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9화 〉 22.5. 몸은 커졌어도 정신은 (3)
* * *
사정이 끝나고, 또 한참 동안 루이스의 안쪽에 음경을 고정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고개를 들어서 턱을 내 어깨에 걸었다. 끄윽, 하아, 힘겨운 목소리로 천천히 숨을 몰아쉰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도 루이스도 한두 번 정도로 만족하긴 어려웠다. 지금까지 이런 걸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루이스는 상당히 서로의 몸에 중독되어 있었다.
"윽……, 아……, 아……, 앗……"
체위가 변했다. 루이스의 질을 뒤에서 천천히 찌른다. 루이스는 내게 오른손목을 붙잡힌 채 상반신을 활처럼 뒤로 젓힌 상태였다. 루이스의 가슴은 등뒤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두 개의 커다란 덩어리가 일정한 리듬으로 쉬지 않고 흔들린다.
루이스의 안쪽은 이미 정액으로 가득 채워진 상태였다. 음경이 질내를 오갈 때마다 철퍽철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액이 가득 들어간 질내를 음경이 파헤치고 있었다.
음경이 다시 한계에 달했다. 음경을 쭉 뽑아낸 다음 힘을 줘서 처박았다. 루이스의 턱에 힘이 들어간다.
"윽, 아……!"
루이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입술을 살짝 벌린 채 한참 동안 절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몸을 벌벌 떤다.
절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몸을 벌벌 떨다가 상반신이 축 늘어졌지만, 그것도 잠시 뿐. 내 음경은 시간차를 두고 정액을 울컥울컥 배출했다. 그때마다 루이스가 총알에 얻어 맞은 사람처럼 컥, 컥, 소리를 냈다.
십수 분에 걸쳐 정액이 오랫동안 사정되었다. 보짓살과 음경이 맞물린 위치에서 유입된 만큼의 정액이 다시 배출된다. 뚝, 뚝, 루이스의 허벅지를 타고 무수한 양의 정액이 흘러내린다.
"흐……아, 배가…… 무거……, 워……"
정액이 유입된 만큼 다시 배출되었기 때문에 루이스의 배는 여전히 크게 부풀어오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뒤에서 박힐 때마다 크게 느꼈지만, 오늘은 따로 원하는 체위가 있는 것 같았다. 루이스가 고개를 돌린다. 마주친 시선에서 강한 열기를 느낀다.
다시 한 번 루이스와 마주본다. 마주본 채, 서로의 몸을 가볍게 껴안는다. 그때, 루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눈에 띄게 기뻐하는 반응을 보였다.
침대에 걸터 앉는다. 루이스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여서 보짓살에 내 귀두를 문지른 뒤, 몸을 아래로 내렸다.
음경이 다시 끝까지 삽입되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루이스가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며 천천히 숨을 몰아쉰다.
"윽……, 아……"
루이스가 숨을 쉴 때마다 정액으로 가득 찬 복부에 힘이 들어갔다. 루이스의 뱃속에서 정액이 꿈틀거린다.
끝까지 삽입했을 때, 루이스는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거 같기도 하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지만 입꼬리는 꿈틀거리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입술……"
루이스의 요구에 부응했다. 나와 루이스 사이에는 여전히 키 차이가 있었지만, 서로 앉은 상태라 조금 전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서로의 이마를 한 번 비비고, 다시 한 번 입을 맞춘다.
두 팔이 내 목을 감싸 안았다. 루이스는 내게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강하게 강하게 밀착했다.
내 오른손은 아래로 내려가있었다. 발달한 허벅지를 살짝 쓰다듬은 뒤, 엉덩이를 쥐고 루이스의 몸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루이스도 나에 맞춰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나와 루이스의 하반신은 이미 서로의 액체로 충분히 질척해져 있었다. 움직일 때마다 물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내 음경도 꽤 민감한 상태였지만, 루이스는 나보다 더 심한 상태였다. 내가 한 번 사정에 이르는 동안 루이스는 몇 번씩 아랫입술을 깨물며 절정했다. 서로 붙어있던 입술이 떨어진다. 루이스는 혀를 쭉 내민 채, 내 어깨에 턱을 기대고 있었다.
"후……, 아……, 에……, 윽……"
그 상태에서, 몇 번씩 절정에 이른다. 루이스의 질내는 절정에 이르기 직전, 내 음경을 뭉게버릴 것처럼 어마어마한 힘으로 조여들었다.
강한 힘으로 조이는 그때, 음경을 억지로 움직이면 루이스는 더 커다란 절정에 이르게 된다. 루이스가 헛숨을 들이켰다. 턱이 덜컥덜컥 떨린다. 혀를 쭉 내민 채, 루이스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는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힉……, 아……! 으으……, 아……!"
나를 끌어안은 루이스의 힘이 더 강해진다. 내 상반신에는 정말로 부드러운 것이 많이도 달라 붙었다.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 루이스가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았다. 서로 불편한 자세인데도 루이스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유연했다.
찰싹 달라붙은 채 정액이 올라올 때까지 쉬지 않고 루이스의 안쪽을 후벼팠다. 루이스의 안쪽은 완전히 귀두에 알맞은 모양으로 변해 있어서,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오차 없이 결합되었다.
"후……, 윽……!"
