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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3화 용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3) (4/898)



〈 4화 〉3화 용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3)

나는 배고프다고 말한 것을 후회했다.


마침, 내가 방을 나오자 같이 촌장이 같이 식사할 것을 권했다.


차린 게 본인 먹을 것이었지만 양이 엄청났다.

그런데….

“존나 맛없네….”
[아마 시대적인 격차가 있어 어쩔 수 없는  같습니다.]


내가 너무 단짠단짠에 물들어서 그런 건가?


“그래도 촌장이 먹으면서 주절주절 떠들어서 꽤 알 수 있는 게 많았네.”


촌장이 나를 내쫓으려고 했던 이유는 이 마을의 독특한 규칙 때문이었다.


젊은 남자 출입 불가.


다만  출입 불가인지는 따로 알려주지 않았다.


“뭔가 말하기 꺼려하던데….”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겠지만 만약 뭔가 숨기는 마을은 위험해.”
[어떤 이유라도?]
“대부분 작품 클리셰야. 뭔가 숨긴다? 위험하다는 전개지.”
[….]

뭐냐, 내 의견이 이상해? 응?!

나는 일단 촌장 집을 나와서 마을을 돌아다녔다.

주위를 돌아다니니, 실감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죄다 여자에 가끔 중년이나 늙은 남자 정도만 눈에 들어왔다.

하물며 마을 자경단원조차 죄다 여자였다.

갑자기 나타나서 나를 향해 창을 들이미는 덩치 큰 여성.

나같은 녀석 10명이 덤벼도 이기겠다….

“어디에서 온 녀석이냐, 당장 나가!”
“저는 촌장의 허락을 맡고….”

그렇게 설명하면.

“아, 미안하군.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다.”
“….”


그렇게 몇 걸음 걸어가니 또.

“어디에서 온 녀석이냐, 당장 나가!”
“저는 촌장의 허락을 맡고….”


그렇게 설명하면.

“아, 미안하군.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다.”
“….”


똑같은 거 복붙한거냐고?

아냐, 지금 이 NPC 같은 년들만 15번째야.


“어디에서!”
“촌장의 허락을….”
“아, 미안하군….”

“어디….”
“촌장….”
“아, 미….”


미친 대사가 안 바뀌어.


진짜 게임 속에 온 느낌이다.


판타지 펑크 1077.

소문도 돌았는지 동네 여자들이 조금씩 모이는 게 눈에 보였다.

-어머, 진짜 있어!
-와, 신기하다.


모든 여자가 나를 유니콘을 보는 듯한 신기한 눈으로 나를 봤다.


-우리 아빠가 남자는 젊었을 때는 다 멋있다던데 생각보다 별로네?
-그러게, 옷도 이상해. 호호.

아니, 코뿔소같이 보는 건가?

회귀 코뿔소한테 들이박아 져 볼래?

그렇게 소득 없이 저녁이 되어갔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경단원들.


“어디에서 녀석이냐, 당장 나가!”

거지 같은 AI….


***

“어디에서 온 녀석이냐, 당장 나가!”
“….”

일단 50번이 넘은 건 확실하다.

처음에는 여기 여자들의 지능이 딸려서 저런가 싶었다.


아니면 여기가 진짜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게임  같은 건가 싶기까지 했고.


[이상하네요. 분명 아까도 검문했던 자경단원인데.]
‘아, 대충 알겠어.’


나는 주변의 반응을 보고 판단할 수 있었다.


 여자들….


“빨리 대답해라!”

그냥 나한테 추근거리는 거였다.

[외부인이라서 그런 걸까요?]
‘뭐, 복합적이겠지만 남자라서 그런 같아.’
[남자라서요?]
‘젊은 남자를 볼 일이 없으니까, 계속 장난치는 거지. 그리고 아까 오는 길에 보니까 몇몇 자경단원들이 나를 보면서 낄낄거리더라고.’
[큰일이군요.]

가뜩이나 눈에 띄는데, 이런 식으로 귀찮게 하면 아무 일도   없다.

나는 일단 똑같은 레파토리의 대사를 읊었다.


“저는 촌장의 허락을 맡고….”


내 설명을 들은 자경단원은 피식 웃으며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아, 미안하군.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다.”

