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39 339화 위그드라실 (3-48)
민하연은 구멍을 빠져나오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구멍은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안전지대처럼 필요할 때만 사용하죠.”
“네.”
민하연의 말에 손혜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구멍 밖을 나와서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다른 파티원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같이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은 바로 다른 멤버들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구멍을 발견하고는 구멍을 들어가서 어떤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안전지대랑 다르게 여러 군데가 이어져 있어서 좋긴 한 거 같아요.”
“그 괴물… 역시 돌아다니겠죠?”
“….”
민하연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그녀의 본능이 대답하지 말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진짜 그 일이 일어나게 되는 상상으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양궁 선수로 최상위에 올라간 민하연은 그런 속담 하나하나를 새겨들으며 살아왔었다.
그 덕분에 말을 하는 순간 그게 사실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그녀의 내면에 자리 잡은 상태였었다.
그녀는 손혜은의 대답에 말을 돌리며 커다란 터널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일단 다른 파티원을 찾아봐요.”
“…네.”
손혜은은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저기도 구멍이 있네요. 구멍 숫자가 많은 것을 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보이기도 하고….”
“아뇨.”
“…?”
손혜은은 여러 구멍을 보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침묵으로 설명을 기다렸다.
민하연은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구멍 개수만 따지면 안 돼요. 구멍과 연결된 통로들 전부를 하나로 묶어야 해요.”
“그게 무슨 말인가요?”
“생각해보세요. 분명 단어로 붕괴라고 표현하고 있었어요.”
“네, 그렇게 알림이 왔었죠… 아! 그럼!”
“저희가 구멍 하나에 들어가면 그 통로들 전부가 카운트가 흐르고, 한 번에 무너진다는 이야기예요.”
통로 사이사이로 돌아다니며 시간을 끌어도 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손혜은은 바로 고개를 숙이며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안전지대는 하나하나가 눈에 직관적으로 보이고 확실하게 알 수 있었지만, 구멍의 개수가 많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은 또 없었다.
만약 위급한 상황에 들어갔는데, 이미 누군가가 구멍을 이용하는 바람에 남은 시간이 10초도 안 된다면?
진짜 절망이 눈앞에 닥치는 기분일 것이다.
민하연은 설명을 마치고 나서 갑자기 뜬 알람 하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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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0
생존자 : 7명
[죽음의 눈], [죽음의 코], [죽음의 귀]
죽음의 귀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죽음은 이제부터 당신을 시선과 냄새만이 아닌 소리로도 탐지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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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하연은 홀로그램의 알림을 보자마자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까부터 정체 모를 뭔가가 활성화된다는 홀로그램이 떴지만, 두 사람은 저 표현이 뭔지 대강 알 수 있었다.
디펜스 마지막, 갑자기 거대해진 보석이 변한 괴물.
개인지 늑대인지 모를 형태의 머리가 세 개가 달렸고, 건물 크기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괴수.
민하연은 알림에서 알려주는 죽음이라는 것이, 그 괴수를 지칭하리라 생각했다.
민하연이 심각한 표정으로 홀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 손혜은도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그 괴물이랑 마주하겠죠?”
“….”
이번에도 민하연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빨리 다른 분들도 찾죠.”
그렇게 대답 대신 앞장서면서 손혜은을 이끌려는 순간이었다.
“응?”
저 멀리 건너편에 있는 구멍 쪽에서 막 한봄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대략 50m 정도 떨어진 구멍에서 한봄이 나왔다.
평소에 시력이 좋았던 민하연의 눈에는 멀리 있는 한봄이 눈앞에 서 있는 사람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봄아!!”
“언니? 언니!”
한봄은 민하연의 외침에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그녀를 발견하고 달려오려는 순간이었다.
쿠쿵… 쿠쿠쿵… 쿠쿠쿠쿠쿵!
지진… 아니, 무언가 빠르게 다가오는 발걸음의 향연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뭐, 뭔가 오고 있어요!”
“어, 언니!”
“봄아! 여기 오지 마! 거기에 숨어!”
민하연은 확신할 수 있었다.
민하연과 한봄의 만남보다 지금 들려오는 지진의 여파를 흩날리며 다가오는 존재가 훨씬 빠르게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을….
“빨리! 빨리 숨어!”
“아, 알았어!”
민하연의 호통과 같은 외침에 한봄은 정신을 차리고 나오던 구멍 안으로 숨어버렸다.
“봄아! 나 기다린다고 여기 있지 말고 최대한 다른 곳으로 도망가! 빨리!”
(알았어!)
민하연은 한봄의 목소리에 안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도할 상황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손혜은은 계속 한봄에게 외치는 민하연의 팔을 붙잡고 당기기 시작했다.
“하, 하연 씨! 우리도 빨리 들어가요!”
“아차!”
민하연이 허겁지겁 손혜은에게 팔을 붙잡혀서 구멍 안으로 끌려가는 그 순간이었다.
“어… 허윽!”
