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105화 XXX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10)
‘회귀를 안 해?’
아르모니아는 내 말을 듣더니, 잠시 침묵하고는 말했다.
[…설마하니수호님이 그 부분을 모르리라 생각 못 했습니다.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함선ㅇ….]
‘아니, 알고 있지. 크크….’
아르모니아는 내 말의 의미를 유추하지 못하고 의문을 표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상황을 제가 이해를 못 하고 있습니다.]
‘아르모니아.’
[네.]
‘회귀를 대처할 방법… 찾아냈어.’
[…정말이십니까?]
평소에 침착하던 아르모니아조차 놀란 기색을 띠며 통신을 했다.
나는 침대에 누운 상태로 헤실거리며 통신했다.
‘응, 아마 가능할 거 같아.’
[혹시 모르니, 미리 말씀 해주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알았어…. 방법은… 워프야.’
[…워프 말씀이십니까?]
나는 아르모니아에게 설명해줬다.
한여름의 회귀는 가호로 이루어지는지고 있었다.
그리고 가호의 시스템은 이 행성, 위그드라실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그런 회귀의 시스템은 당연히 위그드라실 안에 있는 존재들에게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주인공이 죽기 전에 나를 함선으로 워프시키고, 다시 원상 복귀시킨다면?’
[…가능합니다. 워프는 연속 두 번 사용 가능합니다. 즉시 수호님을 함선으로 부르고, 바로 회귀지점으로 복귀시킬 수 있습니다.]
‘좋아!’
[…죄송합니다. 워프를 담당하면서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하… 죄송할 게 뭐 있어…. 나도 우연히 알았는데.’
회귀라는 거지 같은 능력에 당하다 보니까, 나나 아르모니아나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태였다.
그 결과, 시야가 좁아지고 해결책을 내부에서 찾으려고 노력하게 된 것이었다.
일단 제일 중요한 해결책을 찾아냈다.
하지만….
[다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 그 멍청한 놈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거….’
만약 그걸 해결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해결책일 뿐이다.
제피룸에 있는 동안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여름이 죽을 상황은 이곳에 있는 보스전뿐이다.
그리고 보스전에서 쇼크 비가 마비 파동을 쏠 때, 워프를 사용하면 된다.
병신같이 또 넘어져서 뒈지지 않는 한 제피룸에 있는 동안은 회귀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그럼 나머지 해결책의 반쪽을 메꿔주는 녀석이….
‘분명 가호겠지….’
[아마 5회차의 수호님은 쇼크 비의 마비 파동을 보고 모든 것을 생각해낸 것 같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경험한 상황으로 순식간에 해결책을 떠올린 거겠지.
그리고 나는 보스를 나중에 잡자고 한 한여름 덕분에 시간을 끌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던 거고….
이제 반쪽짜리 해결책을 완벽한 만들어줄 가호에 초점을 맞출 차례였다.
‘정지라….’
[문제는 결국 회귀와 연관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연관된 가호를 적으면 포인트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가호에 회귀라는 단어를 적는 순간 천문학적인 수치의 포인트를 요구하게 된다.
“아르모니아, 내가 그동안 적으려고 했던 가호들 보여줄 수 있어?”
[가능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얼마 후에 리스트가 눈앞에 띄워져 있었다.
-회귀할 때 기억과 능력을 고스란히 가지고 간다.-
-회귀할 때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간다.-
-회귀할 때 능력을 고스란히 가지고 간다.-
-회귀할 때 그 회차에 사용했던 포인트를 환불받는다.-
..
..
앞에는 죄다 ‘회귀할 때’라는 단어가 붙어 있었다.
뭐 당연한 결과다.
지금 나만 하더라도 회귀를 해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런데 그런 가호들은 전부 천문학적인 수치의 포인트를 요구하기에 불가 판정을 받았다.
하물며 간단하게 포인트를 환불받는 것조차도….
‘고마워, 필요하면 부를게. 이대로 놓고 레나한테 가줘.’
[알겠습니다. 필요하시면 불러주십쇼.]
