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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50화 (351/898)

〈 350화 〉 350화 위그드라실 (3­58)

* * *

나는 한여름의 추태를 보며 눈을 돌리고 이 방을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한여름은 생뚱맞게 바지를 벗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충 이 녀석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한봄… 씨발! 존나 하아… 하악!”

미친놈이 여동생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위를 하고 있었다.

‘병신인가… 할 거면 방문이라도 잠가놓던가. 봄이 들어오면 어쩌려고… 아, 여기 자기 방 아니라서 안되는구나.’

지금 내가 이렇게 무단으로 들어올 수 있는 이유도 이곳이 한봄의 객실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봄이나 민하연이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내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전혀 거부하지 않아서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대략 한여름의 추잡한 짓을 1분 정도 보고는 고민 끝에 그 녀석을 불렀다.

“야, 너 뭐하냐?”

“크읏!”

한여름은 내 부름을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서는 하체를 후다닥 식탁 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이 방의 있는 식탁은 테이블이 없는 식탁이라 아래가 오히려 훤히 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씨발… 미친 새끼….”

“다, 닥쳐! 누가 마음대로 들어오래!!”

한여름은 숨기지도 못하는 하체를 엉기적 거리며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나는 바로 고개를 돌려서 머리를 감싸기 시작했다.

‘씨발… 내 뇌에서 그 장면 지우려면 얼마 들어?’

[완벽한 기억이 아닌, 장면만 지우는 건 15만 에넬 정도 듭니다.]

‘…나중에 에넬 모아서 지울래.’

에넬이야 여유가 있지만, 장면 하나 지우는 걸로 에넬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그렇게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 한여름은 어느새 바지를 갈아입고 식탁에서 일어서서 내게 달려들었다.

“씨발 새끼야! 이게 뭐야!”

“뭐긴. 니 새끼 딸치는 거지.”

“닥쳐! 나는 그런 짓 한 적이 없어!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냐!!”

“…?”

나는 모르는 척하며 어깨를 으쓱하며 비웃어 줬다.

“그럼 뭔 이야기를 하려는 건데?”

“계약 위반이야!”

한여름은 자기가 받으려던 보석과 다른 존재라면서 내게 으름장을 내기 시작했다.

“넌 뒤졌어! 계약 위반했으니까. 나한테 전 재산 내놔!”

“뭔 소리야? 계약 위반이라니?”

“씨발 말을 못 알아듣는 저능아냐? 이건 내가 원하는 보석이 아니잖아!!”

한여름은 짜증 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회심의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여름에게 지금 상황은 그나마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 밑바닥에서 신발로 짓밟히면서 자존심이 가루가 되던 녀석이 그나마 내게 처음으로 이긴다는 생각에 환호를 지르듯 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거기다 계약 위반이면 레드 소환사도 되는 거였지!? 푸하하하! 병신!”

“….”

“왜? 지금이라도 사과하려고? 해봐! 사과하면 또 봐줄지 알아? 푸하하하!”

한참 웃던 한여름을 보면서 나는 한심하다는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

“너 바보냐?”

“뭐!? 이 새끼가… 사과하면 좀 봐주려고 했더니!”

“계약 끝난 지가 언제인데 개소리를 하냐….”

“….”

“계약서 이미 종료됐잖아.”

“그… 그럼….”

한여름은 그제야 잠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에 잠기던 한여름에게 말했다.

“야, 계약 조건이 뭐였어?”

“조건? 당연한 거 아냐! 네가 가지고 있던 보석을… 전부 나한테….”

한여름은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버린 것 같았다.

나는 웃으며 한여름의 귓속에 속삭여줬다.

“그 보석 있잖아?”

“…?”

“덮어씌우기도 되더라?”

한여름은 내 말을 듣자마자 동공에 핏줄을 만들며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 이… 이 씨발 새끼가!!! 죽여버리겠어!!!”

