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53화 (254/898)

 ..

 ..

 “아까는 그래도 시끌벅적한 느낌이었는데, 밤에는 조용하네요.”

 “이 시간에는 다들 조용히 연구에 매진하는 편이라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에요.”

 성수아는 아까 생도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상아탑의 시설들을 돌아다니며 나와 대화를 나눴다.

 거대한 성안에 나와 성수아만 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나오고 돌아다녀 보니,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대화만 나누자고 부른 건가?’

 성수아는 그렇게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그녀가 향하는 곳이 예사롭지 않은 곳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지금 문을 몇 개나 통과하는 거야?’

 [까다로운 보안 절차를 통과하는 것을 봐서는 평범한 곳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경비원에게 신원 확인을 받고, 들어간 곳에는 카드키를 이용해서 들어가고, 또 문 안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또 안에는 홍채 인식을 하고….

 그렇게 마지막 문을 앞두고 성수아가 나를 보며 말했다.

 “오밤중에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어딘가요?”

 “후후… 직접 보여드릴게요.”

 성수아가 마지막 문을 열면서 내부를 보여줬다.

 내부에는….

 “캡슐?”

 VR 캡슐이 있었다.

 성수아는 예리엘의 집무실에 혼자 불려갔고, 거기서 예리엘에게 한 가지 부탁을 듣게 되었다.

 “예리엘 님, 다시 한번 더 말씀을….”

 “너랑 같이 일하고 있는 보조 교관, 그 사람 우리 VR 캡슐에 체험시키면서 데이터 좀 뽑아줘.”

 예리엘은 화려한 책상에 앉은 상태로 손가락을 두드리며 성수아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금방 나오리라 생각했던 성수아의 대답은 도통 들려오지 않았다.

 “간단한 부탁이야. 그냥 가서 신체검사를….”

 “죄송합니다.”

 “….”

 예리엘은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녀가 당황하는 이유는 성수아가 자기 말을 듣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설마 동료를 팔아넘긴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아니면….’

 예리엘이 속으로 성수아의 심리를 파악하려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성수아가 직접 입을 열어서 해명했다.

 “그야…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런 식으로 성수호 교관님을 속이고 싶지 않아요.”

 “흠….”

 예리엘은 눈을 감고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냥 신경 끌까? 하지만 그 위화감… 그냥 넘어가기에는 뭔가 꺼림칙해.’

 처음 성수호를 봤을 때부터 느껴졌던 위화감은 신경 쓸 정도가 아니었었다.

 하지만 그와 악수했을 때 예리엘은 살아생전 처음 느껴보는 괴이함이 자신을 뒤덮는 느낌을 받았다.

 ‘…악의나 선의 같은 게 아니었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서 모든 게 삼켜지는 그런 기분이었어.’

 차라리 악의나 선의가 명확하게 느껴졌다면 오히려 속이 시원했을 것이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감각이 예리엘을 집어삼키려고 했고, 그 감각의 정체를 모르고 지나치기에는 예리엘의 촉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이번 캡슐은 훨씬 더 정밀하게 측정된다고 해서 시험해볼까 싶었는데….’

 사실 탑에서 캡슐을 가지고 있을 이유는 크게 없었다.

 VR 캡슐이 아무리 고도화된 기술을 응집해 만든 제품이라고 해도 마나와 마법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에브리카에서 제공한 이번 VR 캡슐은 그런 부분까지 보완했다고 하면서 시제품을 제공해줬다.

 마나와 마법, 그리고 더 나아가 가능했지만 부족하다고 여겨진 신체 측정도 전보다 훨씬 정밀해졌다고 설명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께름칙해. 그냥 넘어가기는 싫은데….’

 하지만 넘어가기 싫다고 해도 성수아가 저렇게 완강하게 거부 반응을 보이니 예리엘도 강하게 밀고 나갈 수 없었다.

