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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자는 검성의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162화 (162/287)

〈 162화 〉 18. 전사의 자존심 (3)

* * *

그 자리에서 마그누스에게 필요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내 생각에 마그누스가 제1위에게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어느 쪽도 지금의 마그누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전략을 구성하더라도 그걸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하는데, 제1위의 실력을 고려하면 지금의 마그누스로는 도무지 실행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전략, 전술이라는 건 못 이기게 되어 있는 싸움을 뒤집는 용도가 아니다. 상대의 취약점을 찾아낸 후, 그 취약점을 무너트릴 수 있는 전력을 충분히 준비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그누스가 제1위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영역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그것은 힘과 속도, 그리고 마력의 최대 출력이다.

이 부분을 좀 더 강화 시켜서 마그누스가 유리한 방식으로 맞서 싸우게 할 수밖에 없다.

현재, 마그누스에게 필요한 건 이기지 못할 싸움을 뒤집을 수 있는 기책이 아니라 그의 장점을 더 강화 시키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이건 내가 그에게 충분히 조력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그에게 필요한 커리큘럼과 강화 플랜을 준비했다.

그걸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사왔던 종이를 거의 다 써버리고 말았다. 그에게 쓸 만한 마법의 구성식을 정리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다시 몸을 돌렸을 때, 이미 시계바늘은 여덟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굳어 있는 어깨를 한 바퀴 돌리고 돌아선다. 일단 여기까지 한 다음에, 좀 씻을까.

"야, 백신현. 더 늦어지기 전에 먹을 거라도 사올까?"

"아. 좀 부탁해."

루이스는 머리카락을 묶어서 아래로 내린 상태였다. 그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루이스가 갑자기 어른스럽게 보인다.

신발을 신은 루이스가 호텔방을 나서고, 나도 수건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조금 전에 루이스가 사용했기 때문인지 내부가 살짝 물기로 젖어 있었다.

가볍게 샤워만 하고 금방 나왔다. 물기를 털면서 머리카락을 닦는다.

그리고 다시 칠판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여기에서 좀 더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시도해볼 만한 일은 많다. 물론 이 중에서 마그누스와 궁합이 맞는 술식은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볼 생각이다.

"야, 먹을 거 사 왔어."

"응."

이상하게 이럴 때는 또 시간이 무척 빠르게 흘러가는 기분이다. 루이스는 종이 봉투에 거리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잔뜩 담아서 돌아왔다.

테이블 위에 음식을 늘어놓고 하나씩 집어서 입으로 옮긴다.

"그런데 백신현. 내가 보니까 말야."

"응."

"칠판에 네가 써 놓은 플랜이 그대로 잘 풀리더라도 대장이 제1위에게 이기기는 좀 어렵지 않아?"

"그렇지. 애초에 한 달로는 빠듯한 스케줄이고."

천재인 루이스는 순식간에 내 플랜을 꿰뚫어본 것 같다.

루이스가 말했듯이, 내가 칠판에 늘어놓은 전략과 커리큘럼은 없는 승산을 아주 조금 늘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아주 단단한 벽에 못질을 해서 작은 흠집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

없는 틈을 벌려서 무결성을 부순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작은 한 점에 불과하다.

절대적인 전력의 차이, 그리고 상성의 차이를 뒤집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최소한 내 생각은 그렇다.

마그누스가 제1위를 당해내지 못하는 데에는 그 실력 뿐만 아니라, 상성의 문제도 있었다.

그의 검술은 무겁고 빠르다. 하지만 대검을 다루는 그 특성상 섬세한 움직임이 어렵고, 그것은 대인전에서 상당히 커다란 문제점이 된다.

다종다양한 공격을 쉴 새 없이 교체해가며 기교로 부딪치는 제1위와는 상성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뢰를 받았는데 대충 할 수는 없지.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볼 생각이야.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일 수 있게."

