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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Abyss, Aquarium
이브린 등장!
그녀는 고귀한 드래곤!
백금을 갈아 흩뿌린 마냥 반짝이는 아름다운 은발(銀髮), 홍옥 속에 은하(銀河)를 가둔 듯 일렁이는 홍안(紅眼), 혹여 속이 비치지는 않을까, 투명하리만치 희고 티 없는 피부. 어린 소녀와 같은 모습이지만 온 전신에 위엄을 두르고 있으며, 한 번 세상에 나설 때마다 정글에 이름 높았던 강자들을 무릎 꿇리고 살해했던 광폭한 마룡(魔龍)!
그러나, 그녀라 할지라도 치른 일의 대가는 받아야 하는 법, 하늘의 그물은 성긴 듯하나 악인을 놓치는 일이 없다. 이브린은 죄를 지었다. 그것이 전부이며, 정글의 가혹한 룰에 따라 가혹하게 수형중이었다.
"……하으으응……! 히이, 히잉……!"
"어디 변명이라도 해보시지."
"이으, 아으 앙이아고 하으아…… 하으 하앙! 핫, 흐하앙!"
"변명도 하지 않다니, 그렇다면 벌을 줄 뿐."
"아으, 우이, 우이! 하으, 핫, 하앙! 아하앙!"
사극에서 볼 수 있는 형틀!
칼이라고 한다. 단단한 나무 판자에 세 개의 구멍이 있다. 가운데 있는 큰 구멍에는 사람의 머리를, 좌우의 작은 구멍에는 양 손을, 그렇게 사람의 머리와 팔을 구속하여 잠그고 온전히 운신할 수 없게 강제하는 극악무도한 도구이다.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주어지던 이 형벌기구에 이브린은 구속되어 있었다. 칼을 쓴 가련한 미소녀, 이브린!
그뿐인가, 그녀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변론의 기회조차 묵살된다. 요망한 입을 놀리지 못하게 그녀의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혀를 집게로 집었고, 분홍색 설육을 바깥으로 헤 내민 채 무엇인가를 발음할 수조차 없는 꼴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죄인은 자신을 변호하려는 것 같으나 알아들을 리가 만무!
집행인은 이 아름답고 가엾은 소녀를 탁자에 엎드리게 하고, 치맛자락을 들어올린 채 그림처럼 아름답고 가느다란 다리의 곡선을 감상하다가, 그 가운데 분홍빛 꽃잎, 조금 더 위의 발그레한 항문에 벌을 주듯이 자신의 크고 우람한 물건을 쑤셔박아버리는 것이다!
"하아아앙……!"
"이런이런, 나는 벌을 주는데 왜 기뻐하는 것이지? 이 음탕한 년!"
"으아, 으, 으아애아…… 애, 하으, 하, 하앙! 항!"
철썩철썩철썩! 그녀의 엉덩이와 집행인의 살이 부딪치며 그야말로 떡을 치는 듯한 소리가 요란했다.
이 꼴이 되어버린 긍지 높은 드래곤, 이브린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힌 채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지만 그런 몸짓은 오히려 집행인의 음욕에 불을 붙일 뿐!
집행인은 그녀의 그림처럼 매끄러운 다리를 붙잡아 올렸다. 양 발목을 손아귀에 쥐고 들어올린 것이다. 그녀는 칼을 쓴 채 탁자에 상체를 올리고, 하체는 집행인에게 붙잡혀 허공에 떠오른 모습이었다. 디딤발이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집행인의 손아귀 위에서 흔들리는 꼬락서니! 그녀는 일말의 반항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아양 부리듯 허리를 비틀어대는 것뿐!
철썩철썩! 철썩철썩!
"이래서야, 구멍이 넓어지는 거 아닌가?"
이 형벌이 얼마나 오래 계속되어 왔던 것인지, 집행인이 물건을 항문에서 꺼내자 그녀의 구멍은 원래의 모습으로 수축조차 못한 채 뻐끔 열려 안의 붉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집행인이 얼굴에 비웃음을 올렸다.
"기저귀라도 차야겠군!"
"으읍! 읍! 읍읍! 흐윽!"
이브린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무어라 항변하려 했지만 집게 때문에 오히려 턱 밑으로 침만 주르륵 흐를 뿐이었다.
"구멍을 막아야겠는데, 어지간한 크기로는 막을 수도 없겠군. 무얼 원하지?"
집행인이 그녀를 놓아주자 다리가 풀렸는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방 구석에서 다양한 생김새의 크고 우람한 물건들을 이브린에게 보여주었다.
개의 꼬리! 소의 꼬리! 토끼의 꼬리! 고양이의 꼬리! 항문에 삽입하여 꼬리를 달아주는 섹스 토이들!
이 남자는 긍지 높은 드래곤에게 가축의 신체를 달아주겠다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조차 본인에게 강요하는 혐오스러운 인성!
