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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게임-170화 (170/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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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Abyss, Aquarium

"예뻐."

유예린의 얼굴을 뜯어보던 수현이 웃으면서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얹었다.

그녀는 지금 수현에게 안긴 채였다. 소년의 다리 사이 물건이 자신의 배를 찌르는 것이 느껴졌다. 뜨거웠다. 남자와 관계한지 너무 오래 되어서 가슴이 뛰었다. 흠칫, 자신도 모르게 설레고 있는 것을 깨달은 유예린이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시선을 올렸다. 소년의 눈을 쏘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실수였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소년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확인하자 다시금 두근거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다시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신의 배를 찌르고 있는 물건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었다. 가슴 한 켠이 덜컹 내려앉았다. 컸다. 생각보다 소년과 자신의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닿아 있었다. 천자락 너머로도 느껴지는 열기에 아랫배가 저려왔다.

지금 자신은 이 소년과 섹스하게 된 거다.

그 사실을 새삼 실감하자 육체는 자연스럽게 관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내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끼고 그녀는 일순 당황했다. 다리를 오무렸다. 애액이 진득하게 배어나왔다. 자신은 걸친 것 하나 없으므로 이 남자는 가랑이 사이에 차오르는 습기를 쉬이 알아챌 것이다. 얼굴이 걷잡을 수 없이 빨개졌다.

"부끄러워?"

"……."

"이름이 유예린이었지. 나이는 내가 어리지만 편하게 부를게. 거절해도 어쩔 수는 없고."

아, 목소리는 왜 이렇게 낮고 섹시한 것인지.

"난 내 맘대로 할 거니까. 호칭도, 섹스도 뭐든지."

어차피 반항해도 소용 없으니 고분고분해지자. 유예린은 그렇게 자신의 태도를 정당화했다. 소년이 가볍게 입을 맞출 때에도 고개 돌리지 않고 그저 눈을 감았다.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지금 내게 다른 클랜원들의 안위가 달려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입술을 열고 혀가 들어와도, 자신은 반항하지 말고 마주 얽어주어야 하니까.

달아. 너무 달고 부드럽고 미끄럽고 기분이 좋아. 움찔하면서, 파도가 물결을 밀어내듯 꽃잎에서부터 애액이 울컥 쏟아져나왔다. 완전 젖어버렸어. 뭐야 이거. 머리가 어지럽다. 눈을 뜨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의 맑은 눈동자를 다시 만났다. 그는 자신과 입을 접붙이고 혀를 밀어넣어서는 내부를 탐닉하고, 자신과 혀를 질펀하게 섞고, 그러면서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시각각 당혹하는 자신의 내부와 그 표정을 모두 읽힌 것 같아서 진정할 수가 없었다. 다리를 오무리는데 맞닥뜨리는 사타구니가 미끌거렸다. 소년의 눈을 견딜 수 없어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달콤하고 끈적하게 키스했다.

입술이 살짝 떨어졌다. 서로의 윗입술은 여전히 맞닿은 채로, 서로의 숨결과 타액이 아랫입술과 턱을 간지럽힌다. 유예린이 숨을 몰아쉬며 미친 듯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는데, 별안간 소년의 무릎이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아아……!"

갑작스런 감촉에 그녀가 허리를 떨었다. 소년이 귀엽다는 듯 웃고 있었다. 그가 허벅지를 자신의 가랑이로 밀어붙이고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내 바지 벌써 다 젖었는데."

찔걱, 하고 마찰하는 소리가 유예린의 귀에도 들렸다.

"키스하자."

소년은 그렇게 속삭이고는 다시 유예린의 입술을 빼앗았다. 혀가 뒤섞인다. 뜻밖에 그의 몸짓은 다정하다. 혀가 자신의 구강을 정중하게 하나, 하나 탐색하듯 건드리다가 이내 그녀의 혀를 자신의 것으로 어루만진다. 그녀가 키스에 취해 몸에서 힘이 빠질 때 즈음, 그의 손끝이 젖꼭지를 건드렸다. 한창 달아버린 가슴에 이르는 첫 터치에 그녀는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전율햇다.

"여기가 민감하네."

가볍게 유두를 쥐고 어루만졌다. 다리가 풀릴 것 같다. 그의 한 팔은 이미 유예린의 등어리를 부여잡고 자신에게로 그녀를 안아당겼다. 온통 그의 체취였다. 그의 것이 된 기분이었다. 유예린은 그가 부드럽게 자신의 몸을 이끄는 대로, 침대에 엉덩이를 걸쳤다.

