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이자는 검성의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70화 (70/287)

〈 70화 〉 9. 성욕의 연금술사 (4)

* * *

""……싫어요!""

얼굴을 붉인 루이스가 이를 드러내며 소리쳤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란히 외친 기성이 사이 좋게 겹쳤다.

조금 전에 연금술사가 말한 '세 사람이서'란 이런 의미였다.

그러니까, 음, 나하고 연금술사가 허구헌날 하던 그거를, 이번에는 우리 셋이서 해보자고.

주먹이 안 날아간 시점에서 난 정말 열심히 참은 거다. 루이스도 비슷했다. 지금 저 말을 한 사람이 연금술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우리들은 벌써 그 사람을 떡이 되도록 두들겨패고 있었을 거다.

"아니, 그것보다도, 왜 그 짓을 제가 이 녀석하고 또 해야 돼요?! 마력도 제대로 섞었고, 그럼 이제 된 거잖아!"

루이스가 내 얼굴을 검지로 가리키면서 소리쳤다. 나도 딱 그런 심정이었다. 연금술사하고 하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루이스하고 내가 더 몸을 섞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셋이서 하고 어쩌고 그런 말이 나오기 이전에, 애초에 더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아마 그건 아닐 걸. 자세한 건, 이쪽한테 이야기를 들어야 하겠지만."

무한히 뻗은 새하얀 공간의 저편에서,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은 연금술사는 뻔뻔스레 대답했다.

주먹을 쥔 상태로 엄지 손가락만 펴서 옆에 앉은 백신아를 가리킨다. 당연히, 우리 두 사람의 시선도 그쪽으로 움직인다.

루이스의 표정이 특히 사나웠다. 백신아는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호랑이 앞에 놓인 초식동물처럼 벌벌 떨고 있었다.

"뭐야, 너 혹시 알고 있는 거 있어?"

"아, 저, 저요?"

난데없이 시선이 쏠리자 백신아는 조금 당황한 얼굴이었지만, 이내 표정을 어느 정도 갈무리한 후 침착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건, 루이스 아씨의 코어에 섞여 있는 검주의 마력이 너무 적은 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요?"

"그건 도대체 무슨 소리야……."

오히려 힘이 빠진 듯한 루이스와는 다르게, 나는 그 말을 듣고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다.

지금까지 실컷 연금술사와 몸을 섞어 온 경험이 있으니까.

"루이스 아씨도 아시겠지만, 마력이 한 번 교환한다고 그게 그 자리에 계속 남는 건 아니잖아요. 쓰면 쓸수록 코어에 축적된 마력은 소모되고, 그때마다 외부에서 새로운 마력이 다가와서 빈 자리를 채우는 방식이죠."

"……윽, 설마."

루이스도 사실을 눈치챈 듯 눈가를 찌푸렸다.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건 루이스 아씨가 기존에 가지고 계신 마력이기 때문에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검주의 마력이 소모되는 일은 거의 없었겠지만……, 굳이 전투 상황이 아니더라도 원래 코어에 축적된 마력은 지속적으로 소모되고, 다시 축기되는 방식으로 순환하게 되어 있어요."

고인 물은 썩는다. 이것은 마력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치로, 우리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코어에서 마력을 배출하고, 배출한 만큼 새로운 마력을 그 자리에 채워 넣는다.

스페트로와의 전투에서 루이스는 마력을 거의 쓰지 않았다. 아니, 쓸 틈도 없었지. 그 어떤 기술을 써도 스페트로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초신성을 직격시킨 것이 유일한 유효타였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성교를 통해서 교환했던 마력이 아직 루이스의 코어에 남아 있긴 하지만…….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검주와 연금술사 선생님처럼 진짜, 횟수를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잔뜩 하셔서 아예 코어에 깃든 마력의 형질 자체를 바꾸거나, 주기적으로 성행위를 통한 마력의 교환으로 검주의 마력을 가져올 필요가 있어요."

"……혀, 형질이 바뀔 정도로 잔뜩 하라고?"

"네네, 못해도 수백 회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수, 수백……"

루이스는 반쯤 졸도할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다가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획, 소리가 들릴 정도로 빠르게 돌린다. 얼굴은 붉다 못해 새파랗게 질린 수준이었다.

