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화 〉 16.5. 짐승의 발정기
* * *
연금술사의 공방과 나의 자택이 있는 이 빈집촌은 전체적으로 매우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이다.
도시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 데다가 온갖 안 좋은 소문으로 흉흉한 탓에 아무도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애초에, 여기에 있는 빈집촌까지 찾아와야 할 정도로 집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수요 예측을 실패한 재개발의 최후라고 볼 수 있다.
시청 쪽에서도 잘 들여다보지 않는 탓에 아직도 나와 보이드가 한바탕 맞붙었던 골목길은 페인트 칠이 벗겨진 채 고쳐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 정도로 넓은 부지를 그대로 방치해두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 덕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살피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냐고?
빈집촌의 옥상과 옥상을 넘나들면서 열심히 파쿠르 중이다.
아직 왼팔을 접합하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놀고만 있을 수는 없다. 시간은 금이고,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돌이키기 어려워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줄어든 근육을 복구하기 시작해야 한다.
보름.
이제껏 내가 이 정도로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던 시기는 없다. 연금술사의 말에 의하면 살아있는 시체나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였다니까.
지금까지와 비교해서 의식을 잃은 기간이 오래된 만큼 잃어버린 것이 특히 많다.
근육, 그리고 감각.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서 나는 근육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한편, 빈집촌의 온갖 복잡한 지형지물을 넘나들면서 균형 감각과 실전 감각을 다시 예리하게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복잡하고, 장애물이 많은 빈집촌의 구조는 파쿠르를 연습하는데 있어 최고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느려. 사족 보행이면 나보다 빠르게 움직여야지."
"가우우!"
그리고 현재, 옥상과 옥상 사이를 넘나들고 있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다.
나보다 조금 뒤쳐진 위치에서 파비아가 내 뒤를 쫓고 있었다.
연금술사가 파비아를 잘 먹이기는 했지만, 열심히 먹이기만 하고 정작 운동을 시켜주지 않아서 파비아의 몸은 많이 무거워져 있는 상태였다.
내가 그 점을 캐치해서, 파비아를 함께 이 자리에 끌어들였다.
나도 혼자서 돌아다니면 많이 적적한 데다가 파비아를 경쟁상대로 붙여서 나 자신의 의욕에 부채질을 할 생각도 있었다.
개과 수인인 파비아는 사족 보행의 장점을 살려, 오늘이 첫 파쿠르인데도 놀라운 운동 신경으로 내 뒤를 바짝 추격해왔다.
이거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순식간에 추월 당할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빠르다.
이족 보행인 나와 비교해서 사족 보행의 파비아는 질주에 있어 상당히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속도가 빠르고, 방향 전환도 매우 자유로워서 마치 질주를 위해서 태어난 생명체 같다.
하지만 파쿠르는 그저 빠르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양쪽 모두 마력을 쓰고 있지 않은 지금, 단순한 신체 능력만으로 넘어설 수 있는 장애물은 한정되어 있고 신체 능력으로 넘어설 수 없는 만큼 두뇌 플레이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각력만으로는 오를 수 없는 길을 다른 발판을 딛고 올라서는 식으로, 한정된 시간 아래에 동선을 최적화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동안 수련을 거친 나와 다르게 파비아는 감각은 있어도 그걸 제대로 명확하게 다루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동선을 파악하는 건 빠른데, 가끔씩 버벅거릴 때가 있고 그 틈을 타서 나는 다시 거리를 벌리게 된다.
또한, 초원을 달리는 사족 보행 동물들이 그러하듯 파비아는 높은 속도를 가지고 있는 대신 스테미너가 빠르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는 마력을 통해서 부족한 체력을 보충했지만, 서로 마력을 쓰지 않고 겨루고 있는 만큼 파비아는 한 번 달리고 나면 급격하게 속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최고 속력은 느리더라도 스테미너가 높은 내게 유리한 부분이다.
