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이자는 검성의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141화 (141/287)

〈 141화 〉 16.5. 짐승의 발정기 (8)

* * *

상당히 진하고 거친 냄새였다.

씻지 않아서 나는 냄새하고는 다르다. 지독하면서도 코를 함부로 떼어내기 어려운 강렬한 향기. 나는 어쩌면 이것이, 파비아가 흥분했기 때문에 발생한 페로몬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과 수인은 어느 정도 인간에 걸쳐 있는 종족이다. 내가 그녀의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지 모른다.

파비아의 냄새를 코로 감지한 순간 나는 나 자신이 조금 가벼운 흥분 상태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종족이 다른 탓에 극적인 효과까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내게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생긴 나와 다르게 파비아는 전혀 경험이 없는 숫처녀다. 나 혼자 먼저 흥분했다가 파비아를 다치게 하면 곤란하다.

슬그머니 올라오는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파비아의 몸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파비아는 헐렁한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 차림이다. 모두 내가 입고 다니던 것을 연금술사가 수선한 것으로, 아래에는 속옷을 입었지만 위에는 입지 않았다.

사족 보행인 파비아에 맞게 움직이기 편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옷이 움직이기 편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빈틈이 많고 헐렁하다는 소리다.

옷 아래로 손을 집어넣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허술한 옷을 입은 채 용케도 거리를 돌아다녔구나 싶을 지경이다.

앞으로 차차, 수치심에 대해서도 가르쳐 나가야겠지.

"응……. 사제 손…… 간질간질해……."

"아프진 않지?"

"응. 히히, 사제는 무척 사려가 깊구나아……."

말하는 거 보면 아프지는 않은 것 같다.

처음에는 조금씩, 간지러운 정도의 힘으로 파비아의 커다란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파비아는 유두가 젖가슴 사이에 파묻혀 있는지, 유두를 찾아내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파묻혀 있던 유두를 찾아서 살짝 누른다. 조금씩 자극하는 게 효과적이었는지, 상당히 단단하게 경직되어 있는 게 느껴진다.

그 상태에서 검지와 중지로 누르고, 잡아당기면서 살살 간지른다. 파비아는 경험이 없다. 그 점을 머리에 넣어두고 조금씩 개발해나갈 생각이다.

"응……, 아……?"

왼팔이 제대로 붙어있었다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파비아를 자극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오른팔 하나뿐인 외팔이다. 오른손 하나를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해가며 파비아의 몸을 잘 느끼는 몸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다.

파비아의 목덜미를 살짝 깨물고, 쇄골을 혀로 햝으면서 가슴을 문지른다.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파비아는 간지럽다며 내 품 안에서 싱글거렸다.

하지만 조급해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괴롭혀나간다. 파비아가 통증을 느끼지 않게 입과 손의 힘을 절묘하게 써 가면서 끊임없이 간지른다.

파비아의 몸을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녀석이 어떠한 방향에서 어떠한 각도로 건드릴 때 신음을 내는지 알 수 있다. 조금씩,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쾌감이 뭉근하게 파비아의 몸에 축적되기 시작했다.

지금의 파비아는 발정기. 그리고 발정기는 쾌감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각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다. 강하게 건드리면 쾌감보다 오히려 고통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통증 없이 쾌감만 느낄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로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 한다.

아래쪽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파비아의 얼굴을 비롯한 상반신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감각을 개발해 나간다.

개과 수인인 파비아는 인간하고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닮지 않은 부분이 꽤 많았다.

눈에 띄는 강아지 귀나, 입술 사이의 송곳니를 제외하고 하는 이야기이다.

근육의 질이라고 해야 하나. 그다지 강인한 거 같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고 힘이 느껴진다.

개과 동물을 비롯한 사족 보행 동물이 인간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건 그저 다리가 두 개 많아서 그런 것만이 아니다.

파비아의 팔과 다리는 타고난 근육의 질과 구조가 인간하고 전혀 다른 '달리는데 특화된 발'이다.

만지는 감촉이 좋다.

"……간질간질……, 기분이 이상해애……."

파비아의 진한 냄새는 특히 겨드랑이에서 강하게 느껴졌다. 냄새로 치면 맑은 냄새는 아니었지만 나를 흥분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냄새가 진하다는 건 그만큼 페로몬이 진하다는 의미이니까.

조금씩 파비아의 몸에 쾌감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피부를 자극하는 세기를 천천히 높여가며 파비아의 몸을 농락하기 시작했다.

가슴을 주무르는 손에 힘을 더하고, 큼지막한 젖가슴 사이에 파묻힌 유두를 검지와 중지로 뽑아내서 동글동글 굴린다. 파비아는 처음으로 "히야?!" 하고 소리를 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생소한 감각이었을 것이다.

이때쯤 되어, 나는 파비아의 피부 위로 손바닥을 미끄러트리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발달된 허벅지, 꼬리가 달려 있는 엉덩이. 그리고 파비아의 다리 사이 깊은 곳에 있는 수풀로 우거진 균열.

파비아의 아래쪽은 이미 충분히 젖어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위치를 자극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드리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고통이 동반될 테니까.

