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 16.5. 짐승의 발정기 (10)
* * *
나는 파비아를 네 다리로 엎드리게 해서, 꼬리를 쥔 채 뒤에서 처박고 있었다.
연금술사의 가짜 꼬리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파비아는 꼬리를 쥔 순간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신경이 이어져 있는 것 같다.
너무 세게 쥐지 않도록 힘을 조절하면서 허리를 격렬하게 흔든다.
침대 시트를 찢어져라 움켜쥔 파비아는 가장 원초적인 짐승의 목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아, 으으아……! 긱, 가악……! 앗앗앗아아아아아!!"
하지만 파비아는 비교적 쾌락에 솔직했다. 절정을 숨기지 않고,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다.
붉어진 얼굴, 앞으로 쭉 길게 뻗은 혀. 파비아는 숨길 생각도 없이 있는 그대로 쾌락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긱……!?"
바로 그때, 파비아의 몸이 경직되면서 질내가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파비아는 이미 절정에 도달한 상태였다. 세게 밟힌 개구리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엉덩이와 허벅지의 근육이 수축되었다.
꼬리가 꼿꼿하게 일직선으로 일어섰다. 꼬리 아래로 보이는 분홍색 항문이 오무라들었다.
내부에서 까끌까끌한 돌기가 느껴졌다. 꽉 조인다. 나도 이제 한계였다. 음경을 최대한 뽑아낸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끝까지 때려 박았다.
파비아는 목구멍 속의 내용물을 뿜어대는 듯한 비명을 내질렀다.
"걱……, 겍……. 나……, 배 터져……."
정액은 한 번 뿜어져 나오는데 그치지 않고, 몇 초 간격으로 여러 번에 걸쳐 사정되었다.
파비아는 정액이 사정되는 동안 허리를 뒤로 젓히고, 사정이 잠시 끊어지면 축 늘어졌다가, 다시 요도에서 정액이 올라올 때마다 절정에 이르렀다.
긴 시간 동안 지속된 사정이 끝난 직후, 파비아의 전신에서 힘이 쭉 빠졌다. 귀는 접히고, 꼬리는 아무렇게나 널브러져서 살짝 짙은 색깔의 피부 위로 굴러다닌다.
음경을 뽑아낸 순간 파비아의 균열에서 울컥거리며 정액이 역류했다. 마치 파비아 속에 존재하는 내용물이 모조리 뽑혀 나온 듯한 광경이었다.
파비아의 피로 젖어 있던 음경은 애액과 정액에 씻겨져서 이제 붉은 기를 찾아볼 수 없다.
"아으……, 엣……, 아……."
파비아의 몸뚱이는 상당히 예민해져 있어서, 침대에 피부가 조금 쓸리는 수준의 자극에도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파비아의 상반신이 간헐적으로 진동하고, 그때마다 균열에서 정액이 흘러넘쳤다.
하얀 침대 시트 위로, 그보다 더 새하얗고 끈적끈적한 질감의 액체가 마구잡이로 새어 나온다.
나는 아직 충분히 체력이 남아 있었지만, 파비아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완전히 엉망이 된 파비아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내가 조금 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뽑아낸 음경의 귀두 부분에서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읏, 하아……, 으응……, 아앙……."
붉게 달아오른 파비아의 허리를 한 번 어루만진 후 시선을 돌린다. 의자에 앉은 루이스가 의자 위로 다리를 모은 채, 허벅지 사이의 비밀스런 균열을 스스로의 손으로 희롱하고 있었다.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도, 루이스 역시 은근히 밝히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나와 파비아의 행위를 보며 몸이 달아있었던 것 같다.
루이스가 달아오른 몸을 홀로 진정시키려 하고 있었다는 건 조금 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손가락의 움직임이 서툴다.
남자의 음경과 다르게 여자의 균열은 섬세해서, 저런 방식으로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만족할 수 없다.
아무래도 루이스의 성격이 장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루이스는 솔직하지 못한 데다가 부끄러움도 많고, 은근히 겁도 많은 성격이다.
스스로 몸을 진정시키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겼을 가능성도 있다.
"……읏, 아……."
희미하게 진동하는 파비아의 엉덩이를 돌아본다.
녀석이 제정신을 회복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거 같고, 루이스의 몸이 달아오르게 한 원인 제공자는 나다. 음경 끝에서 정액을 뚝뚝 흘리면서 가까이 다가간다.
루이스는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면서도 나와 파비아가 섞여 있는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오는 걸 눈치채고 곧바로 팔을 들어서 안 하느니만 못한 저항을 시도했다. 하지만 나와 루이스의 완력 차이는 크다. 마력을 쓰지 않으면 내 손을 뿌리칠 수 없다.
오른손으로 루이스의 손목을 쥐고 옆으로 치운다. 루이스의 얼굴이 드러났다. 하지만 도저히 눈을 맞출 용기가 나지 않는지, 시선은 끝까지 다른 쪽을 향하고 있다.
내게 잡힌 루이스의 왼손은 스스로 균열을 만지작거리면서 묻게 된 투명한 애액으로 번들번들었다.
그 검지 손가락을 입으로 살짝 물고, 햝으면서 빨았다.
