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화 〉 21.5. 개와 공주 (5)
* * *
루이스가 등을 벽에 기댄다. 한쪽 다리를 들어올린다. 루이스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유연했다. 다리를 들어 올리는 움직임에 무리하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다.
들어올린 다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오른손으로 쥔다. 꼿꼿하게 선 음경은 삽입하기 위해서 조금 고생을 해야 한다. 루이스는 지금의 백신현이 외팔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스스로 손을 써서 백신현의 음경을 살짝 쥔다.
음경은 심하게 두꺼운 탓에 한손은커녕 두손으로도 쥐지 않을 정도다. 오른손을 써도 간신히 걸치는 정도가 한계다.
음경을 쥔 상태로 천천히 귀두를 입구에 접한다. 귀두의 온도는 어마어마한 것이라서, 제대로 닿지 않은 상태에서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열기가 느껴졌다.
"……."
루이스와 백신현의 시선이 마주쳤다. 음경을 삽입한다. 악, 윽, 아, 루이스는 삽입될 때마다 늘 처음처럼 통증을 느꼈다.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 없는 두께였다. 그러한 물건이, 도저히 종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곳까지 들어온다.
"윽……, 아아……"
미간이 찌푸려진다. 턱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당겨진다. 루이스는 무심코 손에 힘이 들어가서 음경의 기둥 부분을 세게 틀어쥐고 말았지만, 음경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너무나도 단단했다. 흑, 아, 윽, 루이스는 질 깊은 곳까지 삽입된 음경의 크기에 큰 충격을 받은 듯 몸을 헐떡거렸다.
지나치게 굵은 음경은 루이스의 안쪽에 존재하는 주름 하나 하나를 모조리 긁고 지나갔다. 두꺼운 귀두가 안쪽을 통째로 휘저으면서 전진한다. 애초에 루이스가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굵은 두께다.
서로 규격이 맞지 않은 물건을 맞물려 놓은 것처럼, 삽입은 루이스에게도 부담이 큰 행위였다.
루이스의 보지는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크기까지 벌어져 있다. 호흡하는 것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히, 후, 하, 후, 루이스는 어느 새 지나가면서 들었던 임산부의 호흡법을 써서 호흡하고 있었다.
분홍색 혀를 길게 쭉 내민다. 음경이 삽입된 루이스는 상반신을 앞으로 굽히기 어렵다. 굵고, 길고, 단단한 음경은 루이스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서 그녀의 행동을 제약하고 있었다.
백신현이 상반신을 굽혀서 간신히 루이스와 입술을 맞출 수 있었다. 양손을 그의 등 뒤로 돌려서 상반신에 매달리다시피 밀착한다.
"응……, 하아……, 쪼옥……"
루이스도 키가 큰 편이지만 백신현은 루이스와 비교해도 훨씬 키가 크다. 백신현이 음경을 움직이기 위해서 허리를 폈다.
그것만으로도 루이스는 바닥에서 두 발이 떨어져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몸을 가눌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아무리 발을 허우적거려도 바닥에 스치지도 않는다. 백신현이 루이스의 허벅지를 잡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힉……"
깊이 삽입한 음경을 뽑아낼 때, 드드드득 하면서 루이스의 안쪽이 갈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백신현의 음경은 루이스의 질 주름 하나하나의 감각을 일일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천천히 뽑아내던 음경이 귀두에서 걸렸다. 늘 이런 식이었다. 두꺼운 음경 중에서도 특히 두꺼운 이 부분은, 삽입할 때나 뽑아낼 때나 언제나 난관으로 작용했다.
루이스의 보짓살은 음경을 뽑아낼 때 빨판처럼 달라붙어서 살짝 끌려 나온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루이스의 목덜미에 입술을 접한 채, 뒤로 당겼던 허리를 다시 처박는다.
"극……"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충분히 젖어 있었던 루이스의 질내에서는 물이 함께 튀었다. 루이스의 질은 백신현의 음경을 모두 삼키기에 적절치 못하다. 음경을 모조리 삼키는 건 불가능하다.
백신현의 음경은 언제나 들어가서는 안 되는 영역을 침범했다. 루이스의 눈동자에 핏발이 선다. 동공이 수축한다. 흑, 힉, 아, 윽, 루이스는 이 순간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곤 한다.
이대로 계속하면 몸과 마음이 부서질 것 같은 오싹오싹한 감각. 그것이 짜릿한 쾌감을 주었다.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지금과 같은 감각에 빠져 있는 것일까.
루이스는 신음 소리도 내지 못 했다. 열려 있는 턱에서 나오는 소리는 신음이 되지 못한 숨 소리였다. 힉, 흑, 콜록, 켁, 그녀는 사레라도 들린 사람처럼 연신 입술을 달싹거렸다.
'자지, 자지 굵어. 윽…… 흐, 도대체 왜 이렇게 굵고…… 길고…… 뜨겁고…… 윽, 하…… 백신현…… 주제에……'
하지만 지금의 루이스가 온전히 말을 토해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 그녀에게 있어서도 이득인 일이었다.
지금의 그녀는 머릿속의 생각과 입으로 흘러 나오는 말을 알맞게 구분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루이스의 언어 구사 능력이 제대로 살아 있었더라면,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이 그대로 언어로 튀어 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루이스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흑역사 노트에 또 하나의 얄미운 흑역사가 한 줄 기록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극, 아……, 으, 아아아……"
지금의 루이스는 폐와 내장이 압박 되어 제대로 된 신음 소리조차 토해낼 수 없는 상황이다. 차마 입으로 낼 수 없는 말들이 루이스의 머릿속에서 방울처럼 피어 올랐다.
