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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은 안전지대에 도착하자마자 어깨를 축 늘인 상태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하아… 오늘치… 포인트… 하아… 하아… 줘….”
“…고생했다.”
나는 일당을 주듯이 한여름의 어깨를 툭툭 치며 그에게 포인트를 건네줬다.
2만 5천 포인트.
처음에 1만 포인트를 간신히 받던 것에 비해서 2.5배 늘어난 수치였다.
5천 포인트가 깍인 이유는 실수가 아닌 내게 반항심을 보여서 생긴 감점이었다.
사실 실수야 잡으려고 하면 무조건 잡아낼 수 있었다.
없는 죄도 만들어내는 건 내 입장상 쉬웠다.
하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이 녀석은 안심시키는 것이다.
한여름은 오늘도 한봄이 만든 텐트로 쑤셔 들어가 그녀에게 소리쳤다.
“빨리 들어와 자! 괜히 밖에 있지 말고!”
“아 짜증 나네! 너 냄새 난다고!”
“크으… 닥쳐… 일단 여기 나가면 씻으면 그만이야…”
“하아… 존나 짜증 나네….”
한봄은 짜증을 내면서 나를 힐끔 바라봤다.
그렇게 얼마간 바라보던 한봄은 한숨을 내쉬더니,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미안하네.’
어떤 의미에서 나 때문에 한봄이 지독한 악취를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나도 텐트를 만들고 안에서 눕자, 옆 텐트에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어어….
그야말로 급속잠행이었다. 텐트에 들어간 지 1분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단순에 잠이 든 모양이었다.
좀 놀랐던 점은 한여름은 그래도 지금까지 코를 골지는 않았다.
정말 피곤하다는 증거였다.
그런데 한여름의 코를 고는 소리보다 중요한 한봄의 소리가 따로 들려오지 않았다.
‘…내가 너무 살살 했나?’
[오늘은 즐기시는 것에 너무 집중했습니다. 그녀가 딱히 절정에 도달하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한봄의 절정에 초점을 안 맞추고 내 기분에 초점을 맞췄다.
치한처럼 그녀의 엉덩이를 마구 주물렀고, 한봄은 한여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신경을 곤두세웠다.
‘설마 바로 자나? …응? 어?’
텐트 밖에서 한 사람의 실루엣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어어어….
일단 코를 골고 있는 한여름은 아니다.
그렇다면 실루엣의 주인은 단 한 명이다.
“저… 아저씨… 자요?”
“저… 아저씨… 자요?”
“….”
한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차례 더 불러봤다.
“아저씨… 자요?”
“….”
한봄은 인상을 찡그리면서 속으로 한탄했다.
‘아씨… 오늘은 왜 바로 자는 건데.’
심란한 마음을 가지며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한 번 더 불러보자니 깨우기 미안했고, 그렇다고 이대로 다시 돌아가서 자려고 해도 한여름에게 피어나오는 악취로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렇다고 텐트를 하나 더 설치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 텐트도 숙소 시스템과 같아서 1인이 여러 개를 설치해서 공간을 잡아먹는 것을 방지하고 있었다.
한봄은 미안한 감정과 이기적인 감정이 충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저히 한여름 옆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텐트를 두드리며 다시 한번 불러오려는 순간이었다.
툭툭….
“아저… 어?”
휙휙.
한봄은 텐트 안에 손을 이리저리 휘저어봤다.
어떠한 제지도 없이 그녀의 팔은 성수호의 텐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설마.”
한봄은 최대한 숨을 죽이며 성수호의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도 개인 공간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물이었다.
부수려고 하면 부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바로 주황색 소환사로 낙인찍힌다.
하지만 한봄의 몸은 어떠한 장애물을 만나지 않고 성수호의 텐트 안으로 손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하하… 아저씨… 나를 너무 믿는데?”
한봄은 손가락으로 코끝을 쓱쓱 문지르면서 실실 웃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한봄은 성수호의 숨겨놓은 마음을 살짝 들여다본 기분이었다.
조심스럽게 성수호의 옆에 누웠다.
한봄은 빈자리에 누웠고, 마침 그 자리는 성수호와 얼굴을 마주 보는 형태가 되어있었다.
“흠… 좋아…. 아주 좋아… 저런 병신같은 녀석 얼굴이랑은 차원이 다르네.”
평범한 여자가 들으면 전혀 이해 못 할 이야기지만, 한봄에게 한여름의 얼굴은 거지발싸개와 비슷한 레벨이었다.
