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84화 (385/898)

〈 384화 〉 384화 영웅 사관 학교 (4­25)

* * *

그동안 종속에 관해서 몇 차례의 실험을 해왔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종속에 관한 조건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합의가 필수지만, 그 합의를 강제로 이끌 수 있으면 그것도 허용된다는 거네.’

[손기술… 대단한 능력입니다.]

내가 귀찮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행위를 했던 이유는 바로 종속의 조건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문주아가 포기할까 싶어서 퇴로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

그녀에게 걸었던 내기가 바로 퇴로였다.

하지만 문주아는 그런 퇴로가 있었음에도 결국 종속에 걸려버렸다.

‘목숨이 걸려있었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버텼겠지?’

[그랬을 겁니다. 심지어 기질을 보면 쉽게 무너질 여자도 아닙니다.]

목숨이 걸려있었으니, 내게 넘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정신력조차 무너뜨리고, 손기술로 문주아를 굴복시킨 것이었다.

종속의 빈틈을 알아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는 못했다.

‘결국 내 자지보다 손이 더 좋았다는 거잖아?’

[….]

레벨 차이가 있는데, 동등하게 적용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있는 거겠지만….

‘뭐… 언젠가는 너로 여자들을 굴복시키는 날이 오겠지.’

나는 시무룩한 자지를 위로해주며 문주아의 종속창을 확인했다.

=====

*문주아(종속 1단계)*

성벽 : (ㅡ)

=====

‘종속에 걸린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농담이 아니라, 문주아의 입장에서는 종속에 걸린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종속에 걸리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죽였을 테니까.

[하지만 걱정입니다. 종속에 걸렸다고 해도… 위험인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르모니아의 걱정이 이해가 갔다.

사실, 이 순간조차도 문주아를 죽여야 하나 고민을 할 정도로 그녀는 정말 위험인물이었다.

살려둔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를 찾아서 죽이려고 할 테니까.

그것을 우려해서 보험을 들어놨다.

‘일단 얼굴이랑 목소리를 완전히 숨겼잖아. 못 찾을 거야.’

지금 문주아라면 복수의 타겟이 아까 싸웠던 나와 성수아가 아닌, 망토를 쓰고 있는 나와 레나일 것이다.

레나는 함선에 있을 테니 평생 못 찾을 것이고, 나도 신분을 완전히 숨겨놔서 찾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걱정입니다. 아까 수호 님은 그녀와 대치한 경험이 있습니다. 타겟이 수호 님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망토를 쓰고 있는 나와 레나를 못 찾다 보면 또 나와 성수아를 복수의 타겟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긴 하지. 그런데 방법이 있지.’

[…?]

나는 문주아의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며 종속창을 바라봤다.

‘성벽… 그걸로 해결해야지.’

***

성수아는 스마트 워치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기다렸다.

주변에는 에브리카 직원들은 이동하면서 일반인들의 상태를 돌봐주며 휴식을 취했지만, 성수아는 그 휴식 시간을 휴식으로 보낼 수 없었다.

‘문자를 보내볼까? 아냐… 그러다가 혹시라도 내가 보낸 문자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성수아는 다급한 마음에도 스마트 워치의 화면을 함부로 켜지 못하고 있었다.

한번 충전하면 한 달이 넘게 지속이 되고, 괴수에게 씹혀도 버틸 정도의 내구성을 지닌 교관용 스마트 워치.

그런 믿을 만한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성수아는 터치 한 번으로 망가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화면조차 쉽게 켜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성수호의 연락을 기다리며 스마트 워치에 시선을 주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가와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아직 오빠한테 연락이 없나요?”

채수민이었다.

성수아는 채수민의 질문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아마 바쁜 거 같아.”

성수아는 자신에게 다가와서 묻는 채수민을 보면서 반성하기 시작했다.

‘아까는 나도 모르게 애한테 화를 내버렸어….’

성수아는 평소에 아이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아니,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대부분 아이를 사랑한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성수아가 아이에게 처음으로 화를 품은 것이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성수아는 반성하면서 채수민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는 괜찮으시니?”

“아뇨… 많이 아파하고 있어요….”

지금 여기서 채수민처럼 여유롭게 있는 인물은 드물었다.

그나마 지금 있는 일반인들도 에브리카의 직원들이 케어를 해주고 있어서 버틸 수 있는 것이었다.

