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24화 (325/898)

EP.324 324화 위그드라실 (3-33)

던전 진행은 쾌활하다 못해 쾌속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었다.

이미 다들 지하 수로 던전을 경험해본 유경험자들이기에 진행하는 부분에서 걱정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나와 한봄, 한여름은 이번까지 합하면 네 번째 진입이었다.

처음에는 오버해서 말하자면 지하 수로에 몬스터만 없다면 눈감고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철회하기로 했다.

한여름은 손발이 다 풀린 상대로 허우적거리며 외쳤다.

“씨발… 아, 안 보여!”

나는 시끄럽게 떠드는 한여름을 향해 일갈했다.

“거참 시끄럽네.”

“아, 안 보이는 걸 어떡하라고!”

한여름은 눈이 안 보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눈이 안 보여서 하는 행동이었다.

희미한 빛조차 감지 못할 것 같은 검은색 눈가리개가 그의 눈을 가리고 있었다.

한여름이 그렇게 눈가리개를 끼고 있는 이유는 단순했다.

“그래도 손발 묶여서 노예처럼 걷는 것보다는 낫잖아?”

“씨발! 도대체 왜 내가 이런 꼴을 해야 하는 건데!?”

“강간범에게 선택권 따위가 있겠냐.”

“씨발!”

한여름의 머리 위에는 아직도 주황색 보석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손으로 낚아채면 뺏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생각으로 담아둔 채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여기 있는 누구도 저 보석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 따위는 없을 것이다.

“야, 입에 재갈도 물려줄까?”

“….”

한여름은 내 협박이 섞여 있는 속삭임을 듣자마자 장님과 벙어리의 상태를 동시에 얻었다.

지금 한여름이 눈에 눈가리개를 하고 있는 건 합의에 의해서가 아니었다.

내 명령이었다.

전에 여자들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손발을 묶었을 때는 그가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손발을 묶으면 필연적으로 진행이 더뎌지게 되고, 우리는 굳이 모든 정보가 파악된 던전을 느리게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바로 눈가리개였다.

손발 묶여서 엉기적거리는 것보다 눈가리개가 이동 속도 면에서 훨씬 나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눈을 가리면 아무리 난다 긴다 해도 여자를 덮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씨발… 어차피 명령 있잖아. 굳이 눈가리개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

사실 맞는 말이었다.

사실 명령만 내리면 강제성이 발휘되는 편이니까 그걸 이용하면 굳이 눈을 가릴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왜?

“내가 왜 너한테 그런 배려를 해줘야 하는데?”

“너 이 새끼….”

“생각 같아서는 재갈뿐만 아니라, 손발도 다 묶어서 하수 밑에 던지고 싶은 심정이야. 그러니까, 좀 조용히 해라? 알았지?”

“…씨발.”

진짜 난놈이다.

대부분 녀석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꼬투리 잡히고 싶지 않아서라도 입 닥칠만한데도 불구하고 욕설로 응대하고 있었다.

‘뭐, 이런 재미도 있어야 하겠지?’

사실 오히려 저 반응이 좋다.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나를 적대시 해야 내 입장에서 재미가 있지.

그 후 우리는 안전지대를 발견했고, 민하연이 안전지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입을 열었다.

“자, 다들 식사하시고, 여기서 자고 가죠.”

나는 민하연의 말을 듣고 나서 바로 한여름에게 명령했다.

“야, 텐트 치고 밥 먹을 동안은 눈가리개 풀어도 돼.”

“크아앗!”

한여름은 내 명령에 바로 눈가리개를 풀면서 답답함을 풀기 시작했다.

답답한 것으로만 따지면 손발 묶인 것도 만만치 않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시야가 보이지 않으면 답답함을 넘어서서 공포감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만큼 앞이 보이는 건 인간에게 최대로 중요한 문제니까.

나는 앞을 보며 기분 좋아하는 한여름에게 손을 휘휘 저었다.

“야, 밥 먹자마자 바로 텐트에 들어가서 눈가리개하고 자. 괜히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씨발….”

