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56화 (157/898)

 창술 9, 검술 6, 권술 8, 창술 5…. 대부분 근접전에다 레벨은 5~8 사이였다.

 그나마 한 명이 레벨 9로 제일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었다.

 ‘뭐지? 여기 치고는 높은 레벨은 맞는데. 위층에서 온 것 치고는 낮은 느낌인데?’

 [아직 수호 님께서는 1층이시기에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한번 층을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레벨이 낮아집니다. 그리고 그건 그 층에 있는 동안 계속 유지됩니다.]

 ‘아하….’

 가령 5층까지 도달한 자가 4층으로 내려가면 레벨 1 감소.

 그 밑에 3층을 가면 2 감소.

 2층으로 내려가면 4 감소.

 1층으로 내려가면 8 감소.

 즉, 내려갈 때마다 내려가는 수치가 2배씩 증가한다고 설명해줬다.

 거기다 감소하는 레벨은 중첩되는 거다. 내려갈 때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거다.

 다시 위층으로 가면 바로 원상 복귀된다고 한다.

 [아마 꽤 높은 층을 등반한 자들이 저층의 소환사를 학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스템이라고 판단됩니다.]

 ‘이야… 그럼 5층에 있던 녀석들이 별 생각 안 하고 이곳에 오면 잘못하다가 뒤질 수도 있다는 거네.’

 [그렇습니다. 훗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뭐, 죄송할 것까지야.’

 나는 아르모니아의 설명을 듣고 대충 계산해봤다.

 일단 내 궁술은 레벨 15다.

 이 중에서 그나마 높다고 하는 민하연이 레벨 10인데, 그것을 훨씬 상회하는 레벨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다 내 활은 뇌속성과 결합해서 쇼크 비를 단번에 죽일 정도로 강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즉 내 기준에서….

 “캬~ 어떻게 운이 좋아서 저 여자랑 붙었네?”

 “노숙자 집합소에서 언제까지 지낼 수 있을 거 같아?”

 이런 녀석들은 지금 당장 한방에 세 네 명의 머리를 한 번에 꿰뚫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해도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가 없었다.

 ‘아오, 존나 귀찮네. 그렇다고 레드 소환사가 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레드 소환사가 되든 말든 그냥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찰나에 게꼬수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존나 거지 같은 새끼들이네. 저 새끼들 좀 죽여

 나는 그 말에 바로 채팅창으로 말했다.

 “아니, 무슨 빨간 줄 그을 일 있어요….”

 레드 소환사가 되면 너무 제약이 많아진다.

 능력치 하락에, 마을에서 지내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거기다 한여름의 회귀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이상, 다른 건 몰라도 레드 소환사만큼은 피해야 했다.

 혹시라도 내가 레드 소환자가 되자마자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회귀 포인트라도 바꾸면 골치 아픈 상황이 연출된다.

 내가 이런저런 고민으로 신경 쓰고 있을 때, 게꼬수가 나를 답답하게 보며 채팅을 쳤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바보냐? 결투 신청해서 조지면 되잖아.

 “쟤들이 받을까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쟤들이 니 실력을 알겠냐 멍청아 ㅋㅋㅋㅋㅋㅋ

 “…그렇네?”

 나는 어제 막 제피룸에서 온 놈이다.

 사냥은커녕 활 한번 당기지 않고 패거리들과 대치하는 중이었다.

 거기다 저놈들은 어제 나와 트러블이 일어나서 나를 아니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증거로 내 앞에 어슬렁거리면서 시비를 거는 중이다.

 “어제 그놈이구먼?”

 “캬하하. 만 포인트 평생 갈 거 같지?”

 “만 포인트랑… 저기 여자들 주면 우리가 여기 지내는 동안 계속 돌봐줄게. 어때? 푸하하하!”

 상대방의 짜증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위층에서 나름 산전수전 겪으면서 살아난 놈들이니 시비를 거는 건 도가 텄을 것이다.

 나는 그런 패거리의 말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새기면서 게꼬수에게 한 가지 물어봤다.

 “결투… 꼭 일대일로만 해야 해요?”

 ***

 ‘하아… 빨리 사냥해야 하는데. 오늘도 허탕 치면 위험해….’

 한봄은 시비를 걸고 있는 남자들을 보면서 속이 타들어 갔다.

 위그드라실 안에서 의식주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주거지였다.

 음식은 생각보다 돈이 덜 들고, 옷도 원래 입던 옷이 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낼 곳이 없다면 저 두 가지의 혜택에도 애로사항이 생겨버린다.

 음식은 여관에서 지내면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의류 복은 여관에서 자면 알아서 세탁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길거리에 나앉는 순간 배를 곯을 수도 있고, 옷도 빨지 못해서 위생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그녀는 어쩌다 보니 여관에서 리더처럼 앞장서서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한계는 있었다.

