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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72화 (273/898)

 ***

 “설마 이렇게 위험한 짓을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죄송합니다….”

 나와 루나는 상황이 종료되자마자 바로 혼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렇게 혼 나는 쪽이 백배는 나았다.

 소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 이 동아리실은 루이스의 폭주로 정말 난장판이 벌어졌을 것이다.

 [슬슬 들켜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안되면 루나에게 음문을 걸어도 되고….]

 지금 루나에게는 종속이 걸려있지 않았다.

 당연히 루나에게도 종속을 걸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다.

 그런데도 종속을 걸지 않는 이유는 슈트라가 마법진에 특화된 세계이고, 괜히 잘 못 썼다가 루나에게 걸리면 뭔가 민망할 것 같기에 결국 종속을 걸지 않고 있었다.

 ‘일단 종속은 좀 더 차근차근 알아보자. 그리고 루이스는 내가 볼 때는 아직이야.’

 일단 아까 같은 상황은 너무 좋지 않았다.

 들키는 상황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완전히 루이스를 박살 내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천천히 루이스의 머릿속에 의심의 퍼즐이 한두 개씩 모이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노력해서 퍼즐을 맞추게 만들고, 그 퍼즐을 완성한 루이스가 직접 망가지게 만들고 싶었다.

 ‘내가 볼 때는 아직 약해.’

 […알겠습니다.]

 아르모니아는 수긍하기 힘든 말투였지만, 더 이상 나를 몰아붙이지는 않았다.

 정작 몰아붙이는 건 소냐였다.

 “그럼 동아리실에서 사용된 마법들은….”

 “제, 제가 사용했어요!”

 루나는 나 대신에 손을 들고 자신이 행한 일이라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루이스가 갑자기 캐비닛 문을 열려고 하기에 최대한 들키지 않게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하기 시작했다.

 나 대신 뒤집어쓰려는 루나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소냐가 헛웃음을 내면서 입을 열었다.

 “일단 두 분은 루이스와 다르게 동아리 부원이에요. 실수는 넘어가 드릴게요.”

 “휴….”

 “대신 동아리실 사용은 오늘부터 금지에요”

 “으….”

 소냐는 팔짱을 찌면서 우리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두 분한테 동아리실 열쇠를 맡겼을 때, 대충 짐작하고 있었어요. 그걸 나무랄 생각도 없고요. 하지만 주의는 하셨어야죠.”

 “죄송합니다….”

 나와 루나의 연이은 사과에 기분이 풀어졌는지 소냐는 표정을 풀고 시험의 중요성에 관해서 이야기해줬다.

 “두 분도 슈트라에 큰 꿈을 안고 오셨을 거 아니에요. 잠시 휴식 삼아 눈을 돌리는 건 좋지만, 연애에 너무 푹 빠지면 안 돼요.”

 “그… 소냐 교수님은 학창 시절에 연애 안 하셨나요?”

 “저는 슈트라에서 공부할 당시에는 연애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어요.”

 “뭐랄까… 소냐 교수님이면 인기가 엄청났을 거 같은데 의외네요.”

 소냐라면 주위에서 남자들이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것 같았다.

 그것도 학창 시절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하지만 소냐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는 슈트라에 입학하고 나서 남자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요. 정말 공부뿐이었어요.”

 하물며 지금 남편인 칼 프리드리히의 구애를 받을 때도 처음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했다.

 딱히 나이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남자에게 관심이 없어서.

 하지만 끈질긴 구애 끝에 그의 마음에 받아들였고… 욕구 불만에 쌓이게 된 것이었다.

 그전까지는 그저 마법을 배우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그건 저뿐만 아니라, 여기에 재직하고 계시는 모든 교수님의 공통점이에요.”

 “아… 그럼 소냐 교수님은 1등을 자주 하셨겠네요?”

 루나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냐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소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 교수직을 하시는 분들… 전부가 수석이세요. 애초에 수석 졸업이 아니면 학교에서 임용해줄 이유도 없고요.”

 “와….”