이제는 아예 대답이 욕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식사를 시작했고, 금세 먹은 뒤 취침 준비에 들어갔다.

나는 모든 멤버가 텐트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한 사람에게 시선을 줬다.

“흥.”

내가 시선을 줬던 여자는 콧방귀를 끼며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젖몸살 오면 그때는 알아서 오겠지.’

그리고 그런 나와 한봄의 모습을 보던 한여름이 나를 보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어쭈? 보고 있다고?

나는 한여름에게 다가가서 명령했다.

“자, 마피아 새끼는 이제 눈을 감고 쥐 죽은 듯이 숨어있으시길 바랍니다.”

“씨발 새끼가….”

한여름은 욕설로 응대했지만, 웃기게도 내 명령에 따라서 눈가리개를 하더니 텐트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손을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퍽 웃겼다.

“씨발… 씨발….”

계속 퍽퍽(fuck fuck)거리는 것도 웃기고.

‘그럼 나도 잘까.’

그렇게 모든 멤버가 텐트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나도 들어가서 취침 준비를 했다.

..

..

진짜 어떤 의미에서 오래간만에 자는 꿀잠이었다.

한봄에 이어서 이틀간 민하연에게 정기를 빨리고, 마지막은 양지현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양지현은 안 해도 되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에서 좆이 시키는 대로 행동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렇게 돌고 돌아서 또 돌아왔다….

“아, 아저씨 자요?”

“흐어어?”

나는 나도 이해 못 할 괴상망측한 신음을 내면서 나를 깨운 존재를 바라봤다.

빛이 거의 없는 곳에서 초점을 맞추며 간신히 누군지 파악할 수 있었다.

“한봄 씨?”

“진짜 졸렸구나…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나는 흐리멍덩한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그녀에게 용무를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아저씨… 내가 그… 모유가 왜 나오는지 아시죠?”

“음? 알…죠?”

나는 주위에 혹시라도 엿듣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회귀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입을 열었다.

“그럼… 혹시 모유 촉진제 약 좀 부탁드려도 돼요?”

“엥?”

이해할 수 없는 부탁이었다.

내가 아는 한 한봄은 젖몸살로 인해서 모유가 나올 때마다 굉장한 고통을 느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 입장에서 관계를 가질 때는 나름대로 이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고통을 느끼는 것이 더 커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프지 않아요?”

“이왕 시작한 거 최대한 노력해보고 싶어서요.”

“….”

가슴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구만.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나서, 나중에는 치를 떨면서 포기할 줄 알았는데.

“일단 하나 만들어 드릴게요. 다만 아프면 말해야 해요. 이건 어디까지나 목적이 다른 약이니까요.”

“네.”

나는 졸린 눈을 뒤로 하고는 리스트에서 모유 촉진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찾고 있는 내 등을 껴안는 한봄.

“아저씨, 이제 나 별로예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 이제 잡은 물고기 취급받는 건가 해서요.”

나는 그 즉시 뒤에 껴안고 있는 한봄의 머리에 꿀밤을 쥐어 박았다.

콩.

“아얏!”

“무슨 말을 해도 그런 말이 어딨어요.”

“으… 아파.”

한봄은 과장되게 머리를 쓱쓱 문지르며 오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때리면 얼마나 세게 때리겠나.

그냥 노크 수준으로 두드린 정도였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생각도 하지 말고.”

“그렇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걸 어떡해요….”

“음….”

나는 리스트에 보이는 모유 촉진제를 후다닥 만들고 나서 그녀에게 건네준 뒤에 그녀를 끌어안고 조용히 누웠다.

“그럼 던전에 있는 동안에는 같이 잘래요?”

***

한여름이 눈을 가린 상태에서도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차라리 손발 묶인 게 훨 나은 듯

└ㄹㅇ 개 노잼

└씨발 채팅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이거 껐다.

└우리 방송을 보러 온 거냐. 아니면 노가리 까려고 채널에 들어온 거냐? ㅋㅋㅋㅋㅋ

바로 채팅창이었다.

그를 보는 채널의 존재들은 언제나 불평불만뿐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이다를 퍼부어줄 시원한 장면과 연출이었다.

