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본 건가? 그 장면을? 그런데 회귀는 어떻게 하는 거지?’
회귀의 메커니즘은 다양하다.
한봄은 회귀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고, 한여름의 회귀 방식을 알아내려고 생각해봤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 건 하나였다.
‘…죽음. 만약 진짜 회귀면 그게 정석이긴 하지.’
대부분 회귀라는 시스템은 죽음으로 인해 과거로 되돌려지는 능력이었다.
‘일단 회귀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저씨랑 나랑 하려는 걸 어떻게 본 거야?’
하지만 그 부분까지는 한봄도 도저히 알아낼 수 없었다.
‘일단 아저씨한테 가자.’
한봄은 한여름의 걱정보다 혹시라도 성수호가 한여름 때문에 불쾌해져서 자리를 일어날까 봐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일단 언니랑 아저씨는 친하니까. 하아… 어떡하지… 이대로는 언니한테 할 말이 없는데….’
한봄은 정식 여자친구가 아니라도 좋으니 그와 같이 있고 싶었다.
따로 성적 교감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옆에서 계속 동료로서 자리하는 것도 만족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이 지나가는 순간 또 의심이 들었다.
‘…진짜 만족할까?’
그렇게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중이었다.
한봄의 눈에는 성수호와 민하연이 보였고 테이블로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 뭐야? 언니 왜 저렇게 고개를… 어…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민하연이 성수호의 음경을 입에 넣고 꾸물꾸물하고 있었다.
성수호는 눈을 감고 쾌감을 받아들이는 상태였고….
“두, 두 사람… 설마….”
한봄은 전 회차에 있었던 술자리를 떠올렸다.
갑자기 시작된 성수호의 신음, 그리고 민하연의 어설픈 행동… 그리고….
갑자기 테이블 밑으로 허리를 숙인 민하연.
“어, 언니… 설마 그때….”
갑자기 테이블에서 뭔가 찾는 행동을 하던 민하연은 일어나서 손가락에 묻은 뭔가를 입술로 핥았다.
(…쪽.)
(언니. 갑자기 손가락을 왜 핥아?)
(아! 손에 뭐가 묻어서!)
한봄은 그때 일을 떠올리며 바로 테이블로 향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갑자기 민하연과 성수호의 행동을 방해하고 싶은 욕구가 끓어올랐다.
“언니!”
“푸핫!”
한봄은 괜히 두 사람의 뒤에서 나타나지 않고, 테이블 건너편에서 말을 걸었다.
그리고 민하연은 갑자기 뭔가 뱉어내는 소리와 함께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쿨럭… 보, 봄아… 왔어?”
“…응. 뭐 하고 있었어?”
“뭐, 뭐를 떨어뜨려서….”
“아… 저 잠시 화장실 좀….”
성수호는 어정쩡한 자세로 몇 번 자세를 잡더니, 엉기적거리며 여관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수호가 나가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 한봄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민하연을 바라봤다.
“언니… 입술에… 뭐가 묻었는데?”
“으어?”
민하연은 황급히 휴지를 꺼내서 입술을 닦기 시작했다.
한봄은 당황한 민하연의 표정을 보면서 자기혐오가 들끓기 시작했다.
‘후우… 내가 왜 이러지.’
한봄은 아까 민하연과 성수호의 행위를 보고 질투심이 피어오르며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어 했다.
바로 전까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겠다고 다짐했던 자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러면 안 돼….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이잖아.’
무엇보다 한봄은 민하연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다.
남자가 바람피우는 것에 극도의 노이로제를 일으킬 정도로 고생한 여자였다.
‘하아… 일단 바람 좀 쐬고 오자.’
한봄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뒤, 얼굴을 열심히 닦고 있는 민하연에게 말했다.
“언니, 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어!? 응.”
그렇게 여관을 나온 한봄은 양 손바닥으로 자신의 볼을 툭툭 치며 중얼거렸다.
“하아… 정신 차리자….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이상한 생각 하면 안 돼.”
비록 성수호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건 불가항력이었다.
모유 수유의 경우에는 최소한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강제로 나오는 걸 빼는 방법이 도저히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행위를 고작 두 번 했을 뿐인데, 한봄의 머릿속에는 이미 그의 혀 놀림이 쾌락의 중추신경에 박혀버린 상태였다.
“한 달… 한 달 후에는 멈춘다고 했으니까. 그때까지만 가까이 지내는 거야.”
혼자 중얼거리며 주위를 돌아다녔고, 주위를 돌아다니다가 여관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한봄의 눈에 몰래 숨어있는 성수호가 눈에 들어왔다.
‘…? 뭐 하는 거지?’
왠지 조용해야 할 거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에 한봄은 조심스럽게 성수호에게 다가갔다.
