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7 미시 웨이브 (3) 강간맛집
그 시각.
"...히힛."
올림포스 산의 중턱, 그림자가 짙게 깔린 바위 그늘 아래에는 흑발의 여인-하데스가 쪼그려앉은 채 실실 웃고 있었다.
"나는 오라버니랑 어디서 하면 좋을까...?"
하데스는 올림포스 산에 핀 하얀 꽃을 향해 물었다.
"산? 들? 강? 아니면 바다? 그도 아니면...오라버니가 자란 동굴? 크레타 섬, 고향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그 때 못했던 처녀를...꺄악!"
하데스는 발을 동동 구르며 기뻐했다.
"나도, 이제 오라버니랑 할 수 있어...!"
참으로 오래 기다렸다.
모처럼 다섯 자매가 의지를 다잡고 한 날 한 시에 처녀를 바치기로 한 날에는 크로노스가 습격을 했다.
가이아의 영지에서는 어머니 레아의 눈치와 크로노스의 위협 때문에 할 시간이 없었다.
명계로 가는 동안에는 망자들이 들끓느라 여유가 없었다.
명계에서는 키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올림포스.
"언니...배신자."
마찬가지로 처녀였던 큰언니는 정찰이라는 명목으로 둘이서 있을 시간을 만들더니, 얌체같이 먼저 섹스했다.
물론 나중에 혼자서 먼저 섹스를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는 받았지만, 그래도 상황이 보이자마자 바로 제우스를 유혹해서 물속으로 끌어들인 건 더할 나위 없이 파렴치했다.
"나만 처녀막 있어."
자매들은 모두 제우스와 한 번씩 했다.
그 좁은 헤스티아마저도 제우스에게 질싸를 제대로 받지 못했을지라도, 그녀는 최소한 자지가 한 번 깊숙이 들어갔다 나오며 처녀막을 범하기라도 했다.
헤라에 이르러서는 말할 것도 없다.
어머니 레아의 말에 따르면 레아의 젊은 시절과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헤라는 제우스가 가장 자신의 침실에 많이 부르는 여인이기도 했다.
-언니, 제가 오빠한테 한 번 찔러볼까요?
헤라는 자신이 제우스의 총애를 받는 것을 자랑하며 하데스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건 분명 하데스의 자존심을 긁는 발언이었으나, 당장 제우스와 섹스를 하는 게 더 급했던 하데스는 냉큼 헤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신이 헤라를 오해했음을 깨달았다.
"헤라, 고마워...! 오라버니가 날을 잡게 해줘서...!"
에피메테우스의 부대를 물리친 이후.
헤라는 제우스에게 침대에서 하데스와의 거사를 제안했다.
그리고 제우스는 흔쾌히 승낙했다!
아주 멋진 장소에서 하데스를 범하기로 했고, 하데스는 언제 어디서 자신이 범해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제우스를 기다렸다.
"어떻게 섹스를 하면 좋지? 오라버니는...큰 가슴을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하데스는 우울해졌다.
유모인 님프 아말테아의 말에 따르면 하데스의 크기는 결코 작은 게 아니라고 했지만, 다른 자매들이 워낙 압도적인 크기여서 상대적으로 많이 작아보인다고 하더라.
가장 큰 데메테르는 머리보다 가슴이 더 클 정도이니, 주먹보다 살짝 큰 하데스로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제우스는 큰 가슴을 좋아하니까.
"...그래도 오라버니는 오늘 밤, 나를 범하러 올 거야."
하데스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직 하늘은 태양이 중천에 걸려있었고, 달의 여신이 하늘을 달리기까지 제법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하아, 빨리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
밤이 되는 즉시, 자신은 드디어 거사를 치른다.
그래, 뭔가 일만 생기지 않으면!!
"나와라, 제우스ㅡㅡ!!"
"...?"
하데스는 숨을 죽이고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올림포스 아래, 한 명의 여인이 팔짱을 낀 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소수의 남자들이 보좌하듯 창을 들고 있었다.
"누구야?"
"나와라, 제우스! 정의를 집행하기 위해 내가 왔노라!"
