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화 〉121화 XXX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26)
“죽여버리겠어!!!!!!!”
갑작스러운 한여름의 포효에 민하연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이불을 들어 올려서 몸을 가렸다.
그녀는 한여름을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표정은 누가 봐도 침입자를 본 눈빛이었다.
“뭐야!! 너 왜 여기 있어!!”
“지금!! 그, 그게!! 할 말… 이야!?”
한여름은 고혈압을 말기 환자처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나도 그랬는데, 뭘….
‘크아~~~~ 역시 NTL의 묘미는 들키는 거지!’
[그런데 수호님, 왜 한여름에게 안전지대를 허가해 놓으신 겁니까?]
현재 한여름의 위치는 내 객실 안에 한 발짝 들어온 상태였다.
원래라면 허가된 인물이 아니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흐흐흐…. 저놈이 어떤 짓을 할지 궁금해서.’
만약 상대가 비올라의 오빠인 용사나 성수아의 약혼자인 초강현 같은 괴물이었다면 절대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허접 중에 개허접.
현재 제피룸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소환사 전부가 한여름과 일대일로 싸우면 간단하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노비스의 스킬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7회차가 되도록 한여름의 능력은 요지부동이었다.
일부러 스킬 레벨을 안 올렸던가, 아니면 올릴 수 있는 스킬이 없던가, 아니면 나처럼 신체적인 능력이 향상되는 스킬이 아니거나.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뭐, 일부러 안 올린 건 아니겠지?’
[그래도 조심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한여름이 다가옵니다.]
한여름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손으로 인벤토리에서 낡은 검 하나를 꺼냈다.
“너… 너 이 새끼… 네가 뭔데… 하연이랑!!! 죽일 거야!!!”
“수호야! 일단 피해! 내가 막을 테니까.”
“민하연! 저리 안 비켜!?”
한여름은 고혈압 증세에서 잠시 벗어나 어떻게든 내 가슴에 칼빵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었다.
그런 한여름을 향해서 민하연은 이불을 들어 올려 몸을 가린 채 나를 막아주고 있었다.
그녀는 비릿한 조소를 입가에 담으며 한여름을 조롱했다.
“내가 왜 비켜야 하는데?”
“뭐!? 네… 네가 어떻게 나한테….”
한여름은 양손으로 들어 올린 낡은 검을 부들부들 떨면서 경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하연이 그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지금 당장 나가주지 않을래? 분위기 깨지 말고.”
“이…이…이… 씨발!!!”
한여름은 민하연의 뒤에 있는 내게 칼을 찔러보겠다는 식으로 덤볐다.
그리고 그 순간….
“크악!!! 뭐, 뭐야!!”
“…감히 내 여관에서 이런 행패를 부린다고?”
한여름의뒤에는 키가 160 정도 되어 보이는 풍만한덩치를 가진 중년 여성이 그의 목덜미를 잡고 밑으로 주저앉혔다.
여관주인이었다.
언제나 능글맞게 웃던 모습은 사라지고 험상궂게 지은 표정과 함께 팔에는 엄청난 핏줄이 솟아 나와 있었다.
여관주인은 그 솟아난 혈관들을 더욱 두껍게 만들며 힘을 주기 시작했다.
한여름이 눈물 콧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놔!!!! 아파!!!!!”
여관주인은 다시 능글맞게 웃으며 우리를 향해서 사과했다.
“에구구…. 간만에 손님이 왔는데, 이런문제를 일으켜서 죄송해요.”
“아, 아닙니다….”
“어…괘,괜찮아요….”
나는 여관주인의 기세에 눌려서 굽신거리기 시작했다.
민하연도 마찬가지고….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ㅋㅋㅋㅋ 저 병신 엔피씨한테 걸렸네. 이제 죽게 생겼네.
나는 채팅창을 보고 의아해서 채널 대화로 입을 열었다.
“엥? 여기 주민들이 소환사를 죽여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그럼. 저기 찌질이 머리 위에 빨간색 다이아몬드 보여?
게꼬수의 말을 듣고 한여름의 머리 위를 보니, 조그맣지만 빨간색 정팔면체의 도형이 둥둥 떠 있었다.
“저게 뭐예요?”
내 질문에 게꼬수가 웃으며채팅을 쳤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ㅋㅋㅋㅋㅋ저거 레드 소환사 된 것임. 저렇게 되면 일단 웬만한 엔피씨한테도 적대적 관계가 돼서 살해당함. 거기다 자기 영역 침범한 놈에게는 가차 없지.
즉, 한여름은 진심으로 내게 검을 찌르려고 했다.
그래서 레드 소환사가 된 것이고….
“그 말을….”
나는 아르모니아에게 말했다.
‘준비해 줘.’
[알겠습니다.]
“사, 사… 려…저… 크에….”
통신이 끝남과 동시에 단말마가 나지막이 울리며 한여름의 목이 꺾였다.
