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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게임-176화 (176/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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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Abyss, Aquarium

"체크메이트."

"아, 또 졌어."

체스판을 들여다보던 도수진이 한숨을 쉬었다. 마주 앚은 최화영이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아무 생각 않고 휙휙 두는 거 같은데 이길 수가 없네."

"틈이 생기면 어떻게든 노리려고 하는 게 빤히 보이잖니."

최화영이 나이트를 움직여 킹을 넘어뜨리며 말했다.

"그런 수는 상대도 아는 법이야. 내가 놔둘 줄 알았어?"

마력석의 힘을 이용해 돌더미를 깎아 체스를 만들었다. 강한 친구들에서 머리 굴린다는 멤버들이 차례로 덤볐지만 누구도 최화영을 이기지 못했다.

"으응. 어쨌거나…… 언니 하란 대로 했는데, 될까요?"

"글세?"

최화영이 체스판에서 일어났다. 구경하던 클랜원들이 냉큼 그녀들의 자리에 앉았다. 최화영이 체스말을 만지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냥 하나하나 던져보는 거야. 되면 좋고, 아니어도 어때."

"유예린이 사고칠 거 같아서 걱정이에요."

"후후."

최화영이 웃었다.

"예린이 귀엽지?"

"귀엽다기보단 안타깝달까……."

"벌써 어깨에 힘 들어간 것 봐. 귀여워."

둘이 강한 친구들 침실에서 나오자 저 멀리 푸른방에 선 유예린이 보였다. 활기 도는 얼굴이었다. 박송하와 함께 무슨 이야기를 하며 바퀴를 돌리다가, 최화영의 시선을 느끼고 표정을 굳힌다. 최화영이 키득거렸다.

"괴롭히고 싶어."

"……유예린이 불쌍하네요."

도수진이 픽 웃으면서 최화영의 머리에 걸린 먼지를 손끝으로 골랐다.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가만히 있던 최화영이 배시시 웃으면서 도수진의 허리를 안았다.

"우리 수진이, 언니 설레게 하네?"

"웃, 언니……."

키차이 때문에 최화영의 입술이 도수진의 가슴 위쪽에 닿았다. 그녀가 도수진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치다가, 갑자기 쪽, 도수진의 유두에 입맞추고 떨어졌다.

"앗, 언니이!"

"왜, 싫니?"

"그런 게 아니라……."

도수진의 얼굴이 빨개졌다. 최화영이 후후 웃었다.

웨이브진 머리카락, 그 사이로 갸름한 얼굴과 눈웃음치고 있는 최화영의 미모는 같은 여자라도 설렐 것만 같았다. 도수진은 그 얼굴을 마주하자 차마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몸을 돌렸다.

"저 화장실 갈래요."

"어, 수진이 설마……?"

"아니에욧!"

"장난이야, 장난. 같이 가."

최화영이 도수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화장실로 걸었다.

화장실은 그래도 구색이 갖추어져 있어서 악취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변기가 부족해 기다려야 할 때가 많았지만 아직 특별한 불상사는 없었다. 최화영이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공동으로 걸어나오자 다른 클랜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모였다. 그녀는 허리를 펴고 훗 웃어보였다.

식수대를 지나는데, 임예정이 있었다. 최화영이 도수진에게 눈짓하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임예정은 미약한 물줄기에 입을 대고 목을 축이다가 자신에게 드리운 그림자를 느끼고 흘끗 눈을 들었다.

"엇……?"

"왜 그렇게 놀래, 예정아?"

"어……."

그녀가 입가를 슥 닦으며 주춤했다.

"요새 예린이는 어때? 아직도 그 잘생긴 괴물님 그리워하고 있니?"

"……."

"후후, 표정 봐. 무서우니까 풀어. 예쁜 얼굴 상하잖아."

그러면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올려주자 임예정이 화들짝 뒤로 물러섰다. 임예정의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힘든 일 있으면 말해. 도와줄 테니까."

"……됐습니다. 그럴 일 없을 거구요."

"그런가?"

임예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최화영을 노려보았다. 굳은 눈길에 도수진이 앞을 막아섰으나 최화영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됐어, 가자."

"네."

둘이 임예정을 지나쳤다. 도수진은 뒷통수로 임예정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최화영이 이끄는 통에 그녀를 뒤따라야 했다.

화장실은 세 개의 칸 모두 비어 있었다.

