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25화 (226/898)

 ..

 ..

 ‘기분 째지네~’

 고충신이 1년간 이곳에 근무한다.

 그것만으로도 내 기분은 날 듯이 기뻤다.

 거기다 대화 내용을 보니, 정확한 내용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즉….

 ‘내가 여기 있는 동안 내 샌드백을 충실히 이행해준다는 이야기구만.’

 [목적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정확한 목적이 뭔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면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으니 내 쪽도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이 재미있는 장난감이 멀리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적당히 즐길만한 게임기처럼 느껴졌던 고충신은 지금은 갑자기 스마트폰으로 바뀐 상태였다.

 즐길 거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흐흐… 광탈하지 않게 조심히 가지고 놀아야지.’

 [….]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누우며 옆에 있던 VR 헤드기어를 들어 올렸다.

 헤드기어를 들어 올리는 순간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아! 성수아 자위 보여줘!!!’

 […알겠습니다.]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눈앞에 띄워진 홀로그램에 시선을 빼앗겼다.

 영상에서는 성수아가 나를 보며 숨이 거칠어지더니 치마 안으로 손을 넣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눈앞에 홀로그램의 문장이 출력됐다.

 내용은 19금 설정에 관한 내용.

 ‘뭐야? 동물의 마을에 저런 게 있어?’

 [연인도 타겟으로 잡은 게임이라 아마 내장된 것 같습니다.]

 ‘왜 몰랐지?’

 [아마 호스트인 성수아가 체험판을 이용하고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런가 보네.’

 성수아는 문장을 보더니 짧은 고민과 함께 바로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몸이 갑자기 원래 크기로 변경되었다.

 ‘캬… 연인들끼리라도 쇼타나 로리는 안된다는 건가….’

 게임에서 컨셉 플레이를 막을 줄이야….

 성장한 내 모습에 놀란 성수아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더니, 자위하기 시작했다.

 분명 기분은 좋았다.

 솔직히 성수아 같은 미녀가 나를 보면서 자위를 하는데 기쁘지 않을 리가 없지.

 그런데….

 ‘딸 칠 정도는 아니네….’

 그야 치라고 하면 칠 수 있지만, 시점이 너무 구렸다.

 일단 영상의 시점은 어쩔 수 없이 내가 성수아를 바라보는 시점인데, 성수아가 다소곳(?)하게 치마 안으로 손을 넣고 신음을 내는 게 전부였다.

 자위를 하긴 해도 치마 속도 안 보이고, 성수아의 반응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애초에 신체 감각이 둔화하는 VR 특성상 그녀가 느끼는 쾌감은 미약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 방식을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거구나.’

 쾌락이라는 게 육체적인 쾌감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쾌감도 존재하기 때문에 방식을 터득하면 VR 안에서도 현실과 맞먹는 성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수아는 딱 봐도 미숙해 보였고, 결국 마지막에는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마무리를 짓고 19금을 다시 잠갔다.

 ‘음… 딸딸이는 보류!’

 [….]

 이 영상보고 딸딸이를 치는 건 내 정자가 너무 아깝다.

 하루하루 열심히 쌓여가는 녀석들을 이런 영상에 흩뿌릴 수는 없지.

 하지만 딸딸이는 치지 않더라도 좋은 정보를 하나 얻어냈다.

 ‘오늘은 어떻게든 깨어 있어야겠다.’

 ..

 ..

 나와 성수아는 어제 집을 증축하고 오늘은 새로운 가구를 들였다.

 아직 집의 모양만 보면 갈 길이 멀었지만, 최소한 두 사람이 살기에는 충분한 크기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침대 위에서 그녀의 품에 안긴 채 눈을 감았다.

 나는 성수아의 품이 좋다.

 솔직히 성수아가 어떠한 음란한 행위를 한다고 해도 그녀의 품에서 자는 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만큼 그녀의 품에서 잠드는 것이 행복하다.

 ‘하지만 자위도 보고, 품에서도 잠들면 일석이조!’

 [….]

 이왕이면 둘 다 하면 좋잖아?

 나는 자는 척을 했고, 성수아는 내가 잔다고 착각하자 몸을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홀로그램 문장이 출력됐고, 성수아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숨을 쉬면서 확인을 눌렀다.

 어느새 성인의 모습을 한 나는 성수아를 껴안고 있었다.

 그리고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자위를 하는 성수아.

 “끄읍… 하아… 하응… 흐으응….”

 나는 그녀를 보면서 한가지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성수아 자위 별로 한 적 없나 본데?’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너무 어설퍼서….’

 일단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하는 자위를 보면 성욕 배출을 해본 경험이 없어 보였다.