한여름이 내 멱살을 잡고 흔드는 순간 문밖에서 화들짝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두 여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이야!”

“뭐야?”

민하연과 한봄이었다.

..

..

그 후로도 한여름을 진정시키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농락당했다는 생각에서인지 한여름은 도저히 분을 참지 못했고, 한참을 나와 실랑이하다가 결국 자기 풀에 지쳐서 쓰러져 버렸다.

결국 한여름의 객실 문제는 흐지부지되면서 한봄의 객실에 그대로 묵게 되었다.

애초에 한여름이 지금 당장 제어가 될 것 같지도 않았고….

그 후에 한여름을 제외한 파티원들이 모여서 이곳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우리가 얻은 간단한 정보들은….

우리가 본 유령들은 케르베로스의 눈이 없다고 해도 큰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묘지기는 최소한 이틀 정도 후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

그리고 여기 있는 동안 입고, 잘 곳은 잘 갖춰져 있다는 것.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여기… 음식점이 없대요.”

“애초에 죽은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아서 음식에 대한 개념도 없더라고요.”

바로 2층에 식재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오기 전에 여유롭게 챙겨와서 다행이네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면 음식은 여유롭다 못해 넘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던전으로 진입할 당시에 1층에 있던 식료품점에서 한 달 넘게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식료품을 챙겨왔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인벤토리 공간과 포인트도 넉넉했기 때문에 했던 결정이었다.

그게 이렇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일단 묘지기가 올 때까지는 좀 느긋하게 구경하죠.”

디펜스 후에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지하수로에 마련된 간단한 숙박시설과 성의 객실은 차원이 달랐다.

다들 내 말에 환하게 웃고는 각자의 침실로 향했다.

단, 한 명만 빼고….

“그… 아, 아저씨. 혹시… 옆자리 오늘 비었어요?”

“하하….”

이게 웬 굴러들어온 떡.

이제 조금 있으면 워프를 할 시간이었다.

그전에 할 수 있으면 실컷 한 뒤 가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한봄에게 다가가려는 찰나였다.

내가 다가가기 전에 갑자기 민하연이 한봄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짓궂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봄아, 내 옆자리도 비어 있어.”

“어, 언니? 그, 그게!”

민하연은 한동안 한봄에게 장난을 치더니,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수호야.”

“응?”

“…혹시 두 자리 있어?”

***

한여름은 한참을 누워있다가 간신히 몸에 힘을 넣으며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이 돌아와도 변하는 사실은 없었다.

‘성수호… 성수호… 씨발 새끼….’

굴욕이라는 굴욕을 당하면서 모조리 견뎌왔던 한여름에게 돌아온 보상은 성수호가 찍어 놓은 섹스 영상뿐이었다.

흐릿했던 정신이 돌아오고 망가졌던 체력이 회복되면서 그에 대한 분노는 또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노가 아무리 커져도 그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무기력함이 한여름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어차피 이 상황들은 회귀해도 의미가 없어.’

회귀한다고 해도 한여름이 당했던 굴욕과 성수호에게 받은 파렴치한 보상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미 없는 회귀 때문에 또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었다.

‘성수호… 어떻게… 어떻게 죽여야 하는 거야!’

한여름이 성수호를 떠올리며 내면에 분노가 한없이 차오르는 순간이었다.

한여름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서 그의 정신을 파괴하려는 순간 그의 심리가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듯 다른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씨발… 왜… 왜 그런 게….’

성수호와 한봄의 섹스 씬이 또렷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여름의 분노는 순식간에 성욕으로 치환됐고, 굴욕적인 발기로 한여름을 비참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화가 날수록 더 흥분되는 몸.

지옥 같았다.

그리고 그의 심정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존재들까지….

└야! 빨리 민하연 영상 까봐!

└민하연! 민하연 가슴을 보자!

└성수호가 대인배네. 자기 여자들 섹스 씬을 너한테 주는 걸 보면….