나는 리스트를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분명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마냥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한여름이 제피룸의 보스를 잡을 정도의눈치와 수준이 생기기 전에 찾아야 했다.
..
..
“뭐!? 오늘도?”
“네, 이대로는 마지막 날 잡겠다고 한 보스 때, 오히려 민폐를 끼칠 거 같아서 그렇습니다.”
“…하아.”
한여름은 짜증이 폭발할 거 같은 표정으로 짝다리를 짚고 나를 내리 깔봤다.
개새끼… 키 존나 크네….
어제는 조용하던 파티원들도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그… 연금술사님. 이렇게 가면 마지막 날에도 문제가 될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요…. 어제도 저희 시간 손해도 많이 봤어요.”
“맞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다른 분 구했죠.”
한여름의 비해서 불평의 강도는 약했지만, 그녀들도 이번에는 조용히넘어가지 않았다.
계속 호텔에서 묵으려면 어느 정도의 포인트가 계속 수급이 되어야만 했다.
거기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포인트는 최대한 모아놓는 것도 생각해야할 것이고….
그런데 모양새가 어제는 포인트를 제대로 벌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궁수하시는 분은 어떻게 된 건가요?”
“하… 그건 니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나와 민하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혹여라도 의심할까 봐 찔러본 건데 재수 없는 한여름의 페이스 인식으로 확인 인증을 완료했다.
‘나랑 민하연이 같이 사냥하고, 술을 마신 건 전혀 모르나 보네.’
[민하연은 한여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니, 아마 그 부분은잘 해결했을 것입니다.]
사실 이대로 그냥 무시하고 떠나도 위그드라실의 제재를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다음 회차의 한여름이 나를 파티에 끼워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기에 나는 호구 짓을 하기로 했다.
“그냥 빠지겠다는 건 아닙니다. 죄송한 마음에서 천 포인트씩 드리겠습니다.”
“그럼… 뭐….”
“와! 정말요?”
한여름과 미녀 3인방은 내가 가진 4천 포인트가 어디에서 났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포인트를 받는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썩은 표정 ‘하나’를 발령하던, 한여름도 분노가 수그러들었는지 썩은 표정 ‘셋’으로 격하되어 있었다.
결국 썩은 표정이라는 건 변하지 않았지만.
나는 포인트로 주며 그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민하연을 만나러 갈 수 있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ㅋㅋㅋㅋ거지 적선하는 줄 ㅋㅋㅋㅋ
“뭐 아직 초보자들이잖아요. 큰 포인트죠.”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누구는 하루에 6만 벌었는데 ㅋㅋㅋㅋㅋ
“에헤이! 저는 초보가 아니잖아요. 비교하면 곤란하죠. 크크….”
나는 실실 웃으며 일단 약초 가게에 들렀다.
[…? 약초 가게는 무슨 일이십니까?]
‘제피룸 달빛초 좀 사놓으려고. 에넬을 쓰는 것보다는 일단 포인트로 살 수 있으면 그거 더 좋잖아.’
같은 값어치라고 해도 에넬을 쓰는 것보다는 포인트를 사용하는 쪽이 유용했다.
나는 바로 제피룸 달빛초를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 판매 개수가 제한되어 있네.’
[희귀성이 있는 물품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25송이가 있으니, 충분한 거 같습니다.]
‘일단 몽땅 사야지.’
나는 5만 포인트를 지불하고 제피룸 달빛초 25송이를 샀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미친, 포인트가 썩어남네….
“뭐, 쓴 만큼 벌잖아요.”
나는 달빛초를 구하고 바로 마을 서쪽 입구로 향했다.
그곳에는 활의 상태를 점검하며 나를 기다리는 민하연이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자,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 지각비 1만포!”
“하하….”
..
..
“휴우….”
“고생했어, 한번 쉬고 나서 마지막 사냥으로 끝내자.”
“그래.”
민하연… 아니, 하연이와 나는 3번째 사냥을 마치고 안전지대로 향했다.
그녀의 활 솜씨는 예술이었고, 포션과 함께 사냥터를 누비는 엘프처럼 활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 벌레들은 쉽지 않네.”
