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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VAMPIRE WEEKEND
"연회면 주인이 잘 대접해야 하잖아?"
엘리제는 자신의 침대에 누워서 속삭이는 수현에게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입었던 화려한 드레스는 이미 찢겨져 바닥에 널부러졌고, 그녀는 아무 것도 입지 못한 알몸으로 수현의 다리 사이에 웅크려 그의 남근을 입으로 빨고 있었다. 그녀의 흰 피부 곳곳에 멍이 들었다. 그녀의 배에 가득한 검붉은 멍은 물론이고, 엉덩이와 젖가슴에는 손자국이, 허벅지와 목덜미는 물어뜯긴 이빨 자국이 가득하다.
그녀가 남자의 물건을 입으로 머금게 되리라 언제 상상했을까. 그녀는 같은 여인만을 사랑하는 성적 기호를 가지고 있었고, 그녀의 연인들은 언제나 풋풋하고 아름다운 소녀들이었다. 또한 그녀는 뱀파이어의 세 귀족 중 하나인 장미의 여왕이다. 누가 그녀의 입에 남근을 밀어넣을 수 있을까. 그녀의 적발은 이미 정액이 눌러붙은 채 흐트러져 있었다. 숱한 이들을 매혹시키던 그 묘하게 길고 아름답던 눈매는 이미 굴복의 빛을 띄고 있다.
그녀의 엉덩이에서 무엇인가가 빛난다. 와인오프너였다. 수현이 그것을 쥐고 빙글빙글 돌리자 엘리제가 벌벌 떨며 남근을 기던 혀를 멈춘다. 수현이 제대로 하라는 듯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깊숙히 목구멍으로 깊숙히 쑤셨다.
"으흡……!"
엘리제의 항문에 꽂힌 것은 와인 코르크 마개였다. 수현이 소변을 직장에 싸갈긴 이후 흘리지 말라며 그녀의 구멍에 그것을 박아버린 것이다. 처참한 대우에 엘리제는 눈물을 흘렸으나 수현은 곧바로, 그녀의 침대에 누워서는 발가벗은 후 남근을 빨라고 요구한 것이다. 엘리제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이내 절정이 가까운지 미간을 찡그렸다. 엘리제는 더 열심히 빨기 시작했다. 이내 수현은 그녀의 입안에 사정했다.
혀가 얼얼할 정도로 진하고 뜨거운 정액이었다. 엘리제는 그대로 입에 머금은 채 눈을 올려 수현을 바라보았다. 그가 지시했던 것이다. 수현이 그녀에게 입을 벌려보라고 했다.
엘리제가 입을 벌렸다. 그녀의 입 안에 가득한 허연 정액이 보였다. 엘리제의 혀와 부드러운 점막은 온통 수현의 씨로 가득 차 있다. 수현이 마시라는 듯 턱짓했다.
엘리제가 눈을 질끈 감고 꼴깍거리며 삼켰다. 처음 마시는 정액은 역했으나, 묘하게도 그 냄새 때문에 이미 온통 너덜너덜해진 아랫도리가 쑤셔왔다. 수현이 다시 확인하자는 듯 그녀의 턱을 잡았고, 엘리제는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주었다.
"잘했어. 이리 와서 혀 내밀어. 키스하자."
처음은 정하의 연인이었던 여자에게 화풀이하는 거였지만, 수현의 연인들 못지 않게 매력적인 여자였다. 어차피 그녀는 약자였으므로. 억지로 구멍을 벌리고 쑤셔넣어 굴복시키는 것도 흥취가 있었다.
이제 머리가 어질어질해진 엘리제는 홀린 듯이 수현의 몸을 타고 올라가 혀를 내밀고 키스해왔다. 수현이 그녀의 허리를 안아당기자 애교부리듯 엉덩이를 흔들었다. 이정도로 굴복시키고 나니 정하를 두고 도발했던 대가는 치른 것 같다. 좀 마음이 가라앉고 나자, 엘리제가 귀엽게 보였다. 수현이 키스를 받아주지 않자 무언가 잘못했나 싶어 무서워하는 얼굴이 귀여웠다. 몸매도 수현이 좋아하는 늘씬한 스타일이다.