루이스의 질내는 미쳐버릴 정도로 기분 좋았다. 나도 소리를 참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엉덩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거의 부서져라 움켜 쥐었지만, 루이스는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목소리가 환희로 가득하다.
힘을 줘서 뽑아내고, 온힘을 다해서 처박았다. 음경이 단단하게 굳는다. 요도에서 정액이 몇 번째인지 알 수 없을 정액이 힘 있게 터져 나왔다.
"흑……! 어……, 윽……, 아……, 아학……!!"
루이스의 몸이 마치 간질 걸린 사람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하지만 루이스는 한 순간도 내게서 몸을 떼어내려 하지 않았다. 바위에 달라붙은 문어처럼 나를 으스러트릴 것처럼 달라 붙는다.
투명한 눈동자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살짝 튀어 올랐던 루이스의 몸이 완전히 탈력되어서 내 어깨에 기대듯 쓰러졌다. 그 상태에서 루이스의 몸은 여러 번에 걸쳐 움찔거리기를 반복했다.
완전히 맛이 간 눈동자, 루이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절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맛이 간 눈동자로 루이스의 상반신이 흐느적 움직였다. 붙어 있던 상반신이 살짝 떨어진다. 루이스의 조그만 머리통이 휘청휘청 흔들리더니, 그대로 내 입술에 입을 맞춰왔다.
혀는 아주 느리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루이스는 단단한 음경을 질내에 들여놓은 채로 하반신을 쉴 새 없이 굼질거렸다.
나도, 그리고 루이스도 겨우 이 정도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루이스의 상반신이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서 살색을 찾아볼 수 없을 때까지 가슴과 입술로 희롱 당하기도 하고, 욕조에서 서로 달라붙은 상태로 허리를 움직이기도 했다.
마치 한계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가지고 있는 모든 성적 지식을 동원해서 서로의 육체에 부딪쳤다.
"……하, 앗……, 으아……, 아아……"
나와 루이스는 서로의 손가락을 엮어, 깍지를 끼고 있었다. 입술을 맞춘다. 혀를 섞는다.
우리는 다음 날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야, 백신현."
"왜?"
새벽이 밝아오고, 우리는 뒷정리를 끝마친 후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부풀어올랐던 배가 지금은 납작하다. 소매가 헐렁한 와이셔츠는 내가 쓰는 상의였다.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소매는 헐렁하지만 가슴 부분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 원인은 한 가지, 루이스의 가슴팍에 달려 있는 두 개의 커다란 덩어리 때문이다.
진짜, 무시무시하게 크다.
"조금 전에…… 내가 너한테 매달려 있었잖아."
"그게 왜?"
"나……, 무겁진 않았어?"
아, 조금 전의 그 상황을 말하는 거 같다.
그때, 루이스는 침대에 걸터 앉은 내 몸통에 팔과 다리를 감고, 매미처럼 매달려서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얘는 왜 또 갑자기 이제 와서 이러지. 그때는 신경 쓰는 척도 안 하더니.
하여튼 성가신 성격이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어. 나한테는."
"말에 가시가 있는데."
"네 키하고 근육을 생각하면 안 무거운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냐. "
"……."
조그만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어림짐작으로 루이스의 체중은 60kg대 후반 정도. 꽤 무거운 편이지만, 170대 중반인 루이스의 키와 근육을 고려하면 지극히 당연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군살이 많은 것도 아니고, 나는 오히려 그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한다.
저 상태에서 살을 더 빼기 시작하면 루이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거다.
"있잖아, 백신현."
"왜?"
"내가 지금, 네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은 말 안 할래."
"그건 무슨 소리야?"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은 말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으면 말하면 되고, 그게 싫으면 입을 다물면 된다.
그런데 이 어중간한 표현은 도대체 뭘까.
내 쪽으로 살짝 돌아누운 루이스가 시선을 마주쳤다. 맑은 눈동자는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똑바로 바라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기회가 많잖아. 우리는 삼 개월 뒤, 그 싸움에서 아무도 죽지 않고 살아남을 거야. 그렇지?"
루이스가 검지를 길게 뻗어서 내 뺨을 가볍게 찌른다.
소리 없이 입꼬리가 움직였다. 새벽의 어둠 속에서 루이스는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그럼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거야. 지금 이 상황에서…… 쫓기듯이 말하면……, 마치 우리가 다음 싸움에 자신이 없는 것처럼 보이잖아."
"……."
'오늘은 죽기에 좋은 날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역설적인 표현이다.
죽기에 좋은 날 같은 건 평생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오늘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표현은 다르지만 지금의 루이스가 남긴 말도 비슷한 의미였다.
우리는 삼 개월 뒤의 싸움을 이겨낼 것이고, 아무도 죽지 않고 전원이 무사히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다.
일상은 반드시 돌아온다.
그러니까…… 쫓기듯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토해낼 이유가 없다.
우리는 다음 싸움을 이겨내고 말 테니까.
루이스가 문득 내 목에 팔을 감았다. 얼굴이 가까워진다.
입술이 강하게 밀착했다가, 천천히 떨어진다.
"그러니까 오늘은 이쯤에서 끊을래. 오늘 다 전하지 못한 말은……, 싸움이 끝난 뒤에 하면 되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