“그러게, 숫자가 많은데다가 속도도 빨라서 힘들어 보이더라.”
제피룸 필드는 슬라임, 박쥐와 귀뚜라미같이 생긴 곤충형 몬스터가 등장한다.
슬라임은 느려서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고, 박쥐는 이동속도는 빠르지만 대부분 날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하다가 하연이의 화살에 맞고 떨어지는 게 전부였다.
문제는 귀뚜라미같이 생긴 곤충형 몬스터였다.
사람 얼굴만 한 귀뚜라미들이 뭉쳐 다니다가 적을 발견하면 바로 일제히 뛰어서 날아오는 게 정말 가관이다.
근접 전투를 하는 사람들은 혐오스러워서 싫어하고, 원거리 전투를 하는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돌진으로 싫어했다.
문제는 이래저래 까다로운 녀석이 서쪽에서 더 많이 출몰한다는 거였다.
‘그렇다고 동쪽에서 사냥할 수도 없지….’
만약 좀 귀찮다고 동쪽 필드에서 사냥하다가 한여름 일행이라도 만나면 곤란해진다.
그렇다고 이 사냥터가 단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 서쪽 숲은 사람들이 꺼리는 장소여서 누군가와 잘 마주치지도 않았다.
그 결과 몬스터를 다른 파티와 같이 사냥하는 일도 적었다.
어차피 물약을 마신 하연이는 한 두 방이면 몬스터를 잡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자, 여기 물약.”
“고마워.”
나는 하연이에게 물약을 주고 다시 사냥을 재개했다.
***
“와…. 오늘은…. 14만… 진짜….”
민하연은 포인트 정산화면을 보면서 실소를 내뱉었다.
성수호와 파티를 맺고 오늘도 똑같이 사냥을 개시했다.
다만 운이 좋았는지 물약을 사용하는 동안 몬스터들이 더 잘 나타났고, 덕분에 더 많은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민하연은 어제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분배를 시작했다.
정확히 7만씩 분배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나도 열심히 했으니까, 얻어먹어도 되지?”
“하하…. 똑같이 벌었는데? 뭐… 못 사줄 것도 없지. 가자.”
두 사람은 피식 웃으며 마을 내부로 들어왔다.
어제처럼 제피룸 여관으로 향하는 중에 성수호는 갑자기 기억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하연아, 미안한데 먼저 가 있어 줄래?”
“응? 왜?”
“나 잠시 약초 가게에 들러야 할 거 같아서….”
“난 또… 같이 들렀다 가자.”
성수호는 난처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굳이 귀찮게 그럴 필요 없어. 먼저 가 있어.”
“뭔 소리야. 어차피 같이 밥 먹으려고 한 건데. 자, 자. 가자~”
민하연은 성수호를 억지로 이끌고 약초 가게로 향했다.
약초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성수호가 민하연에게 말했다.
“금방 살게 잠깐만 기다려.”
“응.”
민하연은 성수호의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봤다.
약초 가게는 규모가 생각보다 작았고, 약초의 종류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초보자 용 마을이라 그런 거겠지?’
민하연이 가게를 둘러보고 있을 때, 성수호가 사고 있는 약초가 눈에들어왔다.
“…? 제피룸 달빛초? 뭐에 쓰는 거지?”
민하연은 채널에 들리게끔 입을 열고 물어봤다.
채팅은 서로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야단법석을 피워대기 시작했다.
└어, 저거 그거 재료야 그거
└맞아 그거임
└그게 뭔데 미친놈들아 ㅋㅋㅋㅋ
└아르테미스 물약 재료네
└어, 그거.
└ㅋㅋㅋㅋㅋㅋㅋ
민하연은 채팅창을 보고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또 질문했다.
“왜요? 재료 변화? 그거로 만들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맞긴한데, 아마 마나 부족일 듯.
└하루에 40병씩 퍼마시려면 마나 고갈 심할 듯
└재료 변환 레벨이 높아도 마나가 후달리면 어쩔 수 없겠지
└거기다가 재료 변환하고 연금술도 해야 하잖아. 초반이면 좀 빡쎄겠지.
