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화 〉18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3) (19/898)



〈 19화 〉18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3)

“일주일 간 마법은 금지다.”
“….”


나는  말을 듣고 고개를 숙이고 배를 부여잡았다.


‘시바아아앙!’
[어차피 마법력은 필요합니다. 너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에넬의 반을 썼는데, 결국 허탕이잖아….’

분명 써야 할 에넬이었지만, 허탕 친 기분이 너무 싫었다.

교수는 내가 고개 숙이고 속앓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학생 무슨 일이지?”
“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속이  좋아서….”


교수는 검은색 복장에 40대쯤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였다.


빼빼 마른 체격으로 인상이 매우 더러웠다.

그의 표정에는 내가 걱정된다는 감정이 1도 느껴지지 않았다.


“속이  좋으면 내 말을 그런 식으로 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나?”
“…네?”
“감점 1점.”


성수핀 도르, 감점 1점!

‘시부랄!’
[조심하셔야 할  같습니다. 감점 150점을 초과하면 1달 정학, 300점을 초과하면 강제 퇴학입니다.]
‘아오, 개가튼!’

나는 시작하자마자 감점을 받으며 반에서 주목을 받았다.

교수는 다시 단상으로 걸어가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너희들이 누구인지 나는 중요하지 않다. 내 알 바도 아니고. 하지만 그 누구라도 수업 태도가 불성실하다면 감점을 주겠다.”


여기 있는 학생  귀족도 섞여 있을 텐데도 학생들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자세로 교수의 말을 경청했다.

“여기에 왕족이나 귀족 같은 건 없다, 오로지 학생과 교수만이 존재할 뿐이다. 알았나?”
“““네.”””

반의 학생들이 기합이 단단히 들어서 재깍 대답했다.


나는 빡쳐서 대답은 하지 않고 입만 벌렸지만….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너희들은 어떤 상황이 되어도 일주일 동안 마법을 쓰면 안 된다.”

교수는 마법을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이곳, 내가 온 슈트라 마법 학교가 있는 대륙은 마법진을 이용해서 마법을 구사하는 대륙이었다.

입 밖으로 수식어를 읊는 게 아닌, 오로지 마법진만이 발달되어  곳이었다.


그런데 검증이 안  학생들이 마법진을 구사하다가는 당연히 개판 나기 일쑤이고,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경우로든 마법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마법 학교에서 인명 사고가 나는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왕족, 귀족은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그들에게 피해가 가면 굉장히 귀찮아질 테니까.

“이제 내 정식 소개를 하지. 나는 볼프강 다브렉이다. 마법진 구사 학목과 화염술법 학목을 담당하고 있다.”

교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들 품격있는 박수를 쳤다.

짝,짝,짝.

동무, 박수 치라우~

나는 이번에도 치는 척만 했다.

“자, 일주일간 수업은 단  과목만  것이다. 그 과목은 마법진 구사다. 맨 앞자리에 있는 학생들은 단상으로 나와서 팔찌를 가지고 뒤에 있는 학생들에게 나눠주도록.”

다들 긴장한 자세로 단장으로 올라갔다.


그 중 딱 한명만 여유롭게 기품있는 자세로 단상에 올라갔다.

루이스 브란트루프였다.


‘흥, 교수한테 찍혀서 벌점이나 받아라.’
[….]

아쉽게도 그런 흥겨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앞에 있던 녀석이 건네준 팔찌를 받고 요리조리 돌려봤다.


‘그냥 은팔찌인데.’
[마법진과 관련된 물품으로 보입니다.]

아르모니아의말대로였다. 교수가 설명해줬다.


“그 팔찌는너희들의 마법진을 실체화시켜주는 물품이다.”


마법진은 그냥 그린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몸속에 마나를 형상화 시키면서 마법진을 그리지 않으면 마법은 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초보들의 문제는 마법진 그리는 데 집중하다 보면 마나는 온데간데없고 바닥에 예쁜 도형만남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었다.


이 팔찌는 마법진에 마나를 넣으면서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감각을 깨워주는 물품이었다.


“그 팔찌를 차고 마법진을 그리면 자신의 주 속성에 맞게 색깔을 띨 것이다. 일단 다들 동그라미 원을 그려보도록.”

다들 허공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기 시작했다.


빨간색, 파란색, 갈색, 하늘색.

형형색색의 색깔들이 여기저기 빛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초등학생 미술 시간이 되어 버렸다.


다들 제일 중요한 원도 제대로 못 그리고 있었다.


생김새 때문에 반품당할 거 같은 형편없는 모양의 형광등만 잔뜩 만들고 있었다.

