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이자는 검성의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73화 (73/287)

〈 73화 〉 9. 성욕의 연금술사 (7)

* * *

"……푸하, 꿀꺽……, 쪼옥……, 쪽……."

루이스는 백신현의 허리에 팔을 감은 상태로 귀두를 빨고 있었다. 두꺼운 귀두는 루이스의 입술로 삼킬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따라서 루이스의 입술이 빨고 있는 부분도 귀두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커다란 가슴은 기둥에 밀착하다시피 붙어 있었다. 루이스의 가슴은 매우 탄력이 있어서, 기둥에 닿을 때는 그 모양에 따라 변형되면서도,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순식간에 원래의 아름다운 모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백신현의 음경을 다 감쌀 정도까지는 못 되어도, 루이스의 가슴은 상당히 차지하는 면적이 넓었다. 루이스가 움직일 때마다 가슴은 그때마다 서로 다른 부분을 갖다대면서 음경이나 허벅지에 연신 부딪쳤다.

"쪼옥……, 쪼옥……, 베에……"

연금술사의 머리는 그보다 조금 아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루이스가 음경의 위쪽 부분을 상당수 차지하고 있었음에도, 길이가 긴 음경의 아래 부분은 전혀 자극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을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거의 침대 시트에 얼굴을 처박다시피 한 상태에서, 연금술사는 음경의 아래쪽 기둥 부분과 고환을 손과 혀를 써서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전에 그녀가 스스로의 입으로 말했던 것처럼, 전체적으로 크고 넓은 백신현의 음경은 빠는 보람이 있는 형태와 냄새를 가지고 있었다. 야구공만한 크기의 음낭을 연금술사는 살짝 입으로 물었다가 뱉고, 그 자리를 혀로 후볐다.

그러다 또 다시 백신현의 음경이 움찔댔다. 사정의 징조였다.

분홍색으로 상기된 연금술사의 몸이 환희로 진동했다.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정액이 연금술사와 루이스의 머리카락과 얼굴 위로 오랫동안 쏟아진다.

"후아아아……"

정액투성이의 루이스가 달콤한 목소리와 함께 허리를 움찔 떨었다.

* * *

"피임약, 먹어둬. 안전한 날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질내사정된 양이 너무 많잖아."

"……으, 알았어요."

두 사람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을 때는 이미 날이 넘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해가 중천이다. 쾡한 얼굴의 연금술사와 그 이상으로 쾡한 얼굴의 루이스가 잊고 있던 피임약을 입으로 집어 삼켰다.

이사한 바로 다음 날부터 새 시트를 세탁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실컷 즐겨놓고 할 말은 아니지만 스스로에 대한 환멸감이 살짝 들었다. 도대체 나란 놈은 얼마나 성욕에 사로잡혀 있단 말인가…….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동정이던 시절과 비교해서 조금 지나치게 성욕에 솔직해지고 말았다는 것.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은 이런 일에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행위를 끝마치고 난 후 찾아오는 현자 타임이 심각했다.

나이를 먹고, 경험이 더 늘면 뭔가 달라질까.

"……나 자신이 환멸스러워."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게 무심코 튀어나온 나의 혼잣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루이스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깜짝 놀랐다.

루이스의 입에서 나온 저 말이, 내가 딱 지금 마음 속으로 중얼거린 말이었거든.

당연히 연금술사는 무슨 개가 짖는다는 듯 새끼 손가락으로 자신의 귀를 후비며 대답했다.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빨아댄 주제에, 이제 와서 이상한 소리를……"

"으아아!!"

붉어진 얼굴을 양손으로 숨긴 루이스가 뒤로 홀라당 넘어갔다. 너무나도 절절한 목소리라서 나는 순간적으로 무슨 단말마라도 들려온 줄 알았다.

루이스는 어떻게 조그만 얼굴을 손으로 꽁꽁 숨기는데 성공했지만, 어차피 붉어진 귀가 다 보인다. 전혀 효과가 없었다.

