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4화 〉 19.5. 인내의 끝 (3)
* * *
"아……! 으으으……! 아앗……!? 앗! 앗──!!"
파비아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개과 수인인 파비아는 그 특성상 다리가 조금 길고, 상반신은 좁은 체구다. 하지만 실제로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파비아의 가슴팍에 붙어있는, 큼지막한 두 개의 살덩이 탓이다.
파비아는 헐렁한 티셔츠를 좋아했다. 그 티셔츠는 지금 욕실의 습기로 젖어서 피부에 찰싹 붙어있다. 큼지막한 두 개의 살덩이, 그 사이로 아찔하게 패인 골짜기, 납작한 배.
그 배는 지금 돌출되어 있다. 음경에 의한 삽입으로 부풀어오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파비아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표정은 일그러졌고,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린 채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파비아는 백신현을 떼어내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다리를 허리에 감은 채 떨어지지 말라고 호소한다.
허리를 흔든다. 한 번 안쪽에 처박을 때마다 파비아는 비명이 되지 못한 기성을 내질렀다.
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린다. 파비아의 가슴은 매우 풍만했다. 속옷을 입지 않는 탓인지 피부에 달라붙은 옷감 위로 오똑 솟은 유두가 드러났다. 혀를 대서 옷 위로 햝으니 파비아는 감전된 사람처럼 몸을 떨었다.
"샤제에……, 샤제……, 엣!"
파비아는 유두가 크고 유륜이 넓은 편이었다. 옷감이 피부에 찰싹 붙은 탓에 그 아래로 유두와 유륜의 형태가 희미하게 보였다.
오른쪽 가슴에 백신현이 입술을 가져갔다. 혀로 햝고, 이빨로 가볍게 까득까득 깨물 때마다 파비아는 열락에 찬 비명을 질렀다.
파비아의 마지막 발정기는 한 달 전이었다. 백신현에게 처녀를 잃었던 그 날이다.
그 이후로 파비아는 크게 문제 없이 일상 생활을 보내왔었지만,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에는 조금씩 욕구가 축적되기 시작했고, 그것이 오늘의 일을 계기로 다시 눈을 뜨게 되었다.
이미 한 번 경험한 일이었음에도 파비아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 겪어보는 일처럼 느껴졌다. 한 번 찔릴 때마다 눈앞이 하얗게 변한다.
겍, 극, 긱, 걱, 파비아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 그런 소리가 들렸다. 백신현의 음경은 매우 단단하고 뜨거웠다. 한 번 찔릴 때마다 통증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압박이 무게감 있게 꽂힌다.
강하게 들어오고, 다시 뽑힐 때마다 몸 안의 장기가 모조리 뽑혀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나치게 흥분한 탓일까, 파비아의 감각은 평소와 비교해서 상당히 예민해져 있었다.
음경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그 감촉을 질 안의 주름 하나 하나로 느끼고 있다. 무시무시하게 두꺼운 귀두, 혈관이 도드러진 기둥, 그 모든 것이 규격 외의 크기였다.
하지만 오늘의 백신현은 조금 이상했다. 그에게도 한 달의 금욕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는지, 허리의 움직임이 조금 거칠다. 필사적인 느낌이 들었다.
페이스를 전혀 조절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백신현의 움직임은 곧바로 사정으로 이어졌다. 아, 음경이 더 두꺼워졌다. 정액이 요도를 타고 올라오면서 그게 음경의 크기에도 영향을 끼친 게 틀림없다.
"긱……"
문득 파비아는 스스로 인식하는 시간 감각이 급격히 느려진 듯한 착각을 경험했다. 지나친 쾌락에 뇌가 맛이 간 것 같았다. 극도로 예민해진 감각은 그 짧은 순간 요도를 타고 올라오는 정액의 존재감까지 인식하고 있었다.
한 번에 올라오는 정액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파비아는 그 짧은 순간에도 어서 정액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파비아의 눈동자가 기대감을 품은 채 빛난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정액이 파비아의 자궁보다도 더 깊은 곳, 들어가서는 안 되는 가장 깊은 위치에 무겁게 꽂혔다. 파비아의 몸이 덜컥덜컥 떨린다. 서로 맞물린 윗니와 아랫니 사이로 거품이 샌다.
