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화 〉 15. 마검?? (5)
* * *
"이봐요, 란즈 가주님."
"음, 말하게."
쪼그려 앉은 루이스가 란즈 가주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란즈 가주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조금 전부터 특이한 행동을 시작한 루이스를 의식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루이스를 본다.
"지금부터 제가 지정한 좌표로 가서 바닥에 창을 꽂고 마력을 주입해주세요. 한 번에 공급하는 마력의 양은 250. 주기는 3.2초."
"뭔가를 알아낸 건가? 알았네, 그렇게 하지."
"당장 움직여주세요. 그리고 올리비아 씨."
"네, 듣고 있습니다."
올리비아가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루이스와 올리비아의 시선이 한 순간 교차했다.
"연금술사 선생님 댁으로 가서 이 좌표로 안내해주세요. 이 쪽지를 전달하면 알아들으실 거예요."
세 번 접어서 봉인한 쪽지를 올리비아에게 넘겨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전투에 집중한 백신현을 잠시 돌아본 뒤, 몸을 돌려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미 새끼를 풀어놓은 것처럼 세 명이 그 자리에서 흩어진다.
지금 세 사람 중에서 제일 분주한 건 루이스다. 란즈 가주와 올리비아는 시킨 일만 하면 충분하지만 루이스의 경우,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많이 있다.
'앞으로 거리 200……, 이제 150……'
걸음과 거리를 정확히 가늠해서 달려 나간다. 한 걸음이라도 실수하면 파해식은 어그러지고, 루이스의 술식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지정한 위치에 도달한 직후, 루이스는 검을 뽑아서 스스로의 손목을 그었다. 상처의 틈새에서 붉은 핏물이 울컥대며 올라온다.
인간의 혈액에는 언제나 일정 비율의 마력이 스며들어있다. 지금은 그것을 써서 급한대로 술식을 펼쳐 나간다.
흙에 어느 정도 혈액을 먹인 후, 루이스는 그 자리에 피로 글씨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흘겨쓰는 필기체가 막힘 없이 술술 흙바닥 위에 그려져 나간다.
'이 정도면 충분해.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자.'
손목의 상처를 지혈하면서 몸을 일으킨다.
이 자리에 두고 간 혈액과 술식의 지속 시간은 5분 전후쯤으로 예상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루이스의 혈액과 술식이 힘을 잃기 전에 올리비아가 연금술사를 여기에 데려올 테니까.
뒷일은 연금술사에게 맡기고 다시 움직여야 한다.
'다음은 여기다.'
거리를 정확히 가늠해서 정해진 위치에 멈춰선다. 하지만 루이스는 조금 전처럼 피를 쓰지 않고 검집에서 뽑아든 검을 그대로 그 자리에 거꾸로 꽂아 넣었다.
바닥에 꽂은 검을 통해서 그 자리에 마력을 공급하기 시작한다. 아마 지금쯤 란즈 가주도 루이스가 일러준 위치에 창을 꽂고 작업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이걸로 마력이 공급되는 위치는 모두 세 곳. 각 지점을 이으면 정삼각형이 되도록 위치를 잡아뒀어.'
란즈 가주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두 지점을 각각 루이스의 혈액과 루이스의 검으로 고정했다.
서로 다른 세 가지 점을 마력으로 잇는다.
정삼각형이 될 수 있도록.
마법에 있어서 숫자 3은 제일 중요하게 여겨지는 상징 중 하나다.
'세 가지 점을 이어서 탄생하는 각이 있는 도형. 지금부터 내가 삼각형에서 뽑아 쓸 의미는 구속. 이 삼각형 내부에 한해서 검은 검사의 속임수를 무효화시킨다.'
검은 검사의 속임수는 이미 파악이 끝났다.