혀를 내밀어주니 마주 혀를 내밀어 얽어온다. 이정도로 쾌락에 취해버리고 나면 수현을 잊지 못한다. 수현의 여인들은 이러한 섹스들을 질리도록 셀 수도 없이 당한, 수현밖에 모르는 맹목적인 구애자들인 것이다. 수현이 진득하게 키스하며 그녀의 허리를 움직여, 다시금 남근을 그녀의 안으로 삽입했다. 그녀의 혀가 덜덜 떨리며 다시 찾아온 남성을 환영했다. 그녀의 질주름들은 곧바로 물고 늘어진다. 둘은 하나가 된 채 키스했다. 이내 수현이 입술을 떼고, 한 번 물라는 듯 목을 내밀자, 엘리제가 수현의 목을 물었다. 기분 좋은 쾌감이 온몸을 휘돌았다. 정하에게 물릴 때와는 다른 색다른 쾌감이다. 마음을 놓고 있었기에 남근이 팽창하며 정액을 뿜고 말았다. 뜨끈한 정액이 그녀의 자궁을 때렸다. 수현이 싸버리자 엘리제는 사정당하는 쾌감에 허리를 떨며, 더 열심히 그의 피를 빨기 시작했다. 수현은 쾌감에 휩싸인 채, 자신의 목을 무는 엘리제의 목을 같이 물었다. 순간 엘리제도 눈이 뒤집히며 몸을 경련시켰다. 애액이 오줌처럼 뿜어져 나왔다. 둘은 서로의 피를 빨며 동시에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이내 둘 다 축 늘어졌다.
수현이 엘리제를 품에 안고 숨을 고르는데, 문득 익숙한 기척이 느껴졌다.
수현이 미소지으며 방을 둘러쌌던 힘을 풀었다. 기척은 더 다가와 엘리제의 침실 앞에 도달했다. 천천히 문이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고혹적인 뱀파이어, 수현의 연인 정하였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럴 것 같았지."
엘리제는 멍한 얼굴을 들다가, 정하를 발견하고서 움찔했다. 이성은 조금 남아 있는지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런 추락한 몰골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 몸을 웅크린다. 그녀의 벌어진 구멍에서 수현의 정액이 질질 흘러나왔다.
수현은 정하를 보며 심술부리듯 엘리제의 턱을 들어, 눈앞에서 진하게 키스했다. 정하의 얼굴이 미묘하게 뾰족해지다가, 푸욱 한숨을 내쉬었다.
정하가 수현에게 뚜벅뚜벅 걸어왔다.
"바보 이수현."
정하가 수현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 부드러운 울림 때문에 수현은 얼굴이 붉어질 뻔했다. 갑자기 엄청난 잘못을 하고 있는 것처럼 죄책감이 들었다.
정하가 침대 앞에서 잠깐 멈추어서는, 연회를 위해 입었던 블랙 미니드레스 치맛자락 안으로 손을 넣더니 팬티를 벗어서는 바닥에 내던졌다. 그리고는 무릎으로 침대 위로 올라왔다. 드러난 그녀의 아름다운 다리선은, 수현이 사랑하는 것이다.
"이 바보야. 응? 수현아."
수현이 엘리제를 밀어냈다. 가까이 다가온 정하의 얼굴은 미소짓고 있는데도 조금 씁쓸해보였다.
"우리 수현이는 왜,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해줘도 이렇게 믿지를 못할까."
엘리제가 비켜난 자리를 정하가 대신하며, 수현의 위에 올라탔다. 늘 함께 마주하며 몇 번이고 하나가 되었던 그 자세였다.
정하가 수현의 양뺨을 감싸쥐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둘의 코가 맞닿았다.
"옛날에 사귀었다고 해도 이젠 아무 것도 아니니까. 질투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신경쓰지도 마. 난 너만 사랑해. 수현아, 잘 들어. 너만 사랑해."
수현은 정하의 속삭임에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자신이 조금 이상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는 넘치게 사랑 받고 있으나, 그 자각은 언제나 위태롭다. 끊임 없이 연결되어 있어야 안심하고, 가슴의 공허를 채우고 싶어 언제나 그녀들에게 애정을 갈구한다. 일말의 의심이나 불안이 드리우면 견딜 수 없이 머리를 채우고 들어와 고통스럽다.
내기에서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것, 그 또한 엘리제 때문이다. 옛 연인의 초대에 의미 없다는 거 잘 알면서도, 일말의 강박적인 불안은 점점 두께를 더한다.
정하는 수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다가, 수현의 코끝에 키스했다. 그리고 다시 속삭여온다.
"이수현. 바보야."
이제 그녀는 웃고 있다. 수현의 눈가를 핥고, 입술을 돌려 수현의 귓가에 키스하고는, 그곳에 계속해서 사랑을 속삭였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다시 반복했다. 이내 수현이 고개를 돌려 정하에게 입을 맞추었다.