다른 부분을 충분히 자극한 후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인지, 파비아는 큰 고통 없이 내 손길을 받아들이는 느낌이었다. 파비아의 허벅지에 손을 대고 살짝 벌린다. 허벅지의 틈새에는 상당히 색이 짙은 파비아의 체모가 무성하다.

갈색 털은 연이어 배출된 투명한 애액으로 젖어 거미줄이 연달아 쳐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연금술사도 루이스도 체모가 짙은 편은 아니어서 이런 걸 보는 건 나도 처음이다. 하지만 상당히 예쁘고 정돈되어 있어서 털이 있는 쪽도 나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으, 잠깐만 사제에……. 빤히 보면 좀 창피한데……."

"뭘 이거 가지고."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움직여 대는 파비아를 가볍게 질책한 후 다시 한 번 허벅지를 열었다.

얼굴을 다리 사이에 묻은 후, 혀와 입술을 써서 파비아의 가장 중요한 곳을 자극한다.

파비아는 무심코 내 머리를 붙잡으려고 들었지만, 잘못 힘을 주면 내가 다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내 뒤통수에 손바닥만 얹은 채 몇 번 움찔거리고 말았다.

무성한 수풀 사이로 파비아의 균열과 클리토리스가 보인다. 위아래의 길이는 길고, 클리토리스는 작다. 좌우의 보짓살이 서로 맞물린 채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어서 무척이나 음란하게 느껴졌다.

"으……!? 사, 사제에……"

"……."

나는 혀를 무척 잘 다루는 편이다. 이미 충분한 흥분 상태에 이르러 있던 파비아를 자극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개과 수인은 인간과 비교해 대사가 높은 편인지 파비아의 다리 사이는 달궈진 용광로처럼 상당히 뜨거웠다. 잘못하면 혀를 데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균열에서 흘러나온 애액의 양이 심상치 않았다. 혀를 움직일 때마다 시냇물을 발로 걷어차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찰박찰박, 그래, 그런 느낌의 소리가 났다.

"읏…… 으읏……?!"

파비아가 허벅지를 마구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포개진 양손바닥이 내 정수리를 누르고 있다. 하지만 파비아는 그게 나를 조금 더 다리 사이의 깊은 곳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혀로 겉으로 드러난 보짓살을 어루만지고, 혀를 찔러넣어서 틈새를 벌리고, 주름이 진 안쪽을 마구 찔러낸다. 안쪽의 주름 하나 하나를 일일이 혀를 쑤셔넣어서 쭉 밀었다.

그럴 때마다 느낌이 온다. 파비아의 몸뚱이가 유독 심하게 반응하는, 파비아의 성감대랄 수 있는 부위가.

그 부위를 중심으로 주변의 질 주름을 함께 공략했다. 마구잡이로 괴롭히는 것보다는 이쪽이 좀 더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앞서 말했듯, 파비아는 경험이 없으니까.

첫 경험부터 지독하게 괴롭히고 싶지는 않았다.

"아으……, 아, 아아으으……, 아……."

파비아를 느끼게 하면서도, 거칠지 않은 경계를 넘나들며 뭉근하게 파비아를 몰아붙였다. 그 끝에 파비아는 고통을 잊고, 조금씩 절정으로 끌어올려지기 시작했다.

다리 사이의 애액이 훨씬 더 늘어났다. 파비아의 다리 사이는 마르지 않는 샘 같았다. 계속해서 흐른다. 내 머리를 누르고 있던 손바닥의 힘이 조금씩 약해진다.

혀로 파비아의 균열을 희롱하기를 십수 분.

파비아는 물을 뿜으며 절정했다.

"흑─!? 윽, 악, 아악!?"

파비아는 소리를 제대로 참지 못했다. 내 머리를 양손으로 세게 움켜쥐고, 허리를 뒤로 젓히면서 균열에서 물을 뿜었다.

"아─? 아아아아아────?"

생전 처음 겪어본 절정에 파비아는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았다.

허리를 뒤로 젓히다 못해 아예 뒤로 쓰러져서, 한참 동안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 얼굴은 파비아가 뿜어댄 투명한 액체로 흠뻑 젖어 있었다.

살짝 젖은 얼굴을 천으로 닦아내고, 뒤로 넘어간 파비아의 얼굴을 바라본다. 몽롱한 파비아의 얼굴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붉고, 눈동자에 힘이 없었다.

깜박, 깜박, 뭍으로 튀어나온 물고기처럼 힘 없이 눈꺼풀을 움직이던 파비아의 시선이 문득 내게로 향했다. 불현듯 양팔을 뻗어서 내 머리를 확 끌어안는다.

파비아는 뺨을 내 얼굴에 부벼대며 애정을 표현했다.

"히히, 사제……"

파비아는 한참 동안 나를 끌어안은 후 간신히 놓아주었다. 파비아는 여전히 흥분 상태였다. 유두는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고, 허벅지를 서로 맞댄 채 부벼대는 움직임에서 강한 성욕이 느껴진다.

"있지…… 사제."

"응."

"있지, 이번에는…… 내가 해봐도 괜찮아?"