같은 코스를 여러 번 반복한 뒤, 나는 먼저 결승점에 멈춰서서 뒤쫓아 오는 파비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비아는 조금 늦게 결승점에 멈춰선 후, 자세를 낮춘 채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완전히 쓰러지지 않고 언제라도 달려 나갈 수 있는 자세를 유지한 채 호흡을 정돈하는 모습이 조금 놀랍다.
개의 높은 사냥 능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어때? 파비아. 좀 더 달릴 수 있을 거 같아?"
"가우……, 가우……. 응, 할 수 있어!"
색색 숨을 몰아쉬던 파비아의 안색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개과 수인인 파비아는 최고 속력은 진짜 개와 비교하면 좀 뒤쳐지는 편이지만, 그 대신 스테미너가 회복되는 속도가 진짜 개에 비해서 빠르다.
인간과 개의 장점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좋아. 다음은 저쪽 코스로 돌아보자."
"저쪽……?"
"응. 이것저것 함정을 설치해둔 코스거든. 지나갈 때마다 함정이 무작위로 날아오고, 그걸 피하면서 쭉 나아가면 돼."
내가 훈련용으로 만들어둔 경로다.
장애물을 무작정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나의 훈련은 기본적으로 실전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좀 더 어렵고, 좀 더 피하기 어려운 훈련이 내게 맞다.
"함정에 걸려도 크게 다치지는 않겠지만 아프긴 할 거야. 넌 어때?"
"할래할래! 하고 싶어!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니까 뭔가 심장이 쿵쾅대는 거 같아!"
"그래? 그럼 다치지 않게 잘 따라와."
역시, 개과 답게 몸을 움직이니까 흥이 나는 모양.
나도 아직 수행을 끝마쳤다기에는 불완전연소가 된 느낌이 강하다.
끝까지 어울려 줄까.
스탭을 밟으면서 천천히 근육을 깨우기 시작한다.
질주가 시작된다.
* * *
집으로 돌아온 뒤, 손만 빠르게 씻고 바로 식탁에 앉았다.
운동은 잔뜩 했다.
그럼 그 다음에는 잔뜩 먹어치울 차례다.
나도 원래부터 식사량이 많은 데다가, 파비아도 먹성이 굉장해서 며칠 분량의 식량이 한 끼만에 동이 났다.
뭐, 돈은 있으니까 나중에 또 사서 채워넣으면 문제될 건 없다.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졌네."
일정을 끝마친 뒤 파비아를 연금술사의 공방으로 데려다주면서, 테이블에 앉아 있던 그녀에게 그런 소리를 들었다.
연금술사는 내가 파비아를 잠시 맡아서 돌봐주는 동안 지금까지 없었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중이었다.
"네, 뭐, 둘 다 몸 쓰는 쪽 일을 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이야기가 잘 통하네요."
기본적으로 사고방식이 단순하다보니 원하는 게 뭔지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다.
에너지가 넘쳐서 보고 있으면 좀 흐뭇하기도 하고.
사람한테 할 말은 아니지만 진짜 애완동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억지로 친해지기 위해서 용을 쓸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씩 대화를 나누다 보니 조금씩 친밀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서 솔직하게 속마음을 표현하는 게 내게 있어선 호감을 가질 만한 부분이었다.
말을 들을 때, 그게 무슨 의미를 품고 있는지 일일이 해석하지 않아도 되니까.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특히 그런 인간에게 호감을 잘 품는다.
이 세계로 떨어진 이후로 꽤 고생이 심했던 탓이다.
머리를 쓰고 기싸움을 하고, 그런 대화도 즐기기는 하지만 그런 것만 매번 하다보면 머리가 맛이 간다.
가끔은 별다른 생각 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하고의 대화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파비아와의 대화는 상당히 즐겁다.
뇌를 비우고 대화해도 말이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 따라해봐. 백신현."
"가우?"
하지만 파비아에게도 단점이 하나.
