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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41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26) (42/898)



〈 42화 〉41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26)

[세상은 정말 불합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게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네.”

이 집 하인에게 받은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안내받은 객실 침대에 누워서 아까 일을 회상했다.


루나가 식탁을 내리치며 일어났을 때, 내 눈앞에 시스템 창 이 떠 있었다.

-[바이올린 연주 LV 1이 개화되었습니다. 손기술 LV 555로 인해서 보정을 받아바이올린 연주의 레벨이 46 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아르모니아가 말 안 해줬으면 그냥 넘어갈 뻔했다.


문제는 아는 곡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저 치트키가 발동되어도, 아는 곡이 없이 바이올린을 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아르모니아는 해결책을 찾아서 내게 보여줬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영상으로 누군가가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따라 할 뿐이었다.

잘하는 건 중요하지않았다.


그냥 줄 안다는 구색만 갖추면 됐다.

하지만 연주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봤을 때, 모든 사람이나를 예술 작품 보듯이 보고 있었다.


나는 내가 잘 한지 알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괜찮게 했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리고 루나가 갑자기 눈물을흘리며 박수를 치는 기점으로 다른 사람들도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놈팽이 빼고.


내가 가진 능력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개씹사기는 확실하다.

그렇게 연주가 끝나고 다들 여운에 잠겨 있는 사이에 해가 지고 저녁이 되어 가서야, 루나와 루이스는 돌아갈 준비를 했다.

루나는 한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학교로 돌아갔다.

나는 문뜩 아까 영상을 떠올리며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아르모니아.”
[네.]
“아까 보여줬던 영상 누구야?”
[….]


아르모니아가 보여줬던 화면은 흔히 돌아다니는 공연하는 장면 같은 게 아니었다.

영상 안에는 한 중년풍의 남자가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고, 장소는 내가 익히 보던 장소였다.


아르모니아의 집무실이었다.

영상 안에 수려한 외모를 한 훤칠한 키의 남자는 깔끔한 함장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 또한 아르모니아가 입고 있는 복장과 똑같았다.

내 질문에 아르모니아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뭐, 말하고 싶으면 나중에 이야기해 줘.”
[…네, 알겠습니다.]

뭔가 사정이 있어 보였다.

나는 다시 주제를 돌렸다.


“칼 프리드리히….”
[저희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불임의 원인은 그에게 있었습니다.]
“존나 완벽해 보이는데, 불쌍하더라.”


예상대로 불임의 원인은  프리드리히에게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성벽 같은 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발기부전]-

소냐는 따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부부 사이에 몰랐을 것 같지는 않았다.


거기다 소냐가 욕구불만이었던 것을 보면  오래전에 증상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저렇게 나이 먹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저 발기부전을 보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저것만큼은 차마 가지고 싶지 않았다.

고자가 죄도 아니고, 창피한 일도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고자가 되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렇다고 저 양반  고쳐주겠다고 에넬을 쓰는 멍청한 짓은 하지는 않겠지만.


소냐가 정말 불쌍했다.

그녀의 자애로운 미소와 휘날리는 푸린 머리카락이 머릿속에 떠올리자니….


불끈불끈. (하자!)

…하고 싶어졌다.


“나도 미쳤나….”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냐, 아무것도…. 그런데 소냐 진짜 불쌍하네. 아직 서른도  됐는데. 성욕을  곳이 없다는 거 아냐.”

거기다  같은 경우 페로몬 때문에 영향을 받아서 그렇지, 다른 남자에게 눈 돌릴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놈팽이에게 넘어가지않은 것이 그 증거였다.

내가 놈팽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진짜 놈팽이가 아니니까.

엄친아 중에 엄친아에게 따귀를 때린 여자가 소냐다.

“…그러고 보니까, 여기서 묵는 거 소냐가 권한 건데. 혹시 오지 않을까? 흐흐….”
[아무리 그래도 남편이 있는 집안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오더라도 정중히 사양하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살살 하면 되지, 살살….”

똑, 똑, 똑.