당연히 루이스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
"잠깐, 야! 넌 그걸 왜 빠는데……!?"
"따지고 보면 너도 할 때마다 내 거 닦아주잖아. 내가 이렇게 못해줄 이유가 있냐?"
루이스가 허구헌날 정액으로 범벅이 된 음경을 빨아대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나는 비교적 상식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소의 본인 행실부터 다시 돌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읏……. 간지, 간지러워……"
"있어봐."
루이스의 왼손 중 애액으로 젖어있는 건 검지와 중지 정도였다. 그마저도 끝부분만 살짝 묻어있는 걸 보면 입구만 드문드문 건드린 것 같다.
그 부분만 혀로 햝아서 깨끗하게 한 뒤, 그대로 루이스와 입을 맞췄다.
입술을 맞출 적에 루이스는 어깨를 한참 동안 움찔거렸지만 눈에 띄는 저항은 하지 않았다.
입술을 서로 문지르고, 혀를 뻗어서 구강 안쪽을 구석구석까지 맛본다.
"……후, 아아앗……"
다시 입술을 떼어냈을 때 루이스는 이미 반쯤 녹아내린 표정이었다. 나는 이제 루이스의 의향 같은 건 물어보지도 않고 상의에 가볍게 입고 있던 새하얀 와이셔츠의 버튼을 풀었다.
루이스의 젖가슴은 파비아의 그것보다도 더 커서, 모든 단추를 다 잠근 상태에서도 단추와 단추 사이가 벌어져서 맨살이 살짝 보일 정도였다.
그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단추 하나에 손을 대고 풀어헤친 순간, 마땅히 그래야 할 것처럼 와이셔츠가 크게 벌어졌다. 혈액 순환이 빨라진 탓인지 얇은 흰 피부 아래로 붉게 상기된 부분이 보인다.
단추를 좀 더 풀었다. 루이스는 안쪽에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대로 드러난 유두에 이를 대고, 아주 조심스럽게 굴려가며 빨아댄다.
"……윽, 아앗……. 흐응, 앗, 익……"
루이스가 어디를 어떤 식으로 느끼고, 어떻게 해야 몸을 비트는지 나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루이스조차 알지 못하는 성감대를 데굴데굴 굴리면서 오른손은 아래로 내린다.
아직 충분히 젖지 않은 루이스의 균열에 손을 댔다. 루이스는 아래에도 속옷을 입지 않았다. 그대로 검지만 넣어서 빡빡하게 조여오는 안쪽을 늘 하던대로 풀어준다.
"윽!?"
유연한 몸이 앞으로 굽어지면서 루이스가 턱을 내 어깨에 걸쳤다. 짧았지만, 조금 전까지 루이스가 혼자서 만지작거릴 때는 단 한 번도 내지 못했던 소리가 나왔다.
루이스 자신도 당황스러운지 윗니와 아랫니를 딱딱 부딪치고 있다. 고개를 돌려서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루이스의 날렵한 콧날이 내 뺨을 살짝 스쳤다.
"……뭐, 뭐야……."
입을 살짝 옮기기만 해도 입술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왜 네가 만지기만 했는데도……, 난……"
많이 혼란스러운 것 같다. 하지만 변변찮은 자기위로 한 번 제대로 해보지 않은 루이스의 손놀림이 내 손놀림과 같을 수는 없다.
나는 루이스 자신보다도 더 자세히, 그 음란한 몸뚱이를 알고 있다.
혼란스러워하는 루이스의 입을 틀어막을 요량으로 다시 한 번 입술을 입술로 막았다. 그 상태에서 나는 아예 루이스를 녹여버릴 생각으로 손과 혀를 움직였다.
위쪽과 아래쪽의 성감대를 동시에 자극 당하는 만큼 루이스는 지금껏 거의 보여주지 않은 수준으로 몸을 비틀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한 순간의 여유도 주지 않고 루이스를 몇 번씩 절정시켰다. 그때마다 루이스의 목구멍 안쪽에서 뜨거운 숨이 증기처럼 올라왔다. 몸이 몇 번씩이나 경직되었다가 풀어진다.
입술을 떼어낸다. 루이스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나와 연결 되고 싶었다는 듯, 혀를 쭉 내민 채 떨어지는 입술을 쫓아왔다.
침이 마구 흐른다. 헥, 헥, 헥, 헥, 이젠 루이스가 강아지처럼 들뜬 숨소리를 내고 있다.
"……이상해. 왜 너는 이렇게…… 내 몸을 자유자재로……"
루이스는 내게 주도권을 빼앗긴 게 분한 듯, 혀를 내민 채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대답 대신 다시 한 번 입술을 맞춘 후, 속옷이 없는 균열에 손을 댔다.
음경은 언제라도 삽입할 수 있는 상태였고, 균열은 언제라도 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기둥 부분을 잡고 균열에 접착시킨다. 그대로 밀어붙였다.
"────♥♥♥♥♥"
루이스는 이 때 이미 절정해버린 것 같았다.
* * *
"음훗훗, 사제에…… 문질문질……."
