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글의 게임-160화 (160/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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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끝까지 밟아 졸라 세게 박아

“이거 봐.”

수현이 휴대폰을 정하에게 보여주었다.

수현의 무릎 위에 올라타 그를 꼭 껴안고 있던 정하가 부시시 얼굴을 들었다. 휴대폰을 받아들고 터치해서 몇 번 화면을 위 아래로 굴리던 정하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흐응. 참. 적당히 좀 하지.”

“와, 정하 누나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화낸다.”

정하가 눈을 흘겼다.

“하나 살까?”

“어머, 우리로도 만족 못해서?”

“그냥 재밌잖아.”

“흐응…… 여기서 누가 그렇게 마음에 드셨을까, 주인님은?”

왕, 하고 수현의 목을 깨물었다. 송곳니를 세운 것은 아니어서 수현이 웃음을 터뜨리며 목을 흔들었다.

“이쪽의 엉덩이 모양이 마음에 드는데?”

“왜?”

“정하 누나랑 뒷태가 닮았어.”

“진짜 물어버린다.”

“물어줘.”

수현이 웃으면서 정하의 귀에 속삭였다.

“아랫입으로.”

“주인님 능글맞아졌어. 변태야 완전.”

정하가 깔깔 웃었다.

“그런데 주인님, 이거 운무시에서 판다는데?”

“여기에도 나쁜 놈들이 많구나.”

“흐음…… 이정도면 정글에서도 악당이 맞지.”

정하가 휴대폰 화면을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수십 명의 여자들이 조선 시대에나 나올 형틀에 고개와 팔을 고정시키고, 강제로 엎드려진 채 뒤로 엉덩이를 내민 자세로 속박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이는 남자들은 내키는 대로 앞이든, 뒤든, 입이든 골라 마음껏 쑤셔 박고 있었다. 여자들은 온통 약에 절여져서 쾌락에 겨운 표정으로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그야말로 사육장, 가축들을 대하는 모양새였다.

그녀들의 얼굴과 몸, 젖가슴을 사진으로 찍은 것은 물론이고 아래쪽과 그 조임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까지도 하나하나 자세히 상술하고 있었다. 인터넷 배송으로도 받고, 방문 직거래도 가능하다. 일정 금액을 내면 여기 가축들을 마음껏 즐기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따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력한 약물로 절여놨으니 성노예 외의 일로는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대신 그쪽 일로는 아주 탁월할 것이라고.

“남자도 파네.”

그 다음 게시글에선 남자들을 따로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쓰임새에 따라 따로 분류했다.

남창으로 분류된 이들은 예쁘장한 소년이거나, 반반한 남자들이었다. 예쁘장한 소년들은 여자들과 같은 몰골로 형틀에 묶인 채 뒷구멍으로 정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고, 반반한 남자들은 자신의 물건을 강제로 세운 채 스스로 자위하고 있었다.

소돔과 고모라가 부족할 정도로 유린당하는 모습이다.

“어머, 나도 이 남자가 마음에 드네?”

“…….”

수현의 얼굴이 굳었다.

정하가 풉, 웃으며 수현의 입술을 핥았다.

“어머, 주인님이 먼저 시작한 일 아니었나?”

“…….”

“이 남자는 물건이 늠름하네?”

그러면서 정하가 수현의 바지춤에 손을 슬며시 밀어넣었다.

“주인님과 비교하면 어떨까나……?”

수현이 정하의 손목을 잡고 끄집어냈다.

“으응……?”

수현이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이 암퇘지에게 벌을 내려야겠군.”

“으응?”

정하가 당황해서 눈을 굴렸다.

“아니, 주인님. 그 플레이는 아무도 없을 때만 하기로…….”

“암퇘지가 인간의 말을 하고 있네?”

“아니, 그, 주인님! 장난이었어 장난! 나 주인님 밖에 없는 거 알면서, 응?”

수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저기 분노조절장애 있다니깐, 이브린도 있고. 아니 일단 쟤 예브게냐만 내보내고, 으응?”

“시끄러. 누난 내게 모욕감을 줬어.”

정하가 사색이 되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이 사태를 모면할 방도를 탐색했다.

“으응, 사랑하는 주인니임. 응? 미안해요. 우리 둘만 있을때에, 응?”

필살 애교까지 부려봤지만 수현은 이미 그녀의 낙인을 향해 명령하고 있었다. 수현에게 종속되면서 새겨진 노예의 낙인은, 그 대상으로 하여금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육체를 절대 복종하게 만드는 강력한 굴레이다.

정하는 수현의 의사에 따라 수현의 무릎에서 나와 스스로 옷을 벗고 있었다.

“히잉, 주인님!”

“말은 그러면서도 이미 기대하고 있는 것 아냐? 이 마조 암퇘지.”