‘킥킥. 진짜 못 그리네.’
[수호님도 연습해보시는 좋겠습니다.]
‘나는 뭐~ 어?’

자신만만하게 그리려는 순간  앞에  텍스트 문자가 출력되었다.

[마법진 구사 LV 1이 개화되었습니다. 손기술 LV 555로 인해서 보정을 받아마법진 구사 LV 43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전에 촌장 집에서 봤던 문장이다.

구식 해정술 스킬이 생겼을 때와 똑같은 현상이었다.

당시에 일이 다 마무리되고 아르모니아와 상담했지만, 결국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신기합니다. 분명 전혀 다른 계통일텐데, 어째서 저렇게 보정을 받을 수 있는 건지….]
‘흠…. 손기술 한정이라고 해도 진짜 괜찮은 거 같지?’
[괜찮은 정도가 아닙니다. 스킬 레벨 40은 평범한 인간이 대리자의 도움 없이는 올리기 힘든 수치입니다. 어떤 불이익도 없이 저렇게 올릴 수 있다는  저는 오히려 불안합니다.]

아르모니아의 불안함은 나도 이해가 갔다.


‘왜? 설마 신이 나중에 돌려달라고 할까 봐?’
[…솔직히 저는 그 부분이 걱정됩니다.]


이 세상에제일 무서운  줬다가 뺏는 거니까.

‘아르모니아.’
[네.]
‘그럼 뺏길 때까지 열심히 쓰자.’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저도 더는 이 일에 큰 신경을쓰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뺏길 거라면 미친 듯이 써야 한다.

그래야 뺏기더라도 덜 억울하지.

…그런데 설마 악성 버그 이용자로 우주 계정 영구 정지 같은 거 당하거나 그러지는 않겠지?


나는 마법진을 그려봤다.

다른 사람들과는 수준이 다른 원형이었다.


정확한 원이었다.


어떠한 흐트러짐이나 삐뚤어짐 없이 기계가 그린 듯한 원.


다만 내 마법진은 아직 색깔이 없었다.

 속성이 결정되지 않아서 그런 듯했다.


그냥 흰색의 원이었다.

‘오오~ 장난 아닌데?’
[스킬 레벨 43이면 인간의 기준에서 실수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내가 그린 원을 보면서 감탄했다.

단상에 있던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했다.

“혹시라도 전에 마법진을 그려봤다고 엉뚱한 것을 그리다가는 벌점으로 안 끝나니 주의하도록.”

교수는 혹시라도 마법이 발동되는 정식 마법진을 그리면 바로 퇴학당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결과 내가 하는 거라고는 원을 그리는 연습뿐이었다.


나는 도형을 그리면서 시간 날 때마다 옆을 슬쩍 쳐다봤다.

나 뿐만이 아니었다.


내 근처에 있는 남정네 새끼들 다  옆을 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루나 슈타트펠트.

나에게그녀의 옆자리에 앉을 수 있는 행운이 주어졌다.


아니,행운이 아니라 조작인 거 같지만….


같은  배치도 그렇고 옆자리에 앉게 된 것도 우연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나 따위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열심히 도형을 그리고 있었다.

‘캬, 진짜 깔끔하게 잘 그리네. 나보다는 못하지만.’
[루나 슈타트펠트는 분명 잘 그리지만, 수호님에 비하면 확실히 차이가 크게 납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루나도 예쁘게 잘 그리지만 나와는 비교가 많이 됐다.

교수는 학생들이 만든 마법진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가 루나 앞에 섰다.

그녀의 마법진을 보자마자 교수가 말했다.

“이름이 뭔가?”
“루나 슈타트펠트 입니다.”
“상점 3점.”
“감사합니다.”


교수는 루나의 대답을 대충 흘려들으며 내 쪽으로 왔다.

교수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내 원을 골똘히봤다.


한 1분간 구경하더니, 입을 열었다.

“자네, 이름이 뭔가.”
“성 수호입니다.”
“…이상한 이름이군. 상점 10점.”

그렇게 말하고는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대박!! 그럼  이제 감점 없어진 거야?’
[아닙니다. 감점과 상점은 별개로 산정됩니다.]
‘쉬불….’

아르모니아의 말에 따르면 상점을 받는다고 감점이 없어지는 개념이 아니라고 했다.


절대평가로 적용되는 감점과는 다르게 상점은 상대평가로 이점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상점 상위 10명은 학교에 실습실, 연습실 등과 같은 특수 이용시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한다.

추가로 상위 30명은 휴일 외박이 자유이고, 상위 50명은 휴일 외출이 자유였다.

그리고 나중에 좋은 기숙사를 배정받을 때, 성적만큼 상점도 중요하게 적용된다고 말해줬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거였다.