지금, 루이스가 즉흥적으로 펼친 이 술식은 검은 검사가 가지고 있는 기능 중 두 가지를 봉인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걸로 그 특수한 공간 이동 기술은 쓸 수 없게 될 거야. 그리고 신현이의 공격을 아무리 받아도 멀쩡했던 그 내구력도 이걸로 봉인되겠지.'
검은 검사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요소를 봉인하는데 성공했지만, 루이스의 표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검은 검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아직 살아있다.
천변무궁류에 맞서서 준비된 그 검술, 파천계도성.
그것만큼은 루이스도 도저히 봉인할 방법이 없었다.
또한 술식을 유지하기 위해서 루이스는 이제 이 자리에서 움직일 수도 없다.
파천계도성을 무너트리는 것은 백신현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
백신현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천변무궁류의 감각에 루이스가 펼친 술식이 걸린다.
기본 원리는 삼각형을 통한 구속. 효과는 대기 중의 마력에 성질에 간섭해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
이를테면 방해 전파와 마찬가지로, 대기 중에 즐비하던 마력과 동일한 파장을 더 강하게 발산해서 대기 중의 마력의 기능을 마비시킨 것이다.
조금 전까지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작업에 집중하던 루이스의 모습은 백신현도 보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여러 번의 검증 과정을 거쳐서 대기 중의 마력의 파장을 가늠한 뒤, 거기에 대항하는 해석 술식을 펼쳤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봉인한 건 그 기상천외한 공간 이동 기술과 가공할 만한 신체 내구일거야.'
설명은 없었다.
의견을 교환할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백신현은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루이스의 가설과 정확히 동일한 가설을 백신현 또한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루이스가 눈치챌 수 있도록 상황을 유도한 쪽에 가깝다.
검은 검사가 갑작스럽게 단거리 공간 이동을 반복하기 시작한 것은 백신현의 공작에 의한 것이었으니까.
"서로 대화하는 기색은 없었는데…… 어떻게 저쪽에서 나의 비밀을 알아챈 거지?"
"저 녀석은 천재거든. 대충 말해도 잘 알아듣더라고."
그 순간 검은 검사의 피부가 보풀처럼 피어오르면서 균열이 갔다.
루이스가 펼친 이 공간의 부가 효과는 아니었다. 백신현은 이 공간이 펼쳐지기 전부터 검은 검사의 육체에 조금씩 간섭을 걸고 있었다.
검은 검사의 육체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백신현은 어느 시점에서 그 사실을 눈치챘다.
그러한 결론에 도달한 과정은 루이스와 비슷하다.
검은 검사가 보여준 수많은 현상을 백신현이 알고 있는 마법 원리에 하나씩 대입하면서 이론을 쌓아올리는 식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그 진실을 눈치챈 백신현은 루이스가 그 사실에 도달할 수 있도록 천변무궁류를 통해 검은 검사의 육체에 간섭을 걸었다.
검은 검사의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마력이다. 비슷한 존재로는 보이드의 분신이 있을까.
보이드와 비교해서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 다르다. 하지만 비슷한 부류의 적과 맞서 싸운 경험이 백신현에게 기회를 주었다.
천변무궁류는 마력의 흐름을 제어해서 물리적인 현상을 일으키는 검술.
마력으로 구성된 육체의 결합에 간섭해서 그 연결을 느슨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검은 검사는 전신을 한 번 분해한 뒤 전혀 다른 위치에서 나타나는 식으로 백신현의 간섭을 회피했다.
'그러니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거야. 공간 이동이 아니라 분해와 재구축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 뿐이니까.'
검은 검사의 분해와 재구축 앞에서 백신현의 '간섭'은 효과를 볼 수 없었다.
몇 번을 간섭하더라도 그때마다 분해와 재구축을 반복해서 모든 간섭을 무의미하게 바꿔버린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반복 될 때마다 한 발짝 떨어진 위치에서 상황을 관찰하던 루이스는 새로운 단서를 얻게 되었다.
단서가 해명으로 이어지고, 해명은 공략에 연결된다.
