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화 〉120화 XXX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25)
“…그럼 이따 보자.”
“응, 조심하고.”
민하연은 아쉬운 목소리를 내며 성수호와 헤어졌다.
그녀는 마을 반대편으로 넘어가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지금 이렇게 반복된 게 몇 번째일까? 그리고 왜 이렇게 반복되는 거지?’
민하연은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이해해보기 위해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 있었던 마지막 상황을최대한 떠올려봤다.
한여름이 성수호를 밀쳤다.
성수호가 위기에 처했다.
그런 성수호를 구하고 그를 잡고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성수호가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곳을 본 민하연의 시야에는 한여름이 쇼크 비가 쏜 침에 머리를 꿰뚫렸다.
‘…그게 끝이야. 그리고 한여름은분명히 이 상황이 반복되는 걸 인지하고 있고…. 그렇다는 건….’
민하연은 이 반복되는 상황의 원인을 결론지었다.
‘한여름의 죽음. 걔가 죽으면 다시 처음으로 오는 거야. 그럼… 왜 이번에는 나 혼자만 이렇게 기억을 간직한 걸까?’
민하연은 결국 그 원인까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그 상태로 동쪽 입구에 도착했을 때….
“야! 민하연!!”
“…?”
그 장소에 먼저 와 있던 한여름이소리를 치면서 민하연에게 다가왔다.
표정이 딱 봐도 노기가 서려서 보통 화난 게 아닌 듯싶었다.
민하연의 앞까지 다가온 한여름이 또 소리쳤다.
“도대체 어디 있던거야!?”
“…? 무슨 소리야? 어디라니?”
“너 하루 종일 객실에 안 돌아왔잖아!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아….”
민하연은 한여름을 보면서 반성했다.
‘괜히 어제 다른 행동을 보여서 의심을 산 건가? 귀찮네….’
원래라면 한여름은 민하연이 객실에 있는지, 없는지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언제나 밤이면 다른 여자 찾으러 가느라 자신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민하연은 한여름을 보면서 말했다.
“어제 돌아다니다 보니까, 다른 숙소도 있는 거같아서 거기서 지내봤어.”
“아니, 왜 그런 곳에서 혼자 지내는데?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어차피 숙박시설이 그게 그거지.”
한여름은 민하연의 귀찮음을 감지하지 못하고 계속 쏘아붙였다.
그렇게 쏘아붙이는 중에 나머지 멤버도 합류했다.
박선희였다.
민하연은 그녀를 흘깃 보고 나서한여름의 말을 끊고 말했다.
“자, 사냥 가죠.”
“내 말 아직 안 끝….”
“이제 조금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필드에 진입할 거고 그럼 경쟁 때문에 포인트도 벌기 힘들어져. 빨리 출발하자.”
민하연은 한여름의 말을 더는 듣지 않고, 마을 밖으로 나갔다.
“하….”
“그, 그래요. 여름 씨…. 일단 포인트 벌고 나서 이야기해도 되잖아요?”
“….”
한여름은 포인트라는 말에 날카롭게 벼르던 신경을 거두고 민하연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여름이 출발하자, 여자 두 명도 그의 뒤를 따라가기시작했다.
그런 두 여자의 뒤에서 박선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들었는데….”
“네?”
“어떤 거요?”
박선희가 두 여자를 붙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
..
박선희는 사냥 중간중간 쉬는 시간마다 두 여자에게 아까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이야기해줬다.
“대박….”
“그런데 그거 사실일까요? 그 두 사람이 거짓말한 걸 수도 있잖아요.”
“아니에요. 애초에 저 들으라고 한 이야기로 시작한 게 아니라서 확실할 거예요.”
“어떻게 여름 씨를 두고 그런 짓을….”
세 여자는 민하연에 대한 험담으로 가득한 대화를 이어갔다.
세 여자도 민하연과 평범하게 만났다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관계였겠지만, 이미 시작부터 한여름의 여자친구라는 자리로 들어온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보세요. 우리는 내팽개치고 저런 여자한테매달리잖아요.”