정하가 울상을 지었지만 그녀의 육체는 주인의 의사를 배신하고 옷을 벗어 내렸다. 수현의 말대로, 이미 수현에게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정하의 육체는 벌써부터 앞으로 다가올 가학적인 플레이를 기대하며 아랫입을 촉촉히 적시고 있었다.

정하가 흘끗 예브게냐를 보았다. 평소라면 신나서 다가와 이죽거릴 그녀가 노트북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작업하고 있었다. 온통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수현이 말했다.

“예브게냐 누나, 뭐해?”

“주인니임!”

“응, 주인님. 요새 사업이 잘 되고 있거든. 후후.”

“나중에 하고 같이 놀자.”

“그럴까? 어머, 이 흡혈귀가 뭐하는 거야?”

“이 암퇘지를 어떻게 벌줘야 할지 생각하는 중이야.”

“푸훗, 정말 재미있겠는데?”

어느새 수현의 뒤로 다가온 예브게냐가 그의 목을 뒤에서 끌어안고 웃고 있었다. 정하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예브게냐가 정하를 보며 약올리듯 수현의 뺨에 키스했다.

“주인님. 키스.”

수현이 고개 돌려서 혀를 내밀었다. 예브게냐와 수현의 혀가 뒤섞이며 음탕하게 타액을 교환했다. 정하는 앞으로 있을 사태에 대한 두려움과 예브게냐에 대한 질투로 안색이 창백해졌다. 수현과 둘이 즐길 때에야 색다른 쾌락의 방도였지만, 저기 예브게냐라는 악녀가 합류한다면 너무나 수치스러운 행위가 되는 것이다.

“으으으…….”

“암퇘지, 어디서 사람처럼 서 있는 거야? 어서 네 발로 엎드려야 하지 않겠니?”

예브게냐가 수현과 혀를 뒤얽다가, 잠시 물러나서는 새초롬하게 말했다. 그리곤 배시시 웃으며 수현과 쪽, 입술을 맞대는 모습이 얄밉기 짝이 없어서 정하가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고 보자…….”

“어머, 무서워라. 주인님. 암퇘지가 나 협박해.”

“암퇘지, 네 발로 엎드려야지.”

수현마저 예브게냐와 작당해서 웃고 있었다. 정하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수현은 정하를 괴롭힐 줄 알았기에 자신이 하기보다는 예브게냐를 이용했다.

“자, 옙 누나가 저 암퇘지를 길들여봐.”

“그게 내 특기 아니겠어?”

“으으읏.”

정하가 울상이 되어 수현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안타까운 눈이었다. 수현이 싱긋 웃어서는 정하의 앞으로 다가가 눈높이를 맞추었다.

가볍게 정하에게 입 맞추고는 씩 웃으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사랑하는 거 알지?”

“몰라아아앗!”

정하가 울상으로 외쳤지만 수현은 개의치 않고 예브게냐의 뒤로 다가가 그녀를 백허그했다. 수현의 물건이 뒤에서 그녀의 엉덩이를 찌르는 것을 느낀 예브게냐가 가볍게 얼굴을 붉혔다.

“우선 암퇘지 조교를 시작하자 옙 누나.”

뒤로 몸을 기대며 예브게냐가 사악하게 웃었다.

*

그 남자는 강했으나 올가는 하이엘프의 후예이다. 그 남자는 올가의 정령을 당해내지 못해 지루한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불리한 것은 운무 징기스칸 클랜의 마스터였다.

“강하군.”

그 남자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정령을 부리는 주체를 요격해야 하는데, 정령과 더불어 올가의 주문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틈이 없다. 마력을 다루는 컨트롤도 너무나 능숙해서 그가 반격할 작은 틈조차 없다.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왜, 이제야 네 죗값을 깨달아 슬픈 모양이지?”

“내 죗값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한단 말야?”

“정글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을 텐데.”

“그게 변명인가.”

“사실일 뿐.”

남자가 자세를 풀고 가만히 섰다. 올가가 한층 경계하며 말했다.

“포기한 거야?”

“안타깝군.”

“안타까울 것도 없어. 뿌린 대로 거두는 거니까.”

“아니, 당신이 안타깝다는 말이다.”

“무슨 소리야?”

올가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대가 더 강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올가가 코웃음쳤다.

“널 죽일 만큼은 충분히 강한 것 같은데.”

“그것은 기꺼운 일이다.”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까부터.”

올가가 얼음의 칼날을 휘둘렀다. 남자는 재빠르게 피해냈지만 이어 날아드는 정령의 공격에 다시금 허공을 날았다. 그가 쿨럭거리며 피를 토해냈다.

“쿨럭, 크흑. 이미 내 부하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

“그 전에 널 죽여야겠군.”