지금 이 순간 루이스가 펼친 이 삼각형의 공간 속에서 검은 검사는 공간 이동도, 그 어마어마한 내구력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애초에 내구력도 아니지. 나의 검은 휘두를 때마다 놈의 몸에 파고들고 있었으니까.'
검은 검사가 발휘한 속임수는 모두 놈의 재구축 기술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공간 이동은 분해 후 초고속 재구축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
그리고 가공할 만한 내구력의 정체는 공격이 파고드는 것보다 빠르게 신체를 수복한 재구축 기술에 의한 것이다.
공격이 들어오는 것보다 빠르게 재생한다.
따라서 부서지지 않는다.
하지만 검은 검사의 분해와 재구축 능력은 아무런 조건 없이 시도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행위이다. 마력은 담아두는 그릇이 없으면 쉽게 휘발하는 법.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기술도 그 규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검은 검사가 불가능에 가까운 분해와 재구축을 자유자재로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스스로 일정 범위 내의 공간을 그러한 기술에 특화된 형태로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력을 다루는 기술에 있어, 그것에 특화된 필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요컨데 검은 검사의 기술은 스스로가 장악하고 있는 일정 영역 내에서 분해와 재구축을 자유자재로 시도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나는 물론이고 백신아까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이유는 간단해.'
하지만 검은 검사가 그 필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면 이 두 사람이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
천변무궁류의 검사는 그 누구보다도 마력의 흐름과 변화에 예민하다.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서 백신현이 머릿속에 떠올린 것은 올리비아가 전해준 검은 검사의 또 다른 특징이었다.
'검은 검사는 이 대륙 전체를 마치 제 집처럼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공간이동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검은 검사의 공간 이동이 분해와 재구축에 의한 것이라는 증명은 지금 막 끝난 상태야. 즉……'
애초부터…… 이 대륙 전체가 검은 검사가 장악한 '영역'이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 대륙 전체가 검은 검사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 어느 곳에서라도 분해와 재구축을 해낼 수 있다.
위화감이라는 것은 평소와 다른 공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즉 그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성질의 '영역'이라면 위화감을 느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설령 천변무궁류의 검사라고 하더라도.
'저 정도 실력으로 이 대륙 전체를 자신의 영역으로 장악하는 건 불가능해. 뭔가 편법을 사용했거나, 어쩌면 검은 검사 자신도 처음부터 이 대륙에 존재하던 시스템에 올라타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원리는 모두 해명되었다.
그리고 이 공간과 외부의 공간이 분리된 지금 검은 검사는 더 이상 분해와 재구축을 시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남은 일은 이제 하나 뿐.
천변무궁류로 파천계도성을 쓰러트리는 것.
'아직 의문점은 많다. 분해와 재구축의 원리를 이용하면 수십, 수백 명으로 증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그러지 않고 혼자서 싸운다는 점. 그리고 그 넓은 범위를 장악할 수 있는 마력을 도대체 어디에서 충당하고 있는지도 의문이야.'
하지만 그런 건……
'쓰러트리고 나면 알게 될 일이야.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은 됐어. 지금은 싸움에 집중 해야 해.'
검은 검사는 보이드와는 다르다.
본체와 연결된 실이 느껴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몬스터와 마찬가지로 그저 마력에 의해서 육체를 구축한 특이한 종류의 생명체일 가능성이 높다.
즉, 저 검사를 쓰러트리는 것으로 이 싸움은 끝낼 수 있다.
"크읍!!"
두 사람의 거리는 약 5미터.
검은 검사가 짧은 포효 소리와 함께 전신에 힘을 주었다.
겉으로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는 큰 차이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천변무궁류의 검사의 눈에는 보인다.
그의 육체를 구성하고 있던 마력과 마력 사이의 결합이 매우 견고하게 변했다.