실크 재질이 느껴졌다. 혹여 침대에 부딪칠 새라 그는 유예린의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받쳐주면서 상냥하게 그녀를 눕혔다. 자신의 머리를 감싼 손길, 가까운 곳에서 소년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서로의 숨이 서로를 덥히는 거리. 소년의 얼굴이 다가오자 유예린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목을 안고 말았다.

입술이 마주쳤다. 이번에는 조금 격렬한 키스, 그러나 유예린 또한 허겁지겁 소년의 설육을 탐했다. 서로의 타액이 뒤섞였다.

거칠게, 욕망만 채우는 노예 취급 당할 줄 알았는데, 눈 질끈 감고 아래만 대주면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상냥하다니 반칙이다. 소년의 한 손이 자신의 가슴께에서 갈비뼈를, 옆구리를 쓸어내리는 게 느껴졌다. 기분 좋다. 손길이 상냥해서 황홀하다.

이곳에 박힌 후 며칠 동안 여자로서의 존엄도 잃고 가축처럼 뒤엉켜 살았다. 몸에서 땀내가 나도 씻지 못하고 빵을 얻으려 바퀴를 돌렸다. 최화영과 대립하느라 살얼음판이었다. 그런데 이 남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쥐고 있는 강한 수컷이 이렇게 상냥하게 자신을 안아주자 그녀의 다 스러진 성채는 쉬이도 무너졌다.

문득, 자신이 어제도 제대로 씻지 못한 것, 오늘도 내내 씻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빵을 구하려 땀 흘리며 바퀴도 돌렸다.

유예린이 살짝 입술을 뒤로 물리며 말했다.

"씻고……."

"왜……?"

"냄새 날 텐데……."

부끄럽다. 유예린이 침대 시트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남자는 픽 웃으면서 유예린의 뺨에, 코에, 입술에 키스했다.

"냄새 안 나."

"거짓말."

"나는데 좋은 냄새야."

"거짓말……."

"예뻐."

그렇게 속삭이며 남자가 혀를 내밀었다. 유예린은 입을 다물고 도리질치다가, 결국 못 이기는 척 혀를 내밀 수 밖에 없었다.

둘의 혀가 서로를 탐하는 사이, 유예린은 오무리고 있던 다리를 벌렸다. 남자의 몸이 그녀의 다리 사이에 안정적으로 자리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섹스의 예비 자세였다. 아까 자신을 찌르던 물건의 존재감을 떠올리며 기대감에 허리가 떨렸다.

이내 소년이 자신의 옷을 벗었다. 말랐지만 빈틈 없이 근육이 몸을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몸이었다. 조각한 것처럼 이 소년에게 흠이라고는 없었다. 힘도, 얼굴도, 몸도, 그리고 자신과 여인들을 지배하는 수컷의 카리스마까지. 유예린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소년이 바지를 벗으면서 우람한 물건이 그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냈을 때, 그것을 맞이하게 될 그녀의 다리 사이가 절로 움찔거리며 다시금 애액을 울컥 토해냈다.

"아……."

그녀가 순간 다리를 오무리려 했지만, 소년의 양손이 먼저 사타구니를 짚었다. 물을 질질 싸고 있는 그녀의 옥문을 낱낱히 바라보는 시선에 그녀는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워졌다.

"보, 보지 말아요……."

"기대하는 거야?"

"……."

"귀여워."

그가 그녀의 꽃잎에 쪽, 입맞추었다. 유예린은 전율하며 허리를 비틀었다.

"아아……."

"좋은 냄새 나."

"……."

유예린이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분명히 땀냄새가 날 거다. 그런데.

소년은 그녀의 꽃잎을 핥기 시작했다. 너무나 오랜만에 느끼는 그곳의 쾌감에 유예린은 부끄러움조차 잊고 신음했다.

"하, 하아…… 하앙……."

입술이 클리토리스를 건드렸다. 그녀의 소리가 높아졌다.

"아! 아아! 아학, 하읏……!"

그녀는 다리 사이로 파고든 수현의 뒷머리를 잡고 허우적댔다. 아아, 이제 아무 것도 몰라, 기분 좋아. 무릎을 세우고 발끝이 펴졌다. 허리가 절로 들렸다.

그러다가 문득 혀놀림이 멎었다. 숨을 고르는 걸까.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소년의 혀가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다른 것이 닿았다. 뜨겁고, 둔탁한 것이다.

