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09화 (310/898)

EP.309 309화 위그드라실 (3-18)

“한봄 씨. 괜찮으세요?”

남자의 목소리.

이곳에서 유일하게 자유롭게 입 밖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남자는 한사람 뿐이었다.

‘씨발 새끼가! 또 뭔 짓을 하려고!’

이번만큼은 상황을 봐가면서 성수호의 수상한 점을 최대한 찾기 위해 얌전하게 굴 생각을 하던 한여름이었다.

하지만 막상 한봄에게 접근하는 성수호의 목소리가 들려오니, 다시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런 한여름의 불안한 마음을 전혀 몰라주는 한봄은 성수호에게 대답했다.

“그… 그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으윽!”

한여름은 한봄의 목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아우성을 쳤다.

‘그래! 분명 던전 들어오기 전에 한봄한테 이상한 짓을 한 거야! 첫째 날? 둘째 날? 씨발… 도대체 정확히 언제냐고!’

초기의 한봄과 지금의 한봄의 괴리감을 찾기 위해 머리를 쓰는 순간이었다.

“한봄 씨. 너무 혼자 끙끙대지 마세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끙끙대다가 더 큰 일로 번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 그렇지만….”

“다시 한번 물어볼게요. 어디 아프신 거 맞죠?”

“흐으윽… 네….”

성수호의 압박과 어디선가 밀려 나오는 통증을 못 이겼는지 한봄은 울먹이며 수긍하기 시작했다.

“일단 안에서 이야기해요. 들어갈게요.”

“으… 네, 들어오세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한여름은 목울음 소리를 내며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끄으으읍! 흐으으읍!!!”

하지만 입 안에 물린 재갈로는 성수호의 행동을 방해할 수 없었다.

방해하기는커녕 손과 발이 완벽하게 묶인 탓에 간단한 제지조차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씨발 새끼가! 한봄한테 또 뭔 짓을 하려고!’

성수호가 텐트로 들어간 뒤 두 사람은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일단 침착하자…. 조금이라도 알아낼 수 있는 걸 찾아야 해!’

한여름은 목울음 소리를 그치고 두 사람 쪽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 더 이상….”

“그럼… 어쩔 수….”

하지만 아까와 달리 텐트 안에서 소곤대는 두 사람의 소리는 한여름의 귓속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작았다.

‘일단 좀… 조금만 더 가까이 가자.’

한여름은 내면에 피어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에 정신을 맡기며 몸을 뒤척거리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씨발… 아, 아파… 존나 아파!’

그가 꿈틀거리며 이동할 때마다 고작 해봐야 1센티 남칫 이동하는 게 전부였다.

그런 이동 속도에도 불구하고 한번 이동할 때마다 손가락과 손목, 발목이 잘려 나갈 듯한 고통이 밀려 들어왔다.

그는 참아내며 한봄의 텐트 쪽으로 계속 꿈틀거리며 이동했다.

그렇게 이동할 때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점차 또렷하게 들려왔고, 한여름의 귓속에 간지럽히는 두 사람의 대화가 그의 하복부를 점차 흥분시켜나갔다.

‘씨발! 이, 이동 중에 쓸려서 그런 거라고! 내가 저런 걸로 흥분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그, 그럼 아저씨… 부탁할게요.”

한여름은 한봄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용솟음치는 성욕이 들끓는 것을 느꼈다.

‘서… 설마….’

그리고 그가 생각한 설마는 현실이 되었다.

“네, 일단 몸에 힘 푸시고… 티셔츠를 벗어보세요.”

***

나는 천천히 옷을 벗는 한봄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고, 내 미소와 함께 아르모니아가 통신으로 말했다.

[바로 옆에까지 와서는 조용한 게 신기합니다.]

한봄은 젖몸살 때문에 아파서 그런지 전혀 눈치를 못 챈 것 같았지만, 나는 주변에 들리는 소리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할 수 있는 게 판단한 거지.’

한여름은 텐트 바로 옆까지 와놓고는 방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두 사람을 배려하는 것처럼 조용히 있었다.

마치 나와 한봄의 행위를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처럼….

‘나중에 꼭 관음증 기질 생겼으면 좋겠네.’

[지금도 충분히 관음증의 기질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냐, 저 정도로 관음증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

내 기준에서 관음증은 그저 남의 행위를 듣고 흥분하는 것만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흥분만 한다면 야겜을 하거나, 야동을 보는 것도 관음증이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생각하는 관음증은 엄청난 귀찮음을 넘어서 불가능한 장애를 극복해서 남의 행위를 엿보고, 엿듣고 싶어 하는 욕구를 참지 못하는 병이다.

더 나아가서 방해하려는 행위 자체가 성욕을 팍 식게 만드는 수준에 도달해야지 진짜 극에 달하는 관음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한여름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어차피 방해하는 게 불가능하니까 저러는 걸 거야.’