마력의 흐름을 통한 간섭으로도 쉽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까지는 빠르게 분해와 재결합을 반복할 수 있도록 마력과 마력 사이의 결합을 느슨하게 해 두었지만 루이스의 공작에 의해 트릭을 쓸 수 없게 된 지금은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백신현의 편법도 이제 봉인되었다.
"……."
검왕검의 칼끝에 투기가 실린다.
천변무궁류와 파천계도성.
최후의 공방이 시작된다.
짧은 시간 동안 백신현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검식이 떠오르고 사라졌다.
천변무궁류의 기본을 비롯한 온갖 응용식도 저 검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온몸으로 느낀다.
애초에 천변무궁류의 기술 하나 하나는 검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성질을 극한까지 갈아내서 만들어진 기술이다.
제일검은 극한의 참격.
제이검은 극한의 신체 강화.
제삼검은 극한의 무기 강화.
하나 하나가 지나치게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응용의 폭이 좁다.
여러 가지의 기술을 동시에 발휘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오히려 서로의 특성을 죽이는 어중간한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성과 혜성을 더해본들, 어중간한 참격을 어중간한 신체 강화로 흩뿌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천변무궁류는 이미 오래 전에 완성된 검술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백신현의 천변무궁류는 하나도 남김 없이 봉쇄되었다.
여러 가지의 천변무궁류를 조합하는 것조차 마땅치 않다.
검은 검사의 다른 트릭과는 다르게 파천계도성을 봉인할 수 있는 효율 좋은 공략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검은 검사의 방식은 보이드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보이드는 처음부터 자신이 준비한 공간에 특수한 술식을 집어 넣어서 천변무궁류를 봉인했다.
둘 다 주위의 공간을 장악해서 스스로에게 유리한 환경을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서로의 목표점은 크게 어긋나 있다.
보이드의 경우 아예 그 공간 내에서 천변무궁류를 쓸 수 없도록 술식을 구축했지만 그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감각을 흐리게 하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가진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지금의 백신현이라면 보이드의 술식에도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검은 검사의 경우 그 반대.
천변무궁류의 대책은 파천계도성에 일임한 뒤 나머지는 모조리 보조 능력으로 돌려서 전투력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보이드와 검은 검사를 비교했을 때 더 까다로운 쪽은 이쪽이다.
백신현의 특기인 편법과 속임수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
정면 승부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불리하다.
'파천계도성을 무너트릴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그 중 하나는……'
한 순간 백신현의 시선이 손에 쥔 검왕검으로 움직인다.
분명 파천계도성은 천변무궁류에 상성상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백신현이 보기에 아주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아니었다. 현실은 가위 바위 보와는 다르다. 설령 상성상 불리하더라도 기량에 따라 불리한 상성도 뒤집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위도 바위를 파괴할 수 있다.
그리고 백신아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
검은 검사의 온갖 트릭이 봉인된 지금, 백신아라면 틀림없이 파천계도성을 무너트릴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있다.
하지만……
'내 자존심 문제는 아니야. 그냥…… 느낌이 안 좋아. 이 싸움을 백신아에게 맡겨서는 안될 것 같은 직감이 들어'
모르겠다.
백신아의 전투력에 대한 믿음은 이미 신뢰의 영역에 도달해 있는데도, 주도권을 넘겨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 전부터 백신아는 말이 없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 침묵이 백신현으로 하여금 찝찝한 느낌을 떨쳐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백신현은 입맛을 다시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내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천변무궁류의 기술을 만들어 내는 거야.'
파천계도성의 기술은 천변무궁류의 기술 하나 하나에 대응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즉,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천변무궁류의 기술에는 대응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설픈 완성도로는 안 돼. 지금까지와 전혀 다르면서도, 수준 높은 기술을 만들어낼 것. 그것이 전제 조건이야.'
문득, 백신현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은 백신현에게 천변무궁류의 계승자로서의 자격을 묻는 싸움일지도 모른다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