도대체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파비아는 내 이름을 도무지 발음하지 못했다.
조금 발음이 뭉게지거나 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애초부터 파비아의 입으로 발음할 수 없는 단어인 것처럼.
파비아의 앞에 앉아서 내 이름을 한 자 한 자 친절히 가르쳐줘도 도무지 이해를 못한다.
눈만 연신 깜박일 뿐.
루이스는 그렇다 쳐도 발음하기 어려운 샤를로트나 연금술사의 본명도 더듬지 않고 말할 수 있으면서, 신기하게 내 이름만 발음하지 못한다.
본인도 노력하고 있는데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라 답답한 눈치다.
얼마 전에 대화를 나누었던 또 다른 파비아는 내 이름을 잘만 발음하던데, 얘는 도대체 왜 이럴까.
도통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럼 차라리 내 이름 말고 다른 그, 별명 같은 걸로 부르는 편이 어때?"
"별며엉……?"
"그래, 내 이름 발음하는 게 힘들면 다른 식으로 부르면 되잖아."
이 경우 별명을 어떤 식으로 지어야 할 지가 문제가 되지만, 지금의 상황에 한해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
파비아가 날 부를 수 있는 별명.
그걸 생각한 순간 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있다.
"사제."
"사제?"
아, 역시 이건 제대로 발음할 수 있군.
정확히 내 이름 석 자만 발음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 난 너처럼 검왕의 기술을 계승해서 수행 중이지만 너보다는 늦게 입문한 사람이지. 따지고 보면 네 동생뻘이라고 볼 수 있어. 그러니까 사제. 넌 나를 사제??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사제, 사제…… 좋다, 그거. 뜻은 잘 모르겠지만 발음이 되게 좋아……. 사제, 사제."
"응, 백신현 사제야."
"사제. 히히힛. 사제, 사제, 사제."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파비아는 한참 동안 내 이름 대신 사제를 반복하며 혼자서 웃고 있었다.
어린애들이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되면 그거만 줄창 써대는 거하고 비슷한 걸까.
아무튼 호칭 문제는 이걸로 정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난 실제로도 파비아의 사제이니까.
「하지만 좀 아쉽네요.」
"가우?"
파비아는 갑작스레 들려온 소리에 크게 놀라며 주변을 경계했다.
하지만 백신아는 그런 방식으로 찾아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의 목소리는 내 허리춤의 검에서 들려온 것이니까.
파비아의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고 백신아는 아쉬움이 죽죽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파비아 아씨도 꽤 쓸만하지만, 그 검은 존재와 어느 정도 수를 겨루며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그때의 폭발력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쉽단 말이죠. 아무래도 기술의 부재가 크니까.」
"그렇겠지. 왜, 싸워보고 싶어?"
「네네. 그때의 파비아 아씨라면 틀림없이 스페트로 이상의 최고 수준의 초고수일테니까요. 저라고 해도 확실하게 이길 자신은 없을 정도로요.」
그 정도인가.
하지만 검은 존재의 실력이 거의 백신아와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검왕의 제자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훌륭한 기량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파비아는 특급 모험가 수준의 출력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휘두르는 법을 모르는 상태다.
기술의 부재에 따른 전투력 차이가 크다.
"구우? 누구하고 이야기하는 거야?"
"이 녀석이야, 이 녀석."
"검? 검이 말하는 거야?"
"그런 거지."
"신기해애……."
파비아의 진짜 인격과 비교하면 지금의 녀석은 말 그대로 때묻지 않은 흰 종이 그 자체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생각도 없다.
개과 수인으로서의 가장 기초적인 본능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다.
"……."
그때였다. 파비아는 백신아의 존재에 아무래도 관심이 생겼는지, 네 발로 걸어와서 검왕검의 검집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검왕검의 본질을 아는 건 불가능하다.