"아……"
자궁부터 뇌까지 일직선으로 관통 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형의 촉수가 머릿속으로 파고들어서 뇌를 휘젓고 있는 것 같다. 파비아의 머릿속에 쾌락이라는 분홍색 두 글자가 무참하게 박힌다.
파비아의 허리가 멋대로 튀어올란다. 몸을 뒤로 젓히면서 물을 뿜는다.
하지만 파비아의 머리가 채 쾌락을 인식하기도 전에 백신현은 다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오?! 파비아가 절규를 지른다. 이런 건 처음이었다. 사정을 하면서 음경이 앞뒤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고 있다.
"앗?! 잠깐, 샤제, 어, 어어어어, 어째, 어째서!? 어째……?!!?!?"
이제까지는 없었던 일이었다. 정액이 안쪽을 쉴 새 없이 때리면서도 허리의 움직임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그것이 파비아를 미치게 만들었다.
이제껏 파비아가 이해하고 있던 쾌락의 상한을 가볍게 넘어서는 자극이었다.
뇌가 불꽃에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회로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전기가 흐르면 회로가 타들어가고 기능부전에 빠지는 것처럼, 지금의 파비아도 같았다.
파비아가 감당할 수 있는 쾌락의 한계 라인이 10이라면 지금의 쾌락은 30.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콧물도 함께였다. 눈물과 콧물, 그리고 정액으로 범벅이 된 파비아는 어쩌면 여기에서 스스로의 생명이 끝장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돼애애……! 사제, 나, 죽어, 진짜 죽…… 고혹!? 겍?! 사, 살려…… 싫…… 거헉, 겍?! 긱가가가가가가가……!?!?!?"
그것은 이제 인간의 목소리조차 아니었다. 성대로 낸 목소리가 아니다. 그보다 깊은 곳, 파비아의 안쪽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파비아의 동공에서 빛이 사라졌다. 혀를 쭉 내민 채 눈물과 콧물을 흩뿌리면서 허리를 비튼다.
아직 사정이 끝나지 않은 탓에 음경이 한 번 삽입되고 뽑혀 나올 때마다 파비아의 사타구니에서는 애액과 정액이 섞인 특이한 색깔의 액체가 튕겨 나오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백신현의 음경은 다시 한계에 도달했다. 정액이 다시 올라온다. 첫 번째 사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되는, 두 번째 사정이다.
"오?! 오─!? 오!! 오───!!!!"
파비아는 전신을 저릿저릿하게 떨면서 절정했다. 절정한 상태에서, 추가로 자극을 중첩해서 쌓은 탓에 발생한 절정 이상의 절정. 파비아는 한 순간 스스로의 뇌가 부서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사지가 축 늘어진다. 파비아의 의식은 이 순간 완전히 날아갔지만, 몸뚱이는 아직도 쾌락에 미쳐 있었다. 음경을 움직일 때마다 의식과는 별개로 몸은 쉬지 않고 절정에 도달하는 중이었다.
축 늘어진 파비아는 성처리를 할 때 쓰이는 장난감 같았다. 그 와중에 백신현은 음경을 뽑아낸 후 체위를 바꿨다. 바닥에 엎드린 채 등과 엉덩이를 보이는 자세. 파비아는 네 다리로 엎드린 자세에서 허리만 치켜 들고 있었다.
"아……, 아……"
파비아는 그 짧은 사이 몇 번의 기절과 각성을 반복했다. 개과 수인인 파비아는 인간과 비교해서 내구도가 높다. 파비아가 정신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도 완전히 기절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다.
지금의 기분 상태를 반영하듯, 파비아의 갈색 꼬리가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파비아는 대량으로 사정된 정액에 의해서 배가 부풀고, 그 때문에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억지로 참아내면서 엉덩이를 치켜들었다.
백신현은 파비아의 엉덩이를 가볍게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하지만 파비아는 고통 대신 전혀 다른 감각을 느꼈다. 오싹오싹, 파비아의 뱃속 깊은 곳에 있는 소중한 것이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꼬리를 쥔다. 파비아는 또 다시 긱, 하고 기성을 내질렀다. 개과 수인의 꼬리는 보행을 돕는 신체 기구일 지언정 성감대의 역할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경이 연결되어 있는 탓일까, 지금처럼 파비아의 몸뚱이가 예민한 상황에서는 조금 상황이 달라진다.