그것이 나의 직업 정신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그누스가 제1위에게 승리를 거두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의뢰비를 선불로 지급받았고, 그렇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의뢰를 최선을 다해서 완수하는 것 이상으로 모험가가 우선시 해야 하는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꼭 너 혼자만 의뢰를 받은 거처럼 말한다? 나도 열심히 할 거거든?"

루이스가 툴툴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그 날, 우리는 잠을 자지 않고 아침까지 제1위와 마그누스의 승산에 대해서 논하고 마그누스의 승산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녔다.

나는 지금까지 연금술사에게 배워왔던 마법과 천변무궁류의 요령에서, 그리고 루이스는 파르네제식 검술의 법칙에서 그 방법을 찾아다녔다.

셀 수 없이 종이 위에 휘갈긴 무수한 플랜 중에서 '이거다' 싶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싸움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다. 확실하게 승리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뚜렷한 정답을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아침해가 밝아왔다.

나갈 시간이었다.

* * *

나는 테이블에 두터운 서류 뭉치를 올려놓은 채 설명을 시작했다.

"저희가 보기에, 마그누스 대장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신체 강화 마법의 효율을 높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원탁을 사이에 두고 마그누스와 나, 루이스가 둘러 앉았다. 하지만 나와 루이스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데 비해 마그누스는 조금 먼 위치다.

"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너희들에게 신체 강화 술식을 강화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서 도움을 좀 요청하고 싶었지."

마그누스가 은근한 시선으로 우리 두 사람을 돌아봤다.

"제1위의 기술을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전투 방식이 달라지는 변환의 틈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내 힘과 속도로는 도무지 그것을 돌파할 방법이 없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마그누스는 아마 이 세상에서 제1위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일 테니까. 당연히 그 전투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기량이 부족한 탓에 그 약점에 파고들지 못하는 것뿐.

나는 마그누스가 얼마 전의 모의전에서 공개했던 '붉은 비늘'을 검신에 휘어감는 기술이 떠올랐다.

그 기술은 검신 표면에 휘어감은 붉은 비늘을 쉴 새 없이 구동시키면서 마치 전기톱 같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마그누스가 그 기술을 개발한 이유는 아마 제1위의 연계식을 무너트리기 위해서일 것이다.

검신을 휘어감은 수천 개의 비늘을 초고속으로 진동시켜서 변환의 틈에 파고들고, 그 틈을 넓힌다.

그런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일 거다.

하지만 그 기술의 약점은 이미 드러났다. 비늘과 비늘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면 기술 자체를 아예 무너트릴 수 있다.

제1위의 실력으로 해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백신아는 실제로 해내 보였다.

격파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럼 일단 목적은 정해졌네요. 일단 제1위의 기술 사이에 존재하는 빈틈을 파고드는 걸 목적으로 잡고, 거기에 맞춰서 식단하고 트레이닝 스케줄을 짤게요."

"그리고 대장의 신체 강화 술식도 좀 봐야 겠어요. 술식에 여유가 있다면 좀 더 강화 배율을 높일 방법이 있을 테니까요."

루이스가 신체 강화 술식의 공개를 요청했다.

각 유파나 스타일에 따라 신체 강화 술식의 특성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함부로 유출하면 안 되는 기밀인 건 말할 필요도 없고.

하지만 마그누스는 그런 사소한 요소를 무시하고, 오직 제1위를 상대하기 위해서 우리를 불러들였다.

신체 강화 술식의 공개는 필요한 수순이었다.

"알았다. 술식의 구조를 공개하마."

마그누스도 그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혼쾌히 신체 강화 술식을 공개했다. 꼼꼼하고 철저하지는 않았지만,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데 특화된 강화 술식이었다.

특이한 발상의 전환이나 번뜩이는 재치는 없지만 기본에 충실한 구조다.

마그누스의 최대 마력은 특급 모험가 중에서도 따라올 사람이 없다. 조금 연비는 떨어지지만 높은 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술식이 좋은 궁합이다.