"큰 거 아니지?"

"……네."

"기다릴게."

"네."

도수진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내부는 좁았지만 수세식 좌변기에 비데까지 달려 있었다. 그녀는 큰키를 구겨 조심스레 앉았다. 문 너머에서 최화영이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물소리가 의식돼서 서서히 힘을 풀었다. 쪼르르, 짙은 색깔의 물줄기였다. 식수대가 시원찮아 수분 섭취에 게을러져 그럴까. 지하생활로 몸이 상해가는 것 같다. 도수진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큰 키에 시원하게 뻗은 탄력 있는 몸매였는데, 약간 마른 것 같다. 조금 속상하네.

거울을 본지 오래되었다. 어떤 몰골일까 생각하는데 문득 문이 열렸다.

"……어."

도수진의 눈이 커졌다.

최화영이 입술에 검지를 올리고 훗 웃고 있었다. 최화영의 늘씬한 몸뚱이가 변기칸 내부에 들어서고, 화장실 문이 다시 닫힌다. 도수진의 놀란 숨결이 최화영의 살갗에 닿을 것만 같았다.

"어, 언니?"

"어머, 끊은 거니? 계속해도 돼."

"언니…… 무슨……."

"안 나갈 거니까."

최화영이 살짝 허리를 숙였다. 변기에 앉은 도수진과 눈높이가 맞아 떨어지고, 둘의 얼굴은 더 가까워진다. 도수진의 얼굴이 빨개졌다.

"언니, 나가요."

"괜찮다니까……?"

최화영이 예의 나른한 눈웃음을 지었다.

결국 도수진이 눈을 질끈 감았다. 물줄기가 다시금 이어져, 쪼르르, 하고 물소리가 났다. 최화영 앞에서 방뇨하자 등허리로 오싹함이 가로질렀다. 색깔, 이상할 텐데. 그런데 어쩐지 달큰한 숨이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입술에 맞닿는 부드러운 감촉.

"아……."

순간 도수진은 입을 열고 한숨을 내쉬었다. 틈을 놓치지 않고 혀가 밀려들어 가볍게 도수진의 설육을 훑고 빠져나갔다. 잠시 악수하는 듯한 아쉬운 키스였다. 도수진이 눈꺼풀을 열었다.

"언니……."

"왜."

"어떻게……."

"내가 아는 거 알잖아."

"아……."

최화영이 윙크했다. 도수진의 가슴이 뛰었다.

"내가 다 아는 건 너도 알잖아."

"그래도…… 언니는……."

"나도 억지로 하는 거 아닌데?"

"거짓말……"

"진짜야. 여자들끼리만 있다보니 흥미가 생겼나고나 할까."

최화영이 후후 웃으면서 다시 도수진의 이마에 입 맞추었다.

"수진이가 귀엽기도 하고."

그러면서 손가락을 도수진의 유두끝에 올렸다. 그녀가 아, 하고 다시 신음했다.

"언니……."

"수진아, 나 믿지?"

"……네."

"나만 따라오면 돼. 재미있게 해줄게. 후회 없을 거야."

후회 없을 거야, 하고 말하는 최화영이 얼굴이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어서 그녀는 눈을 감고 싶었다. 서로의 코끝이 닿을 것 같은 거리, 최화영의 숨결에는 달큰한 향내가 났다. 도수진은 어쩐지 젖을 것 같아서 다리를 오무렸다. 어깨를 쓰다듬는 최화영의 손길에 가슴이 쿵쿵 뛰었다.

"아까 봤잖아."

"……."

"내 말대로 될 거야."

"나갈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그리고."

최화영이 도수진의 양 무릎을 붙잡아 오무리고는, 그 위로 마주 올라 앉았다.

"이크."

최화영의 가슴이 도수진의 얼굴에 문질러졌다. 도수진은 그 다홍색 과실을 혀끝에 올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허벅지에 앉은 최화영의 부드럽고 탄력 있는 엉덩이가 느껴졌다. 이윽고 최화영의 까슬한 터럭도 느낄 수 있었다. 도수진은 침을 삼키며 최화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웠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도 이 사람은 이렇게 고혹적으로 웃을 수 있을까. 바닥 아래로 추락해도 화려한 장미를 꽃피우는 사람이었다. 최화영이 도수진의 양뺨을 감싸쥐며 생긋 웃었다.

"이 안에 있어도 바깥만큼 멋질 거야."

