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의 섭정이자 왕, 크레온은 이상한 소문을 들었다.
-헤라클레스가 메가라 공주를 좆집으로 들고 다닌다더라.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아버지로서 분노했다.
뭔가 딸이라고 하기에는 엄청 대단한 존재를 낳은 것 같은,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장녀가 남자에게 좆집 취급을 받다니.
아무리 그리스 남자들의 평균 인성이 그렇다고 해도, 자신 또한 여자를 그렇게 취급한다고 해도 메가라는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이 다른 여자를 좆집으로 취급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자인 가족이 누군가의 좆집이 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
아무리 저기 다른 나라의 왕족이라고 하더라도, 그건 결코 있어서는 아니되는 일이었다.
헤라클레스.
저 이웃, 강대국 중 하나인 미케네 왕의 외손자.
이제는 슬슬 조카들 중에 누군가에게 왕위를 물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나이가 된 늙은 왕의 직계 혈통.
조사를 통해 엄청난 태생인 건 알아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메가라가 좆집 취급을 받는 건 왕으로서 용서할 수 없다.
왕의 명령 하에, 더 큰 시련을 내려줘야 한다.
그런데.
처음 테베로 복귀한 모험가들의 뒤로, 며칠 뒤에 도착한 병사들의 보고를 들으니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지옥같았다.
-헤라클레스가 메가라 왕녀님을 좆집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건 알고 있다. 감히 내 딸을 좆집으로 취급하고 있다니...!
-어, 그,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만.
-뭐라고?
칼에는 칼집이 있다.
칼을 넣어다니는 집이고, 칼날에 몸이 상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을 칼집이라고 부른다.
그것을 좆집이라는 단어에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사전전 의미 그대로 좆을 넣어다니는 수납통이라는 의미며, 약간의 상상력과 병사들의 보고가 결합되는 순간 좆집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는 모두에게 전달된다.
-헤라클레스가 메가라 왕녀를 들박으로 든 채, 몸에 딱 달라붙게 한 다음 자지를 계속 끼우고 다니면서 내려놓지를 않더라!
그 결론에 다다른 순간, 크레온 왕은 혈압이 올라 그만 뒤로 넘어갈 뻔 했다.
그게 무슨 미친 소리냐고.
무슨 말도 안 되는 행동이냐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하나둘 테베로 돌아와 진실을 말해주는 모험가와 병사들이 늘어날수록 그 이야기는 디테일만 추가될 뿐이었다.
밥을 먹을 때도 서로 섹스를 하며, 얼굴을 마주한 채로 먹더라.
화장실을 갈 때도 직접 안고 가서 용변을 해결하는 것 같더라.
잠을 잘 때는 헤라클레스가 바닥에 눕고 메가라가 그 위에 엎어진 채 자도록 하더라.
-그래서 그대가 테베로 돌아올 때까지 헤라클레스는 메가라 왕녀에게서 자지를 빼낸 적이 있었나?
-없었습니다.
-크아아아...!!
크레온 왕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어떻게 인간이 그런 참담한 짓을 저지를 수가 있단 말인가.
헤라클레스의 정력은 괴물인가?
사냥꾼이 하라는 사냥은 안 하고, 여자를 사냥하기 위해 태어난 섹스의 괴물인가?
같은 남자로서 공포심이 들 정도다.
그건 존경이나 대단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공포와 경악의 수준이었다.
혹시 티탄신이 인간으로 태어난 게 아닐까.
허구한날 제우스 신을 입에 달고 사는 걸 보면, 헤라 여신이 직접 세례를 내려준 걸 보면 그것도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어야지!"
크레온왕은 병사들을 소집했다.
모험가들에게는 일부 꿍쳐둔 보석을 풀어, 사냥꾼들을 모집했다.
만약.
헤라클레스가 메가라를 강간하고 있다면.
메가라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저 메가라가 테베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 헤라클레스에게 어쩔 수 없이 안기고 있는 거라면.
적어도 메가라가 휴식을 취할 수 있게끔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아버지로서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헤라클레스가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잡았습니다. 멧돼지를 잡는 순간에도 메가라 왕녀를 안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안고 있었다는 게 공주님처럼 안고 있었다는 건가, 아니면 좆집으로 안고 있었다는 건가?
-좆집으로 들박하고 있었습니다.
쿵, 쿵, 쿵.
병사들이 모두 성벽에 섰다.
화살을 들고, 화살통에는 왕의 엄명으로 대장장이들이 특별히 벼려낸 신상 화살촉이 박힌 화살이 통마다 들어있고, 이름난 모험가들 중 활 좀 쏜다고 하는 이들은 병사의 제복을 입었다.
그리고 크레온 왕은 직접 말을 몰고 성벽 밖까지 나왔다.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사냥했다고 하는 그 영웅을 맞이하기 위해.
혹은, 강간마 헤라클레스를 제압하기 위해.
"옵니다!"
저 멀리.
지평선 너머, 하얀 백마 한 마리가 윤기나는 털을 휘날리며 걸어오고 있다.
멀리서봐도 거구인 남자, 헤라클레스가 사자가죽옷을 입은 채, 백마를 몰고 당당히 개선장군처럼 걸어오고 있다.
"메가라...?"
그리고 헤라클레스의 앞, 백마의 위에 함께 올라탄 금발여인-메가라는 하얀 드레스 차림으로 헤라클레스와 함께 백마의 고삐를 잡고 있었다.
"어머, 아버님?"
메가라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땀을 흘리지도 않았고, 어딘가 얼굴이 붉어지지도 않았고, 거기에 심지어 목소리마저 담담했다.
그저 변한 모습은 왕국을 떠날 때보다도 더 색기가 넘치는 여인이 되었다는 것.
