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화 〉74화 엑스트라(?)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23)
여자들도 내 명령이라 잘 따르긴 했지만, 꼬맹이가 자신들의 고간에 정조대를 채우는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왕자라는 직책을 가진 인간이 자신들 앞에서 허리를 굽히고, 속옷을 입혀주는 모습을 보며 우월감에 젖어 들기 시작했다.
꼬맹이는 여자들의 음부를 곁눈질을 하면서 정조대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까지 내게 아양을 떨던 패트리샤는 꼬맹이를 깔보며 말했다.
“어우…. 답답해라. 빨리 좀 해주세요.”
“가, 감히 내게!”
“설마 그런 것도 제대로 못 하면서 왕자 타령하시려는 건가요?”
“으극….”
“그리고!”
딱!
페트리샤는 왕자의 머리에 딱밤을 날렸다.
“아얏! 무슨 짓이냐!”
“…그런 추잡스러운 눈으로 제 속살을 보지 말았으면 합니다만?”
“아, 아냐! 나, 나는….”
꼬맹이는 자신의 하는 일 때문인지 점점 더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건 점차 쌓이면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린다.
‘저 정도면 한 달? 아니다, 일주일만 지나도 확 잡겠네.’
[수호님의 말씀처럼 그녀들은 걱정 없어 보입니다.]
아마 여기 있는 귀족녀들은 저 꼬맹이라는 발판이 있는 한 어느 정도 정신적 안정감을 가지며 살아갈 것이다.
저런 여자들은 저렇게 굴릴 수 있는 존재가있을 때, 삶의 기쁨을 느끼는 존재들이니까.
지금까지는 레나를 무시하며 희열을 느꼈지만, 이제 베텔의 왕자를 굴복시켰다는 자존감으로 여기서 잘 살아갈 것이다.
이제 다음 타겟으로 넘어갈 차례였다.
***
변변찮은 창고 안에서 신음 소리가 퍼지고 있었다.
“크으….”
“하아… 이게 무슨….”
신음의 주인공들은 마왕성에 상주하는 남자들이었다.
베리우스를 제외한 남자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그들의 신음만 미세하게 울리고 있었다.
“씨발…. 이게 말이 돼?”
“…아으! 아파…. 정말 너도 그 꿈 꿨다고?”
“어…. 농담 아닌데? 이거 진짜 뭔가 있는거 아냐? 아! 씨발…. 존나 아프네….”
창고에 몰려있는 남자 전원이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고간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날 꿈에서 고간이 난도질당하는 고통을 깬 상태에서도 생생하게 느끼고 있었다.
하물며 몇몇 남자들은 실금뿐만 아니라, 행위나 흥분도 없이 정액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그 정도로 그들이 겪었던 꿈은 현실과 다름없을 정도로 생생했다.
“야, 그래도 공녀가 그 정도 사리 분별은 하겠지…. 그래도 당분간 조심하자.”
“하아… 존나 아프… 응? 꼴통인데?”
“….”
창고 안에서 다들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 때, 창고로 베리우스가 상자를 하나 들고 들어왔다.
그런 베리우스를 향해서 한 남자가 불렀다.
“야, 꼴통.”
“….”
베리우스를 부른 남자는 로리안이었다.
과거였다면 불경죄로 바로 사형을 받아야 마땅했지만, 로리안은 이 곳에 오고 나서 현실을 제대로 직시했다.
앞에 왕자가 진짜 왕이 되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을…
이미 로리안 뿐만 아니라, 이곳의 남자들 몇몇은 베리우스에게 꼴통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었다.
베리우스도 초기에는 바락바락 대들었지만, 훗날을 기약하겠다며 지금은 참는 중이었다.
베리우스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창고 안으로 상자를 들고 들어갔다.
“야, 내 말 씹냐… 아오 아파….”
“….”
베리우스는 자신을 부른 남자를 보면서 얼굴을 찡그리며 상자를 놓았다.
“뭔데.”
“하아…. 너 금방 전에 패트리샤가 불러서 갔었잖아. 무슨 일이었냐?”
“…짐 옮기라고 해서 옮기는 중이야.”
베리우스는 옮기는 것을 포기하고 대답했다.
“그게 뭔데.”
“…정조대라고 하더라.”
“…? 뭐야, 그게….”
로리안뿐만 아니라, 창고 안에 있던 남자들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단어에 고개를갸우뚱했다.
베리우스는 성수호에게 들은 이야기만 간략하게 설명했다.
중요한 사실은 전부 빼먹은 의미 없는 기능만 말해줬다.
“급소를 보호하는 거라고?”
“어…. 전쟁에서남자들급소를 막는 거라고 했어.”
“….”
남자들 시선이 상자에 꽂혀 있었다.
베리우스는 그들을 향해서 입을 열었다.
