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5화 〉 19.5. 인내의 끝 (4)
* * *
루이스가 음식이 담긴 바구니를 거실에 놓고 욕실에 한 걸음 가까이 들어왔다.
그런데 지금의 백신현의 모습은 여러모로 민망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우뚝 솟은 음경을 사이에 두고 연금술사와 파비아가 혀와 가슴을 쓰고 있으니까.
우뚝 솟은 음경은 좌우에 있는 두 여자의 얼굴보다 길었다. 루이스는 오른쪽으로 돌렸지만, 눈동자는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음경에 고정되어 있었다. 스스로 눈을 떼고 싶어도, 떼어낼 수가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돌리고, 눈을 깜박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나 참았으면, 눈이 살짝 맛이 가 있는 거야?"
"살짝…… 머리가 좀 몽롱해. 너무 오래 참았나봐,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한 번 맛을 들리니까 나도 좀 감당이 안 되네."
백신현이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부끄러운 일이다. 괴로워하는 파비아를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었으니까.
갈색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걸 보면 결과적으로 파비아는 만족한 듯하지만 마음은 조금 불편하다.
몽롱한 시선으로 정신 없이 음경을 햝는 파비아는 백신현과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더럽혀지지 않은 얼굴로 작게 웃었다.
다시 한 번 음경이 움찔거리며 정액을 쏟아냈다. 파비아는 황홀스런 미소를 지으며 얼굴 위로 쏟아지는 정액을 조용히 받고 있었다.
흰 정액은 루이스의 뺨까지 튀었다. 루이스의 얼굴이 오물이라도 묻은 것처럼 구겨진다.
하지만 음경은 여전히 서 있다. 루이스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뺨에 묻은 정액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으면서 혀를 찬다.
"야, 백신현. 내가 좀 해줄까?"
"아니, 괜찮아. 네가 하기 싫으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
백신현의 대답은 칼 같았다. 그러자 루이스가 표정을 팍 구기면서 상의의 단추를 풀었다.
"됐어. 어차피, 나도 너하고 마력을 교환할 시기가 왔거든."
"그럼 왜 물어본 거냐?"
"몰라. 그런 게 있어."
루이스가 툴툴거리며 나머지 단추를 모두 풀었다. 잠옷 단추로 조이고 있던 가슴이 천천히 자유를 되찾는다.
보통 여자는 잠을 잘 때 속옷을 입지 않는 편이 좋다는 통설이 있지만, 루이스는 조금 다르다.
한짝 한짝이 거의 머리통만한 가슴을 가지고 있으면 잘 때도 불편하다. 조이는 힘은 크지 않지만, 가슴이 심하게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는 부드러운 재질의 스포츠 브래지어를 입고 있었다.
"후우……"
루이스가 한숨을 쉬면서 스포츠 브래지어를 천천히 벗는다. 그뿐인 광경인데도 파비아와 연금술사, 그리고 백신현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그 모습을 하나 하나 지켜보고 있었다.
큼지막한 가슴에는 놀라운 박력이 있었다. 같은 여성인 파비아나 연금술사도 감탄할 크기와 형태였다. 조금 전까지 스포츠 브래지어로 누르고 있었기 때문인지, 살짝 눌린 자국이 흰 선으로 남아있다.
어릴 적에는 저러지 않았다. 열넷, 그 시절의 루이스는 키도 작았고 가슴팍도 납작해서 백신현에게 자주 껌딱지 소리를 듣곤 했다. 그 시절에는 백신현도 아직 어렸다. 유치한 열네 살 짜리였다.
그랬던 것이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눈에 띄게 변했다. 루이스의 가슴이 눈앞에서 천천히 흔들린다.
백신현과 루이스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루이스는 바로 코앞에서 백신현의 목에 팔을 감고 몸을 찰싹 붙었다. 두 개의 커다란 덩어리는 이미 백신현의 가슴팍에 닿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감촉이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것이 탄력도 어마어마해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촉이 한 순간에 느껴졌다. 그리고, 살짝 단단하게 굳어 있는 유두.
루이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꽤 흥분한 상태인 것 같았다.
두 사람의 몸이 찰싹 붙으면서, 백신현의 음경도 루이스의 배에 의해 압박되기 시작했다. 루이스의 몸은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완벽한 콜라병이었다.
저 가느다란 허리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저 커다란 가슴을 지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루이스의 복부에는 세로로 한 일자가 새져겨 있다. 백신현처럼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루이스의 체력과 근육량은 제법 높다. 단련된 육체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강렬한 기능미가 느껴진다.
그 희고 납작한 배에 발기한 음경이 찰싹 달라 붙어 있었다. 아니, 그 음경은 지금 루이스의 배를 지나서 커다란 가슴을 아래쪽에서 찌르고 있다. 그런 것이 가능한 길이와 굵기였다.
가까이 붙은 탓에 음경의 존재감과 압박감을 더 크게 느낀다. 쿵, 쿵, 쿵, 쿵, 루이스의 심장 소리와 음경의 고동이 번갈아서 울린다.