"네 언니."

"키스할까?"

"언니……."

도수진이 최화영의 등을 감싸안았고, 최화영이 도수진의 목을 끌어안았다. 둘의 입술이 마주쳤다. 둘만의 공간에서 오래도록 혀를 나누었다.

*

"그 사람이 언제 올지 알면 준비할 수 있을 텐데."

"여태 총 몇 번 왔지?"

"총 네 번. 처음 오고, 이틀 후, 그리고 나흘 후에 왔어, 다시 삼일 후."

"유예린 네가 가장 오래 봤으니까, 힌트 같은 건 없어?"

"글세…… 잘 몰라."

"세 번 만나면서 뭐했냐?"

"시끄러……."

만나서 정말 섹스만 했지. 이렇게 저렇게. 온갖 방법으로. 아, 생각하지 말자. 어쩐지 이어지는 욕구불만과 근원 없는 배신감 때문에 유예린은 그 남자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약 삼 일 간격이네. 급하면 내일, 아니면 모레나 사흘 후.”

"마지막으로 본 게 최화영이고, 하루 자고 가기까지 했으니까……."

박송하가 유예린을 흘끗 보고는 말을 이었다.

"나와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봐서 최화영은 알 수도 있지."

"……떠볼까요?"

임예정의 말을 유예린이 잘랐다.

"최화영도 모를 걸? 다정하긴 해도 그런 이야기까지 할 사람은 아니었어."

"……."

순간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던 유예린은 자기가 한 말을 깨닫고 헛기침했다.

"뭐, 그럴 거 같다고."

"혹시 모르니까 최화영 보이면 해봐."

"네."

"운무 신세기까지 있으니까 육탄전은 우리가 위야. 도수진이랑 양재희 정도는 내가 막을게."

"최화영의 능력은 대체 뭘까요……?"

"글세…… 그래봐야 어차피 사용 가능한 힘의 총량은 비슷하니까, 예린이가 마크할 수 있을 거야. 마력석 하나면 누구든 크게 차이 없어."

"십사 대 십이야. 둘 많긴 한데.“

“무투계로 따지면 같아요. 그래도 송하랑 지하은이 있으니까 이쪽이 앞서겠지.”

“변수는 최화영의 능력뿐. 별 거 아니면 우리가 이겨.”

문득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침실로 들어서는 이는 지하은과 박지나였다. 지하은은 예의 얼음 떨어지는 얼굴로 저벅저벅 걸어왔고, 박지나는 그녀의 뒤를 졸졸 따랐다.

유예린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새삼 웃음이 났다. 지하은, 악명 높던 암살자, 그녀는 물론이고 아프로겐의 박송하나 자신까지, 한때 쟁쟁하던 이들이 전부 알몸으로 자연스레 돌아다니는 모습이 새삼 희극적이다. 새까만 옷으로 어둠을 거닐던 지하은이 실은 생각보다 가슴이 작다거나, 유두가 어떤 색인지, 음모가 얼마나 엷게 났는지 바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겠지. 그녀의 연인인 박지나가 깡마른 몸매에 음모가 하나도 없다는 것도. 자신의 앞에 있는 박송하도 마찬가지다. 항상 가슴을 동여맸다니까, 여기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큰 가슴을 가진 육감적인 몸매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이런 밑바닥에서까지 여왕벌 행세를 하는 최화영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지하은이 근처 침상에 걸터 앉았고, 박지나가 곁에 자리했다. 박지나의 터럭 없는 가랑이로 가려는 시선을 애써 잡아채며 유예린이 말했다.

“준비는 됐지? 계획은 단순해. 시기가 문제지.”

지하은이 박지나에게 눈짓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대요.”

수화도 아니고 눈만으로 의사를 전달하다니 대단한 커플이다.

“최화영의 능력은 모르겠지만 내가 마크해. 이외에 강한 친구들에서 조심할 건 도수진과 양재희. 무투계는 양측 다 다섯이야. 송하가 도수진을, 하은이 너가 방소혜를 맡아. 무투계끼리 맨투맨으로 붙일 거야. 나머지는 바퀴 돌리느라 지쳤을 테니 바로 제압하고 합세하면 돼.”

“변수를 없앨 계획이시네요.”

“우리 유리하니까.”

“내일부터?”

“내일부터 강한 친구들이 푸른 방을 이용하면 곧바로.”

