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글의 게임-43화 (4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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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짐승의 유년

"우와. 외박한 주인님 오셨네."

정원에 물을 주던 올가가, 막 대문을 열고 들어서던 수현을 보며 말했다. 수현이 지나가며 올가의 코를 쿡 찔렀다. 올가가 미간을 찡그리며 코를 부여잡았다. 현관을 여는 수현에게 올가가 말했다.

"그 여-자친구랑 좋았나봐요, 주인님!"

"물 다주면 거실에 엎드려 있어. 맨엉덩이 내놓고."

"앗. 죄송해요! 치사해!"

뒤에서 올가가 떠들어댔다. 요새 슬슬 기어오르던 참에, 올가의 찰진 엉덩이를 때려줄 생각을 하니 콧노래가 나왔다. 수현이 거실 쇼파에 벌렁 앉으니, 층계참에서 예브게냐가 내려오는 참이었다.

사교모임에라도 온 것처럼 하늘하늘하고 피처럼 붉은 원피스를 입었다. 금발과 적색은 참 잘 어울린다. 예브게냐가 푸른 눈으로 수현을 빤히 쳐다보더니, 입술을 삐죽거리며 흥, 하고 부엌으로 걸어가 오렌지 쥬스를 꺼내어 마셨다. 페트병 째로 주둥이에 입술을 포개고 꼴깍거린다.

"누나. 나도."

"어머. 주인님 여자친구 집에는 오렌지쥬스 없었어?"

예브게냐가 다가와 수현의 품에 오렌지쥬스를 떨어뜨렸다.

수현이, 예브게냐의 립스틱 자국이 남은 페트병 주둥이에 혀끝을 대고, 날름 핥았다. 그러면서 눈동자는 예브게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예브게냐의 얼굴이 조금 상기되었다. 수현은, 예브게냐의 립스틱 자국을 혀로 핥고 입술로 덮었다. 쮸웁, 하고 입구를 빨자 예브게냐가 입술을 깨물었다.

수현의 시선이 예브게냐의 얼굴에서, 노골적으로 가슴골이 깊이 파인 그녀의 가슴께를, 그리고 더 내려가 짧은 원피스 자락 부근 그녀의 하얀 허벅지와 천에 가린 가랑이 사이를 눈으로 훑었다. 그 시선에 예브게냐가 입을 꼭 다물고 뒤로 물러났다. 예브게냐는 수현이 자신의 몸뚱이를 낱낱이 관찰하면서, 쮸웁, 하고, 그녀가 입 대었던 주둥이를 빨고는 오렌지쥬스를 한 모금 마시자 견딜 수가 없어서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났다.

부끄러움에 눈가가 파르르 떨리며 당황한 예브게냐에게 수현이 말했다.

"할까?"

"벼, 별로. 여자친구한테 가서 실컷 하던가."

그리곤 후다닥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계단을 밟아 위로 오르자,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수현의 눈에 나풀거리는 치마 속이 보였다. 망원경이 필요 없는 수현의 시력에, 그녀의 꽃잎이 다 보였다. 노팬티다. 애액을 흘리는 꽃잎은 살짝 붉게 달아올라 한껏 녹아내린 상태였다. 문을 쾅 닫고 잠그고는 방에서 자위를 하겠지. 수현은 장담했다.

예브게냐의 모습이 사라지고, 후에 쾅, 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올가, 예브게냐는 뾰로통하게 굴었다. 정하는 어떨까. 수현은 정하가 궁금해져서 이층으로 올라갔다. 정하의 방문을 열었다.

정하는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안경을 쓰고 있어서 고혹적인 눈동자가 한결 누그러져보였다. 머리카락을 틀어올려 가느다란 목선이 도드라졌다. 짧은 트레이닝복 핫팬츠에 목 늘어진 티셔츠를 대충 걸친 무방비한 차림새였다. 희고 마른 다리가 침대 위에서 곧게 뻗어 있어서, 수현은 조금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금 더 다가가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희미하게 음악소리가 새어나왔다. 수현이 침대에 걸터앉자, 그제서야 수현을 발견하고는 이어폰을 떼어내며 상체를 일으켰다.

"아, 주인님?"

