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화 〉 21.5. 개와 공주 (7)
* * *
파비아는 트름을 참기 어려워 했다. 양손바닥으로 겹쳐서 입을 막고, 그 사이로 끄윽 끄윽 소리를 토해낸다.
그녀의 안색은 조금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정액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숨을 쉬지 못했던 탓이다.
파비아가 눈을 질끈 감았다. 꿀꺽, 꿀꺽, 꿀꺽, 꿀꺽, 얼굴에 힘을 주고 정액을 차근 차근 삼켜 나간다.
"쿠흐……, 후에아아……"
정액을 모두 삼킨 후 혀를 앞으로 내민다. 길쭉한 혀 위에 이제 정액은 남아 있지 않았다.
파비아는 눈을 반쯤 감은 표정이었다.
그녀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까이 다가와서 백신현의 음경에 배를 밀착한다. 파비아는 그 순간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눈을 욕망으로 밝혔다.
파비아는 백신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삽입하고 싶었지만, 백신현의 음경은 너무 높은 위치까지 솟아 있어서 쉽게 삽입하기 어려운 각도였다. 까치발을 들어도 닿지 않는다. 꼿꼿하게 솟은 음경이 파비아의 가슴을 아래에서 쑤신다.
잠시 고민하던 파비아는 결국 백신현에게 부탁해서, 그를 바닥에 눕게 하였다. 하지만 백신현이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와중에도 음경은 여전히 꼿꼿하다.
파비아가 침을 삼킨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빠질 것 같았다. 시선이 뜨겁다. 파비아의 머릿속에서 백신현의 음경의 형태가 끊임없이 멤돈다. 뭔가에 홀린 듯한 얼굴이었다.
"우, 꿀꺽…… 고추……, 크다아……"
파비아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멈춰선다. 음경은 금방이라도 파비아의 아랫배를 때릴 것처럼 우뚝 서 있었다.
후들거리는 손으로 음경을 쥐고 입구에 맞춘다. 파비아의 질과 음경이 접촉했다. 뜨겁다. 파비아는 개과 수인의 높은 대사에 의해, 순수한 인간보다 체온이 높은 편인데도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제에……, 시작할게에……"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눈을 꾹 감는다. 다시 눈을 뜨고 백신현과 시선을 맞췄다.
파비아가 허리를 천천히 아래로 내린다. 파비아의 얼굴이 격통으로 일그러졌다. 아랫입술을 깨문 채, 표정을 찌푸리면서 조금씩 어마어마한 두께의 귀두를 삼켜 나간다.
"훅! 힉! 으! 아아……!"
귀두를 가득 삼킨 순간 파비아의 아랫배가 보란 듯이 돌출되었다. 파비아가 허리를 비틀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안정되지 못한 호흡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동반했다.
파비아의 발가락이 콱 오무라졌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귀두를 간신히 삼켰을 뿐, 음경은 아직도 한참 여유가 남아 있었다.
개과 수인인 그녀는 순수한 인간과 비교해서 발정했을 때의 변화가 특히 극명한 편이다. 질은 깊어지고, 주름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면서 수컷을 받아들일 준비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러한 체질이 전혀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백신현의 음경은 두껍고 긴 것이라서, 파비아는 절반도 삽입하지 못한 채 가장 깊은 곳을 후벼지고 있었다.
파비아는 음경에 붙잡힌 채, 어중간한 높이에서 멈춰 있었다. 더 삽입하고 싶어도 들어갈 곳이 없다. 억지로 부수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에는.
파비아의 질은 상당히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조이기도 어마하게 조였다. 하지만 끝까지 삽입하지 못한 탓에 조금 아쉽다. 백신현은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직 부족했다.
쾌락으로 표정이 살짝 삐뚤어진 백신현이 파비아의 허리를 잡는다. 말은 없었다. 골반을 콱 틀어진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에서 파비아는 범상치 않은 악력을 느꼈다.
지금부터 벌어질 상황을 상상한 파비아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침을 꿀꺽 삼킨다. 백신현과 시선을 맞춘 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백신현이 파비아의 골반을 쥐는 모양을 바꿨다. 조금 전에는 아래쪽에서 콱 틀어쥐고 있었지만, 지금은 허리와 골반의 경계 부분을 쥐고 있다. 골반을 쥐고 위에서 아래로 누르기 위한 모양이었다.
다섯 손가락으로 세게 틀어쥔다. 힘을 주었다. 그래도 당겨서, 더 들어갈 여유가 없었던 파비아의 질내를 억지로 파헤치면서 전진한다.
실제 시간으로 치면 1초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파비아는 정말로 많은 자극을 느꼈다.
"힉"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윽" 더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을 억지로 밀어 붙이면서 들어오는 귀두의 존재감에 압박감을 느끼고 "거헉" 내장이 압박되는 감각에 꼴사납게 입술을 벌리며 숨소리를 토해냈다.
음경이 파비아의 안쪽을 부수면서 나아간다. 그리고 뿌리까지 삽입 되었을 때, 파비아는 허리를 꼿꼿히 세운 채 고개를 들고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파비아의 복부는 음경이 삽입된 정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형태로 돌출되어 있었다. 음경이 삽입된 정도가 심상치 않다. 들어가서는 안 되는 지점까지 삽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 그으……, 거……, 게흑……"
크게 뜨인 눈동자에서 투명한 눈물방울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그러다 갑자기 파비아의 고개가 픽 숙여졌다. 몸은 간헐적으로 경련하고 있을 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잠시 뿐이었다. 백신현이 파비아의 허리를 쥐고 살짝 들어올린 그때, 파비아는 새삼 비명을 지르면서 고개를 들었다.