자유롭긴 개뿔….

돌아서서 가려는 자경단원을 불러 세웠다.


“저기 혹시.”
“응?”

우람한여자는 나를 향해 돌아봤다.


눈빛이 뭔가를 기대하는 눈이다.


와, 소름….

“제가 뭔가 불편하게 해드렸나요?”
“아, 아니. 무슨….”

자경단원은 굉장히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오히려 예의 바르게 행동하니, 찔리는 게 있나 보다.


‘이거 뭔가 느낌이 남녀역전 장르 게임 느낌나는데?’
[그게 뭔가요?]
‘아, 남자랑 여자의 사회적인 위치가 바뀌는 내용의 게임이야. 전에 했던 ‘남소잘’이라는 게임 오래간만에 개 존잼이었는데.’
[그것도 야한 게임이었나요?]

흐읏, 아르모니아가 ‘야한 게임’이라는 단어를 말하니 살짝 흥분되는군.

‘원래 ‘남자가 야설을 잘씀’이었는데, 정식 발매될 때는 전체연령가로 ‘남자가 소설을 잘씀’으로 바꾸더라. 전체연령가 게임  거 진짜 몇 년 만인지.’

내가  그 내용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게임 내용 중에 쿰쩍녀가 주인공 소설에 성희롱 댓글 다는데, 되려 젠틀하게 대해주니 몸을 베베꼬면서 미친 듯이 후원하는 내용이 있었다.


 돈으로 여주와 데이트하는  정말 웃기긴 했다.


나는 일단 젠틀한 이미지의 가면을 쓰고 최대한 신사답게 행동했다.


“괜히 저 때문에 불편하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마을 지키기도 바쁘실 텐데. 마을을 나가기 전까지 최대한 거리를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자, 잠깐만!”

우람한 여자의 우람한 성량.


뒤돌아서서 가려는 내 어깨를 획 당기는 여자.

꾸엑!

하마터면 목 꺾일 뻔했다.

무슨 여자 팔뚝이 내 허벅지보다 두껍냐.

그리고 여성은 당황한 얼굴로 나를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미, 미안해….”


***


여자는 사실대로 실토했다.

나는 하루 만에 자경단에서 엄청 유명한 인물이 되었고, 다들 어차피 만나거나 놀아주지도 않을  추근대는 걸로 말이라도섞고 싶어 한 것이라고 했다.


남자가 고프다 보니 하면 안 되는 행동임에도 어차피 며칠 후면 볼 일도 없겠다 생각한 거겠지.

그래도 이 여자는 내가 좀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니, 바로 사과하고 친절하게 대해줬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최대한 정보를 캐냈다.


“아하하, 내가 단원들한테는 분명하게 말해둘 테니까. 이제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뒤돌아가려는 순간, 여자가 다시 불러 세웠다.

“저, 저기.”
“네,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그…. 호, 혹시 시간 되면 수, 술이나 한잔?”
“….”

맙소사….


내가 만약  여자에게 얻을 게 하나도 없다면 무시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지금도 말 하나 섞기 싫은데, 정보 때문에 억지로 대화한 거니까.


하지만 자경단원이랑 친해지면 무조건 쌉이득이다.

거기다 들어보니 여기 자경단 여자들은 왕국에서 차출됐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넙죽 받으면 섭섭하지.


“죄송합니다.”
“아…. 그, 그렇겠지. 내가 괜한 소리를….”

실망하는 여장부.

역전 세계 남자 입장에서 겪어보니까 진짜 개웃기네.

‘남소잘’의 지훈 씨, 당신의 뒤를 잇는 자가 여기 있습니다.

“오늘 막 왔는데, 촌장님도 계시고 외부인이 술집에 왔다 갔다 하면 너무 눈치 보일 거 같아서요.”
“아! 아아!!”

우렁찬, 아아!!


다시 기회가 왔다는 저 표정.


진짜 안쓰럽다.


“며칠 뒤에 제가 사겠습니다.”
“에, 에이! 아니지! 내가 마시자고 했는데. 돈 걱정은 말고!”

표정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고백하고 나서 승낙받은 여자의 얼굴이었다.


비록 몸은 쉬헐크지만.