가련한 이브린은 이 상황에서 반항조차 할 수 없이 그의 의도대로 수치스러운 모습을 감내해야만 했다.
아무거나 괜찮다는 이브린의 굴욕적인 눈짓이었다.
그러나 이 집행인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브린. 네가 직접 선택해라. 어떤 꼬리를 달고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고 싶은 것이지?"
"……!"
아, 얼마나 사악한 자란 말인가. 스스로 어떤 수치를 당할지 선택해야만 하는 굴욕. 이브린은 거부할 수 없었다. 무엇 하나 선택이라도 한다면 이 남자가 어떤 방식으로 그녀를 욕보일지 너무나 뻔했으나, 남자의 손아귀에 떨어진 이브린은 이러한 굴욕조차 삼켜야 하는 것이었다!
이브린의 눈이 흔들렸지만, 이내 체념한 듯 하나를 향해 턱짓했다.
고양이의 꼬리, 색깔 또한 이브린에게 걸맞는 아름다운 은색!
이런 상황에서조차 자신의 아름다움(美)을 포기하지 않는 이 고고함이라니, 드래곤의 긍지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굴욕을 당하면서도 자신과 걸맞는 형벌도구를 택한 그녀의 미의식은 감탄스럽기 그지 없는 것이었다.
집행인 또한 그녀의 의지력에 감탄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하지만 그녀가 선택했다고 해서 이것이 굴욕이 아니게 될 리가 만무!
남자는 이브린의 등을 눌러 엎드리게 만들더니, 그녀의 벌어진 항문에 거침 없이 고양이의 꼬리를 삽입했다. 쉬이 빠지지도 않도록 가운데가 볼록 솟은 마름모꼴의 삽입부분! 그녀의 항문이 그것을 삼키자 이브린은 가볍게 허리를 떨었다.
"이게 다가 아니지. 이브린. 너의 죄는 이것으로 사해지지 않는다."
"으브, 흐읍……."
"예쁜 고양이라고 해도 목줄은 필요한 법이지."
집행인이 이브린의 목과 팔을 구속하던 칼을 벗겨냈다. 형틀에서 자유로워진 이브린이 집행인을 째려보았으나 그 사나이는 아무렇지 않게 이브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주지."
개목걸이와 다를 바 없는 것이었으나 방울이 달려 있어서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딸랑거리며 맑게 울었다. 개목걸이는 길이 또한 짧아서, 집행인이 조금만 당기면 그녀가 질질 끌려가게 되는 가혹한 형태였다.
"자, 눈도 가리고."
집행인의 악의는 그 끝이 어디란 말인가?
그는 혀를 구속하고, 꼬리를 달게 하고, 개목걸이를 단 것도 모자라 그녀의 눈을 가린 것이다. 그녀는 이제 앞조차 볼 수 없으므로 이 남자에게 의지해 한 걸음 한 걸음 기어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이브린, 수백 년을 살아온 고귀한 드래곤은 그렇게 비참한 몰골로 추락했다.
가슴조차 이제 갓 부풀어오르려는 듯한 가늘고 여린 소녀의 육체, 희디 흰 피부와 완만한 곡선이 온몸을 이루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무릎조차 꿇고 싶게 할 천상의 아름다움!
그러나 그 소녀의 혀에는 흉측한 집게가 혀를 고정해서 말조차 할 수 없고 침을 흘렸으며, 눈에는 까만 안대를, 희고 가는 목에는 개목걸이가, 항문에는 말하기도 부끄러운 고양이의 꼬리를 달았다. 남자가 이끄는대로 네 발로 벌벌 기어서 따라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크고 흉측한 딜도를 꺼내는 것이었다.
눈을 가려 알 수는 없었지만, 그 진동만으로도 이 남자가 무얼 하려는지 안 이브린은 필사적으로 그를 저지하려 했으나 집게는 그녀의 말을 짐승의 신음소리로 바꾸어버렸다.
"으읍! 흡! 아으아어아!"
"에잇."
"흐으응! 흡, 흐읏!"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흥분한 것이었단 말인가!
놀랍게도 그녀의 꽃잎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으며, 남자가 밀어붙인 딜도를 너무나 맛있게 집어삼켜버린 것이다. 이브린은 엎드린 그대로 허리를 아래로 푹 숙이고 엉덩이를 위로 치켜들며, 딜도의 존재를 환영하며 오르가즘을 느끼고 몸을 경련시켰다.
"으흐으응! 으으응!"
남자는 진동하는 딜도를 앞뒤로 쑤시며 그녀를 농락했다.
"후후. 즐거운 모양이지?"
"흐으, 흐응……."
"난 가버리라고 허락하지 않았는데."
"흐읏, 흡!"
남자는 잔인하게도 채찍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엉덩이에 붉은 줄이 새겨졌다.
위이이잉, 하고 우는 딜도는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고, 이브린은 딜도의 진동과 함께 채찍질이 더해지자 다시 한 번 느낀 것인지 웅크려서는 애액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이 남자에게 얼마나 길들여졌기에 채찍질에도 절정해버린단 말인가!