거기다 지금은 거지발싸개의 냄새까지 풍기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한봄의 남자 혐오가 사라지게 한 성수호의 얼굴은 그녀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던 한봄은 자기도 시선이 밑으로 향했다.
이유는 심플했다.
“정말이지….”
한봄은 성수호의 음경 쪽으로 바라보면서 실실 웃었다.
성수호의 음경은 발기한 상태로 꼿꼿이 옆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한봄은 성수호의 눈치를 보면서 서서히 그의 음경 쪽에 손이 갔다.
‘흥… 복수다.’
헤실헤실 웃고 있는 한봄은 한편으로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성수호의 음경을 살살 쓰다듬었다.
비록 바지를 입고 있어서 완전히 느껴진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안에 있는 물건의 열기만큼은 완벽하게 느낄 수 있었다.
‘뜨겁다. 아프거나 하지는 않겠지?’
평생 남자의 성기를 만져본 일이 없는 한봄에게 지금 행위가 상대방에게 흥분을 주는 건지, 고통을 주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조금씩 쓰다듬자….
“후….”
“헉!”
한봄이 놀라서 손을 떼고 눈을 감았다.
그런 상태로 몇 초가 지나고 나서 실눈을 떠서 성수호의 상태를 확인해봤다.
“….”
“아오 씨… 깜짝 놀랐네. 그냥 자자.”
한봄은 피식하고 미소를 지으며 장난을 그만치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이었다.
“하연아… 더….”
“…아씨.”
한봄은 순간 눈을 번쩍 뜨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음경을 만진 건 한봄인데, 성수호의 입에서는 엄한 사람의 이름이 나온 것이었다.
그 말에 한봄은 도저히 넘어갈 수 없었다.
“짜증 나네…. 난 아예 상정도 안 해 놓는다? 좋아….”
“흐음….”
한봄은 대담하게 성수호의 바지를 풀고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내렸다.
성수호는 바지가 내려가는 순간에도 전혀 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봄이 바지와 속옷을 내린 순간이었다.
“크… 크네…. 전에 봐, 봤던 건 데도 이렇게 보니까 민망하네.”
회귀 직전 한봄은 성수호의 음경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남자의 음경을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창피함보다는 다급함이 앞선 상태라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여유로운 상황에서 보니 그녀의 생각은 실타래가 엉키듯 엉망이 되기 시작했다.
“하… 으힛… 꿈틀거린다…. 무슨 핏줄이 이렇게 팍팍 튀어나와 있냐….”
한봄은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진 상태로 성수호의 음경을 세세히 관찰했다.
“마, 만져도 안 깨어나겠지?”
한봄은 손가락으로 귀두를 툭툭 건드렸다.
혹시라도 성수호의 음경에 생채기가 날까 싶어서 손톱이 닿는 것도 주의하며 건드렸다.
그렇게 건드리자 얌전했던 음경은 빨딱 빨딱 흔들리기 시작했다.
“흐읏… 히히….”
한봄은 어느새 성수호의 음경을 손바닥으로 감싸고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와… 진짜 뜨거워….”
음경에서 발산하는 열기는 한봄의 쾌락으로 치환되어 그녀의 심장으로 흘러 들어왔다.
고작 음경을 보고 만지는 걸로 그녀의 흥분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성수호의 입에서는 또 여성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루나….”
“이런 씨!”
조용해야 할 상황임에도 한봄은 거친 성격을 드러내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저기요? 아저씨? 나 한봄이거든요?”
“흐으….”
한봄은 뒤척이는 성수호의 모습에 입꼬리를 길게 올려서 표독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어디 내 이름이 언제 나오나 확인 좀 해보자.”
한봄은 자신의 성욕보다 내면에 피어나기 시작한 승부욕에 초점을 맞췄다.
그녀는 천천히 손으로 음경을 움직이며 성수호의 표정을 관찰했다.
“으읏….”
“좋아… 좋아… 아저씨 그 표정을 보고 싶었어.”
언제나 끌려다녔던 한봄은 처음으로 리드하는 행위에 흥분감이 들끓기 시작했다.
비록 자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었지만….
“후… 진짜 딴딴하네.”
울퉁불퉁한 음경의 핏줄을 손바닥에 새기면서 천천히 왕복을 시도했다.
비록 처음 하는 행위이기에 움직임이 어설펐지만, 그녀는 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집중했다.