└하아… 그 촬영기… 일회용인 게 존나 아쉽다.

채널의 존재들은 어느새 한여름은 뒷전에 두고, 그저 섹스 씬에 관심을 둘 뿐이었다.

“…시끄러워.”

한여름은 채널의 존재들에게 한없이 분노하면서도 쉽게 욕설을 내뱉지는 못했다.

└지도 즐겨 놓고 개폼잡기는….

└ㅋㅋㅋㅋ 이 새끼 하연이 영상은 혼자 보려고 하는 듯

보안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관계라고 해도 이미 한여름은 그들에게 치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말았다.

여동생이 다른 남자에게 따먹히는 모습을 보며 한 자위.

└하긴 니 여동생 정도면 존나 예쁘니까, 어쩔 수 없었겠지.

└괜히 자존심 세우다가 영상 끝날 때까지 빼지 못했잖아! 지금이라도 시원하게 빼자!

“씨발….”

아까 한여름은 한봄의 영상을 보면서 수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 고민 끝에 결국 그는 영상 막바지에 가서야 하복부에 올라오는 음욕을 참지 못하고 자위를 시작한 것이었다.

문제는 영상의 길이였다.

그가 자위를 시작한 건 영상의 뒷부분이었고, 어설프게 자위를 하다가 성수호가 뒤에서 튀어나온 것이었다.

└야! 누가 미션 좀 걸어봐!! 영상 하나당 한 5만 포인트 주면 틀어주지 않을까?

└니가 걸어 임마 ㅋㅋㅋㅋ

└미친놈아, 내가 아까 10만 걸었던 놈이야!!

└아, 땡큐. 덕분에 행복했어

채널에서 올라오는 채팅들은 한여름의 분노를 계속 채팅으로 자극해서 성욕으로 변환시켰다.

그들이 하는 말들이 계속 한여름의 성욕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그런 성욕의 유혹이 넘실거리는 채팅창을 보면서 한여름은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걸 하연이한테 보여줄까?’

한여름은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다.

성수호에게 받은 영상들이 전부 민하연과 한봄과 살을 섞은 영상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영상은 몰래 찍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 일단 이거라도 해봐야 해. 하연이랑 한봄한테 이걸 보여줘서 도촬범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면….’

민하연과 한봄이 쉽게 마음을 돌리지는 못해도 파티원들이 우상처럼 떠받드는 성수호에 대한 평가를 절하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한여름은 객실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밖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한여름이 빼꼼 쳐다볼 때마다 안개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그를 훑어보면서 쓱 지나가고 있었다.

‘씨발… 진짜 유령이잖아.’

한봄에게 2층에 관한 이야기는 짤막하게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죽은 자들을 보니 겁이 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한여름은 성수호가 가진 케르베로스의 안구에 대한 사실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저 한봄에게 여기가 안전한 곳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한여름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며 유령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었다.

(어머… 잘 생겼네.)

(그러게 살아생전에 저런 남자나 봤으면….)

(지금 말 걸면 싫어하려나?)

마침 한여름을 주목하던 유령들은 메이드 복을 한 여자 유령들이었다.

그 덕분에 한여름은 다시 한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후우… 역시 이 기분이 좋아.’

상대는 유령에다가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렇게 치켜세워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한여름의 무너졌던 자존심이 다시 힘겹게 다시 세워지는 기분이었다.

한여름은 조금의 자신감을 얻으며 메이드 유령에게 다가가서 묻기 시작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물어봐도 될까요?”

(어머! 그럼요~)

한여름이 먼저 다가오자 주변에 있던 유령들이 다 달라붙어서 자기에게 질문해달라고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귀찮았지만,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 저랑 온 동료 중에 갈색에 긴 머리카락을 한 여자애가 어디서 지내는지 아시나요?”

(아! 그 여자 객실은 여기서 왼쪽으로….)

한여름은 민하연의 객실 위치를 듣고는 감사의 인사를 하며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그런데 혹시 그 여자분 찾으러 가는 건가요?)