 ‘솔직히 첫날에야 좀 그럴 수 있다 치지만 두 번 연속으로 이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건 자제가 안 된다는 이야기니까.’

 아무리 VR 속이라서 감각이 둔해졌다고 해도 나와 성수아는 대외적으로 동료로 지내고 있었다.

 그런 남자가 자는 사이에 그의 앞에서 자위한다는 건 성욕을 제어해본 경험이 없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제어를 못 한다는 건 그동안 이런 일에 전혀 익숙해지지 않아서리라고 생각되고….

 VR에 들어오기 전에 한번 풀고 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성수아 같은 여자는 혼자 자위하는 걸 혐오할 거 같았다.

 ‘참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가 막상 들어오니 또 자위를 하는 거지….’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뭐,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그럼 나도….’

 […?]

 성수아는 내 품에 안긴 채 정신없이 자위하고 있었다.

 “흐응… 하읏… 으읏!! 이, 이건….”

 한창 정신없이 자위하던 그녀의 하복부 쪽을 내 자지로 쿡쿡 눌러줬다.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

 ‘어떤 표정인지 보고 싶은데….’

 [나중에 보여드리겠습니다.]

 나는 괜히 들킬 것을 우려해서 실눈도 뜨지 않고 그녀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성수아는 자위를 멈추고 머뭇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설마 나 때문에 반응한 건가…?”

 성수아는 안절부절못하면서도 19금 모드를 해제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의 숨소리가 아까보다 더 거칠어졌다.

 독특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해도 성수아는 아직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내가 먼저 접근하는 것이 아닌, 성수아가 먼저 접근해서 그물에 걸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녀가 먼저 접근한 것을 빌미로 낚아채야 하는 거고….

 “하아… 이게… 남자의….”

 성수아는 바지 겉으로 튀어나온 내 물건을 천천히 만지면서 다시 자위를 시작했다.

 이왕이면 화끈하게 내 바지 속으로 손을 넣거나 해줬으면 했지만, 성수아는 옷 겉면으로 내 물건을 만지면서 자위할 뿐이었다.

 아쉬운 건 많았지만, 일단 기초 공사가 완료됐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성수아의 내면에 성욕이라는 기둥이 제대로 박힌 것을 확인했다.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성수아는 내 자지를 만지며 반찬 삼아 자위를 하다가 어제처럼 마무리를 지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하고 경비과 관리실에 들러서 간략한 보고를 받고 기과 교무실로 향했다.

 생각 같아서는 고충신을 괴롭히고 싶은 욕망이 샘솟았지만, 어차피 1년간 녀석이 이곳에 근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굳이 다급하게 요리할 필요가 없었다.

 천천히 요리하고, 풍미를 느끼며 맛보고, 다시 회복하면 천천히 요리하고….

 ‘일단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약 올리는 수준으로 갈구는 거지.’

 일단 저염식과 채식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강도를 천천히 높이다가 나중에는 중화요리처럼 불쇼를 해서 중식을 만드는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아르모니아가 내 말에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바로 강도를 높여도 참고 견딜 것 같습니다만?]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이라는 거 알아?’

 문간에 발 들여놓기라는 기법이 있다.

 상대방의 집에 들어가려면 일단 집의 문간에 한발 걸쳐놔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기법이었다.

 첫 만남부터 천만 원 빌려달라고 하면 아무도 안 빌려줄 것이다.

 하지만 만원부터 시작해서 점차 늘리며 빌리고, 갚고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천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이론이다.

 사람은 점차 단계를 높이면서 부탁을 들어주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위험한 부탁까지 들어주는 경향이 생긴다.

 믿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계속 믿음을 확신시켜줬기 때문에….

 이것도 비슷하다.

 분명 고충신은 내가 선을 넘는 짓을 해도 그만두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나는 녀석의 정신의 끝자락까지 굴복시키고 싶었다.

 이성적으로 어쩔 수 없이 내 말을 따르는 게 아닌, 감성적인 부분도 내 말을 따르는 인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속으로 욕하면서도 몸이 알아서 고개를 숙이는 그런 인간 말이다.

 일단 한 발씩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거실도, 화장실도, 주방도 내가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내가 자는 안방에 들어가도 거절 못 하는 멍청이로 만드는 거지.

 ‘사실 실험해보려는 게 제일 큰 이유거든.’

 솔직히 사람 관계를 어디서 시험해보겠나.

 나중에 다른 세계를 다니며 어떤 인간들을 만날지 모른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고충신에게 이것저것 시험해보는 것이 내 진짜 목적이었다.

 ‘하는 김에 갑질도 즐기고….’

 나는 오늘부로 갑질 생활을 각성한다!

 [솔직히, 재미가 더 큰 이유 아니십니까?]

 ‘뀨뀨?’

 [….]

