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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게임-162화 (16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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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끝까지 밟아 졸라 세게 박아

올가도 예브게냐도 수현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아, 하아…… 주, 주인니임…… 하아, 또, 또, 또 가버리며언…… 으응……! 하아앗……!”

어느 시점부터 예브게냐와 올가 둘 다 탈진했고, 자신의 뜻을 위해 삼 분간 번갈아가며 수현을 자극해 사정시키겠다는 본래의 주도적 목적을 상실한 채, 나란히 소파에 엎드려 각자 정해진 시간을 감당해내는 버티기가 되었다. 올가는 수도 없이 가버려서 이제 흐리멍텅한 눈으로 엎드린 채 다리를 경련시키고 있었다. 수현이 올가에게자 남근을 빼내자 허리를 떨며 흐물흐물 무너져내렸다.

수현이 예브게냐에게 삽입했다. 숨을 고르던 그녀 또한 수현이 다시 삽입해내자 길게 신음을 올리면서 허리를 휘었다.

“흐으으응……! 하으읏…… 버, 벌써……?”

“그렇게 기다렸어?”

“또 가면, 나, 이상해지는, 흣, 흐앗, 나, 머리가 이상, 하응, 흐으으응……!”

수현이 예브게냐에게 피스톤질했다. 예브게냐는 버티다 못해 자신의 양팔을 움켜쥐어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 소파에 머리를 처박고 수현의 삽입을 버텼다. 수현은 완전히 항복한 예브게냐의 뒷태를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강하게 찔러넣었다.

“푸흐으읏, 하아아앙……!”

안에 닿도록 밀어넣은 채 남근으로 원을 그리며 내부를 헤집었다. 예브게냐가 기력 없는 쉰 목소리로 신음을 질렀다.

“하으, 하으……! 흐응, 흥, 으윽……! 하아앙……!”

“이래서야 누구 편을 들어줄 수가 없네?”

예브게냐의 내부를 푹푹 찌르며 그녀를 괴롭히던 수현이 다시금 물건을 꺼냈다. 그리고 곁에서 빼꼼 내밀어진 올가의 엉덩이에 물건을 얹었다. 앞문, 뒷문 모두 헤벌어진 채 물을 질질 흘리고 있다. 이번에는 뒤로 해볼까. 수현이 남근의 첨단을 그녀의 항문에 올렸다.

그리고 깊숙히 밀어넣은 순간이었다.

“하으으으읏……!”

정하가 허리를 흔드는 수현에게 다가와 뺨에 키스하고는 속삭였다.

“주인님. 손님 왔는데?”

“누구? 무슨 손님?”

올가의 항문에서 길게 빠져나오던 남근을 정하가 꼭 쥐었다. 그리고 앞뒤로 용두질치며 수현의 목을 콱, 깨물자 수현이 낮게 신음하며 몸을 떨더니, 이내 올가의 엉덩이 위에 사정하고 말았다.

“흐으으읏. 하아아.”

정하가 남은 찌꺼기까지 짜내려는 듯 울컥울컥 정액을 토해내는 수현의 물건을 계속해서 피스톤질했다.

“어디서 또 이걸 놀리셔서 저렇게 세트로 왔을까? 응?”

“무슨 소리야. 흣.”

“글세. 본인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지.”

마지막으로 물건을 훑어낸 정하가 손에 묻은 정액을 핥으며 말했다.

수현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인터폰으로 갔다. 바깥에서 정글의 주민들의 기운이 느껴지기는 했다. 혹시 키시노나 비스트가 보냈나? 갸웃하며 인터폰 화상을 확인했다.

처음 보는 여자의 얼굴이 있었고, 그녀 뒤로도 여자들 여럿이 줄지어 선 게 보였다. 한 둘이 아니다. 이게 대체 뭔가 싶어서 수현이 물었다.

“누구세요?”

갑자기 들린 수현의 목소리에 조금 놀란 듯 그녀의 눈이 동그래지는 게 보였다. 제법 미인이다. 인상이 차갑고 날카롭긴 하지만 그것 또한 수현의 취향이기는 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긴히 부탁드릴 게 있으니 문 좀 열어줘요.”

수현이 정하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수현도 아는 게 없어 마주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 문을 열어주고, 정하와 함께 바깥 마당에서 대화하기로 했다.

“뭐지?”

“흐응. 정말 몰라?”

“응.”

“들어보면 알겠지.”

*

이 사태로부터 약 한 시간 전.

“우리만은 살아야 한다.”

주세창이 말했다.

“도사님이 오실 때까지, 우리는 버텨야 한다.”

그들은 운무시를 수호하던 도사의 뜻을 이어받은 직계들이다. 정혜리와 같은 이들은 그 남자의 뜻에 따라 클랜을 만들어 마스터가 되었고, 어떤 마스터들은 홀연 클랜을 찾아온 그 남자에게 감화되어 새로운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운무시를 대표하는 쥬피 썬더, 강한 친구들, 아프로겐, 운무 신세기 클랜인 것이다.

“그래, 잘 살아봐라. 나의 마스터는 잡혔고, 난 어떻게 해야 살아지는지 모르겠으니까.”

유예린이 내뱉었다.

상황은 절망적이다.

모든 가능성이 닫혔다. 열린 것은 하나, 그들이 패배하고 진창으로 추락하는 비참한 미래이다.

그리고 주세창이 말했다.

“유예린.”

“뭐.”

“네게 맡기겠다.”

“뭘 말이야.”

유예린이 짜증을 냈다.

“뭘 맡긴다는 건데, 이 새끼야.”

“마지막 수단. 마지막 승부수.”

