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95 295화 위그드라실 (3-4)
한봄은 옷을 주섬주섬 벗으며 얼굴을 붉히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 아저씨… 지금 너무 밝은 데….”
“괜찮아. 어차피 주변 몬스터들은 다 해치웠고, 여차하면 내가 인벤토리에 활 꺼내서 쏘면 금방 처치할 수 있어.”
“으으… 믿을게요?”
한봄은 그렇게 말하고는 옷을 벗어내기 시작했다.
피부는 누구보다 새하얗지만, 지금 한봄의 옷은 여기저기 흙과 피가 묻고, 찢어져서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음에는 상점에서 여벌 옷이라도 사야겠어요.”
“그러게, 매번 여관에서 알아서 세탁해주니까 전혀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사실상 씻는 것보다 같은 옷을 계속 입고 다녀야 하는 것이 제일 불편했다.
여관에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서는 순간 옷을 깔끔하게 세탁해주다 보니, 세탁에 대한 중요성을 전혀 인지 못 하고 있었다.
한봄은 탈의에 대해 창피함을 잊고자 입을 열면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진짜, 진짜! 매일 알아서 세탁되니까, 더러워진 건가? 했다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나와보니까 진짜… 더럽긴 더럽다.”
그렇게 옷을 전부 벗고서 나도 천천히 벗어내기 시작했다.
“일단 대충 물로 빨면 내가 말려줄게.”
“대박~ 진짜 아저씨 없었으면 우리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얼굴을 붉히고 실실거리며 웃는 한봄은 자기도 모르게 포대 자리에 말려있는 한여름에게 시선을 보냈다.
성수호는 그 시선을 따라가더니 같은 장소를 보며 물었다.
“어제 씻겼으니까, 괜찮겠지?”
“하아… 그게….”
“응?”
한봄은 한숨을 쉬면서 아침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걱정이 든 나머지 한여름의 상태를 확인했었다.
하지만 포댓자루 안에 묶여 있는 한여름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도중에 갑자기 엄청난 악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밤새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전과 비슷한 냄새가 풍기는 것을 보고는 도저히 저 포댓자루를 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아저씨는 근처에 가지 마세요. 저 멍청이는 내가 다 해결할 테니까.”
“그래도 씻겨야 하지 않을까?”
“노노노노노노!!”
한봄은 손을 크게 저으며 한여름을 시선에 두고 있는 성수호 앞에서 손을 크게 휘저으며 그의 시선을 빼앗았다.
한봄은 성수호가 혹시라도 한여름의 몰골을 보고 나서 남매인 자신과 매칭시킬까 봐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일단 더는 저 병신 일로 아저씨한테 손 벌릴 수는 없어. 차라리 그냥 씻기지 않는 게 낫지….’
그렇게 크게 한숨을 쉬면서 한봄은 브래지어를 풀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또 새어 나오네.’
브래지어 안쪽에서 흘러내리는 하얀 모유가 그녀의 심란한 마음을 대변하듯 밑으로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하아… 슬슬 아파져 오기도 하고.’
그리고 한봄의 찡그리는 인상과 함께 그녀의 채팅창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봄이 모유 경매, 만 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2만 포!
└5만 포!
└10만 포!
└이 새끼들 어차피 살 수 없다고 막 지르네 ㅋㅋㅋㅋㅋ
└씨발 살 수 있으면 십만 포는 우습지! 나는 정기배송만 해주면 한 달에 십만 포씩 계속 내줄 의향도 있음
채팅창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한봄은 성수호의 눈치를 보며 살며시 브래지어 완전히 풀어냈다.
그리고 한봄은 성수호에게 상체를 전부 벗어낸 상태로 그에게 흐르는 모유를 보여주며 중얼거렸다.
“아, 아저씨… 이거….”
“아….”
성수호는 한봄에게 다가가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지금 모습 진짜 예쁘다.”
“거짓말….”
“아니? 진짠데?”
한봄 입장에서는 자기 몸에서 나오는 모유를 보면서 딱히 흥분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건 한봄의 입장이고, 성수호는 그녀의 모유가 마치 중독성이 있는 미약처럼 보이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봄 앞에서 서서히 발기하기 시작했고, 한봄은 그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서 흥얼거렸다.