파비아도 곧 그 사실을 눈치챘는지, 이번에는 검왕검의 검집 끄트머리를 손에 쥐고 빤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뭔가를 알아냈을까? 하지만 파비아가 보기에도 도무지 해답이 보이지 않는 듯 표정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순수하기 그지없는 개과 수인은 사고방식이 상당히 사차원에 가깝다. 애초에 기본적인 상식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 후 파비아는 검왕검을 양손으로 쥔 상태로 크게 입을 벌렸고.
까득, 하는 소리와 함께 검왕검의 검집을 우물우물 씹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
백신아의 비명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
고통은 없을 테지만 상당히 기분이 더러운지 마치 피부 위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을 본 듯한 비명 소리를 내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는 파비아의 정수리에 손바닥을 얹은 후, 두피를 손가락으로 주물거리면서 천천히 힘이 빠지도록 유도했다.
"앙."
파비아가 입을 벌린 순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검왕검을 잡아뺐다.
검집에 이빨 자국 같은 건 없었지만 침은 잔뜩 묻어 있었다.
파비아는 맛을 음미하듯 입술을 우물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그런다고 무슨 맛이 느껴질 리가 없는데.
「끄, 끔찍했어요. 아프거나 그런 건 아닌데, 물린 순간 등골에 소름이 쫙…… 두 번 다시는 같은 짓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검주가 확실히 얘기해주세요…….」
"그래, 일단 좀 진정해."
백신아를 비명 지르게 만든 위업을 달성한 파비아 자신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잡초를 뜯는 말처럼 푸르르 소리를 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댈 뿐.
"신현아. 다음 스케줄은?"
내가 검집에 묻은 침을 닦아내고 있는 동안 연금술사가 내게 질문했다.
그녀는 백신아와 파비아의 실랑이가 보기 즐거운지, 드물게도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드러내고 있었다.
"음, 일단 잠시 휴식한 다음에 다시 트레이닝할 생각이에요. 빠져나간 근육을 회복해야 하니까요."
"지금 당장은 쉴 생각이지?"
"네."
"쉬는 동안 네 상태를 좀 체크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상관은 없는데요."
결국 내 몸을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다.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럼 이걸 마시고 누워줘. 아마 30초 이내로 잠들 수 있을 거야."
"수면유도제예요?"
"응. 네가 잠을 설친다고 해서."
연금술사는 내게 녹즙 같은 용액이 들어 있는 유리병을 하나 건넸다.
그걸 받아든 채 손 안에서 찰랑찰랑 흔들어본다.
색깔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걸 마시고 잠들어 있는 동안 혈압이나 뇌파 같은 걸 측정할 거야. 아마 한 시간 정도면 되겠지."
"그럼 그렇게 할까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유리병의 뚜껑을 열었다.
색깔은 안 좋지만, 원래 이런 약은 색깔이 안 좋을수록 효과가 좋은 법이다. 잠을 잘 때 거슬리는 겉옷을 벗고, 소매를 걷어올려서 연금술사가 전극이나 부적을 붙이게 한 뒤, 병속의 내용물을 한 호흡에 집어삼켰다.
쓰다. 목구멍이 거부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코를 잡은 후 단숨에 꿀꺽 넘긴다.
침대에 누운 순간 나는 순식간에 몰려오는 졸음에 저항하지 않고, 그 흐름 위로 올라탔다.
* * *
백신현은 숨소리도 거의 내지 않은 채,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아주 깊은 수면에 빠져들었다는 의미이다. 악몽을 꾸고 싶어도 꿀 수 없을 정도로 의식이 낮게 가라앉았다.
그 점을 확인하고 난 후, 연금술사는 본격적으로 백신현의 몸 상태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가우우."
파비아는 쓰러진 백신현의 곁에 다가가서 잠들어 있는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색색 숨을 쉬는 게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우?"
그러던 중 문득, 파비아의 시선이 백신현의 하반신의 어느 지점에 고정되었다.
부자연스럽게 부풀어있는 오른쪽 허벅지의 어느 지점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