만약 에브리카의 직원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괴한들에게 죽거나, 독기에 중독되어서 죽었을 가능성이 컸다.

‘최소한 일반인들만이라도 빨리 탈출 시켜야 해… 하지만 이 많은 인원을 대동하고 나갈 수도 없어.’

지금 구조한 일반인들의 숫자는 직원들의 숫자를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몇십 명이나 되는 인원을 이동시키다가 괴한이나 괴생명체를 만나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성수호 교관님을 빨리 찾아야 해….’

성수아는 그렇게 성수호가 안전하기를 간절히 갈망하며 눈을 감고 기도했다.

그 순간이었다.

“어!? 문자 왔어요!”

“뭐!”

성수아는 채수민의 목소리에 놀라서 스마트 워치를 작동시켜서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

­성수아 교관님! 코어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

..

성수호가 연이어 보낸 문자에는 중요한 정보가 한가득했다.

침입자들의 대략적인 숫자와 위치, 탈출 루트… 그리고….

­녀석들이 코어의 위치로 향하고 있어서 몰래 따라가고 있어요.­

성수호가 보내준 문자에는 괴한들의 탈출 루트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하지만 성수아는 그런 중요한 정보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성수호 교관님은 괜찮으세요?­

­저는 괜찮아요.­

성수아는 그의 문자를 보고 안도하며 계속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

­혹시 지금도 통화는 힘드시나요?­

성수아의 물음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스마트 워치로 통화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성수아는 다급하게 받으며 건너편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여보세요?)

“하아… 정말 다행이에요.”

성수아는 성수호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금까지 쌓여 있던 불안감이 폭포수에 씻겨나가듯 말끔히 씻겨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안도감이 벅차오르는 순간이었다.

(후우… 하아….)

“…? 성수호 교관님? 혹시 어디 아프세요?”

(아, 아뇨. 괜찮아요. 후우….)

통화 중간중간 들려오는 한숨을 빙자한 신음이 계속 들려왔다.

성수아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디 아프신 거죠? 지금 목소리가….”

(아, 아니에요. 지금 소리를 최대한 줄여야 해서… 크으….)

“….”

성수아는 평소에 봐왔던 성수호의 행동을 토대로 지금 상황을 직감할 수 있었다.

‘…분명 무슨 일을 당하신 거야. 애초에 납치를 당했다가 빠져나갔다면 온전할 리가 없어.’

성수아는 당장 일어나서 그에게 말했다.

“성수호 교관님. 지금 어디 계세요?”

(지금 녀석들을 따라서 코어의 위치로 향하고 있어요.)

“위험해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하아… 하아… 하지만 만약 이대로 놓치면 코어의 위치를 영영 못 찾을 수도 있잖아요.)

“….”

성수아는 입술을 잘끈 깨물며 결심했다.

“위치를 알려주세요. 제가 갈게요.”

..

..

성수아는 성수호에게 들은 정보와 직원들에게 물은 정보를 토대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응급 대기층… 그곳에는 각종 의료 장비를 갖춰놓았으니, 숨어 있기에도 안성맞춤일 것 같습니다.”

“위치는요?”

“말씀하신 장소는 3층 밑에 있습니다.”

방문한 고객 중에 위급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응급 대기실.

방 하나만 구비해 놓은 수준이 아니라, 한 개의 층이 응급실로 구성해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응급 대기층에 성수호가 있다는 것이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저희도 같이….”

“아뇨. 저 혼자 갈게요.”

성수아도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받는 쪽을 택할 것이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자존심을 세우는 여자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성수아의 눈에는 직원과 더불어서 남아있는 일반인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보다 많은 숫자의 일반인들이 괴로워하며 이곳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도 그들의 안전을 전부 책임질 수 없는 입장에서 직원을 줄이는 행위를 하는 건 위험했다.

“여기 있는 분들의 안전을 최선으로 해주세요.”

“후우…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려드린 정보….”

성수아는 성수호에게 알아낸 정보를 모조리 직원들에게 전해줬다.

괴한의 숫자와 위치, 그리고 퇴로까지….

“만약 예리엘님이나 외부 인원과 통신이 되면 그 사실을 전부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이거 받으세요.”

“이건…?”

직원은 성수아의 판단을 이해하고는 손을 뻗어서 그녀에게 뭔가를 건네줬다.