 위층에서 내려온 소환사들은 아무리 능력치가 깎인다고 해도 막 이곳에 진입한 사람들이 비벼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 상태에서 사냥을 계속 방해하며 그녀를 압박하고 있었다.

 “오~ 한봄. 지금이라도 고개 숙이고 오면 내가 매일 귀여워해 줄게!”

 “야! 잰 내 거야 꺼져!”

 “지랄하네! 내가 처음 왔을 때….”

 한봄은 남자들이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보면서 입맛을 다시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

 속으로 욕을 하고 있지만, 그 욕이 그녀의 불안감을 지워주지는 못했다.

 이대로 계속 궁지에 몰리다가는 여관을 뺏기고 자칫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새끼들… 내가 너희들 밑에 들어가느니 자살을 하겠다….’

 속으로 울분을 토하며 무시하려는 순간이었다.

 멀리서 민하연의 분개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번만 더 애한테 시비 걸면 죽는다….”

 “오오…. 설마 이놈이 남친이었어?”

 “크하하! 완전 비실이가 따로 없구만.”

 민하연이 남자들과 시비가 붙어서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한봄은 남친이라는 단어에 한여름을 보호해주나 싶어서 내심 안심했다.

 두 사람이 다시 가까워지는 게 그녀의 목표였으니까.

 그런데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정상인으로 잘 돌아다니고 싶으면 수호 건드리지 마라? 어?”

 “오호! 무서운데?”

 “설마 저 녀석이랑 벌써 잔 거야? 에라이….”

 패거리들은 민하연을 보면서 비아냥과 시비를 섞으면서 조롱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조롱에 반응한 건 민하연 본인이 아닌 한봄이었다.

 “이 씨발 놈들이!”

 자신을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민하연에게 저런 말을 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녀가 달려들어서 자칫 주먹다짐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성수호가 한숨을 쉬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좆같네.”

 “캬하하! 지금이라도 여자들 데리고 오면 우리가 편하게….”

 “아니, 니 얼굴이 좆같다고.”

 “이런 씨발 놈이….”

 원래 이런 상황에서는 논리보다는 원색적인 비난이 제일 효율이 좋은 법이었다.

 그리고 성수호의 원색적인 비난은 계속 이어졌다.

 “너무 얼굴이 좆같아서 여자 트롤이 너를 딜도로 생각하겠다. 인마.”

 “이런 개새끼가!”

 “오우, 진동 기능도 있네? 색깔도 빨갛게 바뀌고. 암컷 트롤한테 인기 많겠는데?”

 “이런 개새끼가!!”

 “할 줄 아는 말이 개새끼밖에 없냐. 트롤 딜도. 아니, 덩치가 크니까 바이브로 해줄까? 트롤 바이브?”

 “아아악!!!”

 남자는 분노한 채 창을 꺼내들어서 성수호에게 위협을 가하려고 했다.

 하지만 트롤 바이브라고 불린 남자는 생존과 직결된 만큼 화를 내며 육성으로 괴성을 지를 뿐이었다.

 그 모습에 패거리뿐만 아니라, 민하연 일행도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웃음 사이에는 한봄도 있었다.

 ‘말 하나는 잘하네.’

 한봄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면서 한편으로 걱정이 앞섰다.

 ‘저 새끼 리더처럼 움직이는 거 같던데. 귀찮아지기 전에 빨리 중재를….’

 귀찮은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존과 직결된 만큼 지금 당장은 최대한 문제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봄의 중재보다 트롤 바이브의 폭발이 먼저 터져버렸다.

 “너 내가 이대로 웃으면서 넘어갈 거 같아?”

 “현란한 진동으로 넘어가 주면 안 될까?”

 “씨발 새끼가!!”

 트롤 바이브는 주위를 보면서 자신의 패거리를 둘러보면서 외쳤다.

 “야! 이 새끼 덮쳐서 죽여!”

 “죽이는 건….”

 “그건 좀….”

 다들 기세 좋게 시비를 걸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냥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만약 성수호를 공격해서 피해를 주더라도 주황색에 머물게 되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수로 누군가가 막타를 쳐서 성수호가 죽게 되면?

 아무리 약한 공격이라고 해도 죽는다면 무조건 레드 소환사가 되는 것이었다.

 다들 그것만큼은 꺼리고 있었다.

 “내가 책임진다고! 죽여!!”

 “….”

 다들 침묵할 뿐 따로 말대답하지는 않았다.

 나름 리더라는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다들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도 반항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트롤 바이브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중에 성수호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정 죽이고 싶으면 결투 어때?”

 “…진심이냐?”

 남자는 실실 웃고 있는 성수호를 보면서 입가를 씰룩거렸다.

