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00화 (301/898)

EP.300 300화 위그드라실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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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 대상(성수호)과 관련되어 생기는 집착에 비례해서 대상에 대한 성욕이 증가하고, 대상과의 성적 행위로 집착과 성욕이 해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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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벽이 내가 걸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좀 더 확실한 방법을 선택하셨으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나만 바라볼 수 있는 성벽을 걸면 편하겠지만, 그저 편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성벽을 작성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편한 사랑을 하려고 민하연과 사귀는 게 아니다.

진정한 사랑을 하려고 민하연과 같이 나란히 걸어가는 것이다.

‘나중에 진짜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는 또 방법이 있겠지.’

아직 종속 2단계를 배운 건 아니지만, 만약 이 종속에 빈틈이 있어서 민하연이 제어가 안 된다면 그때 가서 고민해보기로 했다.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일 수 있겠지만, 나와 민하연의 관계를 위아래로 나누고 싶지 않았다.

‘역시 사랑하는 여자와는 나란히 걷고 싶단 말이지.’

[답답이.]

‘…뭐?’

순간 민하연 앞에서 입 밖으로 의문사가 튀어나올 뻔했다.

나는 내가 들은 말이 잘 들은 건지 구분할 수 없어서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아르모니아, 지금 뭐라고 했어?’

[아무 말 안 했습니다.]

‘아니, 했잖아.’

[안 했습니다.]

‘했잖아….’

[안 했습니다.]

‘….’

내 귀가 맛이 간 건가?

결국 아르모니아가 저런 말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내가 착각한 걸로 결론지었다.

[민하연에게 집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상급자께서 집중하시라면 집중해야죠.

민하연은 뚱한 표정으로 내게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흥.”

“에이… 나, 진짜 저 여자들한테 관심 없었다니까.”

“…진짜?”

“아니, 내가 널 두고 다른 여자한테 눈을 돌릴 이유가 있겠어? 민하연! 양궁 여신 민하연이 내 눈앞에 이렇게 있는데?”

일단 거짓말로 모면.

‘미안해, 하연아. 사람이 3성 레스토랑 음식만 먹어볼 수는 없잖아. 가끔 라면도 먹고 살아야지.’

[….]

남녀 사이에는 진실이라도 뻔뻔하게 숨기는 법이 중요하다.

하물며 불륜 현장을 들켜도 마음만은 절대 흔들린 게 아니라고 개소리를 하면 다시 이어지기도 하는 게 연인이다.

그야, 사랑이 어느 정도 남아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아마 종속이 있으니까, 그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다.

민하연은 입가를 씰룩거리더니, 어떻게든 웃음을 참기 시작했다.

“그,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화 풀린 거야?”

“흥, 고작 그런 걸로 화가 풀리… 흐읍, 츄읍.”

나는 이때다 싶어서 민하연이 빈틈을 보이는 사이에 그녀를 껴안고 키스를 감행했다.

지금 당장 민하연의 바지를 벗긴 뒤에 공터에서 뒤치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 마을은 아직 위험한 녀석들이 돌아다니는 장소였고, 서로를 위해서 적당한 타협이 필요했다.

키스한 이유도 어디까지나 성벽이 잘 작성된 건지 확인차 한 것이었다.

그렇게 수십 초 키스하고 나서 입을 떼니 민하연은 내 입술을 갈구하듯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아, 하아… 여기서 그냥 끝내려고?”

“장소가 너무 좋지 않아서.”

“이대로 끝내기 싫은데….”

민하연의 표정을 보니 굉장히 갈등하는 게 보였다.

민하연은 그동안 혼전순결을 지켜와서 그런지 한번 터진 성욕을 쉽게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거기다 성벽도 아마 한몫했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결국 장소가 문제였다.

대기 마을처럼 아무도 없다는 것이 확실하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곳도 외딴 공터라 사람이 거의 안 돌아다니는 듯싶었지만, 한창 즐기는 중에 벤 크래쉬 같은 녀석이라도 나타나면 진짜 분위기 씹창나는 것은 확정이다.

성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민하연이라고 해도 그런 점이 걱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다 민하연은 한번 발동 걸리면 주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시작하기 전에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하는 스타일이었다.

민하연은 고민 끝에 일어서기 시작했다.

“하아… 어쩔 수 없지.”

나는 그녀의 행동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여기서는 힘들… 응?’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중에 갑자기 민하연이 내 앞에 서더니 쪼그려 앉아서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하연아, 여기서는 좀….”

“얌전히 있어 봐.”

민하연의 강경한 태도에 나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있었다.

그녀는 앉아 있던 내 바지와 속옷을 살짝 벗겨내더니, 서서히 발기하는 내 물건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신호가 오네?”