“아닙니다. 이렇게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무엇보다… 제가 정말 사드리고 싶습니다.”
“어…어어….”


나는 최대한 연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짜 당황해서 얼굴 터지려는 여자.

“그, 그럼! 수, 술은 총각이 사고, 내, 내, 내가 그, 뭐시냐, 숙박비를 내가, 아니, 씨 , 미, 미안 그게 아니라!”
“하하….”


아찐 동정남이랑 대화하는 여자의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지금 여자 머릿속에는 나랑 잠자리 들고, 마을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하고, 애  만들고, 애들 결혼시키고, 마지막 임종을 지켜보며 사랑했다고 속삭이는 중일지도 모른다.


 중에  하나도 일어나지 않을 거니까. 꿈 깨….

내가 미쳤다고 현실 여자랑 자겠냐.


그것도 쉬헐크랑?

‘이것도 다~ 아르모니아랑 하려고 억지로 하는 거다.’
[…다 들립니다.]
‘들으라고 한 말이야.’
[….]


“어떤 일이 있어도 나가기 전에는 꼭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 그래요! 아, 아니. 그래!”


나는 자경단원과 웃으며 헤어졌다.

***


자경단원 덕분에 정말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마을에 젊은 남자가 출입이 안 되는 이유는 용사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이곳의 완벽한 치안과 풍요로운 삶도 용사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도출한 결과는….

‘여기에 확실히 사귀는 여자가있어.’
[교제하는 여성이 있다는 정보는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여동생 이야기도 있는 거 보면 여동생 때문일 지도 모르겠네요.]
‘용사 새끼가 시스콘 같은 게 아닌 이상에야 그런 일은 없을걸….’


자경단원의 말에 의하면 이곳에는 용사의 여동생이 아직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여동생이 남자를 만날 거 같아서 이런 환경을 만들었다고?


여동생이나 누나가 남자를 만나는 것을 질투한다고?

미친 새끼지.

씨발, 갑자기 누나새끼 생각나니까 빡치네.

개또라이 같은 년, 염산 테러 받은 다음에 평생 불사의 몸을 가져서현실을 지옥처럼 살았으면….


‘일단 내일부터는 좀 더 편하게 알아볼 수 있겠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언변이 굉장히 좋으시더군요.]
‘그냥 맞장구 좀 쳤을 ㅃ…. 음? 촌장이네?’

낮에 봤던 촌장이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 몇몇 나이 많은 무리들과 가는 게 눈에 보였다.

뭔가… 회담을 하는 느낌?


‘삐릭삐릭, 여기는 스네이크, 내 말이 들리나, 오타콘?’
[네? 저는 아르모니아입니다. 제 이름을 까먹으신 겁니까?]
‘….’

안 받아 줄 건 알았지만 뻘쭘하네….

작전 개시다!

***

웬 허름한 집에  봐도 나이가 들어 보이는 동네 어른들이 요란스럽게 모여 있었다.


“오늘 돌아다니는 청년은 누군감?”
“신기한 옷을 입고 있더만.”
“근데 그 친구 계속 있으면 우리 큰일나는 거 아냐?”
“딱 보니까, 비실비실한 게 딱밤 한번 쥐어박으면 기절하게 생겼더만. 쥐어박고 내쫓자고.”

딱 봐도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딱밤에 기절이라니, 내가 그 정도로 비실해 보이나?

나는 근처 울타리에 숨어서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탁! 탁!

“조용, 조용!”

촌장은 소리를 지르면서 탁자를 쳤다.

“그런데 그 옷 비싼가?”
“이따 한판 붙어봐야겠구먼. 딱밤을 콱!”

아니, 만만해 보인다고 사람을 다짜고짜 줴패려고 하다니, 미친놈이네.


촌장의 말에 조용히 하는 인간 따위는 없었다.


“아이씨,   들어 이것들아.”
“말하슈,  알아서 듣겠지.”
“에이, 쌍놈의 새끼들.”

촌장은 포기했다는 듯, 억지로 말을 밀어 붙였다.