잘생긴 얼굴은 그대로인 채 혀를 내밀고 눈이 충혈되어서 코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삐용~삐용~삐용~
-타겟(한여름)이 사망했습니다!-
‘이런 식이구나. 와……알람 개 구리네….’
한여름의 사망과 동시에 내 앞에 홀로그램 알람창이 떴고, 애들 장난감에서나 들을 수 있는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보고 이해 못하는 게꼬수
└게이 같은 꼬추의수호자: ? 뭐야? 뭔 일이야?
‘아, 하긴 저 양반은 위그드라실 안에 있으니까, 효과가 없는 거구나. 뭐, 어차피 회귀하면 다시 원상 복귀니까.’
나는 민하연을 안고나서 통신했다.
‘자, 아르모니아. 해줘.’
***
“크아아악!!”
한여름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나뒹굴었다.
“하아… 하아… 씨발….”
쇼크 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공포감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대부분 죽을 때는 한 방에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목이 꺾이는 그 감각이 한여름의 심장도 옥죄어 왔다.
“이게 뭐야고… 시발… 이게 뭐야!!!”
처음 이곳에 올 때는 한여름도 공포심을 느꼈었다.
하지만 가호를 정할 때, 갑자기 몇백억의 포인트가 주어졌고, 추천 가호에회귀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환호를 질렀다.
주인공이다.
자신이 웹게임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흥분해서 모든 것을 가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7회차.
그가 처음으로 절망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여름은순간 눈물 콧물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씨발… 흐윽… 미나여… 니가… 크윽…어떠케….”
평생 사랑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여자가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자의 골반을 타고 교태를 부리는 모습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다시 처녀가 되었더라도 한여름의 뇌에는 이미 다른 남자의 정액으로 가득한 자궁을 가진 민하연으로 각인되어 버렸다.
“씨발… 씨발….”
분노할 힘도 없는 상태로 콜로세움 바깥으로 나가졌다.
갑작스러운 빛과 함께 자신을 바라보며 걱정하는 세여자.
“어머! 무, 무슨 일 있으세요!?”
“어떡해…. 눈물 좀 봐….”
“무슨 일이에요!?.”
여자들이 한여름의 눈물을 닦아 주면서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의아한 듯 쳐다보는 민하연.
그녀는….
“뭐야? 무슨 일이야?”
퉁명스럽게 말하면서 한여름을 찌질이 보듯이 보고 있었다.
“이 씨발!!!”
한여름은 아까 민하연의 교태가 떠오르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도망쳤다.
“어머! 여름 씨!”
“가, 같이 가요!”
“그, 어! 저도!!”
세 여자는 민하연의 눈치를 보더니, 한여름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
“대박….”
민하연은 도망가는 한여름을 보면서 멍하니 그쪽을 바라봤다.
한여름이 죽는 순간 민하연은 걱정했다.
혹시 이번에는 성수호를 잊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도 됐어…. 대박!’
민하연은 지금 당장 단숨에 뛰어가서 성수호를 끌어안고 춤을 추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기억을 못 하는구나.’
민하연이 쳐다보는 성수호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여름이 발광하며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놀란 듯 보였다.
그녀는 도도한 분위기를 잡으며 성수호에게 다가갔다.
‘생각해보면 저번에는 너무 가벼운 여자처럼 보였던 거 같아…. 컨셉을좀 바꿔야지.’
민하연은 최대한 신경을 써서 단아한 걸음으로 성수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혹시 파티 있으세요?”
“네? 아… 아뇨.”
그 후 두 사람의 대화는 명료했다.
서로의 통성명과 자기소개를 했다.
민하연은 최대한 짧게 대화하고 필요한 말만 딱딱 골라서 입에 올렸다.
처음 성수호와 만났을 때, 그에게 보였던 태도였다.
그녀는 겉으로는 절도있게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애간장이 타서 터질 지경이었다.
‘아! 답답해! 하지만 참자….’
이번에는 컨셉을 잡은 만큼 민하연은 인내를 가지고 그와 파티를 맺고 표정을 굳히며 사냥에 나섰다.
..
..
팟!
민하연은 활시위를 놓으며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슬라임을 꿰뚫었다.
그녀는 몬스터를 잡고 나서 나온 아이템을 대충 확인하고 주위를 둘러봤다.
“아, 마침 저기 안전지대 있네요. 좀 쉬어요.”
“네.”
성수호는 짧게 대답하며 민하연을 따라갔다.
그녀는 안전지대 쪽으로 걸어가는 내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과거로 돌아오는 거라면 괜찮아. 하지만 만약… 만약 정해진 위치가 존재한다면?’
민하연의 최대 고민은 성수호와의 관계였다.
이유는 모르지만, 한여름의 회귀에 휩쓸린다는 결론을 내린 민하연은 전과는 다르게 친분을 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벼운 여자처럼 보이는 것도 싫지만, 실수로 정립된 관계가 우연히 계속 유지가 된다면?