루이스는 잠시 고민한 뒤,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뜯어봐야 알겠지만 보니까 술식구조에 여유가 좀 있어 보여요. 여유 용량을 빠듯하게 채우면 좀 더 출력을 높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술식이 빼곡하게 쓰인 종이를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며 루이스가 덧붙였다.

"술식 수정은 내가 한 번 해볼게. 할 수 있을 거 같아."

"알았어. 그럼 나는 제1위의 전투 스타일을 해석해서 파해식 만드는데 집중한다."

서로의 역할이 정해졌다.

루이스는 별장의 칠판이 있는 방을 하나 빌려서 신체 강화 술식의 해석 및 재구성.

그리고 나는 마그누스가 지속적으로 검을 부딪치면서 그의 수행효율을 높이고 제1위와의 전투를 대비한다.

이것은 우리 두 사람이 저마다 마그누스에 비해 우수한 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루이스는 높은 술식 이해도와 천재 특유의 감성.

나는 전투의 흐름을 예측하는 계산력과 관찰력.

마그누스를 도울 수 있는 건 백신아 뿐만이 아니다.

서로의 역할을 분담한 뒤 자리에서 일어난다.

"……."

그런데 마그누스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내가 그의 표정을 새삼 다시 돌아봤을 때 그가 무척 푸근한 미소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이 왜 그러세요?"

"아니, 좀 기특해서."

"네?"

뭔 소린가 싶어 나와 루이스가 동시에 눈을 깜박였다.

마그누스는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나는 너희들이 어렸을 때부터 쭉 봐온 사람이잖냐. 신현이 네가 이세계에서 전이해온 사람들에게 실시되는 사회화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부터 봤으니까 거의 10년은 넘었다고 볼 수 있지. 안 그러냐?"

"그건 그렇죠."

"그런데 그 건방진 꼬맹이 둘이, 벌써 이렇게 컸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것 같은 기분이다야."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일어나세요. 얼른 시작해야죠."

눈을 가늘였다. 마그누스는 오히려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래야지. 그냥 너희 둘의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아서 해본 말이다."

마그누스의 태도가 묘하게 어린 아이들을 대하는 분위기라서 기분이 조금 불쾌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나와 루이스는 진짜 어린애로밖에 안 보이겠지만, 그건 그거고.

루이스가 술식 해석과 재구성을 위해서 별실로 들어가고, 나와 마그누스는 정원으로 나왔다. 말이 좋아서 정원이지 꽃 하나 없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평원이다.

애초부터 싸우는 용도로 쓰이는 곳이니까.

나는 마그누스를 앞에 둔 상태에서 주변에 창, 활, 톤파 등의 다양한 무기를 지면에 꽂아두었다. 제1위의 스타일을 완전히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의 방식은 나도 여러 번 목격한 적이 있다.

마그누스가 제1위에게 도전한 게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도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비무를 지켜보고 있었다.

모양만 흉내내는 건 간단하다.

"제1위의 투법을 흉내내는 건 좋은데, 너 창이나 톤파도 쓸 줄 아는 거냐?"

"제 전공은 검술이지만, 저하고 부딪치는 사람이 창이나 톤파를 쓸 때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기초 수련은 해뒀어요."

늘 말하지만, 내가 안 쓴다고 다른 사람이 안 쓰는 게 아니다.

붙었을 때 당황하면 안 되니까. 배울 수 있는 무기술은 거의 다 배워두었다.

나 같은 경우 마력을 축적할 수 없는 체질이라 다른 사람이 코어의 용량을 늘리고 있을 때 다른 무기술을 단련하면서 수련치를 채웠다.

"마력은 쓰지 않고 붙어보죠. 마력을 쓰기 시작하면 제가 너무 불리하니까."

"알았다."

"그럼 갑니다."

한손으로 창을 쥐고 그대로 내지른다. 지금의 나는 외팔이라 제1위의 투법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 그 대신 그의 투법과 같은 효과가 나도록 자세와 타이밍을 맞춰서 '결과물' 만을 동일하게 재현한다.

