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우스 엑스 마키나-126화 (126/235)

EP.126 에우로페 (5) 크레타 왕국의 시작

에우로페와의 여행은 끝났다.

더이상 박았다가는 에우로페가 진짜 죽어버릴 것 같았고, 그보다 먼저 카우섹스의 다리가 고장나서 수명이 다해버리고 말았다.

이것으로 플레이야스의 내구도를 입증했다.

몇날 며칠을 섹스해도 플레이야스는 망가지지 않는다.

중간에 체위를 바꿀 때마다 자지를 뽑은 것을 제외하면, 나는 에우로페의 안에 계속 자지를 집어넣고 있던 셈.

계속 자지를 넣고 있던 에우로페의 보지보다 대륙 전역을 달린 카우섹스의 다리가 먼저 망가지고 말았다.

끼긱, 끼긱.

"고생했다."

나는 열심히 대륙 전역을 달린 카우섹스의 장례를 치뤘다.

케라우노스를 이용해 전격을 뿜어 불을 붙였고, 나무황소는 불꽃에 휩싸여 장작이 되었다.

"수고했다. 너는 내가 꼭 별자리로 만들어주마."

황소자리로.

"하아, 하아, 하아."

간신히 내 자지에서 벗어난 에우로페는 모래사장에 뻗었다.

그녀의 배는 정액으로 잔뜩부풀어있었고, 아래에는 대륙 전역을 돌아다니는 동안 사정하고 또 사정했던 정액이 넘쳐흘렀다.

"에우로페. 정신이 드냐?"

"여기는…."

"아주 뜻 깊은 장소지."

나는 에우로페의 눈동자에 감도는 그리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상태가 변했음을 직감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는 법. 나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일어설 수 있겠어?"

"응…."

에우로페는 나른한 목소리로 내 손을 잡고 일어났다.

다리가 후들거려 내게 비틀거리듯 안기기도 했지만, 에우로페는 내게 기대며 베시시 웃었다.

"어떻게 바로 눈치를 챘대."

"여기 보자마자 눈치채는 거 보고?"

"...참 대단도 하셔라."

에우로페의 모습은 내게 대륙을 횡단하며 강간당한 여인이 보여줄 게 아니었다.

그녀는 마치 나를 오래된 남편처럼 대했다.

당연하다.

"헤라, 어때?

"지금은 페니키아의 공주님인데요, 강간마님."

"강간마를 님이라고 부르나?"

"오랫동안 강간당하는 바람에 주인으로 모시게 된 거지. 흐흥."

그녀는 이 섬에 도착함과 동시에 다시 기억의 봉인을 풀었고, 지금은 온전히 헤라와 연동되었다.

"여기도 정말 오랜만이네."

에우로페는 섬의 해변을 따라 걸으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치 발레를 하는 것처럼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아래로 길고 끈적한 점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신났네, 신났어."

"그럼. 당연히 신나지. 여기는 우리 모두에게 뜻 깊은 장소인 걸."

에우로페는 섬의 안쪽으로 향했다.

"오빠, 빨리 와."

나는 혹시나 누가 그녀를 건드리지 않게 바로 뒤따라붙었고, 에우로페는 자연스레 어떤 한 장소로 나를 인도했다.

무너진 동굴.

누군가의 분노로 인해 입구가 무너져 더이상 들어갈 수는 없지만, 이곳은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이 깃든 장소였다.

"크레타 섬도 정말 오랜만이야."

"그러게. 이렇게 오니까 감회가 새로운 걸."

이곳은 크레타 섬이다.

내가 아기 때부터 자랐던 곳이며, 헤라가 다시 태어났던 곳이며, 우리가 이곳에서 처음 경험을 나눴던 곳이다.

"오빠, 그거 알아? 다들 이 섬 차지하고 싶어서 싸웠던 거."

"금시초문인데."

"당연하지. 여기에 얽힌 사람이 몇이나 되는데. 아테나...걔도 여기 자기 지분 있다고 그러는 걸."

"어허. 어디 인간 주제에 아테나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냐."

"뭐래. 아테나가 아테나지. 흥."

에우로페는 몹시 불경했다.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아테나를 함부로 불렀다면 엄히 다스리겠지만, 지금은 아테나라고 이름을 부르는 게 무엇이 대수랴.