한참을 열렬하게 혀를 나누다가, 이내 입술이 떨어진다. 정하가 미소지었다.
"수현아 넌 나 사랑하니?"
다시금 둘의 입술이 맞부딪친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키스했다. 둘은 헐떡이며 혀를 나누고, 정하가 수현의 남근을 잡아 자신의 구멍에 조준했다. 이내 둘이 하나가 된다. 둘은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어 씨를 내기 위한 작업에 열중했다. 서로 혀를 빨고 입술을 물고, 서로의 목덜미에 이를 박으면서 절정에 다다른다. 머리가 하얗게 되는 쾌감 속에서 정하는 수현을 부여잡고 그가 잊지 못하도록 다시 사랑을 속삭였다.
정하가 축 늘어져 수현의 가슴에 뺨을 대고 숨을 골랐다. 고개를 드니, 수현의 얼굴은 마치 처음 둘이 몸을 섞었을 때 마냥 수줍은 소년의 표정이다. 정하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곁에서 눈치를 보던 엘리제를 끌어당긴다.
정하가 장난스러운 얼굴로 엘리제에게 키스했다. 시선은 수현을 향한다. 어떠냐는 듯 수현을 바라보며, 입술을 떼고는 말했다.
"왜, 또 질투 나?"
그리고는 엘리제를 넘어뜨렸다. 두 여인이 겹쳐졌다. 둘이 다리를 벌렸다. 두 여인의 구멍들이 환히 열린 채 수현을 향했다. 정하가 수현에게 뒤돌아보며 입술을 핥았다. 수현은 더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
"아아, 멋진 연회였어요."
엘리제는 몸이 안좋다고 중간에 다시 나오지 않았고, 정하와 수현은 연회 중간에 한동안 사라졌었다. 둘이 뭘 했을지는 뻔하지만 모른 척 해주었다.
지금 수현과 그의 여인들은 저택으로 돌아와 쇼파에 길게 누워 쉬는 중이다. 수현이 이브린을 껴안고 뒹굴거렸다.
"엘리제님이 한동안 한국에서 지낼 거라고 하던데 무슨 일일까요?"
"……."
수현은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이후에 정신을 차린 엘리제는 정하 못지 않은 성깔을 부리며 수현에게 책임지라고 압박했다. 수현은 도망치듯 파리를 떠났는데, 이젠 그녀가 찾아온다고 한다.
"게다가 정하 언니의 동생격이라는 키시노라는 사람도 일본에 일이 생겨서 급하게 갔다던데……."
키시노의 클랜을 위협하는 괴물이 그녀의 빈틈을 타 공격을 했다나 뭐라나.
"주인님. 이제 내기도 끝났으니……."
올가가 수현에게 다가와 유혹하듯 미소지었다. 이주일이나 수현에게 안기지 못한 그녀는 사실 여유가 없을 지경이었다.
"지금 안겨 있는 내가 우선순위 아니겠느냐."
이브린이 주장하자 예브게냐와 정하도 자신의 차례라고 소리를 높였다.
결국 늘 하던대로 하게 되었다.
네 여인들이 일렬로 쇼파에 엎드린 채 엉덩이를 들고, 수현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다. 수현은 네 여인의 꽃잎을 차례대로 바라보았다. 다들 잔뜩 젖어서, 그간 안기지 못해 쌓인 욕구를 짐작케 했다.
안절부절 못하고 구멍을 벌름거리는 이브린에게 먼저 삽입했다. 이브린이 귀엽게 신음했다. 그녀의 하얀 등을 짓누르며 빠르게 피스톤질하자 그녀가 하얀 다리를 경련시키며 금새 절정에 이르렀다. 수현이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피스톤질하자, 절정에 이르러 민감해진 속살은 더 큰 오르가즘을 일으키며 이브린이 소리 높이게 만들었다. 수현이 옆의 올가에게 넘어가려고 남근을 빼려는 찰나, 이브린이 무릎을 접어 수현의 허벅지 뒤켠을 얽매고서는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브린이 쾌감에 취해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안에 싸달라고 했다. 이브린의 요구에 흥분해버린 수현은 한참을 이브린에게 박아대다가 사정했다. 이브린의 여린 몸이 부들부들 떨리다가 축 늘어졌다.
고개를 돌리자 세 여인이 기대에 찬 눈으로 수현을 보고 있었다. 수현은 순서대로 올가에게 가려고 했지만, 정하가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그날 수도 없이 속삭였던 그 말을 전하는 바람에 수현은 정하의 꽃잎에 삽입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