만약 한여름이 포박되어있지 않았다면 진작에 텐트 안으로 난입해서 난동을 피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건 바로….

“호, 혹시라도… 밖에 들리지 않게… 부탁드릴게요.”

“그럼요.”

나였다.

‘어설프게 묶여 있었으면 분명 풀어서 난동 피웠을 거야.’

혹시라도 한여름이 빈틈을 발견하고 포박을 풀어버리면 귀찮아질 것을 대비해서 한여름을 도발하고, 양지현의 동의를 받아낸 것이었다.

최고의 방해꾼인 한여름이 가만히 듣고만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제 내 눈앞에 있는 먹음직스러운 한봄을 시식하며 한여름에게 그 소리를 들려주면 된다.

한봄은 내 눈앞에서 티셔츠를 전부 벗어 낸 뒤 새하얀 피부와 빨갛게 부어오른 유두를 한편의 예술 작품처럼 전시했다.

한봄의 오목하게 나온 가슴은 파르르 떨렸고, 빨간 유두에서는 하얀 액체가 새어 나오며 그녀의 가슴을 타고 배를 타고 흘러 내려갔다.

나는 한봄에게 다가가서 팔로 그녀의 등을 감싸며 그녀를 기울였다.

“흐으읏!”

“힘 빼세요. 편하게 있어요.”

“…네.”

한봄은 내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배로 흘러 내려간 모유 방울을 혀로 슥 핥으며 점점 가슴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읏….”

모유의 달콤함이 한봄의 꽃과 같은 체취가 섞여서 내 오감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

모든 것이 내 뇌로 빨려 들어오면서 서서히 하복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자극을 참아내며 핥았고, 내 혀끝은 어느새 한봄의 유두에 골인한 상태였었다.

“하응! 하으….”

혀끝이 유두에 닿자마자 한봄의 가슴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유두에서는 하얀 모유가 사방으로 약하게 솟아 나왔다.

그렇게 솟아 나오는 모유를 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그녀의 유두를 입술로 틀어막고는 입술과 혀로 음미하기 시작했다.

젖몸살로 고생하던 한봄은 모유가 분출되는 것과 동시에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내 목을 양손으로 감쌌다.

근처에 양지현과 한여름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는 쾌락의 목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기 시작했다.

“하응! 흐으읏! 하앙… 좋아… 이거 기분 좋아…. 아저씨 입술… 너무 좋아….”

움찔.

한봄의 흥분된 대사가 나뿐만 아니라, 밖에 있는 한여름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정신을 못 차리는 한봄과 다르게 나는 텐트 밖에서 들려오는 꿈틀거리는 소리를 캐치할 수 있었다.

‘슬슬 더 자극을 줘볼까.’

황홀한 표정을 하는 한봄의 모습을 감상하며 모유를 맛보던 나는 입술을 뗀 뒤에 그녀에게 말했다.

“한봄 씨, 이거 제가 한 번에 다 마시기에는 무리일 거 같은데요?”

“하아… 하아… 하, 하지만….”

한봄은 내 말을 오해하며 아쉬워했고, 나는 그런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모유… 혹시 병에 좀 담아도 될까요?”

“아… 그, 그래도 돼요.”

한봄은 내 말을 듣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뒤로 가서 인벤토리에서 병을 꺼내서 한 손으로 잡고, 아직 모유가 남아 있는 가슴은 다른 손으로 움켜잡았다.

“흐으읏!”

“천천히 짜낼 테니까. 아프면 말해요.”

“하앙… 네…. 흐우웃!”

쫘아악!

한봄의 가슴을 쥐고 있는 손가락에 모두 힘을 주자, 한봄의 가슴이 내 손가락들의 압력을 받으며 모유를 분수처럼 내보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한봄의 모유를 보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와… 이건 꼭 저 말고 다른 사람을 찾아서 부탁해보세요. 여성분이라든지….”

“그, 그런 말… 하으읏! 하, 하지 마요….”

“네? 하지만 매번 저한테 부탁하시면 창피하시지 않겠어요?”

“그, 그건…. 흐으으읏!”

촤아아악!

엄청난 양의 모유가 병 안에서 사방팔방 분수처럼 쏟아지자 대답을 못 하고 신음만을 내뱉었다.

내가 손가락의 힘을 풀자 다시 뿜어져 나오던 모유가 멈췄고, 그제야 한봄이 입을 열 수 있었다.

“아, 아저씨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네? 아니면 가족한테 부탁하는 게….”

내가 가족이라는 말을 내뱉자, 한봄은 경멸이 담긴 표정과 함께 혐오가 담겨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저씨….”

“네?”

“그런 녀석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실래요?”

“아… 미안해요.”

“하아… 그 녀석이 내 몸 쳐다본다는 생각만 해도… 하으… 기분 더러워….”

한봄이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심플했다.

한창 좋은 분위기에 갑자기 똥 이야기를 해봐라.