잘생긴 얼굴로 여자를 쉽게 꼬시고, 다른 남자의 여자를 빼앗은 것이었다.

만약 그로 인해서 칼빵을 맞더라도 그것 또한 즐거운 연출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차피 그런 식으로 죽는 것도 나름 그들에게 유희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희를 바라던 그들에게 보인 건 한여름의 굴욕과 치욕이 뒤섞인 NTR. 그것도 끈질기게 생명의 줄을 이어오는 한여름의 모습이었다.

시원함은커녕 음습하고 답답함이 가득하며 무한한 NTR.

다행히 그들도 어느 순간 그런 NTR을 3인칭으로 바라보는 시점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존재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포기한 상태에 이른 것이었다.

하지만 답답함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아… 진짜 한봄이랑 성수호 하는 모습 딱 한 번만 보고 싶다.

└진짜… 한여름 이 병신 새끼는 귀에만 성감대가 달렸나 봐 듣기만 해.

└ㄴㄴ 제발 여기서 멈추자. 만약 한봄 섹스 씬 보면 진짜 토 쏠려서 나 한동안 내상 심하게 입을 듯

└응? 하연이 따먹힐 때는 괜찮았음?

└나 그때 채널 나가서 얘 죽을 때까지 기다렸음. 씨발 그런데 왜 죽지를 않는겨…. 지금이라도 자살해주면 안 돼? 포인트 10만 줄게.

한여름은 그런 채널의 존재들을 보면서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뭐? 보고 싶어? 기절? 내상? 자살? 좆까! 씨발 새끼들….’

이미 한여름은 한봄의 성교 장면을 뇌 속에 각인 시켜놓은 상태였다.

채널의 존재들도 대기 마을에서 했던 민하연과 성수호의 성교 씬을 이미 본 상태였었다.

하지만 한봄은 아니었다.

회귀를 거친 탓에 채널의 존재들도 모든 기억이 사라진 상태였었다.

그 장면은 한여름만 알고 있는 장면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한봄… 씨발….’

그 순간 한여름의 머릿속에서는 전회차에서 있었던 한봄의 성교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성수호의 속옷을 입에 물고 변태처럼 허덕이는 한봄.

그리고 오빠인 자신을 옆에 두고 나 몰라라 하며 허리를 열심히 흔드는 한봄.

가족보다 남자를 우선시하는 한봄.

평생 볼 일도, 볼 수도 없으리라 생각했던 장면들이었다.

한여름이 과거에 동생에게 호감이 있는 친구들에게 주겠다고 꼬시면서 미친 소리를 한 이유는 바로 그녀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남자 따위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게 산산이 부서졌다.

‘한봄… 나는 알고 있어…. 분명 저 새끼가 이상한 짓을 한 게 분명해…. 하연이랑 너랑 내가 구해줄 거야….’

성수호에 대한 복수심을 품으면서도 그는 되지도 않는 애정을 불태우며 자신을 정의라고 치부하기 시작했다.

민하연과 한봄이 그 소리를 직접 들으면 경기를 일으키며 길거리에서 마주한 광인을 본 심정일 것이다.

‘씨발 왜 이 모양이 된 거야! 왜 회귀하면 할수록 엉망이 되는 건데!?’

회귀 하나만으로 사기를 넘어서서 치트키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모든 기억을 계속 축적한 상태로 역경을 되돌려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그래도 지금까지 한여름이 본 컨텐츠에서 회귀자의 삶은 비참한 경우가 많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한여름은 그 결말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버티자…. 굴욕? 수치? 그까짓 거 다 버텨주겠어. 성수호… 너만 죽이면….’

그렇게 속으로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텐트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처음에는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채팅창으로 올라오는 용의 선상을 보고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한봄인가?

└그런 듯 발걸음 소리가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까 한봄인가 봐.

└크… 나중에 성수호가 발레복 입은 한봄 따먹으면 소원이 없을 듯

└ㅁㅊ… 존나 꼴려! 진짜 보고 싶다!