“날 죽인다고 끝날 것 같나?”

“그 짐승들은 알아서 와해되겠지. 너도 알겠지만, 그놈들은 죄다 쓰레기잖아?”

“내 뒤에 진정한 운무 징기스칸의 주인이 있다.”

“……!”

“너조차 그분을 이길 순 없다.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그는…… 크윽, 으으윽……!”

그가 갑자기 머리를 감싸쥐었다. 발작이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져 몸을 벌벌 떨었다. 올가가 당황했다.

“크흑, 크…… 더 말할 수는 없다…… 날 죽이고 도망쳐라…….”

금제, 정신에 작용하는 강력한 금제의 흔적이었다. 올가는 우두망찰했다. 저 남자가 운무 징기스칸의 진정한 주인이 아니라, 금제에 따라 흑막에게 복종하는 꼭두각시란 말인가?

그는 필사적으로 금제에 저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부디 날 죽여서, 나를 해방시켜다오…….”

올가가 다가가서 그의 중절모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벗겼다.

그러자 드러난 것은 평범한 남자의 얼굴이었다. 고통에 일그러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선한 인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가 고통스러운 눈으로 올가를 올려다보았다. 이미 삶에 미련을 버린, 빨리 죽고 싶어하는 자의 눈이었다.

“난 너무도 많은 죄를…… 크아아악!”

올가가 빠르게 치유의 술을 펼쳤다. 정신계 마법을 풀어낼 수는 없지만 그의 고통을 덜어낼 수는 있었다. 그가 금제의 고통 속에서도 이지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왔다.

“대체 누가 그런 건데?”

그때였다.

저 멀리에서부터 수많은 기척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올가가 이를 악물었다.

“대답해! 대체 누구야!”

“그, 그것은…… 크윽…….”

올가의 주변을 운무 징기스칸의 클랜원들이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흉흉하게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올가가 마력을 끌어올려 그들을 경계했다.

올가가 소리쳤다.

“네놈들, 덤비면 니놈들 마스터의 목숨은 없다.”

그리고 몇 겹의 얼음 송곳들로 마스터의 몸을 감쌌다. 운무 징기스칸의 클랜원들이 주춤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이게 내리 꽂힐 거야.”

그녀를 노려보던 클랜원 하나가 소리쳤다.

“혹시나 마스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년이 어떤 꼴이 될진 스스로 잘 알겠지?”

“입 닥쳐. 더러운 놈.”

“그 더러운 놈의 좆을 물고 엉덩이를 흔들게 해주마.”

올가가 얼음의 칼날 하나를 그에게 쏘았다. 그는 이크, 하면서 간신히 피해냈다.

살벌한 대치가 이어졌다.

올가가 말했다.

“어이, 쓰레기. 너보다 위에 있다는 그놈한테 연락해.”

“…….”

“빨리. 죽여달라며? 안 그러면 그냥 너 살리고 그냥 도망친다.”

“……진심인가.”

“질질 끌지 말고. 나도 이 짓거리 빨리 끝내고 싶으니까.”

아, 빨리 주인님 보고 싶다. 올가는 생각했다.

“너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존재다. 그냥 도망쳐라.”

“난 더 쎈 사람들 많이 아니까 닥치고 연결해.”

그깟 정신계 능력 따위 예브게냐 언니한테 걸리면 그냥 끝장이니깐.

“알았다.”

그 남자는 올가의 송곳에 찔리지 않도록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한 대의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올가에게 전했다.

올가는 그 휴대폰을 받아들었다. 안에는 딱 하나의 연락처만 저장되어 있었다. 올가가 그쪽으로 전화를 걸었다.

뚜우- 뚜우-

연결음이 이어졌다. 올가는 자신을 노리려고 움찔거리는 운무 징기스칸의 클랜원들에게 이따금씩 송곳을 날리며 그 연락처의 주인이 전화를 받기를 기다렸다.

어쩌다가 이렇게 일이 커져가는진 모르겠지만, 시작한 이상 끝장을 볼 것이다. 최소한 쥬피 썬더와 운무시의 중소 클랜들의 뜻이 운무 징기스칸의 악독한 행동보다는 마음에 들었으니까.

이윽고 그 흑막이 전화를 받았다.

/누가 멋대로 전화하래?/

“……여보세요?”

올가는 당황했다.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다.

/뭐야. 여보세요? 너 누구야? 그놈 당했어?/

“어, 어…….”

수화기 너머 배경에서, 익숙한 웃음소리도 들리고 있다. 목소리의 주인은 올가가 너무나 잘 아는 여자였다.

“예브게냐 언니……?”

/어. 뭐야. 너 올가니?/

수화기 너머, 예브게냐가 말했다.

/너 내 사업장에서 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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