 학창 시절 남자에게 눈길 하나 안 주며 수석 졸업을 했던 여자가… 내 앞에서 욕구 불만으로 무너진 거구나.

 인체의 본능이라는 게 무섭긴 무섭구나… 그렇게 강직한 성품을 지녔던 소냐가 욕구 불만에 졌다는 거니까.

 “그리고 저번에… 루나 학생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려고 했던 조교수님도 그런 분이셨어요.”

 “…전혀 그렇게 안 보였는데.”

 “맞아요. 하지만 세상일은 정말 몰라요.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결국 실수로 길을 잘못 들면 어둠 속에서 평생을 헤매게 될 수 있는 거예요.”

 루나와 나는 조용히 소냐의 조언을 귀담아들었다.

 “저는 두 분이 그런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해서 이렇게 잔소리를 하는 거예요. 아셨죠?”

 “네….”

 “좋아요.”

 소냐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와 루나를 향해서 다부진 목소리로 명령하기 시작했다.

 “그럼 동아리실 완벽하게 정리하시고, 열쇠는 내일 반납하세요.”

 “어… 내일이요?”

 아까 하는 말만 들으면 오늘 바로 반납해야 할 줄 알았는데, 소냐는 생각보다 기간의 여유를 남겨줬다.

 소냐는 동아리실 문을 열고는 나가기 전에 우리를 힐끗 보며 말했다.

 “꼭… 문단속 잘하신 다음에 열쇠 넘겨주세요. 알았죠?”

 “…네.”

 나와 루나는 얼떨결에 대답했고, 소냐는 웃으면서 문을 닫고 점점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내면서 떠나갔다.

 나는 그런 그녀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조심스럽게 잠갔다.

 ‘소냐! 당신은 천사야!’

 그리고 그와 동시에 루나를 바라봤다.

 나와 눈이 마주친 루나는….

 “하읍! 츄읍… 츄릅!”

 내게 달려들어서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루나와 내가 소냐에게 들키고 나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첫 시험을 치르는 1학년생을 배려하는 차원인지 1주일간 수업 없이, 학교는 자율학습을 주도하면서 공부할 시간을 넉넉히 주었다.

 그리고 그 일주일간 루나와 나는 동아리실에서 쫓겨났고, 결국 도서관에서 쭉 공부하게 되었다.

 루나도 그날 소냐에게 들었던 말이 가슴에 와닿았는지 딴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나를 가르쳐줬다.

 그리고 첫 시험을 이틀 앞둔 토요일이 되어서야 모든 시험지와 답안지가 도착하게 되었다.

 ‘오오오… 이게 그동안 계속 말해왔던 시험지라는 거지?’

 [그렇습니다.]

 나는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아르모니아가 띄워준 홀로그램을 보면서 머릿속에 남아 있던 잠을 확 끄집어낼 수 있었다.

 ‘이야… 답안지뿐만 아니라, 해설지도 있네?’

 [참고로 학장이 마지막까지 검토하고 수정한 부분이 빠짐없이 들어갔습니다. 아마 시험 그대로 나올 것입니다.]

 ‘거기다 굳이 외울 필요도 없고?’

 어차피 아르모니아가 띄워주는 홀로그램은 어느 세계에 있든 나만 볼 수 있었다.

 그냥 홀로그램 띄워놓고 룰루랄라 답안지만 체크하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답을 외울 필요도 없었다.

 일단 필기는 해결됐다. 문제는….

 ‘실기도 필기 끝날 때쯤에는 어떤 방식인지 나오겠지?’

 솔직히 필기는 그냥 보고 베끼면 그만이다.

 만약 실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고도 해결 못 한다면?

 진짜 망하는 거다.

 [일단 제가 조디악에 편의를 봐달라고 말을 해놨습니다. 다만….]

 ‘왜? 무슨 문제 있어?’

 아르모니아가 저렇게 말을 흐리는 것을 보면 좋은 소식은 아닐 거 같은데….

 [최근 조디악에서 조심하라는 당부를 해왔습니다.]

 ‘응? 아, 루이스녀석 너무 자극하지 말래?’