쿠쿵! 쿠쿠쿵! 쿠쿠쿵! 쿠쿠쿵!!!
그녀는 보면 안 되는 장면을 봐버렸다.
저 멀리서 건물처럼 거대한 크기에, 온몸이 초록색 불길로 넘실거리는 거대한 괴수.
거대한 동굴을 무너뜨릴 듯이 달려오는 괴수.
성수호와 흩어지기 전에 봤던 괴수의 모습조차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그녀에게 달려오는 완성된 형태의 괴수는 민하연을 한낱 작은 벌레를 보듯 쫓아 오는 존재로 변해있었다.
민하연은 만약 손혜은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 다리가 풀려서 세 마리의 개 머리에 찢겨서 신체가 세 갈래로 나뉠 운명이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손혜은 덕분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드, 들어왔다! 하연 씨! 더 안으로! 뭐, 뭐야!”
“허윽… 하아… 마, 말도 안돼….”
두 사람이 들어가고 몇 초 지나지 않아서 구멍 앞에 육중한 동물의 앞발이 미친 듯이 긁기 시작했다.
콰쾅! 카카캉! 크하하학! 크르르륵!
그렇게 벽을 뚫기 위해 긁는 행위를 하는 중에도 민하연과 손혜은은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뭐야… 저, 저게 뭐, 뭐야….”
손혜은도 민하연을 끌고 구멍으로 들어온 뒤 갑자기 구멍을 미친 듯이 헤집는 거대한 동물의 앞발의 모습에 다리가 풀린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도, 도망, 도망, 도망… 도망가야….”
아까 좀비를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공포를 맛보며 두 사람은 계속 파고들려고 하는 케르베로스의 앞발을 이성이 상실된 채 바라볼 뿐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정신 차려!]
“어!?”
민하연은 갑자기 들려온 성수호의 외침에 정신을 번뜩 차리고 그를 부르기 시작했다.
“수호? 수호야?”
[빨리 정신 차리고 도망쳐! 빨리!]
“어… 어! 아, 알았어!”
민하연은 그렇게 대답하며 바로 옆에서 망연자실 바닥에 고꾸라진 상태로 앉아 있는 손혜은의 팔을 붙잡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도망쳐요!”
“하, 하지만… 저, 저기… 괴, 괴물이!”
“그러니까 도망쳐야죠! 빨리요!”
“아…. 아! 네!”
손혜은은 민하연의 호통에 번뜩 정신을 차린 뒤 어두운 구멍으로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
[일단 대피시켰습니다.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잘했어!’
나는 아르모니아의 말을 듣고 속으로 안심할 수 있었다.
민하연과 손혜은의 다급한 상황을 들은 나는 아르모니아에게 통신으로 내 목소리를 전달해달라고 했다.
다행히 아르모니아는 이용할 수 있다면 최대한 모든 것을 동원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을 해서 그런지 바로 승낙하고 내 목소리를 전달해줬다.
[나중에 모르는 척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응, 걱정하지 마. 내가 연기 하나는 잘하잖아.’
일단 민하연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천만다행이라면 민하연이 있던 구멍이 아직 시간 여유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그녀가 자리하고 있는 구멍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워프를 할 생각이었다.
그 부분까지 아르모니아가 허락할지는 미지수였지만….
‘일단 갈수록 힘들어지겠네.’
처음에는 느릿느릿하게 걷기만 하던 녀석이 후각을 맡기 시작하면서 속도를 냈고, 청각을 이용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위치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아마 후각이 활성화된 시점에서는 지나간 길 위주로 감지하지만, 청각이 활성화되니 대략적인 위치를 감지하는 것 같습니다. 주의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 이 정도인데 나중에는 뭐가 나올지 걱정이네….’
아직 시간은 40분밖에 흐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20분 단위로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건 후반부에도 분명 능력이 또 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했다.
‘일단 빨리 모여야 해.’
쇼크비 때와 다르게 지금 보스전은 최대한 많은 인원이 동행하는 게 유리했다.
0층 보스전을 치렀던 숲은 안전지대가 눈에 띄게 많았지만, 인원수 제한이라는 오합지졸을 제조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
그래서 같이 다니고 싶어도 중간에 아군을 버리는 상황이 속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달랐다.
구멍 안에 몇 명이 있든 상관없이 허용했다.
즉 늦게 모이면 모일수록….
‘…죽을 확률이 대폭 상승한다는 거지.’
남아 있는 구멍이 허무하게 붕괴해서 숨을 장소가 금세 사라질 것이다.
분명 이렇게 만들어놓은 장소라면 구멍을 여유로운 개수로 만들어놓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다른 인간들이면 모를까 우리 파티는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패시브 스킬이 있었다.
[정확한 구멍의 갈림길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왼쪽으로 꺾으시면 한봄이 있는 곳과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좋아!’
나는 바로 뒤따라오는 박진희와 박선희에게 말했다.
“왼쪽으로 가죠.”
“네.”
두 사람은 내가 지시하는 것에 의문이나 불안감 같은 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었다.