“힘으로 최화영을 제압해서 그 괴물한테 못 가게 막는다…….”

박지나가 턱을 매만졌다.

“최화영 마력석은 어쩌실 건데요?”

“마력석은 우리끼리 공평하게 쓸 거야. 내 것도 반납할게. 필요할 때만 돌아가면서 사용해.”

“강한 친구들 처분은요?”

“……뭐, 마력석 사용권만 박탈하면 알아서 살겠지.”

“알았어요.”

박지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곁에 앉은 지하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번 싸움 이후에는 언니가 계속 안기는 거죠?”

모두 유예린을 쳐다보았다.

사실상 결정난 사안이지만, 누구도 굳이 입밖에 내진 않았다. 유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흠…… 네.”

잠시 논의가 끊겼다. 유예린이 어색하게 머리를 귀 뒤로 쓸어넘기는데 불쑥 임예정이 말했다.

“불공평하지 않아요?”

“응?”

시선이 임예정에게 모였다.

“차라리 공평하게 돌아가면서 괴물한테 안기는 게 어때요?”

“예정아.”

“다들 언니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언니 아니었음 이보다 험한 꼴 당했을 거잖아요. 그놈들한테. 따지고 보면 은인인데, 언니만 죄인처럼 괴물한테 간다는 게…….”

“차례대로 몸 대주자고?”

박송하가 웃었다.

“솔직히 난 싫은데.”

“송하 언니.”

“흠, 저도 싫어요.”

박지나가 끼어들었다. 지하은이 박지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임예정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리고 그건 그놈한테만 좋은 일 아냐? 차례대로 대주고? 경험 없는 어린애들도 처녀 상납하고, 이런 거?”

“그런 애들은 빼면…….”

“기준 없잖아. 그리고 사실 예린이…… 어이 유예린, 너도 제대로 말해.”

“응?”

가만히 있던 유예린이 고개 들었다.

“너가 자꾸 희생하는 포지션 잡으니까 이런 이야기 나오잖아. 애초에 최화영이 그놈한테 간 것도 그걸 이용했고. 억지로 가는 것처럼.”

“…….”

“너 그 남자랑 자는 거 좋아하잖아?”

“언니!”

임예정이 소리쳤다.

“소리 높이지 마. 울려. 그리고 비난하는 거 아냐. 그냥 그런 거니까, 애초에 예린이가 원해서 가는 건데 다른 사람 끼어들 필요 없다는 거야.”

“…….”

임예정이 유예린을 쳐다보았다.

유예린이 손끝을 매만졌다.

“그리고 애초에 한 명이 계속 그놈이랑 가까워지는 게 우리한테도 좋아. 언젠간 나가야지.”

“…….”

“예린아, 인정하지?”

유예린이 한숨을 푹 쉬었다.

“예린이가 정말 억지로 희생하는 거였음 까짓거 돌아가면서 해도 돼.”

“……아냐.”

유예린이 뒤에 있던 빵조각을 박송하에게 휙 던지며 말했다.

“그래, 그 사람한테 가는 거 좋아. 그런데 꼭 사람 많은 데서 얄밉게 말해야겠니?”

“니 충신이 언니 속도 모르고 저러니까 그러지.”

유예린이 임예정을 돌아보았다. 울상이었다. 유예린이 임예정을 꼭 껴안아주었다.

“예정아 생각해줘서 고마워.”

“언니…….”

“괜찮아.”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했다.

“어쨌거나 그럼 내일로 정해진 거지?”

“내일 바퀴 안 돌리면요?”

“걔네 안 돌린지 꽤 됐어. 돌릴 거야. 안 그럼 그냥 내가 시작할 테니 그냥 맞붙어.”

박송하가 말했다.

“어차피 결정났으니까, 어떻게는 안 중요해. 언제 지르는가가 문제지.”

묘하게 즐거운 말투였다.

송하의 말이 끝나자마자 일순 지하 18층의 불이 일제히 꺼뜨려졌다. 희미한 수면등이 침실과 공동을 밝혔다. 서로의 얼굴은 이제 희미한 윤곽으로만 분간할 수 있다.

미궁의 밤이다.

유예린과 지하은 등은 아프로겐의 침실에서 나왔다. 공동은 고요했다. 한 둘 식수대에서 목을 축일 뿐, 강한 친구들 클랜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지하은과 유예린이 눈빛을 교환하고는 각자의 침실을 향했다.

결전은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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