객실 문 쪽에서 조심스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박.’
[수호님, 저는 이번만큼은 자제하는 것을 권합니다.]
‘에이…. 알았어!’


나는 아르모나이의 말에 삐친 대꾸를 하면서 입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혹시 시간 되시면 담소  나눌까 해서 들렸습니다.”

칼 프리드리히였다.

“아! 들어오세요.”
“고맙습니다. 그럼….”


칼의 왼손에는 위스키처럼 보이는 술과 오른손에는 유리잔  개를 들고 있었다.

그는 객실에 있는 식탁 위에 술과 잔을 놓고 중후한 미소를 지었다.


“혹시 술… 괜찮으십니까?”
“아, 그럼요. 그런데 제가 술은  못 해서….”
“형식상 가지고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칼은 내가 의자에 앉자마자 바로 잔을 건네주고 술을 따라줬다.

손가락 한 뼘 정도의 양이었다.


술을 받은 나는 바로 칼에게 술을 따라주고 한잔 들이켰다.

‘으아악! 내 뱃속!’
[도수가 굉장히 센 술입니다. 그렇게 드시면  됩니다.]
‘시바, 스카치캔디 같이  술인 줄 알았지!’


나는 언제나 위스키라는  스카치 캔디처럼 단 술인 줄 알았다.


마셔볼 일이 없어서 진짜 몰랐다.


배속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내 모습을 보던 칼은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생각보다 술을 좋아하시는 거 같군요.”
“하하….”

칼은 한잔 더 따라주면서 아까 있었던 연주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 재능을 숨기고 있으셨다니, 너무 저희를 초라하게 만드신  아니십니까?”
“하하….”

칼은 내가어색하게 웃으니 더는 캐묻지는 않았다.


그는 조심스레 잔들 들어서 한꺼번에 들이켰다.

식탁 위에 빈 잔을 올리고는 손을 놓지 않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랜 시간 침묵을 하던 그는 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소냐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교수님… 이죠?”


‘이거 지금 떠보는 건가?’
[상인으로서의 재능은사람을 꿰뚫어 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칼은  말에 눈을 감고 고뇌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 낮에봤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나는 그사이에 술 한잔을 따라줬다.


그렇게 따라준 술을 다시 한입에 들이키고는 나를 바라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

“소냐를… 제 아내를… 안아주시지 않겠습니까?”

‘?..??…??…..????’
[?..???..?.??….?.?.?]


칼의 언어를 이해  한 나와 아르모니아는 갈고리 모스부호를 날릴 수밖에 없었다.


***






“하아….”

루나는 기숙사로 돌아오자마자 씻고 온몸을 단정하게 한 뒤, 원피스 형태의 하얀색 파자마를 입은 상태로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는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갑작스러운 만남, 마차 안에서의 대화, 그리고 연주….


슈트라 학교에 오기 전, 루나의 삶은 무료했다.

언제나 만났던 사람과 만나고, 같은 일과를 반복하고, 같은 장소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루나는 그런 삶을 오히려 만족하고 지냈었다.

하지만 입학하고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다.

하루하루가 새로웠고, 그동안의 삶과 색달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즐거우면서도… 답답했다.


“나쁜 사람. 그렇게 눈치를 줘도….”


루나는 프리드리히 부부의 저택을 떠나면서 그에게 애원하듯 눈빛을 보냈다.

같이 가자고.


같이 학교로 가고 싶다고.

주위에 사람들 때문에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그냥 멍하니, 잘가라 하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결국 루나는 삐친 상태로 기숙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루이스가 뭔가 계속 말했지만, 그의 말이 귀속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예전에 사교 모임에서 여자들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정말이지, 남자들은 답답해서….)
(그렇다니까요, 그 정도 눈치를 주면 바로 달려들 줄 알아야지….)


루나는 그 여자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한심하게 생각했다.


(…말을 하지 않는데, 그걸 어떻게 알겠어.)

루나는 그녀들이 말하는 남자들이 오히려 안타까웠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똑같은 입장이 되어보니, 알 거 같았다.


“바보 같네….”


자기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루나는 아까 마차에서 있었던 성수호를 기억해냈다.