그리고 지금 반에서 유일하게 상점을 받은 건 루나와 나 뿐이었다.


나는 아까처럼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다만 아까와는 다르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그림 그리러  줄 알겠네.-
-그림 좀 잘 그린다고 상점이라니….-
-평민이 여기 들어오려면 저런 재주라도 있어야지….-


별의별 말이 돌아다녔다.


‘…시불 귀찮아. 또 시작이다.’
[수호님은 희한하게 관심 없는 사람들의 관심을 잘 받는 것 같습니다.]
‘시끄러….’


학생들의 수군거림을 잠재운 건 교수였다.

“누가 떠들어도된다고 했지? 여유가 넘치는군. 이제부터 남의 마법진을 보는 녀석은 감점을 줘서 긴장감을 높여주도록 하지.”


다들 교수의 말을 듣고 합죽이가 되어서는 열심히 반품될  같은 형광등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내 앞에 하얀 원으로 그리며 나르시즘에 빠져들었다.

‘후… 몇 번을 그려도 완벽해. 나는 천재야.’
[….]
‘그런데 마법진 그리는 거 생각보다 힘들겠는데?’

아무리 마법진을 잘 그린다고 해도 마법진 하나 그리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요할 것이다.

결국 손으로 그리는 거니까.


지금이야 딸랑  하나 그리는 거지만, 나중에는 빽빽한 룬 문자들과 도형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다.


나는 앞에 있던 마법진을 지우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하나 그릴 때마다 이러면 나중에 지겹겠다.’
[어차피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이야 간단하고 쉬우니까 재미있긴 한데, 의욕이  사네. 앞에 뽕하고 생각으로 원을 그리면 쩔텐데. 어?’
[이게 무슨….]


 앞에….








뿅하고 원이 생겼다.


***

수업이 끝나고 저녁이 되었다.

나는 야외 테라스에있는 의자에 앉아서 아르모니아와 대화를 나눴다.


“오늘 별의별 일이 다 있었네.”
[정말 대단하십니다. 설마 또 숨겨진 기질이 있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내 상태창을 봤다.

기질이 하나 추가되어 있었다.

-[상상 투영화]-


“이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거 아냐?”
[…아닙니다.]

상상 투영화, 스킬 설명은 이러했다.


머릿속에 상상하는 내용을 현실에 비춰서 진짜처럼 느끼는 것이었다.


“난 자위할 때마다 그렇게 살아와서 당연한  알았지.”
[….]

나는 언제나 혼자 자위를 할 때면 머릿속에 여자를 현실로 끄집어내서 열심히 행위에 집중했었다.

가족들이 들어오든 말든 상관없이 딸을 쳤다.

아니, 들어온 줄도 모르고 딸을 쳤다는 게 맞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가족들이 들어와서 방해받은 것 때문에 빡쳤던 기억이 나긴 했다.

그래도 싸긴 했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라는 것이다.


“설마 나도 모르게 간절히 원해서 저런 능력이 생긴 건가?”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가지 능력이 그렇게 결합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다.

나는 머릿속에 그냥 원을 생각하고 그려줬으면 하고 기대하니, 갑자기 원 모양의 마법진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상상 투영화], [마법진 구사 LV 43]-

이  스킬의 조화와 팔찌로 인해서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라고 설명해줬다.

[팔찌로 인해 상상했던 일이 현실에 투영이 아닌, 실체화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내 모습을 본 아르모니아가 경고해줬다.

이 세계는 마법진을 그렇게 생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인간이존재하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잘못하면 어디 이상한데 끌려갈 수 있다고….

내가 살던 세계에서 불로불사의 몸을 가지면 끌려가는 그런 느낌이라고 설명해줬다.


마법사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말도  되는 존재가 나온 거라고.

그 후에 몰래 방에 가서 해봤는데, 어렵지 않게 마법진을 상상으로 구현할  있었다.

팔찌만 있다면 어디서든지 할  있는 것이었다.


“연습은 무조건 방에서만 해야겠다. 걸리면 진짜 골치 아파지겠다.”
[대마법사도 못 하는 일입니다. 대단하십니다.]
“킥킥,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내 자뻑 연설 중에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대단하시긴 하시더군요.”
“으엑!”

갑자기 뒤에서 차분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와서 놀라서 의자에서 튀어 올랐다.

뒤를 돌아보니 여자 한 명이  있었다.


루나 슈타트펠트.


나를 찾아올 이유가 전혀 없는 여자가 나를찾아왔다.


거부한 손으로 언젠가 내가 지옥을 맛보여 주겠다는 다짐했던 여자.

그녀가 나를 향해서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법진… 어떻게 하신 거예요?”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