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글의 게임-12화 (1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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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주님을 위하여

"멘탈마스터?"

"예브게냐 울야키나. 퀸즈 네스트 클랜의 마스터야."

"외국인이에요?"

"러시아."

"누나 아는 사람이면 부탁하면 되겠네요?"

정하의 뺨에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수현이 떼어내주며 말했다.

둘은 격렬한 행위 후에 함께 샤워타임을 가지는 중이었다. 한 개의 샤워기 아래에서 함께 물살을 받으면서 키득거렸다. 두 몸뚱이가 하나의 물살을 받아내려 하다보니까, 서로는 껴안고 있다.

"아니, 절대 안될 걸."

"왜요?"

"그건……."

수현을 뒤에서 끌어안은 모양새로 있던 정하가, 수현의 목덜미에 이빨을 대더니 아응, 하고 깨물어버렸다. 교태에 가까운 그녀의 행위에 수현이 낮게 신음했다. 그녀에게 맞닿아 있어서 그녀의 가슴이 등에 그대로 느껴진다.

천국이다.

"걔 밑에 있던 앨 이렇게 물어버렸거든."

"아하."

"예브게냐가 머리를 장악한 애였는데, 내 종속의 낙인이 먹어버렸거든. 자기가 머리를 고쳐놨는데도 내 명령을 따르니까 화난 거지."

"그럼 어떡하죠……."

정하가 조용하다. 낌새가 이상해서 어깨를 살짝 뒤틀었더니, 정하가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주인님, 냄새 좋다."

"누나?"

"피 좀 마셔도 돼?"

정하가 수현의 몸을 양팔로 휘감으면서, 귓가에 속삭였다.

수현에게 종속되었다고는 하나 그녀는 여전히 흡혈귀, 피를 탐하는 자였다. 그리고 그녀에게 주인의 피는 무엇보다 달콤한 보상이었다. 정하는 대개 행위 중에 삽입당한 채로 수현을 물어 체액을 받아내는 걸 좋아했다.

정하가 목덜미를 날름거리자, 수현이 어깨를 움츠렸다.

"조금만이에요."

수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하가 수현의 목을 깨물었다. 송곳니가 파고드는 감촉이 느껴졌다. 고통은 없다.

오히려, 쾌감이다.

예전처럼 이성을 허물어버리는 정신적 함락은 아니었지만, 못견디게 몸이 달아오른다. 목덜미가 시큰거리며 성감대가 되어버린 듯 쾌감이 치달았다. 수현의 양물이 살짝 부풀었다. 정하는 끈적하게 피를 빨아대며 수현을 옭아맸다.

정하의 무게와, 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에 수현이 비틀거리고, 우당탕 넘어졌다. 정하의 등에서 펼쳐진 날개가 수현의 등을 감싸안아 아프지는 않다. 검은 날개를 펼치고 눈을 빛내는 정하는 서큐버스처럼 관능적이고, 섹시하다.

"흣."

정하가 목덜미에서 송곳니를 뽑아낼 때, 오르가즘 같은 절정이 가볍게 몸을 훑었다. 그 여운에 몸을 축 늘어뜨린 수현의 몸 여기저기를 마지작거리던 정하가, 수현의 젖꼭지 옆, 가슴팍에 다시 이빨을 파묻었다.

"아읏."

수현의 젖꼭지가 단단해졌다. 여자가 된 것처럼 가슴에서 쾌감이 질주했다. 정하같은 미인이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올라타 가슴을 물고 핥아대면 흡혈이 아니라도 전율할 것이다. 수현의 양물이 크게 일어나, 정하의 허벅지에 닿았다. 정하는 허벅지를 움직이며 수현의 양물을 희롱한다.

수현의 피맛을 본 정하도 황홀한 표정에 눈매도 살짝 풀어져 있었다. 몽롱한 얼굴로 수현의 가슴팍에서 다시 송곳니를 빼내고는, 수현의 옆구리에 이빨을 박았다.

온몸에서 피를 다 뽑아가려는 셈인가. 수현은 그녀의 에로틱한 흡혈을 즐기면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이빨과 혀는, 차츰 옆구리에서도 벗어나, 아래로 내려간다.

그녀의 혀가 수현의 양물을 휘감았다. 수현이 허리를 휘며 반응했다. 그녀는 할짝거리며 타액과 점막으로 수현의 물건을 보드랍게 애무했다. 그녀 볼의 부드러운 속살로 물고 늘어질 땐 수현도 저도 모르게 정하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신음했다.

이윽고, 정하의 송곳니가 수현의 허벅다리 안쪽에 박혔다.

아, 수현은 다리를 경련하며 쾌락에 잠겼다. 그저 물린 것만으로도 절정에 치달아 하늘을 향해 곤두서 있던 양물에서 정액이 뿜어져나왔다. 하늘로 치솟았다가 떨어진 흰 백탁은 수현의 아랫배와, 양물, 그리고 아래에서 이빨을 박은 정하의 머리와 얼굴에 떨어져내렸다.

정하는 수현의 몸에 묻은 것들을 다 핥아먹었다.

"누나, 아까도 잔뜩 했는데……."

정하가 날개와 송곳니를 거두었다. 인간 미녀처럼 보였다. 그녀는 정액이 채 묻어있는 얼굴로 배시시 웃었다.

"그러게…… 나도 이상한 걸. 다 주인님 때문이야."

"나요?"

"곁에 있으면 못견디게 몸이 뜨거워지거든."

정하가 일어나더니, 욕실 구석에 있는 변기로 다가갔다. 뭘 하나 싶었는데, 변기 옆에서 상체를 숙여 몸을 접더니, 다리를 살짝 벌려 엉덩이와 비처가 돋보이게 했다. 수현의 눈앞에 그녀의 비밀스런 부분이 낱낱이 보였다.

그녀의 늘씬하게 뻗은 다리는 뒷태가 더욱 뇌쇄적이었다. 군살이라고는 없이 가느다란 발목과 종아리, 허벅지를 지나 탄력 있는 엉덩이 사이에, 이미 젖어 있는 그녀의 꽃잎과 뒷문이 보였다.

다리를 살짝 벌리자 더욱 음탕하다. 다리 사이로 정하의 얼굴이 거꾸로 보였다. 그녀가 말했다.

"변기라고 했잖아."

"누나. 그건……."

"지금 변기 쓸 때가 되지 않았나?"

노폐물을 빼내는 변기에 엎드려, 아름다운 여인이 몸뚱이를 접어 만든 또 하나의 변기. 그 변기의 용도는 몸에 차오른 욕망의 찌꺼기를 배설하는 것이다. 수현은 참을 수가 없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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