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글의 게임-92화 (9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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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미 나에게로

얼마나 지났을까.

시간은 모르겠다.

지윤은 수현의 위에 올라탄 채였다. 지윤은 힘이 빠져 미세하게 허리를 움직일 뿐이고, 대부분은 수현이 아래에서 위로 허리를 올려쳤다. 지윤은 이미 목이 쉬어서 신음조차 간신히 지르고 있다.

지윤은 이제 정말로 머리가 멍했다.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몇 번이나 머리가 감당할 수 없는 쾌락에 정신을 잃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가 또 쾌락에 실신하기를 반복했다. 수현에게 말을 걸 때도 발음이 새서 바보가 된 기분이다.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에 지윤이 다시금 부들부들 떨고, 수현의 정액이 그녀의 안을 뜨겁게 채운다. 지윤이 수현의 가슴 위로 쓰러졌다. 수현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숨을 고르던 지윤은 이미 몇 번이고 수현에게 교육받은 대로, 허리를 빼고 일어나 일을 끝마친 수현의 물건을 입에 머금고 빨았다.

처음엔 거부했었으나, 수현이 침대 위에서 그녀를 잔뜩 괴롭히자 그녀는 결국 수현의 물건을 입으로 청소했다. 이후에는 헤롱헤롱해진 그녀에게 계속해서 행위를 강요했고, 이제는 행위가 끝나면 자동적으로 수현의 것을 입에 물었다. 정성스럽게 애액과 정액으로 더러워진 수현의 남근을 지윤이 열심히 핥고 빤다. 정액 찌꺼기까지 끌어올려 꼴깍거렸다.

수현은 지윤을 취했다는 정복감에 며칠이고 그녀를 침대에 두고 안고 싶었다.

지윤은 고문에 가까운 쾌락으로 최면이라도 걸린 듯 수현에게 순종했다.

"선생님 키스해요."

"쮸웁, 츕…… 흣…… 키스 좋아……."

지윤이 수현의 몸을 타고 올라와 목을 끌어안고 키스한다.

한참 혀를 섞던 수현이 속삭였다.

"이젠 뒤로 해봐요."

"뒤……?"

항문이요, 하고 말하는 수현의 말에 지윤의 몸이 경직된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거긴 싫어……."

"전 하고 싶어요."

수현이 지윤의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그 손길에 지윤이 팔을 뻗어 수현의 손목을 잡으려 했지만 수현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 그의 손이 지윤의 항문을 쿡쿡 찌른다. 지윤의 몸이 경직됐다.

"지윤아. 응?"

지윤이라고 부르자 지윤의 눈가가 새치름해진다.

"지금 선생님한테……."

"이 꼴로?"

지윤이 입술을 깨물고는 분한 얼굴로 수현을 보다가, 결국 수현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수현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다가, 다시 그녀의 고개를 올렸다. 잔뜩 흐려진 그녀의 두 눈을 보면서 키스했다.

"지윤이 예뻐."

"너 정말……."

하지만 그녀는 이제 어쩔 수가 없다. 지윤이 얄밉다는 듯 수현을 째려보다가, 푹 한숨을 쉬며 수현에게 키스한다.

한동안 키스하던 수현이 그녀의 항문을 손끝으로 찔렀다. 그녀의 항문을 수현의 손가락이 파고든다. 지윤이 움찔했다.

"시, 싫……."

이미 정상적이라면 지윤은 오래 전에 실신했을 상황이지만 수현이 힘을 나누어서 그녀의 체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예지윤."

수현이 불렀다.

자신의 풀네임을 불려지자 묘한 기분이다. 지윤이 말끄러미 수현을 본다. 항문에 들어찬 수현의 손가락 때문에 자꾸 힘이 들어가서 움찔거렸다.

"뒤로 해봤어?"

"해봤겠니?"

수현이 웃으면서 그녀의 뺨에 키스하고는 귀에 속삭였다.

"거기 더러워……."

"그래도 나 꼭 해보고 싶어. 응?"

"이 바보가……."

결국 지윤은, 자신을 정복한 이 소년을 더 거스르지 못한다.

