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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연의 질문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와, 씨… 식겁했네.’
박희연이 옆에서 무게를 잡고 있는 동안 가슴을 졸이며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유는….
‘구슬 훔친 거 들킨 줄 알았네….’
오진호에게서 훔쳐낸 기믹을 발동시키는 구슬 때문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다행히 구슬에 아직 모르는 눈치였다.
대충 질문의 요지는 아까 면간 당했던 자기 일을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걸 확신시켜달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어떻게 믿냐고 하셔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종속이라도 걸려있으면 그냥 믿으라고 강요하면 알아서 숙이고 들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박희연은 종속이 걸리지 않았고, 그렇다고 나와 엄청난 친분을 지닌 인물도 아니었다.
믿음을 줄 방법이 없었다.
‘혹시 약점이라도 잡으려고 불렀나?’
[약점이 잡힐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습니다. 수호 님께서 평소처럼 괴상한 언행을 하신 게 아닌 이상 문제의 소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
괴상하다니? 내 말이? 어디가?
그동안 아르모니아에게 했던 애정이 담긴 말을 괴상한 언행이라고 표현해서 상처받았다.
그렇게 상처받은 사이에 박희연이 침묵을 깨고 본론을 이야기했다.
“알아요. 내가 이상한 거… 오늘 그 쪽한테 받은 도움은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트집 잡으려는 것도 아니죠. 그런데… 아까 그 일은 내 인생이 걸려있어요.”
“….”
박희연 입장이 이해는 갔다.
강간당한 영웅….
그 사실이 사회에 퍼지면 여자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밀은 혼자 알고 있을 때, 비밀이다.
두 명이 알고 있는 비밀이라는 건, 모든 사람의 귓속에 들어가는 첫 번째 단계일 뿐이니까.
박희연은 계속 숨을 크게 들이 마신 뒤, 결심한 표정을 지으며 차량에 있던 술을 꺼내서 흔들면서 보여줬다.
“일단 좀 같이 마셔요.”
“네… 알겠습니다.”
뭐지? 술에 취하게 해서 본심을 끌어내려는 건가?
..
..
아무리 좋은 차량이라고 해도 남녀의 격렬한 움직임을 버티지는 못했다.
내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차량이 조금씩 들썩이는 게 내부에서도 느껴지고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찌걱!
“하응! 하앙! 새, 생각보다! 하앙! 잘하네요! 하응!”
나는 박희연의 벌려진 다리 사이를 거침없이 누비며 그녀의 속살을 맛봤다.
언제나 세상일이 순탄하지 않아서 걱정하는 나였는데, 이 경우에는 너무 순탄해서 걱정될 정도였다.
‘진짜 술 먹이고 이 짓 하려고 부른 건가?’
[아마 호의가 생겼으니, 강제로 뭔가 하기에는 꺼렸던 것 같고…. 일부러 술을 마신 다음 욕구를 부추겨서 수호 님을 옭아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박희연의 주량은 나름 센 편이었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주량이 약해도 취기를 바로 깰 수 있는 수단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박희연이 먼저 취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취한 상태에서 내게 먼저 달려들었다.
처음에는 딱 봐도 흥분해서 달려드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목적은 나와 섹스해서 그 사실을 가지고 내 입을 최대한 막아볼 심산이었던 것 같았다.
[아마 부탁을 들어준다는 식이나 돈으로 매수하는 행위는 본인에게 너무 을의 위치라고 판단해서 이런 행위를 결심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웃기게도 이 섹스 한방으로 나는 박희연에게 완전한 갑이 될 수 있었다.
지금 이 행위는 분명 상호 간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봐도 충분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성교한다는 건 결국….
찌걱찌걱찌걱찌걱!!
“쌀게요!”
“하앙! 와! 괜찮아!! 하아앙! 어차피 피임약 먹었어! 안에 전부 싸! 하아아앙!”
흔들리는 자동차 안에서 술에 취해 헐떡이는 박희연의 자궁 안으로 내 정액을 모두 쏟아냈다.