세 여자가 이렇게 여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민하연 때문이었다.
이곳에 오고 2일간 이런 휴식 시간에는 민하연은 혼자 있고, 한여름은 다른 여자들과 수다를 떨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 민하연이 알아서 떨어져 주는 편이었지만….
그런데 지금 한여름은 민하연에게 달라붙어서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세 여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증거도 없이 알려줘봤자….”
“맞아요. 그리고 그렇게 말해도 오히려 우리만….”
“그래서 제가 계획한 게….”
박선희는 다른 두 여자에게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알려줬다.
“아! 그거 괜찮은 거 같아요!”
“확실히 그렇게 하면….”
“좋아요. 두 분모두 동의하는 걸로 알게요. 일단 제가 민하연을 뒤쫓아갈게요. 그리고 선희 씨는 여름 씨 객실을 감시해주시고, 혜은 씨는 혹시 모르니까 제피룸 여관 앞에서 기다려주세요.”
““네””
그렇게 세 여자는 두 사람이 들리지않게 모종의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
..
“하… 제발 그만 좀 하지?”
“뭐!? 야! 너 걱정하는 사람한테….”
“걱정이 아니라 잔소리잖아. 여기 위험한 곳이 어디 있다고.”
한여름의 잔소리는 마을에 올 때까지 계속됐다.
그는 어제와 다르게 포인트 따위는 안중에 없었고, 민하연에게 계속 달라붙어서 잔소리하고 있었다.
민하연은 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저번에는 안 그랬는데. 고작 잠시 자리 좀 비웠다고 저렇게 흥분하나?’
한여름의 행동은 저번과 너무 달라서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까, 수호랑 파티도 하지 않았고…. 저번에 수호를 보면서 험담도 했고….’
민하연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무수히 많았지만, 제일 유력한 이유는 하나였다.
‘혹시 보스전에서 나랑 수호가 거리감이 없어 보여서 그런가?’
민하연은 한여름이 평소에 눈치가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민하연이 남자와 어떤 식으로든 친분이 있는 느낌을 주면 그녀를 닦달했다.
‘아씨… 그거 같은데.’
민하연이 남자와 간단히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아주 싫어하던 한여름이었다.
그녀는 보스전에서 성수호와 친근감을 보였던 게 한여름의 이런 행태를 벌이는 이유라고 단정 지었다.
민하연도 평소에 사냥할 때는 다른 파티원 들의 눈치를 보느라 거리감을 뒀지만, 보스전에서는 위급한 상황인 만큼 남의 눈치를 볼 겨를이 없었다.
지금 한여름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요약해보면….
죽기 전에 민하연이 성수호와 친해진 것을 확인했다.
그러니 또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여름은 불안해서 성수호를 배제한다.
하지만 배제하고 나서 민하연의 행동이 달라진 것을 감지.
한여름의 불안감 증폭.
이게 민하연이 생각해낸 최종 결론이었다.
‘…안 되겠다. 오늘은 좀 조심해야겠어. 수호는 나랑 다르게 기억이 없는 상태야. 만약 한여름이 이상한 짓을 하면 곤란해져….’
“알았어, 조심할 테니까. 그만 좀 해.”
“…알았어, 미안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
한여름은 못마땅한표정이었지만, 민하연의 ‘거짓’ 백기를 보고 더는 추궁하지 않기로 한 듯했다.
민하연은 한여름의 걱정이라는 표현을 듣고는 가식적인 웃음을 지었다.
‘하아… 빨리 이 녀석 좀 어떻게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녀의 마음속에 한여름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성수호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와 어울려주기로 생각했다.
‘뭐, 이따 저녁에 빨리 자는 척하고 몰래 빠져나오면 모르겠지.’
민하연은 한여름에게 억지웃음을보이며 호텔로 향했다.
***
그는 언제나 운이 좋았다.
게임에서 원하는 아이템이 있으면 바로 나와줬고.