고개를 처박고 있던 길현수와 강성이 고개 들었다. 주세창이 말을 이었다.

“확률은 모른다. 하지만 하자.”

“대체 뭔데?”

“유예린, 네가 한다고 수락하면 말하겠다. 아니라면 그냥 얌전히 죽자. 결코 자랑스러운 수단은 아니니까. 먼저 수락을 전제해라.”

“쓰레기 같은 헛소리면 죽여버린다.”

“할 건가?”

“그게 뭔데, 대체? 너는 될 거라고 봐서 하는 말이야?”

“그래.”

“얼마나?”

“확률은…… 십 퍼센트는 되지 않을까.”

어차피 죽음으로 귀결된 운명, 유예린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웃었다.

“하하하. 좋아. 말해봐. 카미카제라도 할까?”

유예린은 주세창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죄책감일까, 아니면 간절함일까, 그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주세창은 곁에 앉은 길현수를 흘끗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 숙였다.

“운무시 괴물.”

“……!”

그 말에 길현수거 벌떡 일어섰다.

주세창이 말을 이었다.

“그놈은 남자다.”

주세창은 본 적이 있었다. 우연히였다. 운무시 일부 지역에 걸쳐진 강력한 힘의 마킹, 그 안에 들어선 정글의 주민들은 누구나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포에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러나 주세창은 그 내부로 걸어간 적이 있었다. 조용히 지나가는 이들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으니까.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저택이 있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헛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대낮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에는 그 저택의 형체가 까마득한 칠흑으로 보였다. 그 규모를 인식할 수도 없는 무언가였다. 심장이 고장난 것처럼 뛰었다.

하얗게 질려 뒤돌아 달리려는 찰나.

한 소년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소년일까, 청년일까, 그 즈음에서 멈춘 듯한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그는 한 여인과 웃으면서 나서고 있었는데, 마치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다정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 상냥한 몸짓이 더 공포스러웠다. 아름다운 외모 안에 깃든 것은 괴물들이었으므로. 두 괴물이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장난치는 두 아이의 손아귀 위에 선 개미가 된 것 같았으니까. 그들이 깔깔거리며 손뼉이라도 치면, 자신은 터져나갈 테니까.

그리고 그 소년은 자신을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었다.

영원 같은 시간이었다.

사건은 없었다. 그 소년은 자신을 흘끗 바라보고, 픽 중얼거리고, 그리고 여인과 팔짱 끼고 떠났으니까. 그러나 그 자리에서 주세창은 한동안을 멍하니 질려 있었다.

소년이 장난처럼 중얼거린 말.

팬이야? 남자는 관심 없는데.

그리고 웃으면서 걸어나갔다.

그것이 운무시 괴물과의 짧은 접점이었다.

“그러니까.”

주세창의 말을 유예린은 알아들었다. 길현수도, 강성도 입을 다물었다. 그들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아래층에 모인 모든 클랜원 중, 여자들만 추린다.”

“미친.”

길현수가 주세창의 멱살을 잡았다.

“야이 새끼야, 돌았어? 그냥 죽어. 씹새끼야.”

“내가 봐도 이건 아니다.”

강성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주세창의 눈은 유예린에게 붙박여 있었다. 유예린 또한 주세창의 눈을 마주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짧은 망설임이 지나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할게.”

“야!”

“유에린!”

“뭐, 방법 있어? 꼭 이럴 때만 여자야, 더러운 새끼들.”

유예린이 발로 의자 하나를 걷어찼다.

“……고맙다.”

주세창이 고개 숙였다. 길현수가 항변했다.

“아니, 미쳤어? 그리고 그런다고 해서 된다는 보장이 있어? 설사 그 새끼가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그때가지 어떻게 버틸 건데? 곧 여기 올 텐데?”

“내가 살신봉마진를 펼친다.”

“……!”

살신봉마진. 시전자의 생명력을 매개로 펼쳐지는 절진이다. 그 수준에 따라 위력은 천차만별이지만, 생명력을 매개로 한 만큼 효과는 여타 진법에 비교할 수 없다. 주세창이 목숨을 걸고 구현한다면 잠시나마 운무 징기스칸의 습격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낸 계책이니 내가 책임을 진다. 나 또한 목숨을 걸 테니까, 부디 사과를 받아줘라, 유예린. 내 비서가 ‘산들바람’을 가지고 있다.”

산들바람은 기척을 숨기고 이동할 수 있는 아티팩트이다.

“시간이 없다. 결심했으면 움직이자.”

계산할 시간도, 죄책감에 자조할 시간도 없다. 지금부터 생존의 카운트다운.

어느 쪽이든 패배하는 최악의 도박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유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갈게、씨발새끼야.”

“예린아…….”

“……시간 없으니까 바로 간다.”

유예린은 길현수를 일별하고는 성큼성큼 방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길현수가 주세창의 멱살을 붙잡아 올렸다. 주세창은 한숨처럼 속삭였다.

“미안하다.”

“개새끼…….”

길현수가 유예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한동안 손을 떨던 길현수가 주세창을 밀쳐냈다.

“씨발…….”

“…….”

한동안 얼굴을 감싸쥐고 있던 길현수가 말했다.

“빨리 펼쳐라. 진. 나도 도울 테니까.”

“길현수…….”

“어차피 우리도 공범이다. 나도 알아. 그러니까 빨리 해. 시간 없다.”

“…….”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성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들은 정글의 윤리에 맞서 바른 것을 추구하려고 했다. 그들은 정글에 도사리는 괴물로부터 떠나 사람의 도시를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행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인신공양.

그 단어가 머리에서 맴돌았다.

강성은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며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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