<새로운 미션이 등록되었습니다. -발레복 입은 한봄 따먹는 영상- 9만 포인트>

한여름은 미션을 보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병신들… 한봄이 그걸 하겠어?’

한봄의 남자 혐오와 동시에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발레를 하는 여자들의 발레복을 입히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들.

한봄은 가끔 티비에서 그런 것에 대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가 나오면 바로 화산이 터진 것처럼 거침없이 분노를 사방으로 쏟아냈다.

민하연이 옆에 있을 때도.

(씨발, 발레가 무슨 지들 가랑이 기분 좋아지라고 하는 줄 아나?)

(….)

사실 거기서 뜨끔 한 것이 바로 한여름이었다.

그가 무수히 만난 여자 중에는 발레를 하는 여자도 있었고, 그런 여자에게 발레복을 입힌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발레를 하는 여자들 대부분이 한여름의 눈과 성욕을 만족시켜줬다.

‘하여튼… 한봄은 달라. 남자 혐오야 좀 있는 수준이었지만, 발레랑 야한 걸 같이 묶는 거 진짜 혐오했으니까.’

한여름은 이 미션만큼은 화가 날지언정 큰 분노의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다.

이번만큼은 그녀를 믿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실실 웃는 한여름을 보면서 채팅창이 또 불타기 시작했다.

└형님, 이 새끼 웃는데요?

└야이 씨발 PTSD 오게 할래? 그 대사 치워!

└ㅋㅋㅋㅋㅋ 명대사

└그런데 한봄은 어디 가는 거지?

‘흥… 볼일 보는 거겠지. 병신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의 귓속에 한봄의 목소리가 얇고 희미하게 포착되었다.

(아저씨… 자요?)

“…!”

원래라면 들리지 않았겠지만, 눈을 닫고 고요함에 심취하다 보니 주변 소리에 민감해진 것이었다.

한여름은 한봄의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귀를 기울였다.

(자나? 일단 들어가 보자.)

텐트로 들어가는 한봄….

고작 그 행위뿐인데, 한여름의 신체가 또 변하기 시작했다.

‘씨발… 하아… 좆같아….’

└하앍, 하앍! 가서 엿들어!

└ㄴㄴ 아직 아냐. 어설프게 가면 분명 들켜서 섹스 소리 못 들을 수도 있잖아!

└ㅇㅇ 일단 기달.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오나니.

└오… 오나니?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은 그들의 대화에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그들의 말을 차분히 따랐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자 성수호의 목소리도 조그맣게 들려오는 듯했다.

문제는 아무리 귀가 밝아졌다고 해도 한여름의 고막은 일반인의 고막일 뿐이었다.

‘씨발 안 들려… 좀만….’

그는 무의식중에 하복부 밑에 변한 신체를 양손으로 주물럭거리며 텐트 밖으로 조용히 나왔다.

혹시라도 신발 소리가 들릴까 싶어서 더러운 지하 수로에서 신발도 신지 않고 조용히 기어갔다.

└씨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ㅋㅋㅋㅋ

└한여름 관음증 제대로 걸린 듯 맨발로 기어가네.

└여동생이다 미친놈아. ㅋㅋㅋㅋㅋ

└그런데 한봄 정도면 여동생이라고 해도 성욕이 팍팍 살아날 듯

└지랄 마세요…. 여동생은 그런 게 아냐 미친놈아 ㅋㅋㅋㅋ

└제목 :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은 유일하게 눈에 보이는 채팅창을 보면서 부들부들하며 텐트 쪽으로 기어갔다.

‘닥쳐… 그냥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래 엿들으려고 하는 거야! 내가 너희들처럼 쓰레기인 줄 알아!?’

하지만 한여름의 신체는 정직했다.

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이 전부 흥분에 전염되어서는 혈류를 타고 온몸에 성욕을 기상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엉금엉금 기어가다 보니 어느새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귓속으로 스멀스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저씨.”

“네?”

성수호의 대답이 있고 한참 후 한봄이 힘겹게 목소리를 냈다.

“아저씨는… 혹시 발레복 입은 여자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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