"아무리 경험이 없어도 그렇지, 스물네 살이면 이제 좀 침착할 때도 됐다고 보는데."

"시끄러워욧……!"

루이스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연금술사를 향해 소리쳤다. 물론, 루이스는 별도의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쓰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크게 부풀어오른 가슴 때문에 티셔츠가 들려서 배꼽이 살짝 보인다.

같은 티셔츠를 입었는데도 기장이 커서 골반을 살짝 덮을 정도로 내려오는 연금술사와는 차이가 크다.

루이스의 모습이 상당히 안타깝게 느껴졌기 때문에, 나는 루이스보다 조금 더 많은 횟수를 경험해본 선배로서 살짝 조언을 해줄 생각으로 말을 걸었다.

"야, 루이스."

"……끅!"

말을 걸었을 뿐인데 애가 갑자기 깜짝 놀라면서 딸꾹질을 한다. 도대체 뭐야, 이건 어떤 식으로 해석을 해야 하지?

긍정적인 반응이야? 아니면 부정적인 반응이야?

"무, 뭐야. 뭔데. 사람을 불렀으면, 얘기를 해야지……"

연금술사하고 대화를 나눌 때도 상태는 이상했지만, 지금은 어째 조금 전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 나하고 대화하는 게 어색한 건가? 연금술사하고 대화하는 건 괜찮고?

도대체 차이가 뭐야?

나는 허탈하게 웃으면서 최대한 루이스를 자극하지 않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어차피 검왕검 안에 계속 출입할 거면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거니까, 너무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고. 일단 시작하면 머리가 맛탱이가 가는 건 피차 마찬가지잖아."

"……몰라. 모르겠어.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지, 하고 생각은 했지만! 이걸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

루이스가 얼굴을 감싸쥔 채 침대 위에서 한참을 뒹굴거렸다. 분명 내가 쓰려고 가져온 침대인데 루이스가 나보다 더 오래 누워있다.

"크으으으……. 하지만, 현실에서도 이렇게 해댔으니까 한동안은 추가로 안 해도 되겠지? 안 그래?"

"그거야, 그렇겠지. 대략 석 주 정도는?"

"짧아……. 또 석 주 정도 지나면 해야 한다는 거잖아……."

잠시 고개를 들고 나와 시선을 부딪치던 루이스가 도로 얼굴을 베개에 처박았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문득 일반 대중들의 시선에 비치는 루이스의 모습을 떠올렸다.

젊은 나이에 특급 모험가의 자리에 올라선 천재.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투 상황에서도 승산을 확보하는 숙련된 전사. 남녀를 가리지 않고 호감을 사는 카리스마 넘치는 미인.

지금은 내가 쓰는 베개에 얼굴을 처박은 채 다리를 바둥거리고 있다.

카리스마는 쥐뿔도 없었다.

* * *

"……됐어. 그 얘기는, 나중에 할래."

한참 동안 부들거리던 루이스가 간신히 침착해진 얼굴로 상반신을 일으켜세웠다.

이렇게 보면 좀 침착해보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쪽 화제로 이야기가 넘어가는 게 싫어서 억지로 화제를 전환한 걸로밖엔 안 보인다.

"신아하고 칼싸움하면서 수행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문제는 지금 내가 당장 쓸 수 있는 무기가 없다는 거야. 급할 때야 네가 쓰는 걸 살짝 빌려서 쓰면 되지만, 내가 너하고 24시간 내내 붙어있을 수는 없잖아."

루이스의 시선이 벽에 기대어 있는 검왕검을 향해 움직인다.

정식으로 검왕검에서 인정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검집에서 뽑아내지는 못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내가 대신 뽑아서 빌려주면 될 일이다.

초신성의 위력을 너끈히 버텨낸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검왕검은 내부에 포함되어 있는 온갖 다양한 기능을 제외하고서라도 루이스가 기존에 쓰던 검 이상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

검을 잃은 루이스가 의지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대상이다.