“하연이, 니가 보고 있는데 신호가 오지 않으면 이상한 거지….”

“흐으응~”

민하연은 내 말에 기분이 튀어 올랐는지 흥얼거리며 내 자지를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전부 감싸 쥐기 시작했다.

민하연은 손바닥으로 내 자지와 온기를 교환하면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박한 손바닥과 촉촉한 자지의 만남.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수음.

“흐으, 크으.”

“좋아?”

“좋아. 진짜 최고야.”

민하연은 내 신음을 듣고 살짝 미소를 짓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지를 보기 시작했다.

“나 굳은살 많은데… 아프지 않아?”

“아냐, 아냐. 전혀… 크읏… 하연이 니 손 최고야.”

“흐흐흐~ 그럼 이것도….”

내 말에 안심한 민하연은 고개를 숙여서 귀두 구멍에 입술을 쪽하고 맞췄다.

“츄읍.”

“크으읏! 와! 장난 아냐.”

민하연과 한봄이 다른 점이 있다면 손의 형태였다.

한봄은 정말 말라서 손가락에 살점이 없다는 느낌이었다면 민하연은 굳은살이 있긴 했지만, 손에 살집이 있어서 내 자지에 열기를 잘 전달하고 있었다.

민하연의 차가운 손이 내 자지를 감쌌고, 그녀의 따뜻한 입술이 내 귀두를 입에 넣고 있었다.

기둥은 차갑게, 귀두는 뜨겁게.

이것이야말로 음식계의 치명적인 유혹을 뿌리는 단짠단짠의 대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섹스도 아니고, 펠라도 아니고, 파이즈리도 아니고 고작 대딸을 받다 보니 민하연의 손길과 입술을 느끼며 순식간에 사정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크으읏! 하연아! 쌀 거 같아!”

“흐으읍~ 흐으으~”

민하연은 내 말에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손과 혀의 움직임을 증가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갑자기 속도를 올리자 나도 모르게 참지 못하고 하복부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크으읏! 싼다!”

“끄으읍!”

민하연은 내 외침과 함께 자지를 꽉 잡기 시작하면서 정액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게 입 안으로 최대한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액의 양은 생각보다 많았고, 민하연은 한참을 마시고 나서야 귀두에서 입술을 뗄 수 있었다.

민하연은 입술 안에 출렁이는 정액을 간직한 상태로 쓰게 웃으며 나를 올려다봤다.

“느흐 마하….”

“하하….”

내 정액을 입 안에 담고 있는 민하연의 모습에 정복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하연에게 느끼는 정복감은 저 멀리 우리를 지켜보는 남자를 보면서 배가되기 시작했다.

눈에 초점이 지워진 한여름이었다.

***

한여름은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저 성수호도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자기와 같은 부류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사실 성수호 곁에 붙어서는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 철두철미하게 감시하는 게 훨씬 중요했다.

하지만 민하연이 가진 성수호에 대한 호감도를 단 1이라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성이 잡아먹히며 어느 순간 여관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성수호가 세 여자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틈을 타서 여관으로 질주해서 민하연에게 그 사실을 말했다.

그리고 그의 거침 호흡과 과장이 섞인 고자질을 들은 민하연은 그의 기대대로 여관을 뛰쳐나갔다.

“이런 씨!”

지금 당장 민하연을 따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기운이 없었다.

“흐억, 헤엑, 헤엑, 헤엑.”

“하아… 언니랑 재미있었는데, 괜히 와서 짜증 나게 하냐.”

민하연이 사라지면서 갑자기 대화 상대를 잃은 한봄은 한심하게 한여름을 바라봤고, 한여름은 그녀의 시선에 열불이 나면서도 도저히 입을 열 수 없었다.

입을 열기는커녕 지금 당장 드러누워서 잠을 청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야 하는데… 그 새끼 욕먹는 거 봐야 하는데….’

한여름은 민하연이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고, 당장 그녀의 뒤를 쫓아서 두 사람이 싸우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가 한 선택은 의자에 앉는 것이었다.

“헤엑, 헤엑, 헤엑….”

“병신… 진짜 피곤하게 산다.”

“헤엑… 시, 시끄러… 허억….”

없던 체력도 끌어다 쓴 한여름은 결국 여관을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의자에 앉아서 숨을 골랐다.

그렇게 그가 기다리고 있을 때, 여관 안으로 세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들은 한여름과 한봄을 보자마자 다가와서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허억… 흐으….”

“여름 씨… 괜찮으세요?”

인사를 건넸던 박선희가 한여름의 상태를 보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하지만 한여름은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적당히 둘러댈 뿐이었다.