지금 한봄에게는 그것과 지금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듯 보였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그런데… 이제 그 새… 아니, 오빠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말한 뒤 한봄은 고개를 절레거리며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더러운 강간범 새끼….”

“….”

한봄의 혐오감이 물든 대사와 함께 텐트 밖에서는 움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 한봄은 그걸 눈치채지 못했고, 손가락에 힘을 주면서 말했다.

“그럼 다시 시작할게요.”

“네… 하으응! 하아… 아저씨 손… 진짜 크고 따듯해요… 하앙!”

텐트 안에는 한봄의 신음과 모유가 세차게 나오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

..

“하아… 하아….”

그렇게 한봄의 가슴 안에 있던 모든 젖을 빼낸 뒤에야 수유를 마칠 수 있었다.

한봄은 그저 모유를 수유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섹스를 마치고 탈진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내 품에 안겨 있었다.

그렇게 안고 있는 상태로 수건으로 그녀의 상체를 닦아 줬다.

“흐으읏….”

“이제 괜찮으세요?”

“네,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오히려 미안해요. 창피했을 텐데 이런 도움밖에 안 돼서….”

“도와준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에요. 저는 도움을 받았고, 아저씨는 저한테 도움을 준 거예요.”

한봄은 내 품에 안긴 채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실실 웃었다.

그렇게 한봄의 상체를 전부 닦아낸 뒤에 말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서 잘게요.”

“…아저씨.”

“네?”

“그… 어차피 돌아가는 거 귀찮지 않아요?”

“…? 바로 옆인데요?”

“….”

한봄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상의를 벗은 상태로 내게 안겨서 중얼거렸다.

“괜히 나갔다가 지현 씨가 보면 귀찮아지잖아요. 여기서 자고 가요.”

..

..

나는 얼떨결에 한봄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녀와 부둥켜안고 잠자리에 누웠다.

근래에 스트레스가 제대로 묵혀 있어서 그랬는지 한봄도 지금만큼은 민하연을 잊고 싶은 모양이었다.

‘일단 이 정도 해놨으면 안심해도 되겠지?’

민하연이나 한봄이 나를 가지고 싸우는 건 최악의 상황이 아니었다.

오히려 진짜 최악은 두 사람이 나를 두고 포기하는 상황이었다.

그것도 동시에….

한여름이 옆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온 이유가 바로 그런 부분 때문이었다.

한봄이 나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려면 내가 정말 필요한 부분을 계속 채워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자는 한봄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에 그녀가 깨지 않게 조심하며 텐트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텐트 밖에는….

“흐으… 흐으읍….”

“어우….”

한여름이 추레한 몰골로 누워있었다.

그것도 그냥 누워있는 게 아니라, 구토감을 유발하는 냄새를 풍기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노려보는 것 같았다.

안대를 하고 있긴 했지만, 대충 다른 표정을 구분해보자면 노려본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와… 텐트가 좋긴 좋구나. 하수구 냄새도 안 들어온다 했는데, 니 냄새도 들어오지 않는 걸 보니까.”

“흐으읍….”

한여름은 기력이 매우 쇠약해진 모습을 보여주며 코로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나는 그런 한여름에게 청결제를 만들어서 부어줬다.

“후… 그 냄새로 옆에 있으면 밥도 못 먹을 거 같으니까. 깨끗하게 해줄게. 이거 존나 비싼 거다? 알아?”

“흐흐으읍….”

내가 청결제를 뿌려줬는데도 불구하고 한여름은 고마워하는커녕 아둥바둥하며 굴욕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썩은 냄새가 싹 사라진 한여름에게 다가가서 혹시라도 한봄이 들리지 않게 그의 귓속에 중얼거렸다.

“뭐… 굳이 나중에 갚을 필요는 없어.”

“흐읍?”

한여름의 안대 위에 있는 미간에 지렁이를 소환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한여름에게 실실 웃으며 귓속말을 해줬다.

“니 여동생이 몸으로 갚아줬으니까 말이지.”

“흐으으으읍!!”

“나는 좀 더 자야겠다. 일단 여기서 시끄럽게 굴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서 자라. 만약에 내일 아침에도 여기에 있으면….”

나는 표정을 굳히며 한여름에게 경고했다.

“한봄이 너를 어떤 표정으로 볼까? 밤새 텐트 옆에서 엿듣던 오빠를?”

“흐으읍!”

“그럼 나는 다시 한봄이나 껴안으며 자야겠다. 잘 자라.”

나는 그 말과 동시에 텐트로 다시 들어가서 이불 안으로 들어가서 한봄을 껴안았다.

그리고 한동안 울려 퍼지던 한여름의 목울음 소리는 금세 그쳤고, 어느 순간 숨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한여름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동시에 속으로 기대감에 부푼채 잠이 들었다.

‘한여름… 하연이한테 어떻게 고자질할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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