한봄은 집중하고 성수호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조용히 물었다.
“…뭐해요?”
“!”
“흐읍!”
성수호는 놀란 표정과 함께 한봄을 끌어안고 그녀의 입을 막았다.
‘뭐, 뭐야!’
한봄이 놀라서 발버둥 치려는 순간 성수호가 다급하게 귓속말을 걸어왔다.
“잠깐만 조용히 해요….”
“….”
한봄은 순간 성수호의 귓속말에 차분함을 느끼며 얌전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남자 품에 안긴 한봄은 성수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침묵했다.
‘냄새… 좋다….’
평생 맡아본 적 없던 찐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한봄의 뇌를 녹이듯 달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수호는 한숨을 푹 쉬면서 그녀의 입에서 손을 떼었다.
“미안해요. 중요한 얘기를 하는 거 같아서 듣는 중이라….”
“….”
한봄의 귀에 성수호의 사과는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그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과 그의 몸에서 피어나오는 냄새에 취할 뿐이었다.
한봄은 문뜩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그의 곁에서 떨어졌다.
“무, 무슨 짓이에요….”
“죄송해요.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떨어져 있던 한봄은 어느 순간 성수호의 바지 쪽에 눈이 갔다.
아까 민하연과 했던 행위가 떠올랐고, 바지에 묻어 있는 액체들의 정체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안기는 바람에 자신의 손에 그 액체가 묻어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일단 저는 들어갈게요.”
“아….”
한봄은 성수호의 대답을 듣지 않고 바로 여관 안으로 후다닥 들어갔다.
그렇게 여관 안에 들어가서 자신의 손에 묻어 있는 액체를 슬며시 바라봤다.
끈적해 보이는 액체는 투명한 상태로 한봄의 손가락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이거… 그거 맞지?”
한봄은 손가락에 묻은 액체의 정체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혐오감에 불타서 당장 욕설과 함께 씻어냈겠지만, 한봄의 머릿속에는 오히려 괴상망측한 생각으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모유를 먹어준 성수호의 정액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뚫어지게 보던 정액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가 한봄의 콧속으로 스멀스멀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쾌감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손가락의 위치가 코로 다가갈 뿐이었다.
“시, 신기하네… 꽃냄새 같은데?”
미세하게 남아있던 거부감은 향기로운 냄새로 인해서 증발해버렸다.
그렇게 손가락에 묻어 있던 정액을 응시하던 한봄은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쪽.)
(언니. 갑자기 손가락을 왜 핥아?)
(아! 손에 뭐가 묻어서!)
그때 민하연이 했던 행동을 떠올리며 한봄은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과 입술 사이를 좁히기 시작했다.
‘하, 한 번만… 괜찮겠지? 아, 아저씨도 내 거 마셨었고….’
한봄은 그렇게 죄책감을 지우며 성수호의 정액이 묻어 있는 손가락을 입술 안으로 집어넣었다.
쓴맛이었다.
하지만 그 쓴맛에 중독된 것처럼 계속 음미하기 시작했다.
‘이상한 맛인데… 그런데… 하아… 하아….’
고작 정액 몇 방울 수준의 양이었지만, 한봄의 몸에서는 쾌락이 폭죽처럼 터지고 있었다.
그렇게 깔끔하게 손가락에 남아있던 정액을 전부 빨아 넘기면서 한봄은 생각했다.
‘하아… 좀 더….’
한봄은 휘청거리는 몸을 이끌고 민하연이 있던 테이블로 향했다.
***
나는 한봄이 여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깜작이야… 갑자기 나타나서 놀랐네.’
[다행입니다. 해산하는 순간이라 들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혹시 몰라서 양지현 무리의 계획을 몰래 엿들었다.
내 행동이 바뀌는 바람에 계획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다행히 그런 건 없었다.
양지현은 부하들에게 한여름과 접선하라고 명령했고, 내일 던전으로 유인하겠다는 계획을 똑같이 세웠다.
하지만 양지현이 계획을 똑같이 실행한다고 나도 똑같이 따라가 줄 이유는 없었다.
‘일단 양지현 쫓아가자!’
나는 수풀 안으로 사라진 양지현을 쫒기로 했다.
한봄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에 양지현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지만, 그녀가 향하는 방향으로 쭉 가다 보니 찾을 수 있었다.
양지현은 다섯 명의 조직원들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세 명씩 조를 짜서 행동하도록…. 무엇보다 상대는 강하다. 실명과 저주가 먹히지 않으면 나 모일 때까지 상황만 주시하도록.”
“여차하면 저희 모두가….”
“안돼. 보통 놈이 아냐. 실력을 확실히 알기 전에는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핵심은 한봄이었다.