수현 앞에서 다시 후배위 자세로 엉덩이를 치켜든 채, 가장 부끄러운 부위인 항문을 내보인다.

"이쪽은 내가 처음이네."

"……."

지윤이 이를 악물었다. 항문으로 쑤셔드는 수현의 물건은 너무 컸다. 고통에 그녀의 눈에 물기가 맺힌다.

"아읏……! 아파아……."

하지만 그녀의 상대는 정글의 포식자, 수현이다. 그녀의 성감대를 찾아서 기운으로 자극한다. 몇 번 피스톤질이 계속되자 지윤은 고통에 지르던 비명이 이내 쾌락이 뒤섞였다.

"이거, 이, 흐읏…… 이상…… 하앙……!"

뒤로도 느껴버린 지윤은 정말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데.

하지만 그녀가 오늘 겪은 모든 쾌락들은 애초에 말이 안되는 것들이다.

지윤이 절정을 향해 다시금 올라가고 있었다. 수현이 정복감을 느끼며 지윤의 엉덩이를 찰싹 때린다. 지윤은 그것마저 쾌감으로 느끼며, 자신의 뒷구멍을 이렇게 내주었다는 데에, 그리고 이리도 쉽사리 수현에게 길들여졌다는 데에 자괴감을 느꼈다.

그녀는 흐느끼며 생각한다.

남자친구와의 섹스로는, 이제 절대 만족 못하겠지.

마침 그녀가 그를 생각한 그때.

침대 맡에 던져둔 지윤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야?"

벨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다. 영진이었다. 지윤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수현이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더 빠르게 놀렸다.

"남자친구?"

"흐읏…… 하응…… 흐응……!"

"받아."

"무슨…… 흐읏……!"

수현이 피스톤질을 멈추었다. 한창 절정으로 올라가던 지윤은 채우지 못한 갈망에 숨을 고른다. 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받아서 지금 전화 못한다고 해야지. 그래야 더 전화 안할 거 아냐."

"……."

맞는 말인데, 아닌데. 지윤은 생각하면서도 수현이 하라는 대로, 휴대폰을 쥔다. 영진이다. 계속해서 벨은 울리고 있다.

지윤이 눈을 질끈 감았다.

"여보세요?"

[어. 지윤아 나야.]

영진의 목소리가 왜 이렇게 낯설까. 지윤은 자신의 항문에 들어찬 수현의 남근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걸 느끼고 입을 막았다.

"……!"

[집이야?]

"……응. 흣……!"

지윤이 대답하는 순간 수현이 다시 허리를 튕겨 피스톤질했다. 지윤이 급하게 송화기를 막고 수현에게 말했다.

"지금, 통화, 중…… 하아, 흣……!"

[목소리가 안좋은데. 쉬었어? 어디 아파? 목 괜찮아?]

수현이 잠깐 늦추자 지윤이 송화기 막은 손을 떼고 말했다.

"응. 몸이 좀, 안좋네. 목도 좀."

지윤이 황급히 송화기를 막았다. 수현이 다시 허리를 움직인다.

절정을 향하던 감각이 늦추어져 지윤의 몸은 허덕이고 있다. 빨리 절정으로 쳐올려달라고 온몸의 성감이 꿈틀거린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지윤은 애타는 눈으로 수현을 본다.

지윤이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

"잠깐만. 나 잠시……."

다시 전화할게, 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수현이 허리를 빠르게 쳐올렸다. 지윤은 황급히 휴대폰을 막고 침대에 짓누른 채 헐떡였다.

"하앙…… 하으응…… 흣, 하아……!"

수현의 피스톤질이 빨라진다. 난생 처음 항문을 쑤셔지는 낯선 쾌감에 지윤은 척추가 오싹거리며 새로운 종류의 절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응. 천천히 일 봐. 괜찮아.]

"흣, 가, 가…… 흐으응……! 하앙, 하아앙……!"

수현이 거칠게 그녀의 안에 박아넣었고, 이내 지윤 또한 절정에 올라 비명처럼 신음하며 허리를 떤다. 수현이 그녀의 직장에 정액을 사정했고, 배안 가득 차는 수현의 정액을 느끼며 지윤 또한 흰자를 드러내며 몸을 경련했다.