「그죠. 어차피 루이스 아씨가 저를 잡아보신들, 어디까지나 저를 쥐고 휘두르는 게 가능하다는 거지. 제게 몸을 넘겨서 대신 싸우게 하는 등의 행위는 일체 불가능할 테니까요.」

백신아도 한 마디 했다. 어차피 쓸 거라면 루이스보다는 내가 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단 5분에 한해서, 최강의 검사를 몸뚱이에 강림시킬 수 있으니까.

"어차피 그 올리비안가 뭔가 하는 애가 가져다주기로 했었잖아."

"그건 그렇지만요."

루이스가 입술을 삐죽대며 대답했다. 나는 루이스가 하고 싶은 말을 대충 눈치챘다.

"안 그래도 올리비아가 처리 해야 하는 일이 많은 데다가, 특급 모험가의 수준을 견뎌낼 수 있는 검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까. 그때까지 기다리는 게 껄끄러운 거지?"

"그거야 뭐……, 응.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잠시 망설이던 루이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1급 모험가의 힘을 버텨낼 수 있는 검은 실력 있는 대장장이를 찾아가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겠지만, 특급 모험가의 힘을 견뎌낼 수 있는 검을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진짜, 정말로 드물다.

그런 실력이 있다고 쳐도 재료를 구하는 난이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1년 이상의 제작 기간이 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고.

루이스가 쓰던 애검도 비슷하다. 저것은 루이스가 특급 모험가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쭉 써오던 검이었는데, 제작자는 연금술사였다.

그녀의 실력을 생각하면 사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실제 전투 능력이 떨어질 뿐, 연금술사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제일의 두뇌를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재료를 모으고 제련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복잡했던 나머지 루이스는 저 검을 제작하는데만 꼬박 2년을 소모했다.

물론 저 일 하나에 집중한 건 아니고,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다보니 늦어진 것도 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짧은 기간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특급 모험가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무기를 제작하기 위해서 용을 쓴다. 사실상 특급 모험가가 되고 나서 제일 처음으로 하는 일이 무기를 제작하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무기를 친구에게 받아서 쓰고 있는 나는, 솔직히 운이 엄청나게 좋은 편이다.

"그럼 올리비아는 올리비아대로 알아서 찾으라고 놔두고, 우리끼리도 따로 움직여보자. 재료를 모으든, 아니면 아예 특급 모험가의 힘을 버틸 수 있는 검을 따로 찾아보든, 네가 쓸 수 있는 검을 하나 맞추는 거야."

"아, 그것도 상당히 괜찮은걸."

나는 검지를 세운 채 루이스에게 제안했다. 루이스는 상당히 솔깃한 기색이다. 애초부터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일을 맡기는 것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 나오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일을 저지르고, 자신의 손으로 일을 수습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나 역시 그런 성격이 있었기 때문에 루이스의 심정은 쉽게 이해가 되었다.

"예전에 줬던 그 재료를 그대로 가져다주면, 완전히 같은 검을 하나 만들어줄 수는 있어."

"그것도 괜찮겠지만……, 조금 고민 되네요. 어차피 그 검이 초신성의 힘을 견뎌내지 못한다는 건 이번 전투로 똑똑히 알았으니까."

예전에 쓰던 검은 루이스의 완력을 유감 없이 발휘할 수 있게 해준 완성도 높은 물건이었지만, 이미 그 검의 한계는 명확하게 밝혀졌다.

루이스는 깔끔하게 그 검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보다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검에 특별히 바라는 조건이라도?"

"조건…… 까지는 아니지만요."

연금술사의 질문이었다.

잠시 말문이 막힌 루이스는 검지 손가락으로 부드러운 뺨을 긁은 후, 살짝 상기된 얼굴로 대답했다.

"백신아…… 검왕검하고 같은 재질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은 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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