쥐어짜듯이 세게 쥔다. 그것만으로도 파비아는 치켜든 엉덩이에 더 힘을 주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아래로 떨어진 파비아의 엉덩이를 다시 들어 올리기 위해서 백신현은 갈색 꼬리를 쥐고 살짝 잡아당겼다.
파비아는 큰 자극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지만 꼬리를 잡혀 있어서 그 행위에 저항할 수 없었다. 파비아가 허리를 비틀어서 피하려고 하면 다시 꼬리를 잡아서 꼼짝하지 못하게 한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한 것만으로도 파비아는 얌전해졌다.
'……뭔가 내가 살짝 미친 짓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지금의 백신현은 한 달 간의 금욕에 의해서 머리가 살짝 이상해진 상태였다. 성욕에 취해서 뭔가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자각이 든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성욕은 그 스스로도 쉽게 제어할 수 없는 것이어서, 그는 꼬리로 파비아가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한 뒤 정액이 줄줄 흐르고 있는 보지에 다시 한 번 음경을 처박았다.
"긱……! 아……!"
사제, 사제, 사제, 사제, 파비아는 백신현을 부르며 스스로 허리를 흔들었다. 파비아의 내면에 존재하는 짐승성이 본격적으로 눈을 떴다. 지금의 파비아는 성욕에 미친 짐승이었다. 두꺼운 자지를 게걸스럽게 군침을 흘리며 요구한다.
백신현의 손은 하나 뿐이다. 그 오른손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꼬리를 잡아당기거나 부드럽게 쓰다듬고, 그 뿌리 부분을 검지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자극하고.
개과 수인인 파비아가 인간과 가장 구별되는 특징은 머리에 붙은 수인의 귀와 꼬리이다. 그리고 지금 그 두 부위는 예민해진 감각에 영향을 크게 받아서 파비아를 느끼게 하는 성감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느끼고 있는 건 백신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꼿꼿하게 서 있던 상반신이 점점 앞으로 굽혀진다.
단련한 대흉근이 파비아의 등과 밀착했다. 파비아는 그 순간 성욕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대흉근과 복근이 등과 허리에 붙고, 백신현의 오른손이 파비아의 풍만한 가슴을 손에 쥐어 짜듯이 움켜잡았다.
완전히 밀착해서 허리를 움직이는데 집중하는 자세. 파비아는 흰자를 보이며 절정했다. 백신현의 표정에도 여유가 없었다. 질내사정. 하지만 끊임없이 정액을 싸지르면서도, 허리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다시 체위가 변했다. 파비아를 일으켜서 벽에 붙이고, 한쪽 다리를 든 채 삽입하는 자세. 파비아는 다리 사이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자세에 묘한 개방감을 느꼈다.
사정하고, 사정했다.
쉬지 않고 거듭 이어진 질내사정의 끝에서 파비아는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 * *
"……쪽, 사제……. 사제의 고추느은…… 길고, 두꺼워서……, 뭔가 청소하는 재미가 있어어……."
"햝짝…… 쪼옥……, 꿀꺽……"
아직 시들지 않은 음경을 사이에 두고 파비아과 연금술사가 혀를 쓰고 있었다. 음경은 두 사람이 혀와 입술을 써서 자극할 때마다 요도에서 정액을 토해냈고, 흰 액체는 예외 없이 두 여자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꾸덕뚜덕한 정액으로 전신이 범벅이 되었지만 두 여자는 그런 사실을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
음경을 움켜진 네 개의 손과 두 개의 혓바닥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귀두와 기둥, 그리고 고환을 꼼꼼하게 청소했다. 파비아의 말처럼 음경은 상당히 길고 면적이 넓어서 청소하는 보람이 있는 존재였다.
모든 정액이 두 여자의 입술 사이로 들어갔지만 음경은 아직도 서 있었다.
완전히 힘이 다한 연금술사와 비교해서 파비아는 여유가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파비아가 네 개의 다리로 기어가서 욕실의 문고리에 손을 댄다. 돌려서 연다.
그 자리에 이미 외출에서 돌아온 루이스가 서 있었다.
표정이 어둡다. 묘하게 벌레를 쳐다보는 표정이다.
하지만 그 시선은 아직도 꼿꼿하게 서 있는 백신현의 음경을 보고 있었다.
루이스가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