아까 실컷 맛본 박희연의 보지는 아까보다 훨씬 괜찮은 상태였었다.
그렇게 내 정액을 모두 받은 박희연은 축 늘어진 상태로 나를 올려다보며 희멀겋게 웃고 있었다.
“하아… 하아… 생각보다 경험이 있으신가 보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키스는 안 해요?”
“….”
솔직히 키스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
문제는 입 안에 내 정액 범벅의 속옷을 물고 있었던 여자와 키스하고 싶지는 않을 뿐….
박희연은 오해하고 있었다.
키스만큼은 하기 싫다는 것으로….
“뭐, 됐어요….”
생각보다 행위에 만족했는지 그런 부분은 쿨하게 넘어갔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 내가 아니었다.
나는 삽입 상태에서 박희연의 클리토리스를 애무했다.
“자, 잠깐… 더, 더하게요?”
“안되나요?”
“흐음… 어쩔까나?”
한번 자기한테 주도권이 넘어오니 기세등등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세등등한 모습도 이제 끝이었다.
‘음문 카드 발동!’
나는 박희연이 거드름 피우는 사이에 바로 음문을 그녀의 하복부에 새길 수 있었다.
음문이 새겨지자마자 박희연이 자기 하복부를 손으로 감싸며 몸을 움칫 떨었다.
“흐으응….”
“…왜 그러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단… 이제 그만하죠.”
박희연은 다시 거드름 피우며 내 자지를 빼내며 자세를 바로잡으려고 시도했다.
느낌상 ‘잡으면 더 해줄게’ 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와 박희연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나는 바로 그 상태로 그녀의 골반을 잡고 당기며 내 자지를 순식간에 삽입했다.
“끄으으읏!! 뭐, 뭐예요!”
“이왕 시작한 거 내친김에 더 하게 해주세요.”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하응! 하아앙!”
박희연은 당황하면서도 허리 놀림을 멈추지는 못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자, 잠깐! 하, 하게 해줄 테니까! 하아앙! 다, 다른 곳도….”
“그건 박희연 영.웅.님의 태도를 보고,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흐으읏! 나한테 그런 태도를! 하아앙! 하으응! 하앙!”
고압적인 태도로 박희연의 하반신을 이용했고, 그녀는 내게 반항심을 보이면서도 굴복한 듯 하반신을 계속 움직였다.
그 후 박희연과는 교단으로 돌아가는 3시간 동안 거침없이 살을 섞었다.
그녀의 자궁에 다섯 번 정도 사정했고, 박희연은 그쯤 되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이 진 눈빛으로 거친 숨을 내뱉었다.
“하아… 하아… 항….”
나는 그녀의 종속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나머지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자지를 그녀의 얼굴로 가져다 대면서 명령하듯이 말했다.
“자, 박희연 영웅님 덕분에 더러워졌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아… 하아… 쪽….”
그녀는 혼이 빠져나간 표정으로 내 귀두에 입술을 맞추더니 점차 입술의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박희연에게 영웅으로서의 면모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제 내 앞에서는 종속에 걸려서 자지에 헐떡이는 여자일 뿐이었다.
그렇게 박희연의 청소 펠라를 받고 있을 때, 차량 내부에 작은 음성의 방송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크흠… 10분 후에 교단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딱 봐도 이미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눈치였다.
“츄읍… 츄릅…. 잠시만요….”
“…?”
박희연은 내 자지를 빨다가 상체를 올려서 차량 내부에 있는 전화기를 들어 올려서 말했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삼십 분 정도만 늦게 가 주세요.”
(크흠… 네, 알겠습니다.)
전화기를 다시 돌려놓은 박희연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다시 허리를 숙여서 내 자지에 입술로 툭 건드렸다.
“…하던 거는 마무리해 줘야 해서 그런 거예요. 오해하지 마세요.”
“하하….”
“하읍… 츄릅… 츄읍….”
그 후로 박희연은 청소 펠라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교단에 돌아갈 수 있었다.
..
..
나는 차가 교단에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박희연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정말 대단하네요.”
박희연은 헛웃음을 내면서 내 인사를 받아줬다.