 대답을 회피할 때 마침 기과 교무실에 도착했고, 초서현과 인사 후에 그녀에게 어제 이야기했던 사인에 관한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견학은 일단 다음 주에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하긴 중요한 부분이니 그냥 넘어가기는 힘들었겠네요.”

 교단, 탑, 대형 길드들….

 이 모든 곳에서 견학을 진행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한다.

 그들 입장에서 졸업을 앞둔 영사관 생도는 그야말로 자원이었다.

 인재 자원.

 인재가 많으면 많을수록 무조건 이득이다.

 그리고 길드의 위상을 생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교단과 탑은 워낙 유명해서 소극적이었지만, 그 밑에 대형 길드들은 최고의 인재를 붙여서 생도의 안전을 보장해줄 테니 견학을 보내달라고 성토했다고 한다.

 “일단 견학 장소는 총 다섯 군데예요. 교단, 탑, 그리고 세 길드.”

 그리고 외박이나 외출은 보류, 견학에 관련된 사항만 결정이 난 상태였다.

 어디로 가게 될지, 어떤 생도를 데리고 가게 될지 아직 정해진 게 전혀 없었다.

 “일단 내가 교단 쪽으로 추천해볼게요. 어차피 탑은 마과 쪽에서 가게 될 거고, 교단이 숙식은 제일 낫다고 알려져 있으니까요.”

 “응? 하루만 체험하고 오는 거 아닌가요?”

 “일주일이에요.”

 맙소사….

 나는 그냥 하루만 갔다가 오면 일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일주일간 견학을 하러 간 생도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맡게 되었다.

 초서현과 성수아가 왜 걱정하는지 이제는 좀 알 거 같았다.

 가게 되는 생도의 숫자는 우등생 3명, 추첨 3명.

 총 6명을 인솔해서 데리고 가는 형식이었다.

 일주일간 수업을 빠지면 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렇지 않다고 했다.

 견학하는 동안에는 생도의 신분이 아닌 임시 영웅의 신분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책임감도 그만큼 중요했다.

 무엇보다 실전을 체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훈련보다 힘들다고 한다.

 ‘제발 말 잘 듣는 놈들이 걸리길 기도해야겠네.’

 [일단 사건 사고가 대부분 외부의 요인이라고 하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내가 그렇게 통신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초서현이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일… 안 힘들어요?”

 “네?”

 “경비요.”

 “아, 괜찮습니다.”

 일부러 편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일단 일이 늘어난 건 사실이고, 굳이 편하다고 이야기해봤자 내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니까.

 초서현은 쭈뼛거리며 침묵하다가 나를 힐끗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피곤한 건 알겠는데…. 가끔 시간 좀 내줘요.”

 “하하, 알겠습니다.”

 “아니, 뭐…. 바쁘면 어쩔 수 없고….”

 “아직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일이 익숙해지면 꼭 시간 내겠습니다.”

 초서현은 내 말을 듣고 입가를 씰룩거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요, 그럼 수업하러 가죠.”

 ..

 ..

 뭐랄까, 초서현은 요새 만나지 못하는 걸 수업에서 대신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었다.

 생도들을 가르칠 때는 평소처럼 엄격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휴식 시간이 되면 내게 다가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말을 붙여왔다.

 확실히 저번에 있었던 습격 이후로 초서현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게 눈에 보였다.

 남들 눈치를 크게 보지 않고 내게 다가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그녀와 만났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꼈다.

 그렇게 기과 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후에 성수아도 견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다.

 “그… 다음 주에는 기과 생도들 견학이 있어요. 그리고 다다음 주에는 마과 생도들의 견학을 하게 될 거예요.”

 “네. 그런데 성수아 교관님.”

 “네?”

 “혹시 제가 무슨 실수를 했나요?”

 “아, 아뇨! 그럴 리가요!” 

 성수아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진 상태였다.

 초서현이 처음에 어색하고 지금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라면 성수아는 처음에 살갑게 대하다가 근래에 어색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사실 이유는 대강 알고 있었다.

 성수아는 나처럼 뻔뻔한 인간이 아니었다.

 이성을 앞에 두고 몰래 자위를 했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제 보니까, 어설프게 마무리해서 오히려 기분도 찝찝하겠네.’

 남자는 일단 한번 물리적으로 사정하면 만족하지만, 여자의 만족 메커니즘은 좀 다를 것이다.

 몰래 죄책감을 가진 채 자위를 했는데, 만족도 못 했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어떤 식이든 성수아가 내 덫에 걸릴 수 있게 계속 미끼를 던지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만약 고민하는 게 있으면 나중에라도 말씀해주세요.”

 “…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성수아는 씁쓸하게 웃으며 나와 함께 마과 수업을 위해 교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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