 하지만 성수호의 모습을 본 한봄은 난처한 기색을 표했다.

 ‘그냥 약 올리는 선에서 끝내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저 남자는 실력으로 이기는 힘들 텐데.’

 한봄에게 이 싸움의 결말은 훤히 보였다.

 어떤 직업을 가진지도 모르는 성수호와 이 마을에서 창술 레벨이 제일 높다고 알려진 남자.

 그냥 다치는 선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자칫 신체가 불구가 되어서 포션으로도 재생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동료가 아니라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수가 있었다.

 트롤 바이브는 혹시라도 성수호가 중간에 뺄까 봐 일부로 기가 눌린척하면서 결투장을 내걸었다.

 성수호의 얼굴 앞에는 결투장이 도착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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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 크래쉬가 당신에게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승리 보상 : 10,000포인트)

 (상대방의 승리 보상 :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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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호는 그 결투장을 보더니, 바로 팽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대일은 너무 재미없는데?”

 “흥, 쫄았냐? 설마 너는 동료를 끼겠다는….”

 성수호는 트롤 바이브의 말을 끊고 웃으며 말했다.

 “너희 패거리 전원 덤벼도 돼. 자~자~ 한 명 낄 때마다 보상으로 만 포인트씩 늘려줄게!”

 그 말에 주위에 있던 패거리들이 귀가 솔깃하면서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들 성수호의 말을 잘못 들은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자기 편으로 오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성수호가 겁이 나서 잘못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수호는 재차 강조하면서 말했다.

 “나는 혼자 싸울 거고, 너희는 계속 수를 불려도 돼. 이기기만 하면 내가 무조건 한 명당 만 포인트씩 줄게!”

 “….”

 그 말에 잠시 침묵하던 패거리들은….

 “나! 나도 끼겠어!”

 “미친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야. 그런데 말이 되냐? 이제 막 올라온 놈이 포인트가 어디 있다고 저렇게….”

 한 남자가 불안한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성수호가 대놓고 패거리들에게 결투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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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호가 당신에게 대규모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승리 보상 : 1인당 10,000포인트)

 (성수호의 승리 보상 : 자신의 전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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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진짜야!!”

 “캬! 오늘은 노났네!”

 “허… 미친새끼….”

 트롤바이브는 자기가 보고 있는 화면이 정말 맞는지 눈을 비비면서 계속 확인했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 성수호의 승리 보상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들의 승리 보상만이 눈에 들어왔다.

 주위에 있던 패거리들은 성수호의 결투장에 환호를 지르며 마구잡이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성수호는 여유만만하게 서 있다가 민하연에게 다가가서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민하연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성수호의 말을 들었고, 성수호가 말을 전부 듣고 그에게 한마디 했다.

 “무슨 일 있으면 정말 가만 안 둔다?”

 “걱정 마.”

 “…알았어. 조심해.”

 민하연은 성수호를 뒤로 하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한봄에게 다가가서 다급하게 말했다.

 “봄아, 가자. 빨리 가야 해.”

 “뭐? 어딜 가는데?”

 민하연은 한봄의 말을 다 듣지 않고 그녀의 팔을 잡고 강제로 끌고 가면서 다른 파티원에게도 말했다.

 “이리 오세요. 빨리!”

 “아! 네, 네!”

 여성 삼인방은 어벙한 상태로 성수호를 보다가 민하연의 호통 같은 외침에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봄은 민하연에게 끌려가면서도 성수호 쪽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아직도 여유만만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뭔지… 응? 쟨, 왜 안 와?’

 마을 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한봄 눈에 비친 건 실실 웃고 있는 한여름의 모습이었다.

 ..

 ..

 민하연은 한봄을 이끌고 간 곳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여관이었다.

 그리고 그 거주하는 여관에서 민하연은 여관에 있는 멤버들을 모조리 데리고 다른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 안에서 지내는 사람의 숫자는 이미 백명을 넘은 지 오래였다.

 대규모 인파가 지나가니 평소에 시큰둥한 마을 NPC 들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도저히 답답함을 참아낼 수 없었던 한봄은 민하연에게 물었다.

 “언니! 도대체 뭔데? 가서 말릴 생각을 해야지! 이제 슬슬 싸움 시작할지도 모르잖아.”

 “…걱정마.”

 한봄은 민하연의 행동과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저 사람 불구가 문제가 아니라 죽을 수도 있는데….’

 한봄이 아무리 한여름과 민하연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해도 성수호가 죽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한봄이 자신도 모르게 걱정하는 사이에 어떤 여관 앞에 도착했다.

 민하연은 다른 사람들에게 기다리라고 하고 한봄만 데리고 여관에 들어갔다.

 민하연과 성수호가 처음 들렀던 여관이었다.

 한창 사냥하는 오전이라 그런지 식당에는 단 한 명만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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