그리고는 싱긋 웃었다.

"여자친구랑 재밌었어?"

구김 없는 얼굴이었다. 수현이 정하의 이어폰 한쪽을 가져와 귀에 꽂았다. 수현은 제목도 모를 클래식이 연주되고 있었다. 정하도 나머지 이어폰을 자신의 귀에 꽂는다. 둘은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서로의 눈동자를 빤히 마주보았다.

부끄럽다거나, 쑥쓰러워 눈을 돌리지도 않았다. 둘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들여다본다. 정하의 눈동자에 웃음기가 섞이며 안경을 벗었다. 그와 동시에 둘의 얼굴이 가까워지다가, 서로의 이마가 닿았다. 숨결과 숨결이 뒤섞이는 가까운 거리에서 정하와 수현은 콧잔등과 이마를 비비며 장난치다가, 이윽고 키스했다.

입술이 닿고, 혀끝으로 인사하듯 몇 번 얽히다가 떨어지는 가벼운 키스였다.

수현이 정하에게 체중을 실으며 안겼다. 정하가 수현의 뒷머리를 쓰다듬는다.

"누난 질투 안해요?"

수현이 정하의 이어폰을 뗴어내고, 귓불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아무렇지도 않아요?"

"질투해."

"그럼 보여줘요."

정하가 귓가에 매달려 속삭이는 수현을 살짝 밀어내고, 고개를 돌려 얼굴을 마주했다. 수현의 눈을 바라보며, 그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도록 했다.

"주인님이 원하면 전부 볼 수 있어."

종속의 낙인으로 이어진 둘의 연결을 수현은 다시금 인지했다. 수현은 그 고리를 통해 정하를 낱낱이 파악할 수가 있다. 하지만 수현은 다만, 그녀의 마음을, 작은 일부를 열어보았다. 서로의 내면이 하나로 이어졌다.

그리고, 열상.

아주 잠시 열었다 닫았을 뿐이었다. 수현은 불길이 일순 심장을 그을리고 지나간 것만 같았다. 수현이 정하를 빤히 쳐다보았다. 정하의 마음이 지나간 흔적이, 화인으로 남았다. 정하의 고요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수현은 눈을 감는다. 질투라는 단어가 부끄러웠다.

"좋아해요."

수현이 정하를 껴안았다.

"아니…… 사랑해요."

"내가 훨씬 더."

둘은 다시금 입맞추었다. 숨이 막혀 헐떡일 정도로 격렬하게 입맞추다가, 입술을 떼어내고는 수현이 목덜미를 내밀었다. 희고 여린 살갛이 정하의 코에 닿는다. 달콤한 냄새가 났다.

"물어요."

정하가 코끝으로 목덜미를 훑다가, 혀를 내밀어 할짝 핥았다. 타액에 발개지는 여린 살갛을 향해 정하가 송곳니를 세웠다.

목을 주는 것. 가장 취약한 부분을 내어주는, 목숨을 맡기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정하는 수현의 향기에 취해 참지 못하고, 그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조심성이라고는 없는 격렬한 흡혈이다. 힘주어 목을 물어뜯어 피를 마셨다. 수현이 흐느적거리는 몸으로 정하를 끌어안으며 쾌락에 휩싸였다. 몸에서 힘이 쭈욱 빠져나가며, 뇌가 진탕하는 쾌락에 온세상이 빙글거린다. 눈물이, 타액이 흘러내리고, 절로 남근은 발기하여 바지춤 안에서 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여자아이가 오르가즘에서 허우적거리는 듯, 수현의 예쁘장한 얼굴이 음탕하게 녹아내렸다. 이렇게 무방비하게 쾌락에 취한 모습 또한 정하에게만 허락되었다.

정하 또한 극상의 진미를 게걸스레 빨아들이며, 한 손은 수현의 목을 단단히 끌어안고, 다른 손은 격렬하게 자위하는 중이었다. 정하 또한 고양감과 흥분, 쾌락에 취해 눈이 풀려갔다. 손가락으로 꽃잎을 쑤셔대며 수현의 혈액을 꼴깍거렸다. 하의는 이미 다 벗어제껴서 애액이 침대를 적셨다.