 성수아는 무조건 말을 잘 듣는 직원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신뢰감을 중시하고, 상사의 명령이라고 해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강인한 여자이기도 했다.

 ‘그 보조 교관이랑 금세 친해진 건가?’

 예리엘이 살던 시절에는 영사관이 없었고, 당연히 교관복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탑에 있다 보니 보조 교관이라는 직책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짐작은 하고 있었다.

 예리엘은 장난기가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꽤 나 마음에 들었나 보네?”

 “그… 정말 성실한 분이세요. 그리고 실력도 뛰어나고요.”

 “….”

 성수아의 반응은 당황이 아닌, 즐거움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 없지. 아니지… 무작정 아니라고 하는 것도….’

 그녀의 반응을 보고 혼자 유추한 예리엘은 확신하고 싶은 마음에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면 탑에 입단해도 될 정도라는 거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올해 복무를 마치고 진지하게 그분에게 영웅 협회에서 재평가받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예요.”

 “네가 그렇게 이야기할 정도면 탑에서 스카우트하는 것도 괜찮으려나?”

 “어머! 정말이세요? 진짜 괜찮은 분이세요!”

 “….”

 예리엘은 확신했다.

 ‘자유롭게 헤엄치게 된 이유가 그 남자 때문인가.’

 예리엘이 성수아를 직접적으로 알게 된 건 몇 년이 되지 않았다.

 성수아의 올바른 성품과 심성은 사람을 잘 꿰뚫어 보는 예리엘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 정도였다.

 다만 그 남자로 인해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을 알았을 뿐이지, 무작정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눈을 돌렸다고 판단하기에는 일렀다.

 ‘이 녀석은 저쪽도… 이쪽도… 내가 불안하게 생각하는 녀석들만 좋아하는군.’

 예리엘도 성수아가 초강현과의 약혼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초강현… 성수호… 지금 예리엘의 눈에는 두 사람 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러니까, 더 자세히 알아둬야겠어.’

 예리엘은 마음을 잡고 성수아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더더욱이 내 부탁을 들어줘야겠는걸?”

 “그, 그건….”

 “약속하마. 절대 너와 그 사람에게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야. 이왕 하는 김에 너도 시험해보고 싶고.”

 “…?”

 예리엘은 이번에 시제품으로 온 VR 기기를 성수아에게 설명해주고, 이참에 성수호와 같이 들어가서 체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

 ..

 ‘예리엘 님께서 거짓말을 하실 분은 아니시니까….’

 확답이라기에는 애매했지만, 예리엘은 성수호의 실력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면 탑에 입단시킬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성수아는 성수호라는 인물을 믿었고, 그의 실력도 나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내가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니겠지?’

 탑이 아무리 세계에서 알아주는 마법사 길드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성향이 맞았을 때의 이야기였다.

 본인 취향과 맞지 않으면 대기업도 악덕 중소기업과 다를 바가 없는 곳이 바로 직장이니까.

 ‘…아냐, 분명 좋아하실 거야.’

 아직 교관 복무 기간이 1년이나 남았지만, 끝나고 나서 성수호에게 제안했을 때 그가 짓고 있는 표정이 상상되기 시작했다.

 그의 놀란 표정과 웃고 있는 자기 모습.

 그 상상만으로 성수아는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미소와 함께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수아 교관님? 재밌는 거 떠오르셨나요?”

 “네? 아, 아하하….”

 성수호가 웃으면서 그녀에게 묻고 있었다.

 성수아는 정신 차리고 성수호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잠깐 딴생각이 나서….”

 “뭐, 죄송할 일인가요. 그런데 여기는 왜 온 건가요?”

 “그게….”

 성수아는 마침 상아탑에 신형 VR 기기가 설치되었고, 탑 쪽에서 시험 삼아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이렇게 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막상 혼자 오려니 심심해서요.”

 “아하.”

 성수호는 웃으면서 캡슐 쪽으로 다가갔다.