“응급 대기층에는 포션이나 각종 의료 도구가 구비되어 있지만, 개인이 함부로 꺼내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카드키를 가지고 가시면 쉽게 이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고마워요.”

성수아는 미소와 함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채비를 마치고 떠나려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 순간이었다.

“저….”

“아, 수민아.”

채수민이 성수아에게 다가와서 머리를 숙여서 인사하기 시작했다.

“오빠… 꼭 구해주세요. 그리고…”

“…?”

“다치지 마세요.”

성수아는 채수민의 말을 듣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응… 고마워.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네.”

성수아는 채수민의 미소가 담긴 배웅을 받으며 성수호를 찾아 떠났다.

..

..

“…여기는 더 심하네.”

응급 대기층에 방문한 성수아가 내린 평가였다.

다른 층의 경우에는 벽과 기둥에 화려한 색깔과 조명이 있어서 덜했지만, 응급 대기층의 경우에는 온 벽이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 하얀색을 바탕으로 설계가 되어 있던 응급 대기층에 붙은 살덩어리 때문에 오히려 다른 층보다 더욱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성수아는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직접 경험하면서 천천히 한 발짝씩 내딛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성수호 교관님 말처럼 괴한들도 거의 다 처치한 거 같아.’

세 개의 층을 내려오면서 만난 적의 숫자는 0.

애초에 확장 중인 던전에서 몬스터가 아닌 인간 적을 만나는 경우가 드물긴 했지만, 적의 무리 쪽으로 향하는 내내 적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수아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나와 성수호 교관님, 예리엘 님이라는 변수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심지어 성수아와 성수호는 기습으로 괴한들의 숫자를 대폭 줄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런 희망적인 상황임에도 성수아는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성수호 교관님을 납치한 녀석들… 가만히 두지 않겠어.’

성수아는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성수호가 말해준 장소로 계속 이동해갔다.

하지만 막상 층을 누비다 보니 성수호가 말해준 장소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층에 도착하고 나서도 한참을 거닐다 보니 간신히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H43 구역… 여기야.’

성수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위치라고 하면서 알려준 장소였었다.

성수아는 도착하고 나서 바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내가 마음대로 연락할 수는 없어. 일단 주변을 둘러보면서 어디로 갔는지 파악을 하자.’

성수아는 성수호가 남긴 흔적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에 들어온 건 성수호의 흔적이 아니라, 비상용 응급 치료 보관함이었다.

“아, 아까 말씀하신 게 이거구나.”

성수아는 강화 유리로 이루어진 보관함을 카드키를 이용해서 내용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포션도 있네. 챙겨 가자. 그리고… 맙소사!?”

성수아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포션 한 개를 집어 들었다.

빨간색으로 통일된 포션과 다르게 성수아가 들고 있는 포션의 내용물은 반짝이는 은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상태 이상 치료 포션? 역시 에브리카야. 구하기는커녕 보는 것조차 힘든 포션을 갖춰놨네.”

평범한 포션조차 비싸서 일반인들이 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포션조차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비싼 값을 하는 것이 상태 이상 치료 포션이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네.”

회복사의 진가는 회복이 아니라, 상태 이상 치료라는 말이 있었다.

아무리 회복 능력이 뛰어나도 상태 이상 치료 능력이 낮으면 반쪽 회복사라는 불명예를 안는 곳이 영웅의 세계였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반쪽 회복사들이 교단에 입단하지 못해서 탑이나 대형 길드로 전향하는 것이었다.

“이 포션이 평범한 포션처럼 쉽게 제조가 됐으면… 탑도 만년 2등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을 텐데.”

성수아는 안타까운 마음에 은빛을 풍기는 포션을 보다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아!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성수호 교관님을….”

그렇게 말하는 순간이었다.

(끄아악!)

(젠장 적이야! 끄아아악!)

파앗!

성수아는 어떠한 계획도 없이 바로 그 비명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알 수 있었다.

‘저기에 성수호 교관님이 계셔!’

그렇게 비명이 나는 곳을 향해 달리는 중에 공간이 물결치듯 파동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앙!

“큿! 이, 이건!?”

수없이 많은 던전을 돌았던 성수아조차도 딱 한 번 느껴본 이질적인 파동.

“코어 파괴?”

던전 내부에 코어가 파괴되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분명 쾌재를 불러야 할 상황이었지만….

“안돼!”

