만 자본주의 특성상 영웅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이 된다는 것뿐이지….
그리고 그 돈이… 남자에게 자존심과 같다는 것 정도는 성수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성수아가 나를 아이처럼 보듬어 준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나와 성수아의 즐거움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사사건건 나를 남자가 아닌 아이처럼 느낀다면 좋기는커녕 귀찮아질 것이 뻔했다.
성수아는 시무룩한 목소리로 나를 꼭 끌어안으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괜찮아요. 오히려 목표가 생겨서 좋네요.”
“…?”
“성수아 교관님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면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는 거요.”
“후웃….”
성수아는 내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이미 충분해요.”
그렇게 성수아와 나와의 첫 데이트는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
행복한 잠자리였다.
방금 전까지….
“아가씨, 괜찮아요!?”
“크으으!?”
문주아는 고막으로 뚫고 들어오는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왔고, 주변의 목소리는 고막을 강타하며 그녀의 뇌를 뚫고 두통을 유발하기 시작했다.
‘씨발 자고 있는데 어떤 새끼가 깨우는 거야!’
두통도 두통이었지만, 자신의 단잠을 방해하는 녀석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용서하지 않고 싶어도 문제가 있었다.
‘안보여! 씨발 뭐야 이게!’
문제는 눈 앞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사실.
눈앞에 희미하게 씌워진 천이 그녀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다시 문주아의 고막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런 망할 새끼들! 여자한테 이런 짓을….”
“어우…. 얼굴 예쁜 게 이럴 때는 오히려 독이네.”
“끄으으읏!”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문주아의 두통을 유발할 뿐,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상황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뇌 속을 좀먹는 정신이 빨리 지워지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문주아의 두통은 그녀를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가 괴로워할수록 목소리는 오히려 더 시끄러워질 뿐이었다.
“정신 차려보세요! 일단 몸을 가릴걸….”
“씨발! 조용히 해!”
문주아는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야 너머로 들려오는 존재의 위치를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주먹을 내질렀다.
콰직!
“크허억!”
“뭐, 뭐야! 이봐요! 당신 무슨 짓을!”
“너도 시끄러워! 씨발 새끼야!”
문주아는 정권에 이어서 발차기를 이용해서 상대방의 입을 다물게 했다.
콰직!
“푸어억!”
“닥쳐! 닥쳐! 씨발 머리 아프니까 닥치라고!”
한 번으로 끝내지 않았다. 여러 차례의 발차기를 감행하고 나서야 남자의 목소리를 더는 들려오지 않게 되었다.
“하아… 하아… 씨발… 잘 자고 있는데 개새끼들이….”
귀찮은 목소리가 없어지고, 몸을 움직이고 나니 두통이 한결 잦아들면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씨발… 뭐야… 누가 눈가리개를….”
앞이 보이지 않던 이유… 그건 자기 얼굴에 뭔가 씌워져 있기 때문이었다.
정신을 차린 문주아는 얼굴에 씌워진 가리개를 벗기 시작했다.
“아아악! 씨발! 달라붙었잖아!”
형태를 알 수 없는 천이 자기 얼굴과 머리카락에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벗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떠한 족쇄가 걸려있는 것도 아닌지라 살갗과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더러운 기분을 맞보며 간신히 천 쪼가리를 벗어낼 수 있었다.
“좆같은… 도대체 뭘 씌워 놓은 거야… 어…?”
매일 봐오던 존재였다.
삼각형의 형태.
하얀색의 바탕이지만, 잔뜩 더러운 것이 묻어 있는 천.
문주아는 분명 자신이 들고 있는 존재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쉽사리 인정할 수 없었다.
“씨발… 이게 왜 내 얼굴에….”
속옷… 그것도 자신의 속옷이었다.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두 명의 남자와….
“화장실? 여긴… 어… 어어….”
문주아의 정면에 보이는 거울에는 자기 모습이 전부 비치고 있었다.
변기칸 안에 있는 변기 위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
문제가 있다면….
“뭐야…. 내가 왜… 왜 알몸으로….”
유일하게 그녀를 감싸고 있던 건 그녀의 얼굴에 씌워져 있던 자신의 속옷뿐이었다.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문주아는 창피함보다는 어리둥절함이 깃들며 거울 안의 자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시야가 점차 확보되면서 그녀의 눈에는 자신의 복부에 새겨진 글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어… 점수?”
그녀의 매끈한 복부에는 점수판 같은 것이 정갈하게 적혀 있었다.
=====
점수
보지79점(모양과 색깔은 훌륭함)
가슴12점(작음)
조임46점(매춘부 수준.)
…
…
키스0점(그냥 꽝)
=====
“그… 그… 어….”
그리고 복부에 적혀 있는 글귀를 보면서 점점 머릿속에 모든 것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79점 줄게.)
(흐으읏?)
(보지 색깔이랑 모양은 좋네.)
납치, 내기, 강간, 자신을 깔보는 존재들….
문주아는 하나하나 떠올릴 때마다 몸에 있는 피가 머리로 솟구치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창피해서?
아니었다.
“주… 죽인다… 나, 날 살려준 걸… 후, 후회하게 만들겠어….”
분노였다.
자신을 강간한 남자를 죽이고 싶다는 갈증.
하지만 이상했다.
“뭐, 뭐야… 왜… 화가 나는데… 왜….”
그녀는 평소에 화가 났을 때처럼 분노를 표출하지 못했다.
원래라면 분노에 잠식되어서 욕설을 내뱉으며 난동을 피웠을 문주아였지만, 분노가 피어오를 수록 변기 안으로 떨어지는 애액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똑… 똑… 똑….
하복부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화가 나야하는 데 화를 낼 수 없었다.
“씨발… 뭐… 뭐야… 왜… 읏?”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린 문주아의 눈에는 점수판 마지막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키스0점(그냥 꽝)
“나… 나를 씨발 감히 나를 이런 식으로 평가를….”
문주아는 자신을 희롱하며 보여준 남자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렸다.
(역시… 레나, 니가 최고야.)
(감사합니다. 주인님, 저한테 그런 칭찬을… 츄읍….)
(오나홀로는 쓸만한데… 역시 별로였네.)
자신을 앞에 두고 키스를 하던 남자와 여자.
분명 문주아에게 그 두 사람의 키스에 화가 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문주아의 복수심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를 때마다 그녀는 남자에게 당했던 일과 두 사람의 키스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생한 장면은 그녀의 손가락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씨발… 하아… 하아… 왜 이러는 거야….”
문주아는 갑자기 흥분하면서 자신의 보지를 손가락을 쑤시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었다.
“이, 일단… 정액… 그, 그걸 빼내야 하잖아? 그래… 정액… 하앙… 하아… 끄으으읏!!”
자위를 시작한 문주아의 머리 위에는 자신을 강간한 남자만 볼 수 있는 문구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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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아(종속 1단계)*
성벽 : 증오로 인한 복수심이 피어오를 때마다 종속의 주인을 향한 성욕으로 변한다.(모든 성욕은 종속의 주인에게만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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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히끄으읏! 하으읏! 헤으윽! 오오옥!!”
복수심에 불탄 문주아의 자위는 몇 시간이나 이어졌고, 다른 에브리카 직원이 나타나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