홀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 전혀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완전 다른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손을 내밀던 남자.


그 남자를 생각하니, 또 아랫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 하루만 더….”


루나는 자신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지 확인하고 이불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하면 안 된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오늘도 몸을 웅크리고 자위를 시작했다.






***


칼이 소냐와 결혼한 것은 4년 전의일이었다.


결혼 따위는 관심 없다며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세상을 유랑하던 칼은 소냐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끈질기게 구애했다.


소냐도 처음에는 나이 차이 때문에 망설였지만, 결국 칼의 진심이 느껴져서 결혼하게 되었다.

칼은  후로 정처 없이 떠도는 생활을 접고,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승승장구하게 된다.


정말 행복한 결혼 생활이었다.


1개월간은….

칼에게 갑작스러운 발기부전이 오게 되었고, 부부관계를 전혀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소냐는 어떻게든 칼의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주위에 알음알음 전해 들은 것들로 시도해봤지만 병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소냐는 창창한 인생을 포기하고 저와 결혼해줬지만, 저는 그녀에게 더없는 죄를 저질러 버린 것입니다.”
“소냐 교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소냐가 자기 남편을 원망할 리가 없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안타까운 인생을 살고있는 건 확실했다.


인생의 절정기를 허망하게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칼은  나를 선택한 것일까?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저 같은 사람보다 좋은 사람은 많습니다.”
“…오랜 기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저는 소냐를 4년간 봐왔습니다. 그녀가 성수호씨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칼의 말에 의하면 소냐는 언제나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래에  학생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칼은 그때 직감했다고한다.

“…성수호씨는 모르겠지만, 소냐가 그렇게 밝게웃으면서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처음이었습니다.”
“….”

나는 통신으로 말했다.

‘들키지 않았다고 자신만만해했는데, 이미 들켰었구만.’
[원래 사람이란 희망적인 동물입니다. 부정확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과대 포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소냐는 자기 꼬리가 밟혔어도 착각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인간은 원래 범죄를 완전히 들키기 전에는 희망 회로로 가득 채우는 성향이 강하니까.

칼의 말을 들어보면 나를 떠보는 건 아닌  같았다.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이런 부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됐다.

그 후에 칼이 한 말을 듣고 어느 정도 확신을 할  있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일부러 주말에도 집을 비우고,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남자를 들일 때, 눈치를 보지 않았으면 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소냐 교수님도….”
“저는 그녀가 그렇게 허망한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도 불가능했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데, 소냐는 소냐대로 발기부전이라는 이유로 남편을 떠날 여자가 아니었고, 칼은 칼대로 헤어지면 자칫 소냐가 이상한 추문에 휩싸일 것을 걱정해 헤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자기를 사랑해주는 소냐보다 자기가 사랑하는 소냐가 행복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결과적으로 수호님에게 굉장히 좋은 상황이 됐습니다.]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격이었다.

칼은 소냐뿐만 아니라, 오늘 내 반응을 보고 나름대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나와 소냐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애정의 기류가 흐른다는걸 바로 파악한 것이었다.

“제가 오늘 이렇게 식사를 초대한 건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
“부탁드립니다.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부탁은  들어드리겠습니다.”


그게… 이미 물고 빨고 해서 들어줄 것도 없는데요.


내 침묵을 망설임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사실 뻘쭘한 건데….

나는 눈치껏 받아줬다.


“단, 소냐 교수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시면 저도 어떻게 할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진도 다 뺀 관계라고 해도 상스럽게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소냐를 존중하겠다. 라는 최소한의 표현으로 칼을 안심시켰다.

내 말을 들은 칼은 안심한 듯한 표정을 하고 일어섰다.


“소냐가 좋아한 사람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소냐에게 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모든 일은 눈 감고 있겠습니다.”
“네.”
“그럼 저는 이만….”

칼은 조용히 객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객실 안은 고요함이 맴돌았다.

나는 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야….

(XX : …? 웬일이냐. 니가 나한테 먼저 말을 걸고.)

하자!


(XX : Yes, Your Majesty!!)

나는 바로 소냐의 침소로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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