성수아는 오히려 갑작스러운 해결된 상황에 불안감을 가지며 비명이 들려왔던 장소… 아니, 파동이 밀려왔던 장소로 미친 듯이 달렸다.

그리고 그녀가 도착한 장소는….

“이게 무슨….”

분수대가 거치된 거대한 홀에 몇 구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원래 새하얗던 장소는 선혈이 즐비하면서 던전 이상의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음에도 성수아의 머릿속에는 다른 두려움이 앉혀 있었다.

“성수호 교관님!”

성수아는 시신들 사이에 성수호가 껴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성수호의 이름을 외치며 시신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신들 사이에 성수호의 외형과 비슷해 보이는 존재는 없었다.

성수아는 시신들을 전부 뒤진 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성수호 교관님!”

그렇게 다시 한번 성수호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순간이었다.

“푸취!”

“응!?”

성수아는 안내실 문 안쪽 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곳으로 향했다.

“성수호 교관님? 거기 성수호 교관님 맞죠! 빨리 대답해주세요!”

성수아는 다급한 마음에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돌렸지만, 안쪽에서 잠긴 문은 평범한 손으로 열 수 없었다.

그런 다급한 성수아의 손놀림을 멈추게 하는 목소리가 문 안에서 들려왔다.

“성수아… 교관님. 오셨군요.”

“살아계셨군요! 다행이에요!”

성수호는 성수아를 안심시킨 뒤에 숨을 몰아쉬며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괴한들을 몰래 쫓아와서 제가 코어는 파괴했습니다.”

성수호의 설명은 간단했다.

괴한들을 뒤쫓아 왔는데, 소수가 코어를 지키고 있었고, 성수호가 그들을 제거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성수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혼자서….”

아무리 빈틈이 보인다고 해도 혼자서 저 괴한들을 쓰러뜨렸다는 사실이….

“성수아 교관님을 기다리려고 했지만… 갑자기 빈틈이 보여서 저도 모르게 먼저 선수를 쳤습니다.”

“빈틈이요?”

“기믹이 발동했습니다.”

“!?”

기믹이, 그것도 코어를 지키고 있던 괴한들에게 기믹이 발동했다면 절호의 찬스였을 것이다.

‘역시 상황 판단력이 좋으셔! 잠깐… 그렇다는 건….’

성수아는 성수호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과 동시에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혹시 성수호 교관님도 당하신 건가요!?”

“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치료해드릴게요. 문 여세요! 혹시 갇히셨어요!?”

성수아는 성수호가 안 좋은 상태 이상에 걸렸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급한 마음에 문고리를 미친 듯이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견고한 문고리는 마법사인 성수아의 가냘픈 손가락에 쉽게 열어주지 않았다.

성수아는 문고리에서 손가락을 떼고 바로 온몸의 마나를 끌어 올리며 소리쳤다.

“문에서 떨어지세요! 제가 강제로 열게요!”

“자, 잠시만요! 성수아 교관님!”

성수아는 성수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무시하고, 마나를 집중시켜서 바로 지속성 마법과 풍속성 마법을 이용해서 끌어당겨 버렸다.

콰지지직!

견고했던 문은 성수아의 마법으로 판자때기로 전락하며 뒤쪽에 있는 시신 위에 내팽개치면서 떨어져 나갔다.

“성수호 교관님! 빨리 치료를!”

성수아가 다급하게 뚫려버린 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와락!

성수아는 누군가가 갑자기 뚫린 벽 건너편에서 자신에게 달려들어서 놀란 나머지 평소에 지르지 않던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꺄악! 누, 누구!”

“성수아 교관님.”

“성수호 교관님? 괘, 괜찮으세요? 빨리 치료를…!”

성수아가 다급하게 성수호를 떼어내고 그에게 상태 이상 치료 포션을 사용하려는 순간이었다.

“성수아 교관님… 죄송합니다.”

“네? 갑자기 무슨! 흐읍!?”

성수아는 지금 일어난 일이 무슨 일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평생을 걸쳐서 지켜왔던 첫키스는….

“흐읍… 흐으… 츄읍….”

“하읍… 츄릅….”

자신의 구멍을 완벽하게 메워 줄 것이라고 기대한 남자가 아니었다.

“하읍… 츄읍….”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의 구멍을 메워주기 위해 옆에 기대어준 남자의 입술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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