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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6화 〉135화 영웅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2-3) (136/898)



〈 136화 〉135화 영웅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2-3)
‘정말 노리고 쏘는 거라고?’

초서현은 성수호의 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만약 초서현이 저렇게 멀리서 지원해주는 처지라면 지금처럼 활을   있을까?

‘절대 못 해….’

초서현은 자신의 실력을 확신했다. 절대 못 한다고….

궁술 실력의 의미가 아니었다.

만약 성수호처럼 잘 조준할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괜히 오기를 부려서 실력을 발휘한답시고 생도들이 다치는 위험을 무릅쓰며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성수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활시위를 당겨서 조준하고 있었다.

거기다 무작정 화살을 난사하지도 않았다.

정말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때, 화살을 쏴서 생도들의 행동을 정확히 저지하고 있었다.

잠시당황하던 생도들은 이내 바로 자세를 잡고 초서현에게 달려왔다.

‘일단 나도 애들한테 집중하자.’

초서현이 이 대련을 하는 이유는 어떠한 변수도 없을 것이라는 전제해서 행하는 훈련이었다.

자신의 성격을 잘 아는 초서현은 생도들에게 최대한 빈틈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다시 자세를 잡았다.

초기에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그녀는 여유롭게 6조와 대련할  있었다.

그러나 계속 여유로울 수는 없었다.

‘큭… 얘는 전보다 훨씬 빨라졌네.’

초서현이 다른 멤버들에게 집중하고 있을 때, 그녀의 측면에 송아라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송아라에게 날아오는 화살.

쏴아악!

‘됐어. 잠시만 멈춰세우면… 뭐!’

스읏! 팟!

송아라는 사선으로 검을 휘둘러서 날아오는 화살을 튕겨냈다.

화살은 힘을 잃고 땅바닥에 허무하게 떨어졌지만, 송아라의 기세는 더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앗!”
“읏….”

위협적으로 그어지는 칼날에 초서현은 이동을 멈추고 피하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따라잡은 6조의 육탄공세를 맛보기 시작했다.

‘이, 이건 좋지 않은데.’

초서현은 살짝 당황한 상태로 무수한 검날을 피하며 뒷짐을 풀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여유로운 태도와는 달리 온 힘을 다해서 피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치를 하고 있을 때 그녀를 향해서 하나의 화살이 날아왔다.

성수호의 화살이 아니었다.

“큭!”

생도의 화살이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에 위협을 느끼며 피하려는 찰나.

슈욱! 타앙!

생도의 화살이 다른 화살에 맞고 튕겨 나갔다.

‘나이스!’

초서현은 자기도 모르게 기쁜 마음에 성수호를 보면서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하지만 원거리의 위협이 사라졌다고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제일 큰 문제는 그녀가 공격을 못하는 데다 무기도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로지 모든 공격을 회피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네 명의 생도가 초서현을 포위하면서 열심히 공격을 퍼부었고, 그중에서 송아라의 공격은 확연하게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젠장… 이, 이대로는….’

초서현의 이마에서 구슬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녀가 슬슬 긴장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였다.

아까까지 잘 도와주던 성수호의 화살도 지금은 원거리에서 오는 위협만 막아줄 뿐, 따로 초서현을 직접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했다.

초서현도 이런 난전 속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리라 직감하자, 점점 더 그녀의 심장이 옥죄어오기 시작했다.

‘안돼! 애들 앞에서 한심한 모습을 보일 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하아앗!”

송아라가 빈틈을 보인 초서현에게 검을 올려서 내리치려고 했다.

그녀가 휘두르는 검날이 초서현에게 닿는다고 해도 피해를 줄 수는 없었다.

아무리 송아라가 기과 탑이라고 해도 생도의 수준으로 현역 영웅 초서현의 호신강기를 한 방에 박살 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초서현의 긴장감을 터트리기에는 충분한 일격이었다.

초서현은 순간 몸이 굳어서 송아라의 칼날을 당황한 상태로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슈우욱! 타아앙!

“크으읏!”

휘둘러오던 칼날이 화살에 맞고 궤도를 이탈해서 엄한 땅바닥에 꽂혔다.

잠시 멍하니 보던 초서현은 송아라의 상태를 보더니, 정신 차리고 다시 진열을 정비했다.

‘일단 포위를 벗어나자!’

초서현은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다른 6조 생도들을 피해서 거리를 벌렸다.