 영사관과는 다르게 VR 캡슐의 개수는 4대뿐이었지만, 성수아와 성수호가 들어가기에는 더없이 충분한 상태였었다.

 “그럼 같이해주실래요?”

 “네, 그럼요.”

 성수호는 성수아 쪽으로 다가가서 VR 캡슐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

 ..

 ‘…역시 여기서는 좀 그렇겠네.’

 성수아는 처음 VR 들어갈 때만 해도 나름 기대하고 가상 현실 안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했다.

 이왕 들어온 거 성수호와 캡슐에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구가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아탑에 있는 VR 캡슐은 기본적으로 훈련용으로 제작되었고, 그 덕분에 소프트웨어가 전부 훈련용으로 맞춰져 있었다.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대부분 마법사에게 짜여 있는 가상 훈련뿐이었다.

 하지만 실망한 성수아와 다르게 성수호는 싱글벙글하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와… 영사관에 있는 캡슐도 대단했는데, 상아탑에 있는 캡슐은 훨씬 더 정교한 거 같은데요?”

 성수호의 말대로 그 대단한 영사관의 캡슐보다도 더 높은 감각 기관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건 마법….

 “와… 제가 가진 마법도 어느 정도 측정이 가능한가 본데요?”

 “그러게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제가 가진 마나도 특별하게 설정하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구현을 해주고 있네요.”

 성수아는 아까 가졌던 아쉬움을 잊고 성수호와 이런저런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마법은 풍속성, 뇌속성. 뇌속성? 굉장히 위험한 능력을 다루시네….’

 신형 VR 캡슐은 마법과 마나는 인식하기는 했지만, 결국 정확성과 인식성이 떨어져서 기본 속성 마법을 제외하고는 따로 측정하지는 못했다.

 ‘이 정도면 됐겠지? 더 이상 하는 건 역시 미안해서 안 되겠어.’

 성수아는 이대로 성수호와 VR 훈련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지금 이 캡슐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전부 기록되는 중이었다.

 성수호를 몰래 감시하는 기분 때문에 이 이상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성수호 교관님, 같이 와주셔서 고마워요. 슬슬 나가볼까요?”

 “저야말로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

 성수호가 자기 신체 기능에 관련된 홀로그램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이거 아직 시범용 같은 거라 그런지 마법 말고는 표시가 불안정하네요.”

 “….”

 분명 마법 쪽은 문제없이 출력된 상태였었다.

 하지만 신체에 관련된 근력이나, 유연성 등등 모든 데이터를 고장 난 것처럼 깨져서 출력하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성수아의 데이터는 계속 수치가 변동되긴 했지만, 분명 잘 표기가 되어 있었다.

 그 후로 몇 번을 더 검사해봤지만, 성수호의 데이터는 계속 깨짐 현상이 일어나면서 오류를 일으키고 있었다.

 ‘….’

 성수아는 성수호의 기록된 신체 검사표를 임의로 지워버렸다.

 “어? 성수아 교관님 그거 지워도 되나요?”

 “음… 아마 시제품이라 기계에 이상이 있는 거 같아요. 괜히 이런 건 기록에 남겨봤자 좋을 건 없어 보여서요.”

 성수아는 VR 캡슐에서 나온 뒤, 성수호와 헤어졌다.

 “그럼 저는 잠시 볼 일이 있어서 가볼게요.”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성수아는 바로 예리엘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렇게 집무실로 향하는 내내 그녀는 끝없이 고민했다.

 ‘…괜히 내가 지워서 이상한 오해를 하시는 거 아닐까?’

 성수아는 본인조차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성수호가 평범하게 영사관 같은 곳에서 측정하다가 저런 기록이 나왔다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류라는 건 어디서든 나올 수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현재 예리엘이 성수호를 주목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측정이 나와버리니 자신도 모르게 삭제를 눌러 버린 것이었다.