정하가 수현의 목을 물어뜯은 가운데, 손으로 수현의 뒷머리를 잡고 그녀 자신의 목으로 끌어당겼다. 쾌락에 취한 수현이 헐떡이다가, 또한 송곳니를 세우더니 정하의 목덜미를 물었다. 정하가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몸을 파르르 떨더니, 축 늘어져서는 자위조차 못하고 허리를 경련하며 애액을 싸댔다.

둘은 서로를 껴안고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아넣은 채 쾌락 속에서 흐늘거렸다. 한 흡혈귀와 한 포식자는 힘없이 얽힌 채 서로의 혈액을 쪽쪽 빨아댈 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남근과 꽃잎에서는 정액과 애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정하는 하의를 벗어제껴 침대를 적시고, 수현은 바지를 입은 채라 하의가 흠뻑 젖어 시큼한 정액냄새를 풍겼다.

정하가 몸을 바르르 떨며 쾌락에 허우적거리다, 물 힘도 없는지 축 늘어지며 송곳니를 떨어뜨렸다. 때문에 이젠 한동안 일방적으로 흡혈당하며 흐느끼다가, 수현 도한 송곳니를 꺼냈다. 둘은 서로의 몸을 겹친 채 한동안 숨을 몰아쉬었다.

둘은 동시에 얼굴을 맞대며 키스했다. 서로의 입속에 가득한 핏자국을 혀로 핥아 청소해주며 타액을 나눈다.

정하가 수현을 눕히고는,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벗겼다. 안에서 잔뜩 사정한 터라 남근과 허벅지, 아랫배, 사타구니 등등이 정액으로 범벅이었다. 정하가 고개를 파묻고는 남근 주위에 흩뿌려진 정액을 핥아먹기 시작했다. 많이 엉겨붙은 부분에는 입술을 대고 쪽쪽 빨아마셨다. 수현이 정하의 머리채를 잡고 사타구니 깊숙이 밀어넣었다. 수현의 가랑이는 정액 대신 정하의 타액으로 흥건해졌다.

정하가 입에 머금은 정액을 맛있다는 듯 꼴깍거리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수현의 몸에서 핥은 걸로는 부족하다는 듯 벗겨낸 팬티를 뒤집어 거기에 묻어난 정액을 빨았다. 동시에 그녀의 손은 스스로의 꽃잎에 파묻는다. 저열할 정도로 타락하여 수현의 정액을 탐하며 자위까지 하는 아름다운 뱀파이어를, 수현은 가만히 두지 못하고 끌어당겨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어선 그녀의 꽃잎을 벌려 속살을 핥다가, 송곳니를 그녀의 꽃잎에 박아버렸다.

"아아아앙……!"

난생 처음 느끼는 감각에 정하는 몸부림쳤다. 못참겠다는 듯 수현을 밀어내려고 발길질가지 하며 허우적대다가, 결국 반항조차 못하고 축 늘어져 허리를 경련하며 망가진 장난감처럼 몸을 뒤틀었다.

"아아…… 흐아…… 흐으응……!"

정하의 요도에서 오줌이 흘러내렸다. 소변까지 지리며 난생 처음 느끼는 쾌감에, 뇌의 퓨즈가 나가버려서는 기절해버렸다.

수현은 정신을 잃은 정하에게 거듭 키스하다가, 그 또한 잠들고 말았다.

*

정하가 정신을 차리고 수현을 깨웠다. 두어시간 잠든 것 같았다. 둘이 히히덕거리며 거실로 내려가다가 문득 거실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발을 멈추었다.

올가가 거실에서 엎드린 채, 하의를 반쯤 벗어 맨살을 드러낸 모습으로 엉덩이를 치켜올리고 있었다. 소녀의 새하얀 하체가 숨김 없이 노출되었다. 새하얀 피부와 엉덩이, 항문, 그 아래의 붉게 갈라진 꽃잎까지 정면으로 보였다.

"뭐해?"

"주인님이 명령했잖아요!"

올가가 고개를 홱 뒤로 돌리며 소리쳤다.

"아, 그랬지."

"흥."