“그럼 냇가에 살짝 씻고 나서 모유 좀 부탁해도 돼요?”
“아니… 지금 마실래.”
“이, 이 아저씨가! 지금 더러워서… 흐아잇!”
한봄의 빈틈을 본 성수호는 바로 그녀의 유두를 입 안으로 넣어버렸다.
***
한여름은 비록 눈을 뜨고 있었지만, 전날 성수호와 한봄의 섹스를 상상하며 정신을 잃은 상태였었다.
그런 그의 귓속에 뭔가 간질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흐으읏!”
“츄읍… 츄읍… 쪽….”
뭔가 쪽쪽 대며 빨아먹는 소리에 그는 마비 상태인 채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으으… 시끄러…. 뭐야…?’
제정신을 못 차리던 한여름은 채팅창을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아… 한봄 모유 한 모금만 마셨으면 소원 없겠다.
└나는 펠라.
└나는 섹스.
└나는 애널.
└미친놈들이 은근슬쩍 비싼 소원으로 바뀌네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은 채팅창으로도 도저히 상황 판단을 할 수 없어서 물어보기 시작했다.
‘뭐야? 또 무, 무슨 일이야?’
하지만 그의 생각은 여전히 채널의 존재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대신 채널의 존재들은 한여름이 깨어난 것을 직감하며 대화의 장을 열기 시작했다.
└오? 일어났나?
└캬… 재미있는 장면에 딱 기상하는 기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무슨 일이냐고!!’
한여름의 외침을 무시하듯, 채널의 존재들은 다시 원래 나누던 주제로 채팅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봄은 모유가 어떻게 나옴?
└여자는 원래 원하면 나오는 거 아냐?
└미친놈인가 ㅋㅋㅋㅋ 모유가 그냥 나오면 되냐?
└응? 우리 엄마는 필요할 때마다 내보내던데.
└미친놈아! 신이랑 사람이랑 같냐 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은 잠이 깨기 시작하면서 채널의 대화와 밖에서 들려오는 교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쮸읍… 쪼옥….
“하앙… 아저씨… 진짜 더러운데….”
“더럽긴. 나는 이때가 제일 좋더라.”
“푸웃… 진짜 애 같아.”
“응? 그럼 하지 말까?”
성수호의 의문에 목소리에 화답하는 한봄의 목소리.
“내 모유는 이미 아저씨 거 아니에요? 좋아하면 해줘야지~ 자, 모유 마시자~”
성수호는 웃음소리를 내고 나서 다시 쪽쪽 거리는 소리를 한여름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이런 씨발 새끼가!!!!’
다행히 어제처럼 절망이 몰려올 정도의 강도는 아니라서 정신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어느 정도 머리가 돌아가게 되니까, 채널의 존재들이 하는 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럼, 사람은 모유가 어떻게 나오냐?
└임신하면 나옴
└아하, 그럼 한봄이 임신했다는 거네?
└누구 애지?
└당연히 저 성수호라는 녀석 애겠지.
└응? 왜 당연해? 그냥 자연의 양기를 받아서 임신했을지도 모르잖아.
└씨발 인간은 그게 안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놈들 갑자기 인간 성교육 시간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뭐야? 그러고 보니까 왜…?’
한여름이 아무리 학교에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어도 저런 기초적인 것도 모르는 바보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평생 여자를 간식 먹듯이 먹어 온 인간이었다.
이런 부분을 모를 리가 없었다.
‘도대체 왜? 씨발 도대체 왜 모유가 나오냐고!’
그의 머리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채널의 존재에 의해서 한가지 가설을 들을 수 있었다.
└저 성수호라는 녀석 연금술사잖아.
└오오… 혹시 모유 약 같은 거 먹인 거 아냐?
└그래, 그건 상태 이상이 아니라서 주황색 소환사도 안 될걸?
└그런데 한봄 처녀 따일 때도 모유 나오던데. 그 전에 먹인 건가?
이 이상은 채널의 존재들의 말을 들어도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씨발… 뭐가 있어…. 성수호 저 개새끼가 한봄한테 뭔 짓을 한 거야!’