마그누스는 대검을 휘둘러서 창을 튕겨냈다. 대검의 무게에 창이 흔들린다.

그 순간 의도적으로 창을 놓친 후 바닥에 꽂혀 있던 검을 손에 쥐어서 반격. 마그누스의 힘을 역이용해서 속도를 붙였다.

이것도 막힌다. 그 즉시 또 다시 교체. 검을 놓친 후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서 투검했다.

실제 전투에 들어가면 조금씩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제1위의 전투 스타일은 이런 감각이다.

초고속으로 무기를 바꿔 나가면서 상대의 거리감각을 혼란시킨 후, 빈틈이 열리면 그대로 일섬.

내가 알고 있는 유파 중에 비슷한 걸 꼽으라면 이도류. 그 중에서도 태도太?와 소태도小太?를 함께 쓰는 부류에 가깝다.

방어보다는 공격에 특화되어 있고, 공격의 템포와 스타일의 변환이 상당히 빠르고 자유로워서 버텨내기 까다롭다.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 재주는 아니다.

쉴 새 없이 무기를 교체하기 때문에 손이 꼬일 가능성이 있고, 무기가 바꿔 든다는 건 그에 따른 무게 중심도 계속 달라진다는 소리다.

나도 무기를 교체할 적에 자꾸 발이 꼬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많이 답답했다.

하지만 제대로 익히기만 하면 무서운 기술이다. 전투 패턴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데다가 그 하나 하나의 완성도도 무시무시하게 높다. 상대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거기다 제1위는 전투가 시작되면 병장을 바닥에 꽂아놓고 쓰는 게 아니라 어검술???의 원리로 주변에 띄워두고 상황에 따라 무기를 취사선택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선보인 수준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그리고 내 기억이 맞다면 수많은 무기를 일제히 포격하듯이 쏘아보내는 것도 가능했다. 이전에 있었언 모의전에서 마그누스는 그 기술에 얻어맞아서 나가 떨어졌었다.

실로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일단 제1위의 무기술 하나 하나에 대응하는 파해식을 준비해보죠. 마치 카드 게임을 하듯이, 제1위가 무기를 바꿔들면 대장도 거기에 맞춰서 파해식을 하나씩 제시하는 거예요."

"……겨우 한 달로 그런 걸 할 수 있나?"

"대장이 좀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이런 식으로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춘 공략법을 준비하는 건 나의 전문 분야이다.

이 세상에서 나는 언제나 약자의 위치에 서 있었다.

강자에게 맞서는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기술이 없었더라면, 오늘까지 살아남지도 못했을 테니까.

검왕검의 검주로 선택되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나만의 재주였다.

* * *

─일은 잘 풀리고 있어?

"네, 잘 되고 있어요."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았구나. 그리고……, 너도 이제 스물 다섯이네.

"이제는 그다지…… 나이를 먹는다는 게 달갑지가 않네요."

어릴 적에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그렇게 조급했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게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인가보다.

마그누스와 함께 제1위를 공략할 준비를 하는 동안, 어느 새 연도가 변해 있었다.

나는 수도의 전화국에서 연금술사와 통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이 세계에 보급된 마도공학의 수준은 딱 근대 런던 수준이다. 검과 마법, 그리고 마도공학의 세계라고 할까.

전화국의 도움을 받으면 먼 거리에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럼 이제 가볼게요. 선생님 댁에도 아마 지금쯤 티켓이 도착했을 거예요."

─응. 왔어. 제1위와 마그누스의 타이틀 매치. 나하고 파비아, 그리고 샤를로트 몫까지 세 장이 왔네. 날짜 맞춰서 올라갈게.

"네, 그럼 그때 뵈요."

연금술사와의 통화가 끊어졌다.

전화국에서 걸어나온 나는 차가운 숨을 한 번 가볍게 토해내면서 걸어온 길을 돌아갔다.

제1위와의 타이틀 매치가 일주일 뒤로 다가와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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