“네.”

(그럼 없을 건데….)

“…그게 무슨?”

한여름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오른손으로 심장이 있은 왼쪽 가슴을 세게 움켜쥐며 여자 유령의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맞았다.

(그분 아까 다른 여자분이랑 같이 무서운 남자가 지내는 객실로 갔어요.)

..

..

‘이 씨발 새끼가!’

한여름은 성수호의 객실로 향하면서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발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또 무슨 짓을 할까?

그저 대화만 나눌까?

‘씨발! 그럴 리가 없잖아!’

안전하지 않은 장소에서도 민하연과 한봄을 희롱하는 성수호였다.

그런 그가 이런 안전한 장소에서 그저 대화나 나누자고 두 사람과 같이 방에 들어갔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한여름의 분노를 단단히 끌어올린 건 그저 두 사람이 성수호에 방에 갔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씨발!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같이!? 그럴 리가 없어! 아무리 친해도….’

민하연과 한봄의 관계는 본인들보다 곁에서 지켜보던 한여름이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깊은 관계였었다.

여자로서,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그 모든 게 두 사람에게 섞여 있었다.

그런데도 한여름의 내면에 불안감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한여름의 머릿속에는 괴상망측한 망상이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바로….

‘그럴 리가 없어… 아무리 친해도… 아무리 남자를 좋아해도… 셋이 같이 할 리가 없어!’

3P.

한여름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성수호의 방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했다고 해서 한여름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차피 들어가지 못하잖아…. 문을 두드릴 수도 없고….’

한여름은 미친 듯이 고민하며 객실 앞에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씨발. 생각 같아서는 그냥 문고리를 돌려서 잡아 뜯고 싶어…. 응?’

한여름은 어차피 열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순간이었다.

바로 앞에 있던 한여름의 고막조차도 간신히 감지할 정도의 미세한 쇠 마찰음이 들리며….

끼이….

문고리가 돌아갔고, 돌아간 문고리와 함께 문이 조용히 열리며 그 안에서는….

(와… 아저….)

(역시… 직접….)

요염한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서… 설마.’

한여름은 천천히 객실 문을 열고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성수호의 객실은 한여름이 있던 방과 사뭇 다른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한여름이 있던 한봄의 객실은 그냥 원룸 형태였다면 이곳은 큰 거실과 두 개의 문이 달린 집안의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한여름이 있던 객실은 본인의 객실이 아니었지만, 막상 이렇게 보니 짜증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왜 저런 새끼만 이런 방을….’

다른 파티원의 방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한봄과 비슷하리라 판단했다.

한여름은 자격지심을 느끼면서 천천히 성수호의 객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소리가….’

거실 형태로 되어 있는 객실의 중앙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고, 한여름은 신발을 벗고 최대한 발소리를 줄이며 소리의 근원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리의 근원지로 파악되는 방문 앞에 서서 소리를 자세히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건 볼 때마다 소름 돋아.)

(나도! 그런데 이상하게 소름 돋는데, 그래서 할 때마다 더 짜릿한 거 같아.)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민하연과 한봄.

‘씨발… 씨발!’

두 여자가… 성수호의 방 안에 같이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은 그런데도 희망 회로를 돌리며 문에 바싹 귀를 갖다 대고는 소리에 집중했다.

‘서, 성수호 그 새끼 목소리가 안 들려. 혹시 다른 방에 있는 걸지도….’

한여름이 그렇게 희망 회로를 돌리며 간절하게 기도하며 문을 살짝 여는 순간이었다.

그의 기도는 1초도 지나지 않아서 산산조각이 났다.

한여름의 눈에 비친 모습은….

(난 진짜 복 받았다. 두 사람이 같이 내 자지를 손으로 만져주는 날이 올 줄이야.)

침대 위에서 민하연과 한봄을 껴안고 대딸을 받는 성수호의 모습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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