"쪼옥……, 진짜…… 도대체 왜 이렇게 큰 거야……."
루이스의 안에 다섯 번을 연달아 사정한 뒤에야, 파비아가 의식을 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파비아는 이미 한 번 의식이 날아갔음에도 여전히 발정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그 경이적인 성욕에 경의를 품으면서 두 사람을 함께 상대하기 시작했다.
내 음경은 파비아와 루이스의 배 사이에 끼인 채, 두 사람의 혀로 농락 당하고 있었다.
두 여자는 모두 큰 가슴을 가지고 있어서, 고개를 아래로 내려도 내 음경의 상태를 볼 수 없다.
하지만 두 여자의 배는 이미 몇 번의 사정에 의해 크게 부풀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 사이에 끼인 내 음경이 어떤 상태가 되어있을지 짐작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루이스와 파비아는 크게 부풀어오른 서로의 배 사이에 음경을 끼우고, 서로 깍지를 낀 채 최대한 몸을 밀착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가까이 붙을수록 음경에 가해지는 자극도 커진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두 사람은 피부의 질감이 달랐다. 부드러운 건 비슷하지만, 스칠 때마다 느껴지는 자극에 차이가 있다.
루이스가 부드럽다면 파비아는 조금 거친 느낌. 실제 성격으로 치면 정반대인데, 느껴지는 감촉은 그렇다.
루이스는 조금 전까지 희롱 당한 걸 이 자리에서 복수할 생각인지 혀를 써서 나의 팔뚝과 가슴 근육을 희롱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파비아는 조금 느긋한 느낌이다. 본인 스스로도 지금의 행위를 즐기고 있는 게 느껴진다.
두 여자의 사이에서 희롱 당한 나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세 번을 사정했다.
그때쯤에는 두 여자의 하복부와 가슴 아래쪽까지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서, 도저히 못 봐줄 꼴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달아 오른 몸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루이스를 넘어트린 후 정액을 줄줄 흘리고 있는 균열에 다시 한 번 음경을 처박았다.
윗입과 아랫입. 양쪽 모두의 구멍에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가득 채워넣고, 그것도 모자라 머리카락, 얼굴, 목, 어깨, 가슴, 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그리고 발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위를 정액으로 꼼꼼하게 칠했다.
마치 영역에 마킹을 해두는 개처럼.
정액으로 절여지지 않은 부위가 없을 정도로 쉬지 않고 사정했다.
"읏……, 안 돼……, 아앗……, 나, 진짜……, 중독, 중독 되어버려……"
"사…… 제에……, 사제……, 쪼옥……, 나……, 여기 부서……"
♥♥♥♥♥♥♥♥♥♥♥♥♥!!!!
* * *
『이젠 저도 익숙해져서 크게 신경 쓰진 않는데요.』
그날 저녁, 길을 걷던 중 문득 백신아가 내게 말을 걸었다.
『검주는 참…… 대단하시네요.』
'놀리지 마.'
『놀리는 게 아니라요. 남자, 한 사람의 수컷으로서…… 품안에 안은 여자를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건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잖아요? 전 성욕이 없어서 인간의 성교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요.』
놀리는 거 맞네 뭘.
말하는 투가 딱 놀리는 그 말투다.
『그나저나 지금의 파비아 아씨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중에 파비아 아씨의 안쪽에 있는 '또 다른 파비아' 씨가 나타나면 그때는 어쩌실 생각이에요? 그분의 입장에서는 모르는 사이에 처녀고 뭐고 완전 검주에게 좋을대로 농락당한 셈이 되는데.』
'그때는 사실대로 말한 다음에 잘 달래봐야지.'
지금의 파비아가 발정기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이상, 내가 손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내가 파비아에게 손을 댄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
파비아의 발정기 문제는 반드시 다른 사람의 손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문제였고,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내가 다 뒤집어쓰는 게 편하니까.
뒷처리도 그렇고.
지금 파비아는 완전히 뻗어서 발정기고 뭐고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번 발정기는 넘겼다고 봐도 무방하지 싶다.
루이스는 샤워를 한 뒤 잠시 내 집에서 휴식 중.
그리고 나는 잠시 외출해서 추후 작업에 사용할 가면을 찾고 있다.
『가면이라. 그게 꼭 필요할까요?』
'필요하지. 암흑가에서 내 얼굴을 드러내고 싸울 수는 없잖아."
얼마 전, 나는 백신아에게 자유롭게 검을 휘두를 기회를 주기로 약속했었다.
겉으로 드러난 양지 격투계와는 다르게 암흑가의 지하 격투계에는 가면으로 정체를 숨긴 채 돌아다니는 기인들도 다수 존재한다.
나도 그러한 흐름에 올라타서 백신아가 자유롭게 힘을 휘두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지금은 그때 사용할 가면을 고르는 중이다.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
화려한 건 좋아하지 않는다. 수수한 무면無?이어도 나쁘지 않다.
숨 쉬는 데 방해되지 않을 것 같은 가면을 고르던 중 흰 바탕에 박쥐 무늬가 그려진 가면이 눈에 들어왔다.
"……."
잠시 고민한 뒤 손끝으로 가면을 툭 건드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