“네 녀석들, 무슨 짓 하려고 했지?”
“뭔 소리를….”
“공녀님, 내일 떠나신다고 하셨어….”
베리우스는 실의에 빠진 표정으로 성수호가 알려준 대사를 읊었다.
“…진짜?”
“휴우…. 그냥 우리가 예민했었나 보네…. 다행이다.”
남자들 전원이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안심하는 모습을 본 베리우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
“공녀님이 떠나기 전에 뭔가 하려고 하시는 거 같아.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문 열지 말고 방 안에 꽁꽁 숨어 있으라고 말했어.”
“….”
남자들의 얼굴이 새파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희들 이야기를 했으니까, 몸조심하는 게 좋을거다. 이만….”
“….”
베리우스는 그 말만 남기고 창고를나왔다.
남자들의 시선은 상자로 향해 있었다.
***
우람한 악마가 앞장서서나를 안내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 마왕의 단독 식사를 초대받고 가는 길이었다.
중요한 이야기 자리가 될 거 같아서 그런지 비올라뿐만 아니라, 베아트리체도 일절 참여하지 않는, 단 둘이 가지는 식사 자리였다.
아르모니아의 통신이 들렸다.
[수호님, 만약 그들이 정조대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나는 간단하게 대답해줬다.
‘정 안되면 억지로 채우면 그만이지.’
[….]
‘한번 채우면 그걸로 끝이야. 여자들 시켜서 자는 중에 강제로 채워도 그만이지.’
그럼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이다.
꼬맹이가 정조대를 해제하고 버리면 그만 아닌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들의 정조대는 괘씸죄로 기능이 한 가지 더 추가했다.
‘남자들은 자지가 없는 것보다 정조대를 평생 차는 것을 선호할걸? 크크크….’
남자 정조대의 안에는 내피 개념의 정조대를 따로 장치해 놨다.
그건 한번 착용하면 내피는 절대 벗기지 못하게 설계해놨다.
그건 꼬맹이도 해제할 수 없고, 만약 외피정조대를 벗고 일정 시간 안에 다시 입지 않으면 음경이 폭발하게 설계해놨다.
‘쓰지 못해도 꼬추는 있어야 하거든. 캬하하하하~’
[…여기 남아 있는 인간들에게 수호님은 정말 재앙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를 몰락시키고, 다시 왔더니 또 하나의 족쇄를 채웠다.
‘남자들은 자지 터지기 싫어서라도 꼬맹이 눈치를 볼 거고, 꼬맹이는 남자 새끼들 정조대나 들고 있어야 하는 인생을 사는 거지. 뭐, 여자들이 그나마 나은 삶인가?’
아까패트리샤도 그렇고 다른 여자들을 보니까, 왕자가 자기 속옷을 들고 있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르모니아의 생각은 달라 보였다.
[같은 여자로서 말씀드리자면 수호님이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게 되면 정말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좋아, 좋아.’
그녀들이 절망하는 게 1년 후가 될지, 2년 후가 될지 그건 내 알 바 아니었다.
확실한 건 2년 안에 절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들은 한번 희망의 꽃을 피우면 메마른 곳에서도 그걸 살리려고 아등바등하니까.
한 5~6년 정도 지나면 그때서야 꽃도 마르기 시작하겠지.
안내받은 곳은 저번과 좀 다른 장소였다.
저번에 안내받은 곳이 넓은 홀이었다면 이번에는 뭔가 아담한 느낌의 식당이었다.
참고로 그건 마왕의 기준이다.
저번에 식사 한 자리가 돔이었다면 여기는 학교 강당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저번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두컴컴하지만 그럼에도 빛을 잃지 않는 석상들이 방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이번에도 식탁이 너무 커서 몇몇 날개 달린 마족들이 나를 태워서 기다란 의자에 앉혀줬다.
식사가 준비되고 마왕 가르디아의 신호와 함께 마족들이 식당 밖으로 전부 나갔다.
‘…좀 쫄리는데?’
[별문제는 없을 겁니다. 수호님과의 거래 내용이 외부로나간다고 좋은 내용은 아니라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가르디아는 나를 향해서 물었다.
“내일이면 떠나는군. 잘 쉬었는가?”
“네, 감사합니다. 이런 곳이면 평생을 지내고 싶지만, 더 지내게 된다면 큰 민폐겠죠.”
가르디아는 한껏 웃어주고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원하면 언제든 찾아주게.”
“하하. 감사합니다.”
“그리고…자네의 부탁은 들어주겠네.”
“아….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진짜 해드릴 수 있는 게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말 말게. 자네가 아니었으면 나는 이미 페르온 성벽에 효수된 채 인간들의 돌멩이나 맞는 신세였을 테니까.”
“하하….”
만약 정말 전쟁에서 졌다면 마왕의 시신은 그런 취급을 받으며 인간들의 괄시 받았을 것이다.