절정과 동시에 지윤은 소변을 지리고 말았다.

지윤이 축 늘어졌다. 그녀의 허리와 허벅지는 아직도 채 오르가즘의 여운을 벗어나지 못햇는지 이따금 경련한다. 그녀의 더운 소변이 침대 시트를 적셨다.

[지윤아? 예지윤?]

"응…… 나 왔……어."

[할말이 있는데.]

"응…… 해."

한동안 그녀의 직장 안을 음미하던 수현이 물건을 빼어냈다. 그리고 지윤에게 다가가 남근을 들이밀었다.

지윤이 수현을 흘겨본다.

하지만 이내, 휴대폰 송화기를 막고서는, 자신의 항문을 드나든 수현의 물건을 입에 물었다.

[우리 이제 사귄지도 오래 되었고. 난…… 너랑 오래 함께 하고 싶어. 그래서 슬슬 서로 부모님께…….]

수현에게 교육받은 대로 열심히 남근을 핥고 빨아 깨끗하게 만든다. 그에 열중하느라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인사도 드리고 했으면 좋겠어. 네가 부담스러우면 강요하진 않을게. 그래도 난…….]

수현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깊숙히 남근을 쑤셔넣었다.

이것은 그녀의 입에 사정하겠다는 뜻이다. 지윤이 수현의 허벅지 안쪽을 살짝 꼬집었다.

"아얏."

지윤이 픽 웃으며 뺨이 홀쭉해지도록 힘껏 수현의 양물을 빨아들이고는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수현 또한 허리를 움직여 성감을 높인다. 그녀가 양 볼의 부드러운 부위로 수현의 귀두를 비비자 수현이 쾌감에 허리를 떨었다.

[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고 그냥 네가…….]

지윤의 노력 끝에 수현을 결국 다시금 그녀의 입안으로, 연발로 사정한다. 지윤은 입안을 가득 채우는 끈적한 정액을 억지로 삼키며 짐짓 수현을 노려본다. 수현이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주고는 이마에 키스해주었다.

[……그러니까 천천히 생각하고 대답 줘. 알았지?]

영진의 긴 고백이 끝난다.

입안의 정액을 다 삼키고 수현의 양물을 다시금 청소하던 지윤이 황급히 휴대폰을 들었다.

"알겠어.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응. 잘 자. 고마워.]

그리고 통화는 끊어진다.

"중요한 이야기 아니었어?"

"내일 다시 물어보면 돼……."

그리고 지윤이 몸을 일으켰다.

둘이 침대에 주저앉아 마주본다.

지윤은 지금이 몇시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몸이 원하는 대로 계속해서 뒤엉켰다. 그녀는 섹스란 게 관계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건…… 반칙이다.

늘 한 번, 기껏해야 긴 텀을 두고 두 번 사정하는 게 영진의 끝이었고, 그것조차 큰 감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소년은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이 자신을 굴복시켰다. 머리가 이상해지는 오르가즘의 연속은 그녀가 상상하지도 못한 것이다. 지금도 머리가 흐릿하다. 그저 자신을 향해 여전히 발기해 있는 저 물건.

"이리 와."

수현이 손짓햇다.

지윤은 주저 없이 수현에게 안겨서 키스한다.

"지윤아 내일부터 주말이잖아."

수현의 말에, 지윤의 심장이 뛴다.

"응."

"주말 계속 같이 있자."

지윤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지윤이 미소짓자, 수현 또한 생긋 웃는다.

"그럼 계속해야지?"

지윤이 수현의 목을 감고 가만히 쳐다보다가, 수현의 귀에 속삭였다.

"응. 자기."

수현이 웃었다.

"뭐라고 했어?"

"못들었으면 그걸로 끝인데."

"다시 해줘."

지윤이 수현의 코끝에 입맞추고는, 뒤로 물러나 누웠다.

그리고는 웃으며, 다리를 활짝 벌리고 손짓했다.

"자기, 이리 와."

수현이 웃었다.

*

이미 나에게로 하여 집착하게 만든 넌…….