그 후에도 초서현에게 위협적인 공격이 지속해서 들어왔지만, 그때마다 성수호의 화살이 6조 생도들의 무기를 전부 맞춰서 저지해줬다.





***




“오늘 고생 많았다. 평가는 내가 직접주관적으로 점수를 매길 것이고, 이따 점심시간 이후에 평가 내용을 뽑아서 줄 테니까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방과 후에 하도록.”
“““네!”””

원래라면 생도들에게 스마트 워치로 전송해서 편하게 확인하게 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전산망의 문제로초서현이 직접 일일이 프린터로 뽑아서 주겠다고 설명했다.

초서현은 교탁에서 내려오고 나서 성수호에게 말했다.

“잠시 교무실로 오세요.”
“네.”

성수호는 평소처럼 짧게 대답하면서 초서현의 뒤를 따라갔다.

초서현은 뒤에 따라오는 성수호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그가 오늘 보여줬던 실력을 상기했다.

‘분명 파괴력이나 사거리는 평범한 생도 수준… 아니, 좀 더 밑이야. 그런데 명중률이나 연사력만 따지면 상급 영웅 수준이었어.’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그의 수준은 하급 영웅 수준이었다.

지금처럼 10000등 밖에 있을 수준의 사람이 아니라는 게 초서현의 평가였다.

초서현은 교무실에 들어와서 자신의 책상에 앉고 나서 그를 올려다봤다.

“오늘 정말… 수고 많았어요.”

순간 고맙다고 말할 뻔했던 초서현은 바로 말을 정정했다.

성수호는 그 말을 듣고 평소처럼 굳은 표정을 대답했다.

“아닙니다. 초서현 교관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일단 내일도똑같은 수업으로 진행할 거예요.”

초서현은 다음 날도 이런 식으로 대련을 진행할 것이고, 좀 더 다른 방식을 추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오늘과 다른 점은….

“내일은 저도 직접 주무기를들고 대련할 거예요.”
“…그럼 생도들과 실력으로 너무 차이가 나지 않나요?”
“아, 내일도 마찬가지로 저는 일절 공격하지 않을 거예요.”

오늘의 훈련은 생도들이 명의 실력자를 추격할 때의 감각을 익히게 하는 수업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내일은 넓은 대련장에서 이동과 방어를 구사해서 생도들의 임기응변을 끌어올리는 수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 애들이 실력은 좋지만, 아직 특정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이 미숙해요. 원래는 2학기에 이루어질 수업이지만 좀 일찍 해도 문제는 안 될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럼 부르신 이유는…?”
“…평소에 체력 좀 기르세요.”
“네, 알겠습니다.”

초서현은 자신이 말해놓고도 속으로 살짝 후회하고 있었다.

‘아씨, 이게 아닌데…. 뭔가 핀잔주는 느낌이잖아.’

그녀는 자신이 했던 말을 후회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계속 같이 일할 거잖아요. 그 체력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잖아요.”

그리고 후회했다.

‘아씨!! 그냥 다치지 않게 몸 관리하라는 의미인데 말이 왜 이렇게 나와!’

평소에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이나 격려의 말을 해본 경험이 없던 초서현은 자신의 어휘력을 저주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초서현이 해왔던 말투 때문에 이번에도 성수호에게 체력 부실하다고 지적하는 모양새처럼 보였다.

성수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하….”

초서현은 이 이상 말해봤자,  엉망이 되리라 생각하고 내려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가보세요. 내일 봐요.”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성수호가 교무실을 나간 것을 확인한 초서현은 바로 책상 안에 있던 서류를 이 잡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의 종이를 책상 위에 놓고는 뚫어지게 쳐다봤다.

“…진짜 아무것도 없네.”

그녀가 보고 있는 건 성수호의프로필이었다.

하지만 프로필이라는 이름과 무색하게 경력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기본적인 신체 기록과 개인정보가 적혀 있을 뿐이었다.

“하아…. 괜찮은 사람 같은데.”

초서현이 한 말은 남자로서가 아닌, 사람으로서 괜찮다는 의미였다.

영사관에는 매년 보조 교관이 들어오고, 초서현은 그들과 같이 일해왔다.

처음부터 그녀가 이렇게 까칠했던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영사관 출신도 아닌 인물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고, 어디까지나 자신의 책무를 열심히 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오는 보조 교관은 책임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고, 언제나 월급 타령과 유급 휴가 노래를 부르는 한심한 인간들 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온 인물도 같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는 행동거지부터 일의 마무리까지 보니, 초서현은 그가 굉장히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체력 좀 기르고… 궁술 실력만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으면… 우리 길드에 추천해볼 만한데.”