"상관 없는데, 뭘 하려고?"

"선생님이랑 루이스 언니가 한 것처럼…… 나도 사제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거든!"

파비아의 시선은 이제 흥분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나의 음경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지 안에 들어있음에도 두텁게 천 위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흥분 상태인 파비아는 나의 음경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헥, 헥, 하고 소리를 내는 것이 꼭 먹잇감을 앞에 둔 짐승 같다.

따지고 보면 틀린 비유도 아니다.

"잠깐만, 파비아. 그 전에 피임약부터 먹어야지."

"피임…… 아, 피임은 중요해!"

파비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일어나지 못하는 거 같았기에, 조금 전에 맡아 두었던 피임약을 꺼내서 건네줬다.

"으음……, 못 삼키겠어……."

피임약은 알약의 형태였다. 하지만 파비아는 물 없이 알약을 넘기기 어려운지 입속에 넣고 여러 번에 걸쳐 알약을 삼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마지막까지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물을 가져올까.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파비아가 혀 위에 올려놓은 피임약을 멋대로 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침으로 범벅되어있던 물건인데, 그걸 닦지도 않고.

내가 이 녀석을 진짜…….

"그런 것보다도 사제사제. 어서……."

파비아는 내 몸을 밀어서 뒤로 넘긴 후, 네 발로 쪼그린 채 내 오른쪽 허벅지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음경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바지 위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덩치와 존재감이 크다.

파비아는 바지 위로 그 냄새를 킁킁 맡아보거나, 표면을 손끝으로 쿡쿡 찔러보면서 호기심을 꾸밈 없이 그대로 드러냈다.

"사제의 이거…… 무지 뜨겁고…… 딱딱하고…… 냄새나…….."

조금 전보다 상기된 얼굴로 파비아가 내 바지춤에 손을 댔다. 바지와 속옷을 아래로 내리고, 오른쪽 허벅지에 걸쳐 있던 음경이 우뚝 솟아올랐다.

파비아는 살짝 놀란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얼굴은 호기심과 흥미로 가득했다.

"사제의 고추……. 엄청 크다아……."

파비아는 뭐에 홀린 듯한 얼굴이었다. 불현듯 귀두 끝에 입술을 맞추면서 기둥을 양손으로 쥐고 햝기 시작한다.

경험이 없는 파비아의 혀놀림은 상당히 어색하고 부족했지만,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테크닉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런 만큼 꼼꼼하고 혀의 움직임에도 힘이 들어가 있어서 눌리는 느낌이 좋다.

"……꿀꺽, 응응…… 핥짜악……"

파비아는 눈을 위로 치켜뜬 채 내 표정에 주목하고 있었다. 내 표정에 따라서 어디를 자극해야 할지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혀를 쓰는 솜씨가 너무 나빠서 자극이 그렇게 강하진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남자의 음경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극이 들어오면 좋든 싫든 반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접시에 담긴 우유를 햝는 듯한 움직임으로도 조금씩 음경에 자극이 더해졌고, 얼마 가지 않아 내 음경은 새하얀 정액을 파비아에 싸질렀다.

"읍……! 극……?! 극……! 겍!? 겍──!?!?!?"

파비아는 내가 사정에 도달한 그때 귀두에 입술을 밀착시켜 정액을 집어 삼키려고 했지만, 파비아가 아무리 용을 써도 다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 사정되었고, 분출되는 속도도 너무 빠른 탓에 어쩔 수 없었다.

귀두에 밀착된 입술로 정액이 유입된 순간 파비아의 눈동자에 핏발이 서고, 코와 입술로 정액이 울컥거리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건지 파비아는 한참 동안 꿈틀거리며 소리가 되지 못한 비명을 내질렀다.

파비아의 입술로 유입되지 못한 정액이 침대 시트 위로 후드득 쏟아졌다. 하지만 남은 정액이라도 삼켜 보려는 듯, 파비아는 입술을 손바닥으로 틀어막은 채 한참 동안 기침을 반복했다.

"……구욱, 사제에……"

도토리를 가득 머금은 햄스터처럼 파비아의 뺨이 동그랗게 부풀어 있었다. 그 안에 있는 것은 그 와중에도 어떻게 입안에 남긴 정액이다.

코 아래의 얼굴의 상태가 심각했다. 코부터 시작해서 뺨, 입술, 턱까지 정액에 절여지지 않은 부위가 있었다.

파비아는 입안에 남겨진 정액을 오물오물 씹으며 아주 조금씩, 천천히 삼키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파비아는 침대 시트 옆에 벗어둔 내 바지 주머니에 갑자기 손을 댔다.

뭘 하려는 건지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는데, 조금 전에 스스로의 손으로 주머니에 쑤셔 넣어 두었던 피임약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파비아는 정액으로 범벅이 된 혀를 삐죽 내밀어서 그 위에 피임약을 살짝 얹어놓았다. 그리고 입 안의 정액을 우물우물 그러모은 뒤, 정액과 피임약을 같이 삼킨다.

"푸흐, 끄으……."

어째, 파비아의 얼굴이 묘하게 만족스러워 보인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