 최근 루이스는 도서관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예 나랑 말도 섞기 싫은 모양이었다.

 나야 그 덕분에 루나랑 도서관에서 둘이 오붓하게 공부할 수 있었지만, 많이 아쉽긴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험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도발할걸….

 그랬으면 진짜 시험 중에 자는 그 녀석의 꼬라지를 볼 수 있었을 테니까.

 내가 그렇게 루이스에 관해서 생각하고 있을 때, 아르모니아가 요청의 내용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문제가 아닙니다.]

 ‘응?’

 [루트비히 리펜슈타인, 학장이 문제라고 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그 양반이 왜?’

 [최근 그가 조디악의 명령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합니다.]

 ‘…불안한데?’

 학장이 천년만년 내 편이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거기다 표정만 보면 뭔 생각을 하는지도 내가 알 길이 없었고….

 하지만 한창 중요한 시기에 제일 필요한 인간이 제어가 안 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명령에 불복하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쪽에서도 혹시 모르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해왔습니다.]

 ‘뭐, 얼굴 마주칠 일도 없고… 알았어. 혹시라도 괜히 신경 거스르지 않게 조심할게.’

 설마 저번에 조교수 죽인 일로 빡쳤나?

 불안하네….

 나는 시험이 아닌 학장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며 씻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일단 학장은 학장이고… 시험 준비나 하자.’

 [어차피 해답지는 있지 않습니까? 무슨 준비를 하신다는 겁니까?]

 나는 망토를 크게 휘날리며 어깨에 걸치고는 씨익 웃었다.

 ‘루나한테 그동안 받기만 했잖아. 나도 줘야지.’

 ..

 ..

 필기시험은 총 5일간 치러진다.

 그리고 그동안 보는 시험과목은 총 여덟 과목.

 3일간은 기초 속성학, 특수 마법학 같은 부가적인 과목의 시험을 오전에 두 번 나눠서 치르고, 나머지 주속성과 부속성은 하루하루 나눠서 오전 내내 시험을 치르는 형식이었다.

 슈트라도 시험 기간에는 오후에 여유를 줘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하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루이스 진짜 아깝네. 타이밍 잘 맞췄으면 시험 도중에 자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자존심이 센 만큼 먼저 물러선 것에 대해서 굉장히 자존심이 꺾였을 것입니다.]

 ‘크으… 그 자존심 꺾인 얼굴 좀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비록 루이스의 자존심이 박살 난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내 옆에서 나긋나긋하게 설명하는 루나와 편하게 마주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나는 흐뭇한 눈빛으로 루나는 바라봤고, 루나는 갑자기 내 시선을 눈치채고 몸을 반대편으로 슥 빼기 시작했다.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혹시라도 말씀드리는데, 여기서는 안 돼요.”

 “….”

 도대체 내 눈이 어쨌다고….

 어느 쪽이든 나는 이득이지만, 아쉬운 건 루나와 꽁냥꽁냥을 못하는 게 제일 아쉬웠다.

 아무리 도서관에서 자유롭게 공부를 한다고 해도 여기서 손잡고 싱글벙글 웃어봐라.

 욕먹기 딱 좋은 행동이었다.

 거기다 추문은 덤이고….

 나는 공책에 적어 놓은 문제를 루나에게 보여주면서 웃었다.

 “그런 거 아냐. 이거 어떤지 물어보려고.”

 “…이제 저는 관심 없다는 이야기인가요?”

 맙소사….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루나의 말에 멍하니 바라봤고, 루나는 내 모습에 만족했는지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에요.”

 “장난이 많이 늘었네.”

 루나는 내 말에 피식 웃더니, 내가 내밀어준 노트를 받아보고는 물었다.

 “이게 뭐예요?”

 “내가 만든 문제야.”

 “만든… 문제요?”

 “응, 문제를 직접 만들어 보면, 문제를 만든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봤어.”

 “좋은 생각이네요.”

 루나는 노트에 적혀 있는 내가 쓴 문제를 보면서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바라보던 루나가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지금 제가 풀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아가씨.”