"다들 이곳의 주인이 되고 싶어했어. 헤스티아 마저도 여기를 탐냈지. 여기는 우리의 고향과 같은 곳이고, 올림포스랑은 또 느낌이 다르잖아."

"당연하지."

올림포스는 우리가 새롭게 만든 고향이다.

우리가 태어난 건 크로노스의 땅인 오르튀스 산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자란 건 이곳 크레타 섬의 이름없는 동굴이다.

"정말 오래됐네. 너무 옛날이라서 기억이 까마득해."

"그러게."

"예전에 저기서 같이 섹스했지? 그…."

"그만."

'그녀'의 일은 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

추억이 깃들어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픈 기억은 묻어두고 싶은 법.

"...크레타 섬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곳이야."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평생.

"오빠, 여기다가 그거 만드는 건 어때?"

"그거?"

"새로운 왕국."

"왕국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사람들이 모여야 만들어지지."

"바로 그거야."

에우로페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리가 만들면 되지."

"미안하지만 에우로페, 네 안에 아무리 많이 쌌어도 그건 그냥 가짜일 뿐이야. 진짜로 임신을 하려면 제우스의 육신으로 내려와야 할 걸?"

"바로 그거야."

"......허."

나는 에우로페의 각오에 소름이 끼쳤다.

"진심이냐?"

"응. 준비는 되어있어."

"몹시 슬플 거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고통에 잠도 제대로 못자게 될 거야."

"인간은 어차피 모두 수명이 다하면 죽어. 그리고 육신의 수명이 다했다고 한들 혼백이 소멸되는 것도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고."

나는 잠시 의식을 끊었다.

고오오.

시야는 변하고,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모든 의식이 한곳, 나의 본신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다녀오마."

내 옆에는 헤라가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녀는 플레이야스의 모든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 플레이야스에 깊게 동화되어있었고, 나는 잠든 헤라의 이마에 입술을 맞춘 뒤 바로 지상으로 내려갔다.

"에우로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우스 님."

에우로페는 실실 웃으며 나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이제 임신시켜주세요."

"음."

"아, 그 전에."

소곤소곤.

에우로페는 내게 아주 특별한 주문을 했다. 나는 그녀의 제안에 자지가 불끈 솟을 정도로 혹했고, 바로 나의 플레이야스-괴도 쥬피터를 바닥에 눕혀놓고 위에 번개의 창을 꽂았다.

푸화악.

죽지는 않는다.

단지 쓰러진 것처럼 보일 뿐이다.

누가봐도 제우스가 죽인 것처럼 보일 뿐이다.

"시작."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던 에우로페의 눈빛이 몽롱해졌다가, 혼란으로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나를 찾았다고 들었다."

"네?"

"아게노르의 딸, 에우로페. 맞느냐?"

"아, 아아...."

나는 나의 신성을 뒤로 마구 뽐냈다. 에우로페는 나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위대하신...분이시군요...."

"이곳은 나의 섬. 무슨 일이 있나해서 와봤더니, 참으로 추악한 짓이 벌어지고 있더군."

"......."

원망스러울 거다.

신이라는 작자가 자기 앞마당을 더럽힌다고 나왔으니.

지금까지 고통을 받은 것이 전부 억울하고 원통하겠지만, 어쩌겠는가. 따지고 싶으면 지금 몰래 속으로 들어와 쾌감만 훔쳐가는 가정의 여신에게 따지라고 하고 싶다.

"괴로우냐?"

"...흑!"

"고통스러웠겠구나."

나는 에우로페를 일으켜세웠다.

그녀는 두손으로 자신의 국부를 가리며 부끄러워했고, 나는 에우로페의 안에서 흘러내리는 것을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빼낼 방법이 있다."

"그건...?"

"남성기의 형태는 귀두가 갓처럼 되어있지. 다른 이의 정액을 긁어내기 위함이다."

에우로페는 단숨에 내 말을 이해했다.

나는 에우로페를 바닥에 눕히며 그녀의 머리칼을 손으로 쓸었다.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면 안 아프게 할 거니까.

괴도 쥬지는 강간마지만, 제우스는 K-섹스의 달인이다.