평소에는 신경질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여자였다면, 지금은 모두의 앞에서 당당히 자신을 보여주고 있었다.
헤라클레스와 함께 움켜쥔 고삐를 꽉 쥐는 것으로.
몸을 뒤로 더 붙이며, 헤라클레스의 고간 부위에 엉덩이를 좌우로 비비는 것으로.
헤라클레스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며, 마치 애교를 부리듯 헤라클레스의 애완동물이 된 것처럼.
누가 봐도 메가라가 헤라클레스에게 빠진 것처럼, 메가라는 헤라클레스의 여자라는 것을 온 세상에 증명하고 있었다.
"세상에.... 이게 어떻게 된...?"
"크레온 왕이시여."
헤라클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중한 목소리로, 고개를 숙였다.
"저희, 분가하겠습니다."
"뭐? 붕가...?"
"...분가."
헤라클레스는 메가라의 왼손을 들었다.
그녀의 왼손에는 세상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영롱한 황금색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고, 헤라클레스의 왼손 약지에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본인, 헤라클레스는 메가라 공주와 결혼하겠습니다."
"......."
너무나도 정중한 말에 크레온 왕은 혼란에 빠졌다.
어쩌면 지금까지 병사들이 했던 말은 거짓이 아니었을까.
모험가들이 시기와 질투를 해서, 그저 섹스를 했을 뿐인데 그걸 가지고 이상한 소리를 지껄인 게 아닐까.
"허, 허허.... 자, 잠깐만. 그럼, 임신은...?"
"이제 한 달이 지났긴 하지만...."
메가라는 한손을 자신의 하복부에 쓸며, 쑥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음 월경이 오지 않는다면, 그건 헤라클레스 님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이겠지요."
"허...."
"폐, 폐하?!"
크레온 왕은 다른 의미로 입에 게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 * * *
결혼.
신으로서는 결혼을 몇 차례나 했지만, 헤라클레스로서는 처음이다.
-너희들은 결혼하지 마라.
-왜?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씨발.
누군가는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한다.
결혼은 남자의 무덤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하며, 자유가 사라지고 오로지 책임만이 생기는 길이라고 한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자 하는 상대가 있다면, 이 여자와 평생을 함께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면 결혼도 생각해볼 수 있는 노릇.
"에휴. 나 아니면 이 여자 누가 데려갈까."
"......뭐래요."
내 품에 안긴 메가라는 막 자지를 빨다가 퉁명스레 내 자지를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당신 자지를 이렇게 감당할 수 있는 여자, 저 말고 또 없는 거 알죠?"
"왜 없어. 히드라도 있고, 키타이론 산의 암사자도 있고, 찾으면 더 나올 걸?"
"...하지만 이렇게, 항상 당신을 위해 보지를 벌려줄 수 있는 암컷은 없잖아요?"
메가라는 자지를 빨다가 바로 내 몸 위로 올라탔다.
"여자들 중에 이렇게 위에 올라타줄 수 있는 여자, 있어요?"
"크흐, 없지."
그리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무래도 여자가 남자의 아래에 있다는 게 기본인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자의 위에 올라설 수 있는 여자가 있다면 이 여자겠지.
"크으, 조인다. 더 조여봐. 내 자지가 흐물흐물해져서 더 이상 다른 여자를 봐도 발기하지 않게 될 수 있도록."
"그러다가 저를 봐도 안 서는 정도가 되면요?"
"그렇게 된다면, 그 때는 네가 세워줘야지."
나는 손을 아래로 뻗어, 메가라의 엉덩이 안쪽으로 살짝 손을 밀어넣었다.
"읍...?!"
"남자에게는 전립선이라는 곳이 있다. 그리고 그곳을 찔러주면, 아주 좆물이 질질 흘러나오게 되어있어. 그냥 그 뿐인 줄 알아? 물렁물렁해졌던 자지도 빨딱 서버린다니까."
"저, 저보고 거기에 손가락을 넣으라고요?"
"아니. 혀로 빨라고."
"......."
메가라는 인상을 찌푸렸다.
"왜? 못할 것 같아?"
"...지금 해요?"
"아니, 아니. 언젠가, 나중에."
그럴 때가 된다면.
"흐아아, 좋다."
뷰르르릇.
나는 예고도 없이 메가라의 안에 사정했다.
메가라는 그걸 아무런 불평없이 받아들였고, 나는 느긋하게 위를 올려다보며 내 가슴에서 목으로 쓸어올리는 메가라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앞으로 이렇게 느긋하게 서로 섹스하면서 살려면, 기간테스나 짐승이 인간을 습격하거나 그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그렇지?"
"...인간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지 알아요?"
메가라는 천천히 내 목을 쓰다듬었다.
그 감각이 아주 오래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 백마를 상대로 원나잇을 하던 때가 생각나 순간 가슴이 철렁내려앉았다.
"왜요?"
"...아니, 그냥."
불쾌한 기시감일 뿐이다.
나는 그 감각을 억누르며, 메가라의 골반을 붙잡았다.
"인간이 늘어나면 뭐 신들의 영역이 줄어들고, 인간이 신을 알기를 좆으로 알고, 그러다가 인간들의 세상이 되고 신들은 잊혀지겠지. 인간들끼리 싸우다가 세계는 멸망하고."
"...그걸 알면서."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다."
내게 중요한 건 그저 하나.
"메가라."
나는 상체를 들어올린 다음, 메가라의 턱을 붙잡았다.
"우리 결혼생활을 방해하는 모든 걸 처리할 뿐이다."
"......흥."
메가라는 묵묵히 내 목덜미 뒤로 손을 넘겼다.
이후.
뭔가 나타났어야 할 것 같은 기간테스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