"이 목소리는...."
"나, 스틱스가 왔다!"
명계로 가는 강의 주인.
그녀는 뒤에 수많은 자식들을 데리고 올림포스에 방문했다.
투항하기 위해?
제우스에 협력하기 위해?
"좋은 의도로 온 건...아닌 것 같네."
하데스는 스틱스의 상태를 살피고 이를 갈았다.
강의 여신은 자식들과 함께 중무장하여 올림포스를 방문했다.
즉, 명계의 강을 지배하는 여군주 스틱스는 제우스를 상대로 칼날을 들이밀기 위해 올림포스에 나타났다.
"어서 와서 나의 창을 받아라, 제우스!"
"...정말, 짜증나네요."
스으윽.
단숨에 산을 내려간 하데스는 반투명한 베일을 두른 채 드레스를 붙잡고, 노골적으로 스틱스를 향해 짜증을 드러냈다.
"당신 때문에 내 차례가 또 밀렸잖아요."
"하데스! 호호, 감히 명계의 주인이 되겠다고 했지? 너는 아직 부족하다! 얘들아!"
스틱스가 손을 들어올리자, 그녀의 뒤에 있는 티탄 신들이 하나 둘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스틱스와 똑 닮은 어린 여인도 있었다.
"젤로스, 크라토스, 비아, 그리고 니케! 명계의 주인을 자처하는 저 어린 아이에게 진정한 공포를 보여주렴!"
"예, 어머님!!"
젤로스를 비롯한 스틱스의 자식들은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렸다.
"아버지 팔라스의 명예를 위해!"
"어머니 스틱스의 명예를 위해!"
"위대한 크로노스를 위하여!!"
"제우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네 남매는 가장 먼저 창을 들고 앞으로 달렸다.
명계에 반쯤 걸쳐진 삶을 살아왔던 이들 답게, 창을 들고 달리는 그들의 전의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흥."
그러나 하데스는 여유가 철철 넘쳐흘렀다.
주변에 자신을 제외하면 헤카테 분신조차 없음에도 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약해."
하데스는 드레스 안쪽 허벅지에 손을 집어넣었다.
곧 그녀의 손에는 휘어진 단검 하나가 날카롭게 반짝이고 있었다.
"너희들을 당장 제압하고, 오라버니에게...."
"내가 뭘 어쨌다고?"
"아, 오라버니...!!"
하데스는 자신의 옆에 선 제우스를 보며 눈치를 봤다.
두 다리를 오므리며, 스틱스를 잠시 눈으로 흘겼다가 작게 속삭였다.
"에피메테우스 건이 정리되고 나면...저랑 하기로 했잖아요...! 그런데, 그런데...!!"
"그래, 그랬지. 근데 그것도 나름 무드를 잡아야 하지 않겠냐."
제우스는 하데스의 등을 두드렸다.
"일단 네가 저 넷을 제압해라. 스틱스는...내가 제압할테니. 이 싸움이 끝나고 나면...꼭 하자꾸나."
"네...!"
탓.
하데스는 베일을 손으로 누르며 사라졌다.
곧 스틱스의 자녀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주변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카-앙!
보이지 않는 하데스가 젤로스를 공격한 것을 시작으로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섹스하고 싶다.
이미 한참 섹스를 하고 싶지만, 격렬히 섹스하고 싶다.
정확히는 하데스랑 풋풋하고 꽁냥거리며, '넣어도 돼?'같은 말을 하면서 느긋하게 섹스를 하고 싶다.
매일 매일 자극적인 음식만 먹으면 질리기 마련.
서양 포르노가 취향인 이도 때때로 AV를 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나는 첫경험인 여자친구를 상대로 풋풋하게 뷰릇뷰릇 하는 걸 바랐다.
'하데스는 무드 잡는 걸 좋아하니까.'
즉, 넵튠과 샘물에서 첨벙이며 섹스를 했던 것처럼, 하데스를 상대로도 나름 분위기를 잡고 할 필요가 있다.