우연히 들른 카지노에서 별생각 없이 굴렸던 주사위로 몇억을 번 적도 있었다.
심심해서 구입한 로또는 1등이 당첨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인생에서 제일 운이 좋다고 생각한 건 단연코 하나였다.
민하연.
그녀를 만난 것을 최고의 행운이라고 자부하고 살았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고 싶었다.
다른 남자와 잠깐이라도 대화를 나누면그녀를 몰아세우기 일쑤였다.
다행히 민하연의 집안을 잘 알고 있던 한여름은 종교적인 이유로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함부로 눈을 돌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거기다 평소에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그녀이기에 한여름은 언제나 믿고 있었다.
자신에게 푹 빠졌다고.
객실에서 한참을 누워있던 한여름은 일어나면서 중얼거렸다.
“그 연금술사 새끼…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 하도 닦달해서 데리고 왔었는데. 역시 안 되겠어. 파티는 그냥 여자들로만 구성하자.”
한여름은 죽기 직전에 있었던 장면을 떠올렸다.
자신을 내버려 두고 성수호를 구하는 민하연.
그 모습이 도저히 평범하게 동료를 구하는 모습 같지 않았다.
“일단 파티에는 끌어들이지 않았으니까, 변수는 없어졌어. 어차피 하연이가 남자에게 먼저 다가갈 리도 없고…. 분명 그 연금술사가 뭔 짓을 했던 게 분명해.”
한여름은 내심 안심하면서 객실을 나섰다.
방을 나오자마자 옆방에 눈이 돌아갔다.
그리고 갑자기 행동이 달라진 민하연을 떠올렸다.
“그 연금술사 녀석이 없어져서 갑자기 그렇게 변한 건가? 아냐…애초에 몸이 안 좋았던 걸 수도 있잖아.”
한여름은 민하연의 행동을 되짚으며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모든 상황이 계속 똑같지는 않네. 조금이라도 바뀌면 이렇게 변화가 되기도 하는구나.”
그는 주위를 신경 쓰지않다 보니 소소한 변화는 감지 못했다.
하지만 민하연은 달랐다.
민하연에게 일어난 변화에는 둔감한한여름도 이질감을 느꼈다.
“…한번 찔러볼까?”
원래 한여름은 성욕을 풀기 위해 다른 여자를 찾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들로서는 새로운 만남이었지만, 한여름의 입장은 달랐다.
슬슬 질려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한여름은 민하연의 행동 변화를 보면서 말도 안 되는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오히려 기회일 수 있잖아? 그래 한번….”
똑, 똑, 똑.
한여름은 기대감이 차오른 중지로 방을 노크했다.
“…?”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한번 노크를 시도했다.
똑똑똑.
다급한 노크와 함께 한여름은 불안한 마음에 방문을 강제로 열려고 했다.
철컥! 철컥!!
“야! 민하연!!”
쾅!쾅!쾅!쾅!!
한여름은 혹시나 자고 있는가 싶었지만, 이 정도로 크게 문을 두드리는 데도 조용한 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타인의 방이라는 이유로 방문이 열리지 않고 있었다.
“하아… 설마 자고 있나? 민하연!!”
그렇게 방문을 세차게 또 두드리려는 순간이었다.
“아! 여름 씨.”
“응?”
박선희였다.
한여름은 문을 두드리려는 것을 멈추고 억지로 미소 지으며 물었다.
“하하…여긴 무슨 일이야?”
“아… 여름 씨랑 이야기나 나누고 싶어서요…. 시간 되시나요?”
“…이야기?”
한여름은 박선희의 행동을 보면서 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찾아온다고? 원래 내가 자리를 비울 때라서 몰랐던 건가?’
한여름은 박선희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말했다.
“미안, 지금 하연이랑 잠깐 이야기 좀 하려고. 이따 내가 찾아가도 될까?”
한여름은 막상 박선희를 보니,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는 일단 민하연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녀를 찾아가려고 마음먹었다.
“어… 그런데 하연 씨는… 지금….”