그는 이대로 계속 모험을 지속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오로지 회귀.
성수호가 한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만약 저 개새끼가 진짜 한봄한테 이상한 짓을 한 거라면 하연이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
민하연이 아무리 성수호를 좋게 생각해도 한봄과 연관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 판단했다.
한여름은 평생 민하연과 한봄을 봐왔고, 두 사람이 얼마나 끈끈한 사이인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한여름의 최종 목적은 민하연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었다.
한봄은 회귀만 한다면 다시 성수호를 모르던 시절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하연은 이미 회귀 지점이 바뀐 시점에서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회귀! 이번에 회귀하면 조용히 지내면서 저 새끼가 한봄한테 뭔 짓을 하는지 알아내는 거야!’
한여름은 민하연의 마음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희망이 점차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덕분에 그의 고통도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퓨우… 다 마셨다.”
“흐으… 하아… 아저씨 진짜….”
“봄아.”
“…네?”
성수호는 실실 웃는 소리를 내면서 한봄을 끌고 가면서 말했다.
“같이 냇가에서 씻자.”
“흐흐… 좋아요.”
한봄의 웃는 소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한여름의 비명은 마음속에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씨발!! 한봄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 성수호!!’
그가 그렇게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였다.
부스럭, 부스럭….
└응? 뭐지?
└몰라, 한여름이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 우리도 안 보여….
└설마 한여름 깼나?
‘뭐야? 설마 내가 움직인 소린가?’
요 며칠간 숨을 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상태였었다.
덕분에 자기 몸의 주도권에 대한 개념이 희미해진 상태였었고, 진짜 몸이 반응해서 움직인 건지 헷갈렸다.
채널의 존재들의 말에 한여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몸을 움직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씨발 안 되잖아!!!’
착각이었다.
한여름은 여전히 눈 하나 깜박이지 못하는 상태였었다.
하지만 그의 외침과 다르게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몬스터?
└이상한데? 아까 성수호라는 녀석이 여기 주변 다 둘러봤다고 하지 않았나?
아무리 숲에서 몬스터가 많은 편에 속하더라도 주변 일대에 돌아다니는 몬스터를 전부 없앴다는 성수호의 말을 들었던 채널의 존재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여름에게 그들의 의아함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 좋아!! 죽여!! 날 죽이라고!!’
희열에 찬 목소리를 속으로 내뱉고 있었다.
대기의 마을에서 성수호에게 굴욕을 당했던 그 사흘간처럼 지금 당장 한여름은 죽음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열쇠였다.
그렇게 죽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그 순간이었다.
포댓자루 구멍 쪽에서 귓속을 간지럽히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이놈인가…냥?”
‘…냥?’
순간 사람의 목소리에 한여름뿐만 아니라, 채널의 존재도 어리둥절하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냥?
└냐양?
└Meow?
여자는 갑자기 헛기침하더니, 중얼거렸다.
“크음… 냥… 하지 말라고 했는데… 냥… 에이 씨….”
혼자 투덜거리던 여자는 한여름을 빤히 보는 시선을 주다가 갑자기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우에엑… 무슨 냄새야…. 빠, 빨리하고 떠나자 냥…. 으에에엑!”
여자는 헛구역질을 몇 차례 하더니, 손을 포댓자루 안으로 넣더니 한여름의 코앞에 들이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병을 보면서 채널의 존재들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저거… 마비독 아니냐?
└대박… 한여름 가뒀던 놈들이 썼던 건데?
└와… 저게 왜 여기서 나오냐?
채널의 존재들뿐만 아니라, 한여름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뭐, 뭐야… 갑자기 왜 이걸….’
하지만 그의 의문은 금방 해소될 수 있었다.
“이렇게 가루 흡입하게 하면 된다고 했지냥? 자… 맡아라냥….”
그녀가 병의 마개를 열고… 점차 한여름의 콧속으로 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적을 알게 된 한여름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씨발!!! 안돼!!! 뿌리지 마!! 뿌리지 말라고!!! 씨발!!!’
그렇게 한여름의 마비독 시간이 24시간으로 리셋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