"후우……, 후우…… 정액하고 침 때문에…… 엄청 끈끈해서……"
루이스가 백신현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루이스는 다른 그 어떤 행위보다도, 이 입맞춤을 상당히 좋아했다. 서로의 입술을 비비는 것뿐만 아니라 혀를 섞거나, 입술을 깨물고, 뺨을 햝고.
그 짧은 사이에 루이스의 허리가 몇 번씩 들썩였다. 호흡하는 소리에는 여유가 없고,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움찔, 움찔, 움찔, 루이스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백신현의 허벅지에 스스로의 사타구니를 비비고 있었다. 하의에는 아직 바지와 속옷을 입은 루이스다. 옷감이 스치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린다.
긴 입맞춤 끝에 루이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지와 속옷을 내린다. 루이스 또한 오랜 기간의 금욕이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는지, 젖는 속도가 평소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
"……이상해."
"뭐가?"
"이렇게 빠르게 젖을 리가 없는데……, 어째서……?"
루이스는 스스로도 부끄러운 듯, 떨떠름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직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다리 사이는 푹 젖어 있어서, 별다른 자극 없이 삽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도 꽤 오래 참았다는 거겠지. 거의 한 달이었잖아."
"……예전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단 말이야."
빠르게 젖었다는 그 사실이 루이스에겐 조금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것 같다.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그런데 너하고 하기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됐어……."
"나……, 때문인가?"
"그런 말은 안 했어. 그리고 그건 서로 합의한 문제였잖아. 후회 같은 건 안 해. 그냥 가끔씩…… 몸이 뜨거워지는 걸 주체하지 못할 뿐."
루이스가 오른손으로 스스로 균열을 벌렸다. 그 아래에는 백신현의 음경이 있다. 천천히 조준해서 위치를 맞춘 후, 힘겹게 벌린 균열에 귀두를 접착했다.
백신현이 알기로 루이스는 이 한 달 동안 백신현과의 행위는 물론 변변찮은 손장난도 하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모든 의욕과 정력을 요하네스와의 일전을 위해서 소모했다.
그런 탓일까. 연금술사와 마찬가지로, 루이스의 균열은 처녀 시절처럼 닫혀 있었다. 털을 정리할 틈이 없었기 때문인지 솜털이 조금 나 있다. 루이스의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금빛이었다.
"조, 조금 긴장 돼……. 사실 네 걸 삽입할 때마다 항상 이런 기분이야. 이건 커도 너무 크잖아……. 도대체 지금까지 이런 걸 어떻게 가지고 다닌 거야……."
루이스가 꿀꺽, 소리가 날 정도로 크게 침을 삼켰다.
아무래도 보통 긴장한 게 아닌 것 같다. 백신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오른손을 들어서 루이스의 왼손을 쥐고, 천천히 손가락을 엮었다. 서로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했다.
그 행위에 루이스는 큰 안심을 얻었는지, 몇 번 크게 호흡하기를 반복한 후 그대로 음경을 삽입했다.
"윽!! 윽아아악……!!"
마치 쥐어 짜는 듯한 비명이 들렸다. 귀두를 조금 삽입했을 뿐인데도 루이스는 그 존재감에 놀랐는지 동공을 수축시키며 한참 동안 신음 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서로 엮인 손을 강한 힘으로 쥔다.
숨을 들이킨다. 다시 내쉰다. 하지만 루이스의 상태는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턱이 의지와 관계 없이 벌벌 떨렸다. 루이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질 안쪽은 처녀 시절처럼 조여왔다. 하지만 그 때문일까, 조이는 힘이 강한 만큼 루이스에게 전해지는 자극도 보통이 아닌 것 같다. 강한 힘으로 조이는 만큼, 루이스도 자극을 크게 받고 있다.
"……이, 이상해……"
"어째서……?"
"내, 내 끝은 여기잖아……? 가장 안쪽에서, 네 것이 느껴지는데…… 왜 네 건 절반도 들어오지 않은 거야……?"
루이스는 한 마디, 한 마디를 토해낼 때마다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을 몰아쉬는 것조차 쉽지 않고, 말은 띄엄띄엄 끊어진다.
하지만 그 의미는 간신히 전달되었다. 음경은 루이스의 가장 깊은 곳, 그 말랑말랑한 부분까지 삽입되었지만 삽입된 부분보다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 루이스는 고작해야 귀두를 조금 삼켰을 뿐이다.
"……백신현 주제에……, 건방져. 왜 이렇게 큰 거냐고……"
루이스는 깍지를 낀 손에 힘을 주고,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며 조금씩 백신현의 음경을 삼키기 시작했다. 들어갈 수 있는 지점까지는 모두 들어갔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들어갈 수 없는…… 들어가서는 안 되는 부위에의 삽입이 시작된다.
음경의 삽입 정도는 루이스의 복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음경의 형태로 돌출되어 있고, 그 음경은 이미 들어가서는 안 되는 지점까지 삽입되어 있었다.