올가는 삐진 듯, 고개를 다시 돌렸다. 척 봐도 그동안 주인님과 정하 언니가 뒹굴었던 게 분명하다.

"아무 것도 안하실 거면 빨리 풀어줘요."

"할 거야."

"……."

올가의 얼굴이 살짝 상기했다. 그래도 짐승같은 주인님이라서, 한 번 시작하면 엄청나게 기분 좋게 해준다. 어쩌면 동경하는 정하 언니와 함께 둘이서 해줄 수도…….

"올가. 네 거기를 양손으로 벌려."

"네에……."

올가가 양손을 뒤로 돌려 양쪽으로 벌렸다. 주인님께 부끄러운 곳을 벌려 속살을 내보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수현이 바지버클 푸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부터 속살이 녹아들며 주인님의 물건을 기대했다.

거대한 남근이 존재감을 과시하며 올가의 엉덩이에 척 올라왔다. 엉덩이가 델 것처럼 뜨겁다. 올가가 엉덩이를 미묘하게 흔들며 어서 해달라고 교태를 부렸다. 하지만 수현은 다시 남근을 뒤로 물리더니, 한참동안 소식이 없었다.

"……?"

"새삼. 엘프라 그런지 누나랑 생긴 게 좀 다른데."

"아직 멀었어."

올가가 고개를 돌리니 수현은 무릎을 꿇어 마치 박을 것처럼 자세를 취해 놓고서는, 올가의 꽃잎을 관찰하며 스스로 남근을 용두질하고 있었다. 자위하는 것이다. 왜? 날 두고 왜 자위하는 건데? 올가는 억울해서 입을 벌렸다.

나중에는 곁에 앉아 있던 정하가 대신 손으로 수현의 거기를 용두질했다. 대딸하는 것이다. 정하의 능숙한 손목스냅에 수현이 허리를 움찔거렸다. 분명 수현은 눈으로 올가의 꽃잎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넣지는 않는다.

"왜……."

올가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수현과 정하가 고개를 돌려서는 두 사람 특유의 끈적한 키스를 시작한 것이다. 수현이 정하의 어깨를 감쌌다. 정하의 손은 여전히 수현의 남근을 쥐고는 한층 빠르게 용두질했다. 그 둘 앞에서 올가는 꽃잎을 벌린 채 엉덩이를 치켜들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결국 수현이 사정했다. 수현의 정액이 올가의 엉덩이와 꽃잎, 허벅다리에 뿌려졌다. 뜨끈한 액체가 하체를 적시자 올가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하지만, 눅진눅진하게 녹아서 남근을 기다리던 그녀의 꽃잎은 원하던 것을 얻을 수가 없었다.

"잘 봤어. 올가. 이제 하던 일 해."

정하가 손에 힘을 주어 수현의 남근에서 마지막 정액 한 방울까지 짜내었다. 수현이 바지춤을 올리고는 일어났다. 정하도 함께 일어서며 손에 묻은 정액을 혀로 날름거렸다.

"끄…… 끝이에요?"

"응. 이제 올라가서 정하 누나 방 좀 청소해줘."

올가는 멍해져서는 터벅터벅 올라갔다. 미소녀로 알아주던 자신이 이런 취급이나 당하다니. 뒤에서 수현과 정하가 히히덕대며, 옙 누나 불러서 같이 놀까? 난 싫은데. 따위의 한가한 대화를 나누는 게 귀에 닿았다.

그리고 정하의 방문을 열었을 때 올가는 그 난잡한 풍경에 경악했다. 허연 정액과 애액으로 침대가 완전히 얼룩져 있었다. 벗어제낀 수현과 정하의 하의, 팬티마저도 축축하게 젖어서는 널부러져 있었다. 대체 뭘 했는지 심지어는 핏자국까지 여기저기 남아 있다. 코끝을 찌르는 흥건한 정사의 냄새, 그리고 침대시트에 남은 흔적. 올가는 얼마나 질퍽한 행위를 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 광경에 올가는 절로 가랑이가 저려왔다.

"아아……."

청소하기 전에 조금만…… 올가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다리를 벌렸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수현의 체취가 남은 팬티를 주워들었다. 올가는 정사의 흔적이 남은 침대 위에서 자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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