“하아… 하아… 아니 내가 왜 흥분되냐.”
“흐읏….”
한봄의 눈에는 성수호의 얼굴이 비쳤다.
가끔 음경에서 느껴지는 촉감으로 인해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한봄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나도 결국 첫 키스인 거겠지?”
회귀 전 한봄이 먼저 달려들어서 키스했다.
평생 남자 혐오를 품어오던 한봄에게 있어서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
그리고 그 남자와 키스를 한 것이다.
그 기억만큼은 절대 씻겨나가지 않았다.
한봄은 서서히 성수호의 얼굴로 다가갔다.
“아저씨…. 쪽….”
한봄은 성수호의 입술에 입맞춤하면서 동시에 수음 행위에 가속도를 올렸다.
성수호가 입을 벌리고, 한봄이 입을 벌렸다.
자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성수호의 혀는 리드미컬하게 한봄의 입안을 점령했다.
한봄은 성수호의 혀를 받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아저씨가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게 기분이 좋아.’
평생 능동적으로 살아왔던 한봄은 성수호의 앞에서만큼은 수동적으로 그가 이끌어줬으면 하는 심리가 있었다.
그렇게 영원히 지속될 거 같던 키스를 퍼붓던 성수호는 신음을 냈다.
“으으… 싼다….”
“어, 어! 자, 잠깐… 어, 어떡해!”
한봄은 남자의 사정 장면을 평생 본 적이 없었다.
분명 자신의 조수처럼 뿜어져 나오리라 생각했고, 머리가 혼란스러운 나머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민하연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쪽.)
(언니. 갑자기 손가락을 왜 핥아?)
(아! 손에 뭐가 묻어서!)
그리고 자신도 핥아먹었던 성수호의 정액.
한봄에게 그 두 가지 말고는 도저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성수호의 음경으로 입술을 향했다.
굉장히 위엄해 보이는 움직임으로 꿈틀거리는 음경.
하지만 한봄은 단 치의 혐오감도 들지 않았고, 바로 성수호의 새빨간 귀두를 입술 안에 집어넣었다.
그 순간이었다.
“흐읍! 끄으응! 끄으으읍!”
그녀의 목젖을 치며 들어오는 액체.
찐득하다 못해 젤리처럼 끈적이는 액체는 한봄의 입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흐으읍…. 끄으응….”
마시려고 해도 너무 걸쭉한 나머지 그녀의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어느 시점이 넘어가면서 나오는 양은 점차 줄어들었고, 그녀는 성수호가 사정한 정액을 입 안에 전부 넣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받아들인 남자의 정액.
성수호의 정액이 한봄의 입속에 넘실대며 찰랑거리고 있었다.
“흐으… 흐으으으.”
한봄은 성수호의 정액의 맛을 혀로 새기면서 목구멍으로 넘겼다.
“으윽… 한두 방울은 괜찮은데…. 이거 너무 많아….”
힘겹게 정액을 삼킨 뒤에 지친 표정을 지으며 성수호의 음경을 바라봤다.
귀두에서는 조금씩 정액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 저대로 두면…. 내 책임이니까 처리해줘야겠지? 쭈웁….”
“크읏!”
한봄은 미소 지으며 성수호의 요도에 남아있는 정액을 모조리 빨아냈다.
전부 빨아낸 것을 확인한 한봄은 고개를 들고 성수호를 내려다봤다.
성수호는 만족했다는 듯이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성수호의 표정을 본 한봄은 고개를 축 늘이고 중얼거렸다.
“하아… 내가 뭔 짓을 한 거지… 이거 누가 봐도 쓰레기잖아.”
사정을 마친 건 성수호였지만, 현타가 온 건 한봄이었다.
자고 있는 외간 남자의 바지를 벗겨서 대딸과 펠라… 심지어 몰래 키스까지 한 상황이었다.
남녀가 바뀌었다면 뒤집어질 일이었다.
하지만 성수호의 중얼거림이 그녀의 자괴감과 죄책감을 씻어내 줬다.
“한봄씨….”
“흐흐….”
한봄은 헤실헤실 웃으며 성수호의 옆에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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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봄은 일어나자마자 나를 보면서 사과했다.
“그… 미안해요. 너무 악취가….”
“하하… 그럴 수 있죠. 저 녀석보다 먼저 일어나서 다행이네요.”
성수호는 사실 한봄의 대딸, 펠라, 키스를 받고 나서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