 루나는 눈썹을 추켜세우고 승부욕을 불태우며 노트에 펜촉을 올리기 시작했다.

 ..

 ..

 나는 시험지에서 제일 어렵다고 판단한 문제들을 추려서 루나에게 보여줬다.

 다만 시험지에 적힌 것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보여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몇몇 수치들과 상황을 변경해서 보여줬다.

 ‘에넬 진짜 대단하네.’

 [에넬로 못하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수치를 변경하는 건 내 수준으로 불가능했기에 에넬을 이용해서 변경했다.

 다행히 이미 만들어진 문제에 수치나 상황을 좀 변경한 게 전부인지라 그렇게 많은 에넬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진짜 어렵긴 한가 보다.’

 문제의 숫자는 고작 다섯 개였고, 최소한 한 두 개는 쉽게 풀어낼 수 있으리라 판단했었다.

 하지만 내 예상을 깨고 루나는 단 한 문제도 풀지 못했다. 진짜 어렵기는 더럽게 어려웠던 모양이다.

 ‘내가 너무 어려운 녀석들만 골라냈나?’

 [아마 배점이 높은 만큼 최상위를 가리는 문제일 가능성이 크니, 루나 슈타트펠트는 수호 님에게 큰 은혜를 입은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긴 지금 고생해도 이왕이면 루나가 만점 받았으면 좋겠으니까.’

 루나는 결국 저녁이 될 때까지 그 문제를 풀지 못했고, 나는 루나와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옆에서 해설해줬다.

 루나는 해설을 듣는 내내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내 말에만 집중했다.

 모든 해설과 답을 듣고 나서 루나가 나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정말 이걸 직접 만드신 건가요?”

 “응.”

 아니, 뻥이야. 에넬이 다 알려주더라구.

 사실 해설해주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헷갈릴 정도로 문제가 난해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해설지가 정말 잘 만들어져서 나도 설명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루나는 모든 해설을 듣고, 내게 말했다.

 “이거 다른 학생들한테 보여줘도 돼요?”

 “아니, 보여주지 마.”

 나는 그렇게 말하며 포크로 고기를 푹 찍어서 입에 넣으며 맛있게 씹어 먹었고, 루나는 그런 나를 보면서 새침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보여주면 분명 다른 학생들이 좋게 볼 거예요. 이런 문제를 만들 수 있었다는 건 결국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증거니까요.”

 나는 입안에 고기를 씹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마저 삼키고는 말했다.

 “애초에 너만 보여주려고 만든 문제야. 다른 사람이 보는 건 싫어.”

 “…정말이지. 고집불통이라니까.”

 루나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안쓰러운 눈빛으로 다시 노트에 적혀 있는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루나는 식사가 식는 와중에도 포크를 놓고 계속 문제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쥐고 있는 노트를 뺏어 들었다.

 “아앗!”

 “일단 밥 먹고 다시 봐. 식겠다.”

 “치….”

 루나는 갑자기 장난감을 뺏긴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며 포크로 음식을 쿡쿡 쑤시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렇게 흐뭇하게 미소를 짓는 와중에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놈팽이 녀석은 식당에 오기는 하려나?’

 [아마 일부러 시간을 엇갈리게 잡아서 식당에 출입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식당은 시험 기간 돌입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풀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였었다.

 가뜩이나 도서관에도 오지 않는 녀석이 식사 시간까지 엇갈려서 그런지 얼굴을 보기 정말 힘들었다.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도발이라도 실컷 해주려고 했는데, 아쉽네.’

 [시험 당일에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저번에 있었던 실수를 바로잡을 순간이었다.

 역시 중요한 순간에 먹이는 한방이 최고인 법이지.

 내가 그렇게 루이스를 어떻게 골탕 먹일까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루나는 이미 후다닥 식사를 마치고 다시 노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루나는 보면서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루나.”

 “네?”

 루나는 한창 노트에 집중하는 도중에 내 목소리에 반응하면서 의아한 눈을 하며 고개를 올려다봤고,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서 말했다.

 “내일 나가서 바람이나 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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