"이제 나가볼까?"
그녀의 꽃잎 깊숙히 딜도를 박은 채, 남자는 그녀를 끌었다. 바닥에 늘어져 절정의 여운에 취해 있던 이브린은 목을 당기는 감각에 주섬주섬 일어나 네 발로 목줄이 이끄는 방향을 기어갔다.
남자는 한 손에는 채찍을, 한 손에는 목줄을 잡고 이제는 한 마리 애완 고양이가 되어버린 이브린과 함께 방을 나섰다.
그러자 드러난 것은 넓은 공동!
그저 벽에 박힌 마력석만이 흐붓이 빛을 뿌릴 따름이었다.
이곳은 대체 어디란 말인가!
"이제 미궁의 유희를 떠나보자고."
남자는 이브린의 목줄을 끌고 공동의 다른 구석에 있는 문을 향했다. 그것은 철제로 된 문이었으며 곁에는 위 아래 화살표로 된 버튼이 존재했다. 엘리베이터였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액정이 표시하는 이곳의 위치는, 자그마치 B15! 지하 십오층! 남자가 '아래로' 향하는 버튼을 눌렀고 기계는 위잉거리며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지하 십오층의 규모도 놀라운데 그보다도 낮은 곳이 있었단 말인가!
그들이 향한 곳은 지하 18층이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남자가 당당하게 이브린을 거느리고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바깥 공동에는 놀라운 광경이 있었다.
스물 여섯 명의 여인들!
모두가 아름다웠으며, 각자의 매력을 품은 재기 발랄한 여성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대체 무슨 사연이관대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알몸으로 앉아 있었다.
그녀들은 무엇인가 이야기하는 중이었는지 원을 그리고 앉아 있었으며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남자가 등장하자 모두 흡칫, 놀라서는 주춤주춤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남자가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앉아 있어도 괜찮은데."
"……."
그러나 모두들 일어섰다.
그녀들의 눈은 수현이 끌고 온 아름다운 소녀에게 향해 있었다. 눈이 가려져 다 알 순 없었으나 드러난 미색만으로도 경천동지, 경국지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름다운 소녀가 이 사나이에게 굴복한 모습은 그녀들로서도 충격이었을 터!
"이 소녀의 이름은…… 알 필요 없이, 그냥 발정난 암캐라고 해두지."
"……!"
모두의 앞에서 발정난 암캐 선언!
굴욕을 감내하던 긍지 높은 드래곤조차 이 수치는 차마 견딜 수가 없었는지 여인들의 눈을 피해 남자의 허벅지 뒤쪽을 꼬집고 말았다. 그 원한 서린 일격에 남자가 움찔하더니 말을 수정했다.
"흠흠. 암캐는 취소. 그냥 사랑스럽고 발정난 애완 고양이라고 하자."
"……."
이브린은 그래도 꼬집은 손을 풀지 않았다.
"으윽, 뭐, 어쨌거나 아주 사랑스러운 고양이야. 여하튼 너희들도 이제 내 소유가 되었는데 그동안 얼굴도 비추지 않았지?"
여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처지를 체념한 듯한 슬픈 얼굴들!
아름다운 미녀(美女)들의 수심 어린 얼굴, 그것도 스물 여섯 미녀들의 시무룩한 모습은 이 뱀의 심장을 가진 남자의 마음조차 움직인 것인지, 그는 그녀들을 위해 좋은 말들을 주워섬기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좋게 생각해. 하하. 중고품월드에 팔리는 것보단 낫잖아? 나중에는 풀어줄 수도 있고."
"……!"
풀어줄 수도 있다는 말에 여인들의 눈이 커졌다.
그녀들의 눈이 일렁인다.
희망의 빛!
바로 그것이었다.
이 처지를 벗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자 그녀들은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는, 판도라 상자 속 마지막 한 가지, 바로 희망을 품게 된 것이었으니!
"그러니까 몇 가지 설명하자면……."
남자가 상냥한 얼굴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름다운 미소였다.
고귀한 드래곤을 다룬 집행인의 행실로 보아 혐오스러운 인성과 뱀의 심장을 겸비한 그야말로 극악무도, 정글의 무법자였으나, 외모만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하는, 내심으로는 은밀한 기쁨마저 망상하게 만드는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은 곁에 가련하게 엎드린 드래곤의 것마저 압도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 그 미소를 마주한 스물 여섯 여인들의 방심은 어떠했겠느뇨!
그야말로 미남!
정글의 가혹함을 익히 알면서도, 그 미색에 속아 남자에게 막연한 선의를 기대를 하게 된 것이었으니!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그 남자의 내심은 악독하기 짝이 인면수심인 것이다. 그는 생긋 웃으면서도 여인들이 듣지 못하게, 곁에 목줄을 찬 이브린만이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를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