'깊이…… 찔릴 때마다 가고…… 있, 어어어……. 윽, 하지만…… 얕게 찔릴 때도 마찬가지…… 야아……. 도대체 뭐야, 이건 도대체…… 뭔데……. 혼자서 할 때와는…… 전혀…… 전혀어어……'
루이스는 성적으로 조금 보수적인 성격이다. 정확히 말하면 성관계 자체에 큰 선입견은 없지만 부끄러움이 많고 솔직하지 못한 성향 탓에 그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스스로에게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는 쪽에 가깝다.
스스로의 손으로 몸을 건드린 경험도 많지 않다. 그런 욕구가 피어나면 열에 아홉은 다른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며 성욕을 해소하곤 했다.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손을 다리 사이로 향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하지만 아주 가끔, 백신현 때문에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기 어려울 때 손을 써서 해소한 적이 있었다.
루이스가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갈 때는 언제나 백신현이 엮여 있었다.
그녀가 조금씩 나이를 먹고, 몸도 천천히 어른으로 변해 가면서 백신현이 루이스의 몸을 흘낏 거리는 빈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건 루이스도 마찬가지였다.
스무 살이 되기 이전까지 싸움과 거리를 두고 있었던 루이스와 다르게, 백신현은 상당히 이른 단계에서 스스로의 진로를 모험가로 결정했다. 지금의 몸도 무척 오래 전에 완성한 몸이다.
한창 까칠하던 시절의 루이스에게 백신현의 몸은 자극이 강한 것이었다.
그 사실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던 루이스는 과거에도 몇 번, 백신현과 서로 등을 돌려서 누운 채로 손을 써서 성욕을 해소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루이스는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다. 부끄러움, 수치심, 그리고 죄책감. 많은 감정이 루이스의 쾌감을 방해하는 장벽이 되어서 그녀의 성욕을 불완전연소시켰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금의 루이스의 감정 상태도 그때와 비슷하다. 부끄러움, 수치심, 그리고 죄책감이 서로 섞여 있는 복합적인 감정인데도 느끼는 정도가 전혀 차원이 달랐다.
백신현과 몸을 겹친 횟수도 이제 두 자리수가 넘었지만, 루이스의 성향에 큰 차이는 없다. 여전히 음경을 볼 때마다 두근거리고, 입술을 맞출 때는 숫처녀 같다.
첫 경험부터 지금까지, 루이스는 느끼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음경이 뽑힐 때마다 절정하고, 다시 삽입될 때마다 절정한다. 루이스는 이제 흰자를 내놓고 있었다.
찔릴 때마다 전혀 다른 부분을 자극 당해서 절정한다. 애초에 백신현의 음경은 루이스의 질내에 존재하는 모든 주름을 한 번에 긁고 지나간다. 모든 부위가 성감대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치사해. 나는 아무리 손을 써도, 기분 좋지 않았었는데…… 어째서, 이건…… 백신현…… 읏, 아……'
턱을 뒤로 들어올린 채 극, 긱, 긱, 긱, 닫힌 입술 사이로 신음이 되지 못한 비명을 지른다.
백신현과 처음 몸을 겹친 이래, 루이스의 성욕은 나날이 늘어서 스스로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다리 사이에 손을 뻗는 빈도가 잦아졌다. 과거에 비하면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감도가 많이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부족했다. 느끼는 정도는 늘었지만, 불완전연소라는 점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비교가……, 안 돼……'
음경이 깊이 박힐 때마다 루이스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동공은 위로 올라가고, 코와 입에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한 물이 흘렀다.
"흑! 긱! 악! 악! 아아, 악?! 거헉, 겍?!"
이때, 루이스는 뇌가 산 채로 태워지는 듯한 절정을 경험했다. 꼴사나운 표정으로 간신히 턱에 힘을 주고 버틴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해도 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루이스가 절정했다는 것이 오감으로 느껴졌다. 질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음경을 꽉 조인다.
"아……, 으으으아……!!"
음경이 왕복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몸이 서로 이어져 있는 탓일까. 루이스는 사정이 머지 않았음을 온몸으로 알았다.
백신현의 등과 허리, 엉덩이로 이어지는 근육이 딱딱하게 경직한다. 공만한 크기의 고환이 수축한다. 온다. 정액이 온다.
드그그그극, 귀두가 루이스의 안쪽을 마구 헤집으면서 거의 끝까지 뽑혀 나왔다. 그 상태에서, 호흡을 한 번 주고 빠르게 질내에 꽂혔다.
귀두가 가장 깊은 곳에 꽂힌 그때 루이스의 허리가 크게 튀어 오른다. 귀두 끝에서 올라온 정액이 루이스의 안쪽을 세게 때린다.
루이스의 안면근육이 일그러진다. 타인에게 보여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가 몸을 뒤로 젓히며 절정했다.
지금의 사정으로 루이스는 이미 몇 번의 절정을 경험했다. 하지만 백신현의 사정은 한 번으로 끊어지지 않는다. 고환은 안쪽에서 요도를 통해 몇 번씩 정액을 밀어 올렸다.
돼지의 사정은 수십 분간 지속된다고 하던데, 백신현의 사정은 그것과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몸이 일직선으로 관통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완전히 탈력한 루이스는 백신현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눈을 뜬 백신현의 성욕은 겨우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사정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다시 루이스의 다리를 잡고 허리를 써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루이스가 움직이지 않게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앗, 아, 앗……! 앗, 아아아……, 으……. 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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