“오늘 온 청년에 대해서 꽤 궁금해했을 텐데. 내가 그 친구를 내쫓지 않은 건 이유가 있어, 그걸 설명하려고 불렀소.”
“촌장이 더  알겠지만, 이거 용사한테 들키면 우리 진짜 작살나는 수가 있소.”
“걱정 마, 내가 어떻게든 설명하면  친구도  말을 들어줄 거야.”
“용사님이 촌장 말을 퍽이나 듣겠소…. 그래서 어떤 것 때문이요?”
“이거다.”

촌장은 탁자 위에 뭔가를 올려놨다.


“하얀 진주네, 햐, 이 귀한걸.”
“근데, 이걸 어디서 났소? 크기가 눈알만  거 보니까, 값이 장난 아니겠는데?”

하얀? 눈알?

이상하다, 내가 촌장에게 준 짝퉁은 아무리 못해도 야구공만 한 크기의 크리스탈 진주였다.

아마 내가 준 짝퉁을 숨기고 적당히 돈이 되는 물건을 가져온 것 같았다.

“크음, 이거  청년이 준 거야.”
“오메, 돈 많은가 보네?”


촌장의 말에 다들 야단법석을 피우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 지내게  건 이 진주 때문인  맞아. 그런데 내가 분명 그 친구 데리고 와서 온몸은 수색했는데, 동화 하나 나오지 않았단 말이지? 그런데 앞에서 갑자기 뿅하고 진주를 꺼내더라고!”
“오메.”

동네 사람들을 뿅가게 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기 전에 탈탈 털어내야 할 거 아냐? 다들 방법 좀 있으면 내봐.”
“….”


미친, 나 털어먹으려고 지금 이 회의를 하는 거라고?

다들 벙어리가 됐다.

에넬을 써서 물건을 꺼내는  뭔 수로 빼앗을 방법을 강구하겠나.


“아! 이거 어떻소?”
“응? 말해봐.”
“우리 동네에 딸내미들만 넘치잖소. 꼬셔보는 거 어떻소? 젊은 남자 놈이면 여자한테 사족을 못  거 아니오.”
“아! 그거 좋네.”

순식간에 동네 사람들은 좋은 방법이라고 웅성거렸다.


시불, 존나 귀찮아지겠네.

자경단 쪽을 간신히 해결했더니 더 게 오네.


“그럼 다들 각자 집에 가서 딸내미들한테 잘 좀 말해봐.”
“사실 비올라가 나서면 바로  아니겠나?”
“그렇지…. 그런데 그 총각이랑 비올라랑 만나게 하면 큰일 나는 거 아니오?”
“용사님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 우리 진짜 끝인 거 알고 이 짓을 벌이는 거죠?”
“그건 걱정 마. 내가 진작 가서 외출 금지 시켰어.”
“…. 그래도 불안하구먼…. 이거 진짜 들키면 그냥 말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소….”
“…10년째 아무 일 없었잖아. 이번에도 잘 넘어갈 거야.”

나는 잠깐 골똘히 생각했다.

‘아까 용사 여동생 이름이 비올라라고 했지?’
[네, 맞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순식간에 비올라라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로 집안을  채웠다.


그러던 중 어떤 아줌마가 한 말이  귀를 강타했다.


“예전부터 여동생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이제 결혼하겠지?”


뭐!?

“뭐, 동생이 좋으면 결혼하는 거지.”
“스물 두 살이 됐는데도 남자라고는 오빠밖에 모르다니, 불쌍하지…”
“하이고~ 불쌍할 것도 많소. 용사님이지 않소? 지금도 모든 왕국에서 달라붙는 공주들 뿌리치고 다닌다고 소문이 자자하더구먼….”
“하긴… 용사님이면 왕보다 낫지. 젊지, 강하지, 돈도 많지.”
“비올라도 상대가 용사라서 다행이지.”

모든 사람이 수긍했다.

나만 빼고.

‘이야, 이걸로 소설 제목 만들면 딱 일 듯.’
[어떤 제목입니까?]
‘용사가 시스콘인게 정상인 세상에서 용사의 여동생을 먹는 방법.’
[제목이 너무 기네요.]
‘이런 게 유행하는 곳이 있어….’


그런 잡생각을 하는 중에 집안에서 갑자기 노파의 목소리가 울렸다.

“흥, 지랄들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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