"……힉, 그, 아아……"
어디까지 들어가는 걸까. 루이스의 시야가 점점 새하얗게 변해간다. 동공이 조금씩 흐릿해진다. 입이 멋대로 열린다.
루이스의 안쪽으로 백신현의 음경이 완전히 삼켜진 그때, 루이스는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마치 커다란 창에 꼬챙이가 된 기분이었다. 들어가서는 안 되는 지점까지 삽입되었다. 그 사실이 느껴진다.
음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윽……?! 아……!?"
그저 그뿐인 행위에 루이스는 허리를 뒤로 젓히며 절정했다. 아니, 뒤로 젓히려고 했지만 제대로 되지 못했다.
백신현의 음경은 정말로 깊은 곳까지 삽입되어 있었다. 그것이 루이스의 몸을 고정해서, 허리의 움직임을 완전히 고정하고 있었다.
철저한 부자유 속에서 루이스는 생각하지도 못한 자극을 받았다.
루이스가 천천히 허리를 들었다가 다시 내린다.
허리를 한 번 움직인 것만으로도 루이스는 재차 절정하고 말았다. '그런 몸'으로 개조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행위가 시작된다.
* * *
"긱……!! 아……!! 거헉, 겍, 쿨룩, 앗, 앗아아아아아아!!!!"
어느 새 루이스는 백신현의 몸에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백신현의 등을 양손으로 껴안은 채 혀를 길게 뻗어서 섞는다. 가슴과 가슴이 서로 밀착한 상태였다. 루이스의 가슴이 백신현에게 눌려서 형태가 뭉게져 있었다.
"굵…… 고, 길…… 어, 이거 없으면……, 나아……!!"
음경은 아래에서 위로 찔러 올리는 식으로 루이스의 안쪽을 왕복했다.
백신현의 음경은 지극히 길고 두꺼워서 특별히 루이스의 성감대를 자극하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음경을 어떤 각도로 움직여도 귀두와 기둥이 루이스의 질 안쪽을 송두리째 헤집어 놓는다.
한 번 안쪽을 긁을 때마다 질안의 내용물이 모조리 뽑혀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퍽, 퍽, 퍽, 퍽, 음경이 루이스의 질 안쪽, 그보다 더 깊은 곳을 때릴 때마다 그런 소리가 들렸다. 루이스는 그때마다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세게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퍽, 하고 꽂히는 그 순간 머리, 목, 몸통, 허리를 관통 당하는 것 같다.
"기……, 으으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안에 싼다."
"으, 싸, 싸아……! 싸도오…… 괜찮으……, 니까아……!!"
음경이 쭈욱 뽑혀 나온다. "오오오!?" 루이스의 턱이 들리면서 동공이 수축되었다. 그대로 다시 세게 처박는다. "긱……!?" 루이스의 턱이 아래로 내려간다. 턱이 몸통 쪽으로 당겨지면서 숨을 몰아쉰다.
오늘로 벌써 몇 번째일까, 이젠 일일이 헤아릴 수도 없는 질내사정이 시작된다. 고환이 위로 올라오면서 정액을 뽑아내고, 그것은 요도를 타고 쭈욱 상승해서 루이스의 질 안쪽, 자궁 제일 깊은 곳에 탄환처럼 꽂혔다.
헉, 하고 루이스가 헛숨을 삼킨다. 고개가 위로 들린다. 들린 눈과 코와 입술에서 투명한 액체가 한 번에 흘러넘쳤다. 정액은 자궁 안쪽을 세게 때린 후, 내부의 소유권을 주장하듯 아주 깊은 곳까지 꼼꼼하게 파고들었다.
의도한 현상은 아니었다. 분출된 정액의 양이 지나치게 많은 탓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지점에 침범해 들어가고 있을 뿐.
혹, 하고 루이스가 눈물을 흘리며 부들부들 경련했다. 루이스의 배가 조금씩 정액으로 부풀어 오른다.
지금까지는 사정이 끝날 때까지 그 여운을 느끼며 천천히 절정을 반복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백신현은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루이스는 아직 모른다. 사정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요도에서 정액을 뿜으며 허리를 흔든다. 그 사실에 루이스는 마치 둔중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놀랐다.
"잠……!? 머야, 어째, 어째셔……!?"
혀가 굳은 탓에 발음이 조금 꼬여 있었다. 하지만 백신현은 루이스의 저항을 허락하지 않았다. 입술을 차지해서 혀를 뻗는다. 그것만으로도 루이스는 무력화되어서 더 이상 저항할 의지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퍽, 루이스는 꽂힐 때마다 절정하고, 스으윽, 뽑힐 때마다 다시 절정했다.
백신현과의 성행위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최후의 경험이 한 달 전이었던 탓에 성감에 대한 내성이 조금 줄어들어 있던 루이스에게는 가혹한 행위였다.
읍?! 읍! 읍?! 으읍─!! 루이스는 입술로 소리를 봉인 당한 채 천천히 눈을 뒤집고 있었다.
지금의 백신현은, 루이스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백신현이다.
이제까지와 명백히 다른 형태의 절정이 루이스의 이성을 파괴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