츄릅.

나는 에우로페의 쇄골에 얼굴을 묻었다.

보지와 가슴이 아닌, 쥬피터가 에우로페를 손대지 않았던 곳을 집중적으로 키스하며 공략했다.

"읏, 으읏...!"

"긴장을 풀어라. 주신과 섹스를 하는 게 아니라."

할짝.

"...사랑하는 연인과 사랑을 나눈다고 생각하거라."

"흑, 흐윽, 으으응...!"

에우로페는 눈물을 흘리며, 내 키스에 절정하기 시작했다.

* * *

와장창!

도자기 그릇이 박살났다.

청년은 자신의 머리에 흐르는 피를 닦지도 않은 채, 의연한 태도로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요지부동으로 서있었다.

"못 찼았어?!"

왕, 아게노르는 눈이 뒤집혀있었다.

사랑하는 딸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있었고, 그에 대한 분노를 아들들에게 토해냈다.

"너희들의 누나다! 가족이야! 그런데도 찾지 못해?!"

"죄송합니다, 폐하."

청년, 카드모스는 억울했다.

백방으로 찾아보고, 왕국 전역을 뒤져봤으나 에우로페와 괴도 쥬지는 보이지 않았다.

마치 신이 개입이라도 한 것 마냥, 에우로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흔적이라도 남아있으면 그걸 따라 쫓아가련만, 에우로페가 떠난 길에는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다.

"찾아라! 누이조차 지키지 못하는 자가 어찌 왕의 자리에 오르려고 해!"

"폐하, 그건...."

"국외 추방이다! 너희 셋 모두! 에우로페를 찾지 못하면 너희 셋은 영원히 이 페니키아 땅을 밟지 못할 것이다!!"

카드모스는 알현실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병사들 중 누구도 감히 그와 다른 왕자들을 연행할 생각을 못했지만, 국왕의 엄포에 뒤에서 그들을 따르듯 함께 걸었다.

"형님. 이건 아닙니다. 저희가 안 찾으려고 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억울합니다."

"억울해도 따라야지. 아버님의 명이시니."

카드모스는 동생 포이닉스와 킬릭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찾아보자. 인간은 모르지만, 신들께서는 행방을 알고 계실지도 몰라."

"신들...말입니까?"

"그래. 다행히 우리의 몸에도 위대한 분의 피가 흐르고 있지 않느냐. 옅지만."

카드모스는 쓰게 웃으며 셋을 다독였다.

"나는 북쪽으로 갈테니, 너희들은 너희의 길을 가라. 아예 새로운 왕국을 만들어도 좋다. 누님을 찾는 건 내가 할테니, 너희들은 너희의 인생을 살아. 왕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더냐?"

"형님!"

"그건...!"

"안녕이다, 얘들아. 함께해서 즐거웠다."

"형님...!"

"크윽...!"

세 형제는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동생들의 뜨거운 눈물 속에서, 카드모스는 붉어진 눈시울로 두 형제의 등을 두드렸다.

"걱정마라. 내가 반드시 누님을 찾을 것이야. 그리고 너희들이 세운 왕국을 방문한다면, 그 때는 술 한 잔 함께 기울이자꾸나."

"한 잔이 대수입니까? 한 병, 아니 나라에 있는 모든 술을 전부 다 가져올 겁니다!"

"살아주십시오. 제발, 살아서 다시 만나는 겁니다."

"물론."

쿵.

세 형제는 주먹을 맞부딪혔다.

"제우스의 가호를."

"번개의 가호를."

"신께서 굽어살펴주시길."

카드모스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 * *

"하아앙, 제우스 님의 자지 굉장해요오옷! 안이, 흐끅, 짜릿해...!"

"야, 너 이거 맨날 맛봤다니까. 저 헤라의 화신이라고."

"흐응, 몰라요. 저는 에우로페에요. 흐아앗...! 섹스가 이렇게 좋은 거였다니, 흐읏...! 쥬피터, 이 개같은 녀석...! 제우스 님의 섹스가 훨씬 더 좋아욧...!"

"........"

"꺄아악! 거친 제우스 님도, 좋아...♥"

에우로페는 세 명의 아들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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