아까까지 고압적인 태도로 대하던 성수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평소처럼 침착한 보조 교관 성수호로 바뀌어 있었다.
박희연은 피식 웃더니 눈을 감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끝까지 키스는 안 하네….”
“하하….”
나는 쓰게 웃으면서 변명하기 시작했다.
“키스는 좋아하는 분이랑 하셔야죠.”
“와? 갈 데까지 가놓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무슨 중학생 여자애도 아니고….”
박희연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확실히… 종속이 대단하긴 하다.’
만약 종속 없이 섹스했다면 박희연이 이렇게 웃으면서 나를 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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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연(종속 1단계)*
1단계 종속 : 기본적인 스킨쉽 정도는 자유롭게 허용. 생존이나 평판에 무리가 없는 부탁은 잘 들어준다.
성벽 : (정액 중독-성수호의 정액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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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번 먹인 거로는 미약하겠지만, 나중에 또 만날지도 모르니까….’
흐뭇하게 웃으며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뒤에 박희연에게 제대로 된 인사를 하려는 찰나였다.
“오늘 정말 고생 많으… 셔… 어?”
이제 막 해가 저물어가는 교단의 주차장도 황금빛을 거두고 회색빛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런 회색빛이 가득한 곳에 세 여자가 서 있었다.
윤지아.
그리고….
“….”
“….”
“하.하.하.하….”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성수아와 초서현이 서 있었다.
“성수호 교관님! 괜찮으세요?”
“늦어서 무슨 일 있나 했네….”
성수아와 초서현은 표정을 풀고 내게 다가와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블랙홀과 같은 한숨을 쉬면서 안도했다.
‘아후…. 존나 식겁했네.’
차에서 내리자마자 본 두 여자의 표정은 거친 맹수가 사냥감을 노려보는 표정과 비슷했다.
그 덕분에 나는 괜히 혼자 쫄아서 멍청하게 박희연에 대해서 변명을 날릴 뻔했고….
“두 분 여기는 무슨 일이세요?”
“무슨 일이라니….”
“수업 끝나자마자 들었어요. 괴한들한테 습격당했다고요?”
“아… 소식이 빠르네요.”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두 사람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그런 내 설명을 끊는 존재가 있었다.
박희연은 차에 탄 채 내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더니, 성수아를 보면서 의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응? 뭐야? 성수아?”
“아… 박희연 선배님?”
“오랜만이네? 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야?”
두 사람의 인사와 대화를 들어보니 알 수 있었다.
영사관에서 생도 시절에 알고 지낸 사이인 듯싶었다.
“성수호 교관님께서 문제가 생기셨다고 하셔서 오게 됐어요.”
“아… 혹시 너 지금 교관 복무 중이야?”
“네.”
“아하.”
박희연은 짧게 안부를 마치고 교단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이었다.
“흐잇!”
“커엇!”
“어어!”
“조심!”
내리는 순간 다리를 지탱하지 못하더니 내 목을 감싸고 등에 올라타 버렸다.
덕분에 순간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하하하… 미안해요.”
“그… 괜찮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기숙사까지 좀 업어다 줄래요?”
박희연의 능글맞은 장난에 먼저 반응한 건 당사자인 내가 아니라, 초서현과 성수아였다.
“…뭐?”
“네?”
두 사람은 어두운 낯빛으로 나와 박희연을 노려보고 있었다.
박희연은 순간 두 사람의 살기에 당황했고, 나도 살 떨리는 공포를 느끼며 바로 박희연에게 속마음으로 명령했다.
‘빨리 떨어져!’
[저에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니!’
니가 왜 대답해!
다행히 박희연은 내 등에서 내린 뒤에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게 웃기 시작했다.
“장난, 장난! 오늘 고생했어요. 그럼!”
“네, 고생하셨습니다.”
박희연은 그대로 기숙사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박희연이 떠난 자리에는….
“…괜히 왔나 봐요. 우리는?”
“…저희가 설마 방해한 건 아니죠?”
“….”
노기가 서린 표정의 초서현과 성수아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