한동안 노래를 흥얼거린 끝에, 지윤이 전화를 받았다. 영진은 꼬이려는 혀를 억지로 가다듬었다.

[여보세요?]

"어. 지윤아 나야."

그녀의 목소리가 좀 쉰 것 같았다. 수업하느라 소리라도 친 걸까. 눈앞의 재균이 자작해서 다시 소주를 들이킨다. 영진이 그만 마시라고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집이야?"

[……응. 흣……!]

한숨 같은 미세한 신음 소리에, 어디 아픈 것인지 걱정이 된다.

"목소리가 안좋은데. 쉬었어? 어디 아파? 목 괜찮아?"

[응. 몸이 좀, 안좋네. 목도 좀.]

그녀는 많이 아픈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띄엄띄엄 말했다. 심하면 병원 응급실에라도 가야하는 것 아닐까. 영진은 걱정이 됐다.

지금 집이면 찾아갈까 물으려는 찰나에, 지윤이 다시 말했다.

[잠깐만. 나 잠시…….]

"응. 천천히 일 봐. 괜찮아."

영진이 픽 웃었다. 그녀는 종종 주전자나 냄비를 올려놓고는 깜빡해서 통화 도중에도 급하게 달려가고는 했다. 이번에도 그런 것일까. 늘 여유로운 모습 뒤에는 이런 귀여운 모습이 있다는 거, 나만 알겠지.

"영진아 나 소개 안시켜주냐?"

"형. 다음에. 오늘은 중요한 얘기 할 거야."

"그거 좋다. 중요한 얘기! 그거 꼭 해야지."

"형 그만 마셔."

"너나 더 마셔 임마."

결국 둘이 다시금 잔을 부딪치고, 한 잔씩을 더 마신다.

그러고도 지윤이 대답이 없어서 영진은 불안해졌다.

"지윤아? 예지윤?"

[응…… 나 왔……어.]

정말 목이 안좋은 것 같다. 영진은 그녀가 목을 더 쓰지 않게 빠르게 말한다.

"나 할말이 있는데."

[응…… 해.]

"우리 이제 사귄지도 오래 되었고. 난…… 너랑 오래 함께 하고 싶어. 그래서 슬슬 서로 부모님께……."

말을 하면서도 자꾸 꼬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전달하기가 어렵다. 영진은 필사적으로 말을 되짚었다.

"인사도 드리고 했으면 좋겠어. 네가 부담스러우면 강요하진 않을게. 그래도 난……."

이건 사실상의 청혼인가. 이런 건 직접 만나서 해야하는 것 아닌가. 영진은 취기를 떨쳐내며 억지로 말을 이어간다.

그녀에게 부담이 될까봐 말을 덧붙인다.

"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고 그냥 네가……."

그 이후로 한 말들은 자신도 무슨 소리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영진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말을 끝맺었다.

"……그러니까 천천히 생각하고 대답 줘. 알았지?"

[알겠어.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그녀는 딱히 거부감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 답을 준 건 아니지만, 그녀 또한 관계를 더 진전시키는 데에 긍정적이라는 소리겠지. 영진의 얼굴이 밝아졌다. 눈앞의 재균도 양손으로 엄지를 치켜들며, 오케이? 오케이? 하고 부산을 떤다. 영진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응. 잘 자. 고마워."

그렇게 통화는 끊겼다.

순간 영진의 눈앞에 글라스가 놓였다.

"내가 널 위해 만든 특제 폭탄주다. 자, 죽자!"

"형 너무 마시면 안된다니까……."

"자, 영진의 사랑을 위하여!"

"나 참."

영진도 결국 웃으며 함께 잔을 높이 든다.

서로의 잔이 부딪치며 조명 불빛이 부서져내린다. 영진은 잔을 입가로 가져가기 전에 잠시, 술잔을 쳐든 채 생각했다. 지윤과 처음 만난 날은 그의 인생에서 최고의 날이었고, 그녀를 따라간 건 최고의 결정이었다. 그녀와 함게 한 그 모든 시간들 뒤에서는 그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다. 영진은 그 마법 같은 그 노래를 흥얼거린다.

이미 나에게로 하여 집착하게 만든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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