"아아……!"

그것이 질입구를 열어젖히며 다가오고 있었다. 소년의 물건이다. 그녀는 다리를 활짝 벌린 채였으므로 그녀의 꽃잎과 소년의 남근 사이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첫 진입의 기쁨, 그리고 서서히 입구를 열어젖히며 내부로 파고드는 물건은 너무나도 크고, 뜨겁고 황홀했다. 그녀는 참을 수 없이 달뜬 한숨을 토했다.

"아아아……!"

처음부터 이렇게 자신을 밀어올리는 물건은 처음이었다. 이것이 앞으로 자신의 내부를 격렬하게 쑤셔줄 살덩이였다. 벌써부터 기대감이 허리가 떨릴 지경이다.

귀두가 쭈욱, 진입했다. 그녀의 꽃잎이 기쁘게 삼켰다. 벌써부터 유예린은 아래로 용암이라도 쏟아내는 것처럼 미칠 것 같았다.

"아아아아아……!"

물건이 단숨에 자신을 꿰뚫었다.

끝까지 닿았다.

"아아아, 핫, 하아…… 핫! 하앙! 앙!"

그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머리에서 별이 번쩍였다. 결국 이렇게 연결되었구나, 하는 감상조차 있을 틈이 없었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격렬한 쾌락의 파도에 그녀는 소년을 꼭 끌어안고 자신을 덮치는 쾌락의 파도로부터 이성을 가누려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핫, 항! 아앙! 아항! 하아앙! 하, 하아앙! 좋아아…… 핫! 좋앗! 하앙!"

소년의 허리놀림을 따라 그녀의 육체가 작살에 궤뚫린 것처럼 이리저리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한동안 이성을 잃고 몸을 비틀며 쾌락으로부터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이런 기분 처음이다. 미칠 것 같다. 이상해질 것 같은데 이걸 막을 수가 없다. 더 하다간 정말 이상해질 것 같다.

물기 어린 눈을 드니 소년은 자신에게 물건을 박아넣으면서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자신이 엉망으로 쾌락에 취하는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저 득의만만한 얼굴이 얄밉다. 하지만 자신의 꽃잎을 꿰뚫는 소년의 물건이 너무 강해서 반항은 꿈도 꿀 수 없다. 생각과 생각의 틈을 찔러드는 소년의 남근은 그녀의 이성을 조각조각 분해시켰다.

유예린은 희미해지는 정신으로 혀를 내밀었다.

가만히 내려다보는 건 얄미우니까, 키스하자. 키스해줘. 유예린이 혀를 길게 뺐다.

"헷, 하앙, 헥, 하응, 하윽! 아, 아아! 흑, 하윽!"

쾌락에 미쳐가면서도 필사적으로 혀를 내밀었다. 아마 바보 같은 표정일 것이고, 쾌락에 미친 음란한 얼굴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키스해달라고 혀를 내빼다니 정말 바보 같겠지. 하지만 키스라도 해서 얼굴을 가까이 하자. 그러면 보이지 않겠지. 그리고 키스하고 싶으니까.

소년이 웃고만 있자 유예린은 앙탈 부리듯 혀를 좌우로 돌렸다. 소년도 이내 입술로 그녀의 혀를 감싸안았다. 그녀의 혀를 빨다가, 자신의 것을 내어주어 서로의 설육을 섞는다.

찔걱, 하고 깊숙히 박혀드는 소년의 물건, 유예린은 절정을 느끼고 몸을 경련시켰다. 그러나 소년의 삽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육체의 쾌락이 이성보다 강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절감하면서 자신을 채우는 소년의 물건에 몸을 맡겼다.

*

몇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유예린은 엎드린 채 엉덩이를 쭈욱 빼고 소년에게 자신의 뒤를 맡겼다. 짐승과 같은 자세로 교미하고 있었다. 그는 유예린의 보지를 자신의 물건 모양으로 만들겠다는 듯이 쉬지 않고 추삽질했다. 유예린의 목소리는 이미 쉬어 있었다.

"아으, 하아앙……! 항, 하앗! 하아앙……!"

또 가버린다. 유예린이 절정하고는 축 늘어졌다. 그녀의 꽃잎에서 그의 정액이 질질 흘러내렸다.

"그마…… 이제 그마아……안…… 용서……해주세요……."

더 가버리면 정말 이상해질 것이다. 희미한 이성으로 그녀가 애원했다.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박으려고 준비하던 소년이 고개를 갸웃했다.