사실 성수호는 재료 변환에 마나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들로서는 그것 말고는 딱히 생각할 수 있는 이유가 없었다.
민하연은 한숨을 쉬면서 생각했다.
‘아니, 왜… 혼자 손해를 보고…. 아니면 별로 안 비싸나?’
민하연은 조심히 성수호의뒤로 가서 어깨너머로 가격을 봤다.
제피룸 달빛초 - 2,000포인트
“….”
민하연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은 상태였다.
하루에 40송이를 사용했고, 달빛초의 가격만 생각하면 8만 포인트였다.
그걸 본인이 사서 자신에게 포션을 나눠준 것이었다.
그런 어이없는 상태의 민하연을 눈치채지 못하고 성수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 재고가 없다고?”
“….”
희귀한 녀석인 만큼 판매하는 사람이 있어야지 재고가 채워지는 개념이었다.
“야, 성수….”
민하연은 성수호에게 한소리를 하려고 부르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옆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민하연 씨… 그리고… 연금술사 씨?”
“…어?”
“어? 그…진희 씨?”
“네…. 두 분… 여기서 뭐 하세요?”
옆에서 부른 여성은 한여름의 파티 멤버로 진희라고 불리우는 여성이었다.
민하연과 성수호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진희를 쳐다봤다.
민하연은 꾀병으로 호텔에 있어야 하는 몸이었고, 성수호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여관에 있어야 하는 몸이었다.
그런데 그런 둘이 같이 약초 가게에 있다?
‘만약 같이 둘이서만 파티하는 게 걸리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성수호에게도, 민하연에게도….
민하연은 일단 머리를 굴릴 생각도 못 하고 진희를 데리고 가게 구석으로 갔다.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순박하게 생긴 그녀는 자신을 끌고 온민하연을 두려움에 떠는 눈으로 바라봤다.
“어? 무, 무슨….”
민하연은 공포에 떨고 있는 진희를 보며 최대한 나긋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상한 거 하려는 거 아니에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그… 여름씨가 오늘 나온 아이템들 팔아 달라고 해서요….”
“아….”
민하연은 그제야 기억이 났다.
한여름은 귀찮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는 언제나 여자들한테 아이템 판매를 대신 부탁했고, 이 여자는 운이 나쁘게 약초 가게에 아이템을 팔기 위해 들른 것이었다.
‘아니,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자칫 한여름, 본인이 등판했다면 귀찮은 상황을 연출하기 딱 좋은 광경이었다.
‘하아… 그런데 어떡하지….’
민하연은 뇌를 완전히 가동해서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했다.
이미 보인 이상 한여름의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협박을 해봐?
말도 안 됐다.
이런 곳에서 그런 협박이 먹힐 리가 없었다.
되려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그냥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둘이서만 사냥했다고 말할까?’
민하연이 열심히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있을 때, 진희라는 여자가 민하연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오늘 몸 상태 안 좋다고 하셨는데… 왜 연금술사분이랑 같이 있나요?”
“아… 그게 오늘….”
“설마 바람?”
“…네?”
민하연은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벌리고 진희를 바라봤다.
그녀는 지금 민하연을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입가를 씰룩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이 여자도 여름이 좋아하지….’
진희의 표정이 ‘약점을 잡았다’라는 느낌의 표정이었다.
아까까지 짓던 순박한 표정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질투심으로 무장한 여자만이 서 있었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민하연은 속으로 한가지 결심을 하고 말했다.
“맞아요….”
“…네?”
“바람피우는 거 맞아요.”
“…어? 네? 그, 그게….
진희는 오히려 당황해서 민하연을 바라봤다.
당연히 성수호와 민하연이 그런 관계라는 생각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었다.
한여름을 두고 성수호와 바람을 피운다?
진희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민하연은 진희가 봐도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는 애초에 성수호와 같이 있던민하연의 모습을 한여름에게 일러바칠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바로 옆자리를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다.
당황하고 있는 진희에게 민하연은 그녀의 귀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여름이랑… 사귀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