 ‘일단 측정이 잘 안 됐다고 말씀드리자, 나중에 시간 봐서 더 측정하면 그때는 잘 나오겠지….’

 성수아는 거짓말을 결심하며 찔리는 양심을 붙잡고 예리엘의 집무실에 들어갔다.

 성수아의 설명을 들은 예리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수고했어. 들어가서 쉬어.”

 “그… 나중에 시간 나면 더 측정해보겠습니다.”

 “뭐, 시제품이라니까 이것저것 문제도 있는 거겠지. 고생했어.”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성수아는 최대한 차분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고, 예리엘의 집무실을 나갔다.

 성수아가 나간 것을 확인한 예리엘이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거짓말도 못 하는 녀석이 뭘 그렇게 숨기겠다고….”

 예리엘은 책상 바닥을 터치하면서 성수호에게 추출한 신체 데이터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아까 보면서 녹화해두길 잘했네.”

 기록은 성수아가 임의로 지웠지만, 아까 두 사람이 활동하는 모습이 담긴 화면은 예리엘의 집무실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예리엘은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 성수호의 데이터를 유심히 바라봤다.

 그에게서 풍기는 괴이한 느낌, 그리고 수치가 측정되지 않는 신체.

 ‘이상해…. 일단 저장해 놓고 나중에 에브리카에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야겠어.’

 예리엘은 서버에 있던 기록을 전부 개인 저장소로 옮긴 다음 화면을 종료했다.

 ***

 견학 이틀째 되는 날, 나는 성수아와 생도들, 경비원들… 그리고 예리엘과 함께 던전에 들어오게 되었다.

 독기에 취약한 생도들과 경비원들은 던전에 들어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나는 예리엘의 눈빛에 지치기 시작했다.

 ‘체할 거 같아….’

 [….]

 딱히 의심 살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나만 유독 보는지 의문이었다.

 ‘젠장 악수만 하지 않았더라면….’

 [워낙 촉이 좋은 인물 같으니 아마 악수가 아니더라도 뭔가 감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유나 좀 알고 싶네.’

 괴인 소속에 대해 걸 눈치를 챈 건가? 아니면 내 능력? 아니면 여자들 후리고 다니는 인성?

 …마지막은 좀 위험한데.

 ‘하아… 모르겠다. 그냥 내 할 일이나 일단 하자.’

 나는 지친 생도들을 돌아보며 격려를 해줬다.

 그리고 그중에 제일 눈에 띄는 생도는 단연코 서지은이었다.

 ‘이야… 이런 와중에도 명상하는 저 클라스.’

 서지은은 홀로 다른 생도들과 떨어져서 눈을 감고 단아하게 바위에 앉아 있었다.

 그저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기품을 내보내는 저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내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괜찮니?”

 “…네.”

 “혹시 힘들거나 지치면….”

 “교관님.”

 “응?”

 서지은은 고개를 돌려서 기품이 넘치는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어… 그래…. 미안.”

 나는 아르모니아에게 토혈하듯 외쳤다.

 ‘슈트라였으면 넌 바로 벌점 10점이다! 젠장!!’

 [….]

 ‘그리고 한 달 동안 빠짐없이 벌점 받아서 퇴학이야!’

 그렇게 속으로 열불을 내고 있을 때, 성수아가 내게 다가와서 상큼한 미소로 다가와서 말을 걸어줬다.

 “성수호 교관님, 괜찮으신가요?”

 “네, 저는 괜찮아요.”

 “대단하시네요. 기과 견학 때도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독기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시네요.”

 성수아는 내 칭찬을 해주면서 싱그럽게 웃어줬다.

 꼬마 마녀의 의심이 담긴 시선과 제자의 괄시에서도 내가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성수아의 미소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미소를 보면서 생각했다.

 ‘흐흐… 빨리 박고 싶다.’

 [….]

 ‘할 게 없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진다는 건 마과 견학이 그만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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