초서현도 본인이 소속한 길드가 있었고, 교관 복무가 끝나는 즉시 바로 길드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보조 교관치고 준수한 능력을 지니면서 성실한 인물.

그의 실력 부분만   향상된다면 길드에 도움이 되는 인물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초서현이 그에 관한 생각으로 꽉 찬 건 보조 교관의 위치나 성실함뿐만 아니었다.

성수호에게는 초서현이 제일 부러워하는 게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게 화살을 쏠 수 있지? 진짜 부럽네.”

초서현은 언제나 궁사들이 부러웠다.

한발 한발 소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화살을 집중해서 쏘는 그들의 모습이 언제나 초서현에게 자극을 주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차분함과는 거리가  초서현은 그들을 동경할  직접 활을 들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있어서 최고의 궁사 자질을 가진 성수호가 부러웠다.

“나도 그렇게 정확하게 맞춰봤으면 좋겠다.’

초서현은 의자를 뒤로 젖혀서 누운 뒤, 자신을 지켜서 엄호해주던 성수호를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



나는 교무실을 떠나서 식당 건물로 향했다.

‘다행히 애들 수준에서는 먹히네.’
[현재 30만 에넬이 있습니다. 궁술을 올려보시는  어떻습니까?]
‘그럴까…. 아! 저번에 스킬 레벨 10이 넘어가면 요구하는 에넬이 달라진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스킬 개화에 들어가는 에넬은 1만.

그리고 스킬을 올릴 때마다 들어가는 에넬은 100으로 시작해서 2배씩 증가한다.

그렇게 스킬레벨을 10까지는 2배씩 증가하다가 레벨을 10부터 스킬 레벨 1씩 올리는 데 들어가는 에넬은 5만씩 들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스킬 레벨이 16이 되면 그때부터 레벨 1을올리는데 들어가는 에넬은 10만입니다.]
‘스킬 레벨을 5단위로 끊어서 에넬이 소모되는 거구나.’

10부터 1씩올리는 데 5만씩 소모.

15부터 1씩 올리는  10만씩 소모.

현재 내 궁술 레벨은 12이다.

‘일단 15까지 올려보자. 내 주력은 순수 궁술보다는 조준력이라 갑자기 실력이 확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알겠습니다.]
‘이야… 궁술 전에 올려놓기를 잘했네.’

초서현의 말을 듣고 나서 개화했어도 괜찮았겠지만, 갑자기 배워서 쓰려고 했다면 부담감이 좀 있었을 것이다.

위그드라실에 있던 튜토리얼 보스전에서 위급한 상황에서 써봤던 경험 탓인지 오늘  솜씨가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다.

조준력이 씹사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생도와 초서현을 향해서 조준하다 보니 꽤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전혀 떨리지 않고 바로바로 화살을 쏠 수 있었다.

 덕분에 초서현이 나를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고.

아직 툴툴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원래 성격이니 하고 넘어가야지.

그렇게 식당에 도착하니 오늘의 메뉴가 눈앞에 보였다.

“크… 대박. 무슨, 학교에서 소고기가 나오냐.”

식당 입구에 식단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을 때, 뒤에서 목 울림소리가 들려왔다.

“크흠….”
“…어.”

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뒤돌아서 바로 반가운 마음에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아, 성수아교관님. 안녕하세요.”
“….”
“…?”

하지만 성수아는 내 인사를 무시하고, 뾰로통한 표정을지으며 눈을 찡그리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에게 뭔가 불만이 있어 보이는 표정이었다.

생각해보면 내 입장에서는 20일이 지났지만, 성수아는 2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아니면 혹시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무슨 일 있었나?’
[음흉한 여자의 음흉한 행동입니다. 조심하십시오.]
‘….’

또 시작이군….

나는 아르모니아의 말을 넘기고, 성수아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그… 성수아 교관님, 혹시 무슨  있으신가요?”
“네, 있어요.”
“무슨 일이…?”

내가 묻는 말을 끊고, 성수아가 내 흉부 앞까지 다가와서 가슴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

“오늘도 아침밥 드시러 안 오셨죠?’
“아…하하… 그게 사정이….”

나는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배식하는 동안 그녀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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