나를 죽이는 것보다 그녀를 포섭하는 게 먼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돌아가서 대기하고 있는 나머지 녀석들에게도 모두 전하도록.”
“알게….”
“무슨 일이냐? 자, 잠깐!”
풀썩.
선두에서 대답하는 놈을 시작으로 모두에게 수면을 걸었다.
붉은 초승달 멤버 전원이 갑자기 쓰러지기 시작했다.
양지현은 갑자기 쓰러지는 조직원들을 보면서 크게 당황하며 바로 무기를 꺼내 들어서 주위를 경계했다.
나는 은신 상태로 양지현의 뒤로 조용히 다가가서 그녀의 머리에 화살을 조준하며 입을 열었다.
“부하들 살리고 싶으면 무기 거두는 게 좋을걸?”
“넌… 누구냐….”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 전 수장이다.”
..
..
나는 양지현에게 뻥카를 쳤고, 그녀는 이번에도 내 말에 잘 걸려들었다.
특히 인피면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간파한 시점에서 바로 신뢰한 듯 보였다.
나는 수풀 사이에서 나자빠져서 자는 붉은 초승달 조직원들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여기에서 회의하면 나 잡아가달라고 부탁하는 수준 아닌가?”
“죄, 죄송합니다….”
사실 이 정도 마을이면 굳이 귀찮게 밖에서 만날 필요가 없긴 하다.
어차피 대부분 초보자나 위층에서 피난하듯 내려온 녀석들이 전부다.
오히려 레드 소환사들을 보면 도망치기 바쁠 것이다.
“일단 네가 말한 계획대로 계속해.”
“그, 그렇지만….”
“됐어. 어차피 내가 걸려들 일도 없을 테니까. 오히려 연습 상대로 좋겠지.”
“부탁드립니다. 부하들의 목숨은….”
양지현의 꿈에서 잠깐 들은 수준이지만, 타케이치 소우타라는 놈이 정말 위험한 놈이긴 한가 보다.
정작 양지현도 직접 본 적이 없을 텐데도 말이다.
그녀가 이렇게 걱정하면서 부탁하는 것을 보면 정말 부하들에 대한 애정이 단 하나도 없었던 놈인 건 확실했다.
뭐, 굳이 죽일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공짜로 부탁을 들어줄 이유도 없다.
“나는 너를 죽일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저 녀석들은 살릴 이유도 없지. 쓸모없는 녀석은 오히려 손해야.”
“하, 하지만… 조직에 충성을 다한 자들입니다. 부디 선처를….”
“…좋아.”
“아!”
양지현은 기쁜 표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양지현의 가슴을 한껏 움켜쥐었다.
“흐읏! 지, 지금 무슨….”
나는 당황하는 양지현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비릿하게 웃었다.
“내 성욕을 풀어주면 살인 욕구도 자연스럽게 내려가지 않겠어?”
양지현의 심정이 어떨까?
부하들이 옆에서 쿨쿨 자고 있는데, 저 얼간이 같은 놈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기 몸을 희생하고 있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다급하게 양지현을 따라와서 굳이 지금 그녀를 따먹으려는 건 이유가 있었다.
‘종속… 진짜 이거는 내가 가진 스킬 중에서 최고다.’
[설마 회귀에 영향을 안 미칠 것이라고는 저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봄이 내 자지를 자신의 음부에 꽂아 넣으려는 순간 한여름이 자살했고, 나는 정지한 한봄을 데리고 함선으로 데리고 왔다가 다시 원래 장소로 보내줬다.
그런데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미녀 삼인방을 봤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들의 하복부 쪽에 내가 새겨놓은 음문이 또렷하게 비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아르모니아는 종속이 왜 남아있는지에 대한 회의를 거듭하며 나온 결론은 하나였다.
종속이라는 마법진을 만들 당시 마나 드레인 마법진과 결합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원거리에 머물러도 계속 무한 유지가 되는 마법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새겨놓은 마법진은 내가 회귀에 영향을 받지 않으니, 덩달아 그녀들에게 새겨진 마법진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된 것이었다.
즉….
‘음문은 새겨놓으면 무조건 이득!’
한번 새겨놓으면 한여름이 회귀하더라도 내가 회귀에 휩쓸리지만 않으면 그 상태 그대로 보존된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양지현은 내 말을 잘 따르는 여자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지금 음문을 새겨놓으려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양지현은 생각보다 내 페이스에 잘 끌려오고 있었고….
나는 일단 양지현의 인피면구를 벗게 만들고 그녀의 가슴을 마음껏 희롱하기 시작했다.
“흐읏….”
“…?”
좀 의아했던 건 그녀의 반응이 자주 해본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