"처음인데 심했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오늘은. 이 말에 어쩐지 기뻐하는 자신을 애써 부정하며 유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리 와서 키스."

소년이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늘어져 있던 유예린이 몸을 일으키고는 소년에게 안겨들며 입을 맞췄다.

연인처럼 서로를 품에 가두고 한참 혀를 나누었다.

"이제 씻을까?"

이곳, 붉은방에는 행위를 위한 침대뿐 아니라 다양한 것이 있었다. 열악한 공동의 샤워실과 달리 호화롭게 꾸며진 욕조까지 있었다. 장미잎이 뿌려져 있다. 그녀는 부끄러워 거부했으나 남자는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 올려 함께 몸을 담궜다.

물론 욕조 안에서 다시 한 번 격렬하게 섹스했다.

품질을 짐작할 수 없는 비누만 주어졌던 공동과 달리 고급 세정제와 샴푸, 로션, 모든 게 갖추어져 있었다. 그녀는 정말 오랜만에 푹 쉬는 기분, 제대로 씻겨지고 사랑 받는 기분이었다.

유예린은 자신의 몸에서 거품을 씻어주는 이 남자에게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키스했다.

"……?"

놀란 듯 남자는 멈칫하다가,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다시 질척한 키스가 이어졌다.

"……또 할까?"

"오늘은 그만."

유예린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둘은 물기를 닦고 머리를 말렸다. 화장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씻고 말끔해진 유예린은 수척했던 이전보다 훨씬 생기 있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수현은 자신의 앞에서 걷고 있는 유예린의 탱글한 엉덩이를 보면서 다시 눕혀서 박아버릴까 고민했다.

"다시 찾아올 테니까 기다려."

붉은방에서 나서기 직전, 수현이 속삭였다. 밖으로 나서는 문앞에서 둘은 다시 마주보고 끌어안았다.

"……뭐라고 부르면 돼요?"

유예린이 물었다. 수현은 말했다.

"주인님."

"……푸. 악취미."

그리고는 키스를 나누었다.

그리고 둘은 나란히 붉은방의 문을 열었다.

다시 황량한 공동이 드러났다. 푸른방에서 땀 흘리며 바퀴를 돌리고 있던 여자들이 둘을 발견하고 멈추었다. 공동에 모여 대기하던 이들, 무엇인가를 의논하던 박송하와 아프로겐 클랜원들, 모두 두 남녀를 주목했다. 유예린은 어쩐지 부끄러웠으나 수현이 그녀의 어깨를 안고 있어서 떨어질 수도 없었다.

수현이 유예린의 몸을 돌려서, 자신을 올려다보게 만들고는 속삭였다.

"나는 이만 갈게. 잘 있어."

"……네."

주인님, 하고 유예린이 자그맣게 덧붙이며 웃었다. 수현도 웃고 말았다. 수현은 엘리베이터로 돌아가려다가, 다시 유예린을 안아 당겨서는 부드럽게 키스했다.

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수현과 유예린은 끈적하게 키스했다. 유예린의 손은 갈 곳을 찾지 못해 잠시 엉거주춤 헤매다가 결국 수현의 등을 감싸 안았다. 혀가 뒤엉키며 타액이 흘러내렸다.

"또 봐."

한동안의 키스가 끝나고, 수현은 유예린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어주고는 떠났다.

유예린은 그가 떠난 자리를 한참 쳐다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주시하는 공동의 여인들을 마주쳤다.

"……."

예전에는 자신을 노려보던 강한 친구들의 클랜원들이, 조금 두려워하는 듯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어이, 하고 소리쳤을 박송하조차 조심스러웠다. 마치 이곳으로 떨어지기 전, 그녀보다 급이 낮았던 정글의 주민들이 그녀의 힘을 두려워하며 짓던 그런 얼굴을 닮았다.

그 남자 때문이다.

그녀는 내심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언제든지 자신들을 짓밟을 수 있는 남자, 이곳을 지배하는 강력한 수컷, 이곳 미궁의 왕과 살을 섞은 사이였다. 그녀와 소년은 마치 연인이 이별을 아쉬워하듯 키스하며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을 기약했다.

유예린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쥬피 썬더 클랜원들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보이기만 하면 시비 걸고 조롱하던 최화영조차 지금은 입을 열지 않았다. 유예린과 마주친 여자들은 먼저 어깨를 피했다.

그녀는 턱을 들고 도도하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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