레나와 마왕을 보면서 느꼈지만, 전쟁에서의 승리와 패배의 간극은어떠한 경우도 교집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가르디아는 그런 취급을 받을 수도 있던 곳에 자비를 베푸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내일부로 페르온 공국은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주겠네. 단! 권리를 보장한다는 건 아닐세.”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먹고, 자고, 입는 부분에 관해서 최소한의 인간이 되게 해준다는 의미였다.
국가의 권리를 되찾아 준다는 게 아니었다.
인간으로 살되, 국민으로 사는 건 아니었다.
제일 중요한 건 페르온 대공이었다.
“보아하니, 병세가 굉장히 악화하였다고 들었네. 원래는 짐승들 먹이로 던질까 했지만, 자네가 그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거 같아서 치료하기로 했네.”
“아! 그건 정말 감사합니다….”
레나의 정신적 지주였던 남자다.
대공을 위해서가 아닌, 레나를위해서 최소한의 도리를 했다는 것에 만족했다.
내 부탁을 다 들어준 것을 확인시킨 가르디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닐세. 내 자네에게 염치없지만 한 가지 부탁을 하려고 하네.”
“엥? 말씀하세요.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건 다 들어드려야죠.”
당연히 들어줘야 한다.
아니면 다 나가리되는 수가 있다….
“베아트리체, 그 녀석을 좀 데려가 줄 수 있겠나?”
“…네?”
..
..
묘족과 서큐버스의 혼혈.
존재해서는 안 되는 생명체.
마왕성에서 그녀를보는 마족들은 그녀를 기괴한 생명체로 여긴다고 한다.
“…후. 자네가 알런지 모르지만, 묘족과 서큐버스는 멸족당했네. 내 책임이 컸지. 그래서 그 녀석을2성 장군 자리에 앉히고 내 죄책감을 덜 하고 싶었다네.”
“….”
시발, 2성 장군이라고?
새벽 초소에 별 두 개가 둥둥 떠다닌 거였군.
존나 무서웠겠다.
…병사들이.
“하지만 녀석의 실력을 의심하는 놈들도 생기고, 거기다 워낙 성품이 느슨한 녀석인지라 쉽게 자리에 적응하지도못하더군.”
“….”
베아트리체의 위치는 전쟁의 공훈과 국가 유공자의 자식으로 차지한 위치였다.
문제는 전쟁의 공훈은 정보를 하나 알아낸 게 고작이었고, 국가 유공자의자식이라고 해도 너무 과한 혜택이 주어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보는 분명 전쟁의 양상을 뒤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이었지만, 그걸 의심하는 녀석들도 만만치 않게있다고 한다.
거기다 베아트리체부터가 아직 어린애의 성격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게 제일 문제라고 설명했다.
“차라리 뻔뻔해서 욕심이라도 많으면 속 시원하겠네만, 눈치를 너무 보는 게 탈이네.”
“….”
확실히 처음 식사할 때도 애 같았고, 혼나는 모습도 봤었다.
“이건 사실 자네가 그여자를데리고 간다기에 혹시나 해서 하는 부탁이었네.”
가르디아는 내용의 마침표를 찍으며 마무리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럭키데수웅!’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씀해주십쇼. 은신 스킬도 있다면 혹시 모를 상황에 수호님을 돕는 임무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
‘승낙! 그런데….’
막상 본인은 여기에 없는데….
“베아트리체가 가기 싫어하면 어쩌죠?”
“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네. 내가 눈치를 많이 본다고 했지?”
“네, 전혀 그렇게 안 보이던데.”
“생각보다 낯을 잘 가리는 녀석일세. 자네에게 뭔가 꽂히는 게 있어서 그렇게 접근하는 게 아닐까 싶네.”
“아….”
냄새인가….
“일단 제가 직접 설득해볼게요. 같이 온 …용사의 여동생이 좋아하더라구요.”
“하하하. 그렇게 해주면 고맙겠네. 내가 말하면 명령조가 되어서 오히려 불안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했네.”
..
..
나는 마왕과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향했다.
‘와…. 대박. 다시 안 와도 되겠는데?’
[정말 긍정적인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베아트리체가 잘 마무리된다면 이곳은 정말 다시는 들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또 초대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다.
다만, 긍정적이긴 하지만 베아트리체가 과연 나를 따라갈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솔직히 정말 데리고 가고 싶었다.
아직도 저 성욕 조절과 성스킬 면역은 답이 없었지만, 같이 지내다 보면 언젠가 틈이 생길 것이다.
오늘, 모든 일이 끝났다.
귀족녀의 일도, 귀족남의 일도, 꼬맹이의 일… 아니, 꼬맹이는 아직 좀 더 남아 있지만 거의 끝났다.
‘일단 두 사람한테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