고통, 그리고 쾌감. 파비아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뇌를 찔러대는 자극에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긱……! 거어……, 게흑……! 걱! 거헉……!!"
파비아의 안쪽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조이고 있어서, 뽑아내는 데에도 꽤 많은 힘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백신현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지, 그는 오른손 하나만으로 파비아의 몸뚱이를 연신 들었다가 놓았다.
몸 속에 있는 내용물이 모조리 뽑혀 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실제로 파비아의 보짓살은 백신현의 음경이 삽입되고 다시 뽑힐 때마다 같이 끌려 나올 것처럼 쭈욱 늘어났다.
'아……, 파아아앗……'
파비아의 눈은 좌우가 서로 뜨인 정도가 갈랐다. 안면 근육이 경련한 상태였다. 눈물이 핑 돌았다. 파비아는 열려 있는 눈동자에서 연신 눈물방울을 떨어트렸다.
'하지…… 마안…………'
헥, 헥, 헥, 헥, 파비아의 숨 소리가 조금씩 원초적으로 변해간다. 고통은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좀 더 커다란 것이 스스로의 가슴 속을 충만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파비아는 어느 새 손등으로 스스로의 입술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닫혀 있는 입술 사이에서도 신음 소리는 터져 나온다.
'기, 기분도…… 좋아……. 나, 나 어떡해……. 이거……, 엄청 뜨겁고…… 길고…… 굵고…… 딱딱…… 해서어……'
이미 여러 번의 사정을 거쳐 민감해져 있던 음경은 사정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뿌드드득, 백신현의 음경이 길게 뽑혀 나오고, 다시 한 번 있는 힘을 다해서 파비아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어느 지점에 강한 힘으로 꽂혔다.
"긱……!!"
파비아의 동공이 위로 올라갔다. 흰자가 드러난다. 이 순간, 파비아는 이미 한 번 절정에 도달하고 말았다.
하지만 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음경이 파비아의 가장 깊은 곳에 제대로 꽂히고, 음경은 그 위치에서 부들부들 경련하면서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거어……, 그아아……, 컥, 겍……"
파비아는 이때, 자신이 연금술사가 챙겨준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아이를 배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틀림없다. 정액은 파비아의 가장 깊은 곳을 시작으로 스며들 수 있는 모든 위치로 파고들었다.
백신현의 정액은 그 양이 어마어마해서 파비아의 의지와 관계 없이 그 안쪽에 존재하는 구석구석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펑, 하고 머리에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것은 뇌에서 들려온 듯한 소리였다. 파비아는 완전히 풀어진 표정으로 다시 한 번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그의 정액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양을 뿜어댄 다음에도 멈추지 않고, 수 분에서 십수 분 가까이 멈추지 않고 정액을 쏟아낸다.
한 번 끊어졌던 파비아의 의식이 다시 연결되었다. 힘이 빠져서 축 늘어져 있던 파비아의 목에 힘이 들어갔다. 파비아가 다시 고개를 든다. 사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십수 분,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려 사정이 끝을 맺었다. 이때, 파비아의 모습은 이미 임산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완만하게 부풀어오른 배는 정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복부에서 어마어마한 무게감을 느낀다. 파비아가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내용물로 가득찬 복부는 반 박자 늦게 움직이면서 그녀의 움직임을 방해하려 들었다.
뱃속 가득 주입된 정액은 두꺼운 음경에 의해 입구가 가로막혀, 바깥으로 유출되지 못하고 모두 뱃속에 고여 있었다.
백신현이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성욕에는 끝이 보이지 않아서, 파비아도 지금까지 백신현의 한계를 보지 못했다. 그의 한계를 보기 전에 파비아가 먼저 뻗어버리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쭉 그래왔다.
음경이 위아래로 왕복을 시작한다. 부풀어오른 배는 그때마다 바닷가에 치는 파도처럼 완만하게 흔들렸다. 그때마다 파비아의 뱃속에 고여 있던 정액이 아주 조금씩 유출되었다.
털이 짙은 파비아의 보지와 음경의 연결 지점이 정액 거품에 뒤덮혀서 보이지 않는다.
"아, 아, 아, 아아, 앗, 아앗, 아읏아아아아……"
파비아가 황홀에 젖은 비명 소리와 함께 허리를 흔든다. 머리가 멍해서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지만, 파비아는 백신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무거운 허리를 힘겹게 들어올리면서 함께 움직인다.
그때, 파비아는 문득 백신현의 손을 쥐고 싶은 듯한 충동을 느꼈다. 사제, 사제, 손, 이리, 띄엄띄엄 이어지지 않는 짧은 단어였지만 백신현은 의미를 해석해냈다.
파비아의 골반을 쥐고 흔들던 오른손을 떼어내서 파비아에게 쥐어준다. 그녀는 그 손에 깍지를 껴서 서로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했다.
'고추, 자지, 정액, 윽……, 아……, 나…… 이제…… 사제 고추…… 없으면…… 앗, 아아…… 아, 아아아아아아……'
파비아의 몸이 덜컥덜컥 떨린다.
벌써 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절정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