하지만 박선희는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으로 선뜻 대답을 못 했다.
한여름은 그 모습에 뭔가 싶어서 물었다.
“왜 그래?”
“그… 별일 아니에요. 하연 씨 바람 쐬려는 건지 마을을 돌아다니더라고요. 그리고 아까 여관 앞에서 마지막으로 봤고….”
“하아….”
한여름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은 민하연을 떠올리며 화가 나려고 했다.
하지만 일단 당장 민하연을 찾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연이 어디서 봤어?”
“그… 제피룸 여관 쪽에서….”
박선희는 조심스럽게 자세한 위치를 한여름에게 알려줬다.
하지만 한여름은 머리를 벅벅 긁더니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씨, 그렇게 설명하면 어떻게 알아…. 안내해줘.”
“…네.”
박선희는 뒤돌아서 그를 안내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비릿하게 웃었다.
..
..
그렇게 두 사람은 제피룸 여관 앞에 도착했다.
“여기 안으로 들어갔다고?”
“들어가는 건 못 봤어요. 그런데 아까 여관 얘기한 걸 봐서는 들어간 게 아닐까요?”
“…아니, 이런 곳에서 왜 자려고 하는 거야.”
한여름은 이곳에 성수호가 있다는 생각 따위는 전혀 하지 못하고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진한 알코올 향이 그의 코를 자극했다.
“아오! 냄새….”
아무도 없는 테이블에 엄청난 술병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여관 주인이 마침 치우는 중이었다.
“어이구, 이번에는 손님이 많이….”
“여기 예쁘장한 여자 한 명 안 왔어?”
“…허허.”
여관 주인은 이마에 혈관이 돋아난 상태로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
“그걸 알려줄 이유가 없습니다만. 투숙객 정보를 함부로…. 어이구 이봐!!”
한여름은 여관 주인을 무시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2층에 올라온 순간이었다.
(하앙! 이 자세가 제일 기분 좋아! 하앙! 안에 닿고 있어!)
(크읏! 체력 너무 좋은 거 아냐? 하읏!)
(흐흐! 너 체력 기를 때까지는 내가 이렇게 짜낼 거야! 그러니까 빨리 체력 좀 길러! 하응!!하앙~!)
호텔과 너무 다른 방음 체계였다.
“더러운 놈들… 이런 곳에서 저렇게 하고 싶을까…. 하연이는 왜 이런 곳에서 잔다고….”
민하연을 찾기 위해 다른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이었다.
희미하게 들리는 단어에 그의 발걸음이 멈춰버렸다.
(쌀 거 같아! 하연아!)
(하앙!! 안에다 싸!!)
“…뭐? 뭐…? 뭐??”
한여름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움직여서 교접하고 있는 두 남녀의 방 앞에 서 있었다.
원래라면 타인의 방에 함부로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두 사람의 방문은 제대로 닫혀있지 않았다.
방음이 되지 않은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여름은 당장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심장이 멈춰서 뇌가 정지한 듯한 느낌을 받은 한여름은 아무 생각을 못 하고 본능적으로 문고리를 감싸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을 때, 그의 눈에 비치는 모습은….
“싼다!”
“하으으으응!!!”
갈색 머리를 흩날리며 알몸으로 성수호의 골반 위에 절정의 표정을 짓고 있는 민하연의 모습이었다.
민하연은 경직된 한여름을 눈치채지 못하고 거친 숨을 쉬면서 성수호의 성기의 감각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아… 수호야… 사랑해.”
“흐읏… 하연아… 그러고 보니까 너 남친은 어떻게 할 거야?”
“에이… 분위기 깨게…. 지금 내 남친은…. 흐응!”
민하연은 허리를 들어 올린 뒤, 정액이 흘러내리는 성수호의 귀두에 입술을 맞추고 나서 그를 올려다보며 씽긋 웃었다.
“내 남친 요기 있네~~ 흐흐.”
그 순간 이성의 끈이 끊어진 한여름이 포효했다.
“죽여버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