내가 가자고 하면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뿐이었다.
그렇게 진행하다가 우리는 밝은 구멍을 보고는 나가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심플했다.
“다행이네요. 이 구멍 이제 3분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나가서 다시 큰 통로로 이동하죠.”
“괘, 괜찮을까요?”
“일단 나가자마자 바로 다른 구멍부터 확인하고 진행해봐요.”
무작정 구멍에 들어가는 건 하책이지만, 구멍을 놓고 이용도 못 하고 죽는 건 하책을 넘어서서 실수의 영역이었다.
그렇게 나가자마자 우리는 바로 구멍을 찾아봤고, 어느 정도 거리에 뚫려 있는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구멍은 최대한 이용하지 않는 쪽으로 진행하죠.”
“네… 그런데 대단하시네요.”
“네?”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라서 뭔가 싶어서 고개를 돌리니 박선희가 옆에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엄청나게 공포에 질려있을 텐데. 수호 씨는 전혀 무서워하는 티를 내지 않잖아요.”
“하하… 설마요. 저도 무서워요.”
“최소한 우리처럼 벌벌 떠는 건 아니잖아요. 아까 수호 씨 없었으면 우리 그 자리에서 바보처럼 앉아 있다가 죽었을 거예요.”
“처음은 원래 그런 법이죠.”
나는 웃으면서 박선희의 칭찬을 고맙게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상황에서 감사의 표시를 하나 싶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미안해요.”
“네? 뭐가요?”
처음에는 뭔 실수를 했나 싶었는데, 사과의 이유는 현재 상황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그녀의 사과는 과거에 관한 것이었다.
“수호 씨 처음에 뵀을 때… 너무 무관심했잖아요.”
사실 박선희의 말대로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와 같이 다니던 손혜은과 박진희의 태도 또한 비슷했다.
몇 차례의 회귀를 거치면서도 처음 시작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비록 마지막 회차에서는 큰 접점이 없었지만, 결국 내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무관심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 만남이잖아요. 경계하는 게 당연하죠.”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뻔뻔한 거 같아서요.”
삼인방은 처음에 내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1층에 올라와서 내 실력을 보고는 그때부터 거리를 좁혀오기 시작했다.
나는 가만히 있었지만, 그녀들이 알아서 무관심했다가, 알아서 다가온 케이스.
그것을 탓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사람이란 짧은 만남에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인간관계는 언제나 변화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그런 경험 있었어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거리를 둔 사람이 있었어요.”
“헐? 수호 씨가요? 상상이 안 가는데요?”
“수호 씨는 왠지 이 사람 저 사람 다 받아줄 거 같은데.”
박진희와 박선희의 칭찬을 웃으면서 받은 뒤 계속 이야기를 진행했다.
“저도 무조건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중요한 건 하나죠.”
“…?”
“그런 관계를 거치고 나서 더 좋은 관계로 정립된 사람들도 있었다는 거죠.”
“아하!”
처음부터 아무런 정보도 없이 친해지고, 의지하는 관계?
그런 관계만큼 위험한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삼인방도 이미 경험해 봐서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한여름이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서로의 모습만 보고 너무 친해졌다가는 파국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인간.
모든 인간이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람이라는 건 결국 거리가 벌려진 상태에서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중요했다.
박선희는 허탈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러니까, 더 후회되네요. 빨리 친해지지 않은 게.”
“나도… 하연 씨, 부럽네요.”
“하하….”
아마 삼인방도 이미 나와 민하연과 한여름의 관계를 대충 눈치채고 있을 것이다.
모르는 척하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을 테니까.
세 사람이 봤을 때는 또 민하연과 내 관계가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급격하게 변한 느낌일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회귀에 대해서 말해줄 수도 없으니, 그저 민하연과 내가 우연히 불장난으로 사랑이 싹튼 관계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있을 때였다.
‘아르모니아, 하연이랑 봄이 위치 어때?’
[한봄과는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있습니다. 다만, 민하연은 반대편 루트를 타고 있습니다.]
‘…빨리 봄이 만난 다음에 우리 쪽으로 유인하는 것도 방법이겠네.’
케르베로스의 이동속도를 생각하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단체가 있는 쪽이 더 유인하기 편할 것이다.
자칫 민하연 쪽으로 가면 처치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아르모니아. 최악의 상황에는 부탁해도 될까?’
[…워프는 총 두 번이라는 것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억 소거도 에넬로 가능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응, 고마워.’
아르모니아는 에둘러서 내게 허락한다는 표현을 써줬다.
어떤 경우든 민하연과 한봄이 죽는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생각 같아서는 모조리 워프한 다음 시간을 때우다가 나중에 돌아오고 싶지만, 지금 내 입장을 여자들에게 말해줄 상황이 아니었다.
편한 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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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생존자 : 7명
[죽음의 눈], [죽음의 코], [죽음의 귀], [죽음의 환청]
죽음의 환청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죽음이 내는 발걸음 소리가 당신을 현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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