세 여자는 한여름의 행동을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한여름은 박선희에게 당했던 굴욕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거지 같은 년…. 던전 안에서 나한테 했던 짓을 잊을 거 같아?’

회귀 전, 던전 탐색 중에 세 여자와 한여름은 말싸움했고, 말싸움은 결투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투에서 한여름은 굴욕적으로 패배했다.

한여름은 자기를 내려다보며 찌질한 남자를 보는 듯이 바라보던 박선희의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

(와… 이건 좀 심한데요?)

당시에 한여름은 온 세상이 다 적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로 인해 박선희에게 더욱더 복수심을 불태웠던 것이었고….

하지만 막상 세 여자가 한여름을 보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생각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아냐… 생각해보면 내 목적은 성수호, 그 새끼야. 괜히 적을 만들 필요도 없고, 이용할 수 있으면 최대한 이용하는 게 좋겠지?’

한여름이 그렇게 다짐하며 여자들에게 쓰게 미소를 지었다.

“하하… 후우… 기분 전환 삼아 운동 좀 했는데, 과하게 하느라….”

“열심히 시네요.”

한여름은 박선희의 대답을 듣자마자 그녀의 호감도를 대충 느낄 수 있었다.

‘이용해 먹으려면 이제부터 신경 좀 써줘야겠어.’

0층이었다면 지친 한여름에게 세 여자가 달려들면서 호들갑을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 여자는 이제 한여름을 그저 평범한 동료를 바라보는 수준의 시선을 줄 뿐이었다.

평생 여자에게 뭔가 해준 적이 없던 한여름이었다.

지금까지 외모와 운만 믿고 여자들에게 모든 것을 받기만 했던 터라 세 여자의 반응은 한여름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흥… 그래봤자 좀만 잘해주면 알아서 다시 다리 벌리겠지.’

하지만 그런 안일한 생각과 함께 그의 내부에 있던 고조감은 자연스럽게 자신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자 속으로 자신만만하고 있을 때, 세 여자가 한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봄 씨… 맞죠? 정말 고마워요.”

“진짜요. 한봄 씨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뻔했어요.”

“후우… 진짜 무서운 동네더라구요.”

“괜찮아요. 저도 언니랑 친한 분들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니까요.”

그렇게 네 여자는 한여름을 놓고 서로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한여름에게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봄은 결국 한여름의 친동생이었고, 세 여자가 한봄과 친해지면 금세 친분을 쌓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 때, 한봄이 조심스럽게 세 여자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 아까 같이 왔던 남자 동료분은 어떻게 되셨어요?”

“아, 수호 씨요? 저쪽에 공터에서 민하연 씨랑 할 얘기가 있다고 우리가 자리를 떠나줬어요.”

콰당!

한여름은 그 말을 듣고 바로 의자를 내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은 보는 한봄이 머리를 붙잡으며 중얼거렸다.

“하아… 바보….”

..

..

“허억, 헤엑, 헤엑. 크으윽!!”

한여름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였다.

민하연은 저속한 손놀림과 입술로 성수호의 욕구를 풀어주는 중이었고, 한여름이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그녀는 성수호가 사정하는 정액을 마시고 있었다.

막고 싶었다.

지금 당장 달려들어서 성수호의 머리에 칼을 꽂고 싶었다.

하지만 신체는 한계라고 경고를 하듯이 몸 안에 있는 세포들이 전부 비명을 지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피폐한 정신이 그의 몸을 지배하며 그를 앞으로 끌고 갔다.

“헤엑, 헤엑. 주, 죽여버리겠어…. 응? 하, 하연아? 뭐, 뭐 하는… 거야?”

하지만 그의 발은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다.

민하연은 갑자기 입을 벌리고 자기 입 안에 담겨 있는 정액을 성수호에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민하연의 행동이 한여름의 다리를 풀리게 했다.

“크흐윽….”

그는 다리에 힘이 풀리며 주저앉았고,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여름은 잠시 드리워졌던 슬픔을 금세 걷어내고 슬픔이 사라진 빈 곳을 증오로 채우며 간신히 일어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이상하게 다른 기분이었다.

내면에 끓어오르는 증오가 분명 느껴졌지만, 지금까지 느껴왔던 증오와는 형태와 색, 향기가 전부 다른 기분이었다.

‘하아… 왜 이러지? 지금 당장 달려들어서 죽이고 싶은데. 분명 달려들고 싶은데. 다리가 안 움직여….’

그는 자신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며 침착하게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성수호… 이번 회차만큼은 어떻게든 너에 대한 약점을 찾아내겠어.”

한여름은 내면에 피어오르는 이질적인 감각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한채 그 장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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