헤라가 나와 섹스를 하는 것 자체에 가버리고, 데메테르는 자신의 가슴을 집중하는 것에 가버리고, 넵튠은 절륜한 섹스 테크닉에 가버린다면, 하데스는 섹스로 이어나가는 분위기에 가버릴 여자다.
그러니 분위기가 중요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마침 하데스와는 마지막으로 섹스를 하게 되었고, 나는 하데스와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할 타이밍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래서 모처럼 헤라가 방해하지 못하게 헤라 안에 잔뜩 싸고 기절시키고 왔는데 이게 뭐람.
"스틱스...."
"그래, 내가 스틱스다!"
내 눈앞에 나타난 여인, 스틱스는 나를 비웃으며 내게 창을 겨눴다.
"명계에서의 일은-"
"위대한 크로노스에게 굴복해라, 제우스!"
방금, 저 여자 내 말을 일부러 끊지 않았나?
나를 바라보는 스틱스의 눈동자는 불길이 타오르는 것마냥 이글거렸다.
'응?'
뭔가 이상하다.
스틱스는 지금 내게 뭔가를 요구하고 있고, 나는 그걸 눈치채야했다.
"크로노스를 위하여!!"
스틱스는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창을 움켜쥔 자세가 영 어정쩡해보이기도 했지만, 엄연히 티탄이 휘두르는 창인 만큼 찔리면 아프다.
카앙.
나는 아스트라페로 창대를 막으며 몸을 붙였다.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아주 근접한 위치.
"무슨 꿍꿍이지?"
"......."
스틱스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씩 웃기만 했다.
그리고 눈이 슬쩍 아래로 향했다.
"...!!"
나는 보고말았다.
스틱스가 어떤 생각으로 이곳에 왔는지 깨닫고 말았다.
이 여자, 시나리오를 짜는 솜씨가 아주 예술이다.
"흥!"
나는 스틱스의 창대를 붙잡았다.
스틱스는 입술을 깨물며 내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나는 단숨에 창대를 하늘 높이 집어던졌다.
"이, 이런...!"
스틱스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돌아섰다.
하지만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그만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꺄아악!"
철푸덕.
"흐흐흐, 잡았다!!"
뭉클.
나는 스틱스를 위에서 덮쳤다.
그녀는 굳은 상태로 내게 손을 뻗었다.
"그, 그만! 강간 멈춰! 강간을 멈춰라!"
"싫은데?"
할짝.
나는 스틱스의 머리칼을 옆으로 밀며 목덜미를 핥았다.
그녀는 몸서리를 치다가 앞으로 손을 뻗었다.
"도망, 도망쳐야 해...!"
"도망치려는 것 치고는...순순히 잡히신 거 아닌가?"
나는 스틱스가 도망가지 못하게 허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바닥을 기다가 떠오른 스틱스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그, 그만둬...! 나를 범할 생각이지?! 하지마라, 나는 지아비가 있는 몸이다!!"
"......."
지아비가 있는 여자가 팬티조차 입지 않은 드레스 차림으로 전장에 나 범해달라고 나선다?
사실상 이 여자는 일부러 패배했다.
크로노스를 위해 열심히 싸웠지만 제우스에게 패배하고 굴복하게 되었다.
아주 완벽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제발, 그만둬다오...! 하늘에서, 저기 하늘에서 남편이 보고 있을 수도, 아악!!!"
찌걱.
나는 냅다 스틱스의 보지에 자지를 찔렀다.
단숨에 자지를 집어삼키는 보지는 분명히 젖어있었고, 아주 오랫동안 섹스를 하지 않은 것처럼 조임이 상당했다.
"아, 아아, 아아...! 여보, 미안해요...!! 죄송해요...!!"
스틱스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눈물을 흘렸다.
"저는, 흐끅, 제우스에게 패배해서, 흐끅, 이길 수 없...허엉...!"
"킥."
나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혹시나 스틱스의 남편이 이 광경을 보고 있다면, 오해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저 스스로 강간당하고 싶어서 온 여자를 강간하고 있을 뿐, 절대 아내를 빼앗으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