민하연이 제일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이제부터 좀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
민하연은 평생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남자가 섹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민하연이지만, 그전에 성수호와 했던 행위는 그 선을 넘은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미쳤지… 그게 그렇게 좋을 줄은 나도 몰랐지….’
나름 정신력이 강하다고 자신했던 민하연은 한번 섹스에 맛에 들리니 주체하지 못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털털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부모님의 교육관 덕분에 여자로서의 몸가짐은 지키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그리고 남자에게 아양을 떨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여자들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녀는 한여름을 사랑했을 때도 그런 행동은 절대 일절 삼갔을 정도였다.
그런 그녀는….
(내 남친 요기 있네~~ 흐흐.)
성수호의음경을 매만지며 그를 요염하게 쳐다보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흐흐… 나도 미쳤지….’
자기도 모르게 실소를 내뱉으며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아까 갑자기 제안해서 놀랐을 텐데. 같이 사냥해줘서 고마워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저야 혼자였으니까.”
“….”
민하연은 고민 끝에 말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요? 생각해보니까, 저희 마을도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잖아요. 일주일간은 생활해야 하니까, 같이 알아봐요.”
“그러죠.”
..
..
두 사람은 마을로 돌아와서 정산을 시작했다.
짧게 사냥해서 그런지 분배금은 각자 3만씩 떨어졌다. 그야, 평범한 소환사들에 비해서는 파격적인 분배금이었지만….
그리고 민하연에게 나온 아이템이 하나 있었다.
“푸른 슬라임의 내핵? 처음 보는 거네.”
“아, 그거 초보자용 항마력 물약? 그거 재료일 거예요. 아까 본 기억이 있어요.”
“비쌀까요?”
“가격은 저도 잘….”
“흐음….”
민하연은 문방구에서 파는 젤리 괴물 같은 아이템을 요리조리 만지며 구경하다가 성수호에게 건네줬다.
“이거 가지세요. 생각해보니까, 아이템도 분배해야 하잖아요.”
“아, 괜찮습니….”
“가져요.”
민하연은 성수호에게 아이템을 억지로 넘겨주고 마을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돌아다니는 중에 포션 가게에 들렀다.
“아, 일단 아이템은 제가 팔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네.”
민하연은 짧은 대답으로 성수호를 보낸 뒤에 어깨를 늘어뜨리며 입을 열었다.
“하아… 힘들다. 신선하긴 하다만….”
민하연은 성수호와 계속 만나는 게 지겹지는 않았다.
다만 최소한 첫 만남은 슬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있었다.
바로 부둥켜안아도 이상하지 않을 관계.
지금 당장 민하연이 바라는 관계였다.
그렇기에 민하연은 서로를 위해서라도 처음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역시 남자들은가벼운 여자는 싫겠지? 후… 좀만 참지 뭐.’
민하연은 희미한 미소와 함께 팔짱을 끼고 있을 때, 뒤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하연아….”
“아, 매각은 다 하고… 한여름?”
포션 가게에서 한여름을 만났다.
***
한여름은 비명을 지르며 외각까지 가서 몇 차례의 구토를 한 뒤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다만 정신을 차린 대가로 몸 상태는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곁에 있던 건 세 여자뿐이었다.
민하연이 따라오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여자들은 일단 한여름의 호감을 사기 위해 그를 데리고 악착같이 포인트를 벌어다 줬다.
그 뒤 마을에 도착한 한여름은 민하연을 찾았다.
한여름의 상태가 걱정된 세 여자는 당연히 그를 따라나섰고, 우연히 포션 가게에서 그가 찾던 민하연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 하연아….”
“어? 한… 여름? 어, 어디 갔었어?”
민하연은 한여름을 당황한 표정으로 한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여름은 민하연을 보면서 안도하고 있었다.
혼자 있는 모습.
한여름이 원했던 모습이었다.
“그… 갑자기 너무 속이 안 좋아져서 그랬어. 미안….”
“아….”
“지금… 여기 있는 분들이 도와주셔서 간신히 포인트 벌었어.”
“아….”
민하연은 의무적인 대답을 하고 있었지만, 한여름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민하연이 혼자 있는 모습만이 그를 안도하게 만들어줬다.
한여름은 민하연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하연아, 미안해. 내일부터는 정신 차리고 너 꼭 지켜줄게.”
“응? 아니, 뭐 지켜주기는 뭘.”
“내가 어떻게든….”
한여름이 말을 하는 도중이었다.
“아! 왔어요?”
“네.”
“…뭐야. 네… 네가 왜 여기에….”
한여름은 절망에 휩싸인 듯한 표정으로 민하연의 옆에 선 성수호를 바라봤다.
민하연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밝은 미소와 함께 한여름에게 소개했다.
“자, 여기 내 파트너야. 아… 파티원이라고 해야 하나?”
“성수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으어….”
한여름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서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