"너희들이 진짜로 이걸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일부러 이쪽으로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한 거지? 하여튼, 아직 어리다니까."

겉으로 보면 우리 중에서 백신아와 더불어 가장 어린애처럼 보이는 사람의 말이다. 하지만 사실,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라서 은근히 찔린다.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상관 없어. 어차피 루이스 넌, 이 가상 공간을 쓰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강하잖아."

"……아니에요. 아직 한참 멀었다고요."

퉁명스럽게 대답한 후, 루이스는 푸 하고 새침하게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얼굴 만큼이나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다시 돌아보면서 강단있게 소리쳤다.

"스페트로 같은 놈이 또 나타날까 싶긴 하지만, 아직 내가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았다는 건 이번 일로 뼈저리게 느꼈어. 내가 얼마나 우물 속 개구리였는지도 말야."

루이스의 시선이 잠시 아무것도 없는 방향을 향해 돌아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얼굴이 붉어진 루이스가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그리고, 신아와의 모의 대련은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훌륭한 수행 방법이야. 할 수 있다면, 나도 이걸 계속 유지하고 싶은데……."

뿌드득, 뿌드득, 아래로 내린 루이스의 두 주먹에서 무시무시한 소리가 연쇄적으로 울려 퍼졌다. 눈매도 사납기 그지없다. 조금만 삐끗해도 사람 하나 잡을 것 같은 얼굴이다.

"……으으."

"그런 눈 하지 마라. 나도 대충 알았으니까. 모르는 사람이 보면, 꼭 내가 나쁜 놈인 줄 알겠네."

부들부들 떨리는 루이스의 옆에서 살짝 쥐고, 조용히 진정시켰다. 얜 도대체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스페트로와 싸울 때 이상으로 무시무시한 투기를 뿜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루이스가 은근히 섬세한 성격이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 이상 말하게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내쪽에서 마무리를 짓는 편이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야 뭐, 단순한 놈이라서 몸을 섞든 어쩌든 기분이 좋기만 하면 만만세거든.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어."

"너 지금 되게 쓰레기처럼 말한 거 알아?"

"하지만 솔직히, 너는 몰라도 난 그다지 손해볼 게 없는 게 맞거든."

어차피 최종적으로 하게 될 거, 괜히 빼봐야 피차 귀찮아질 뿐이다.

그쪽 방면으로 그다지 엄격한 성격인 것도 아니다. 순수한 척 내숭 떨어봐야 재미도 없다.

순수는 개뿔, 심지까지 시꺼멓게 더러워진 지 오랜데.

루이스는 잃을 게 많은 얼굴이었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이득을 봤으면 봤지, 잃는 건 하나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연금술사와 늘 하던 걸 루이스와 반복하면 그뿐이니까.

"……아, 근데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은 이런 거 신경 안 쓰여요?"

솔직히 나는 연금술사가 다른 사람하고 이런 짓을 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엄청나게 더러워질 거 같은데, 이 사람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 건가.

"너하고 내 나이가 몇 살 차인데."

"그래요?"

"……그런 거 가지고 질투하기에는 나이 차이가 심하게 나지. 애초부터 난 너하고 루이스가 잘 되기를 응원하고 있었는걸. 본의 아니게, 이 짓거리에 맛이 들리는 바람에 이런 어중간한 관계가 되긴 했지만."

연금술사가 난데없이 내 턱을 아래에서 잡고 까치발로 시선을 높였다. 입술의 접촉. 그리고 혀와 혀를 농후하게 섞는 진한 입맞춤이 잠시 동안 계속된다.

"푸하……, 애초에 난 성욕이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너와 몸을 섞고 있는 것 뿐인걸. 그런 여자한테까지 쓸데없는 배려를 해줄 필요는 없어……, 그렇지?"

"제 눈에는 선생님이 일부러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런 건, 네 착각이야."

연금술사는 내 손목을 살짝 쥔 후, 돌아 보라는 듯 잡아당겨서 나를 이끌었다.

뺨은 물론 눈까지 충혈돼서 붉게 달아오른 루이스의 얼굴이 그 자리에 있었다.

* * *

하지만, 이곳은 어디까지나 검왕검 내부에 존재하는 가상 공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장소에서 몸을 섞는다고 해서 우리 둘 사이에 특수한 화학 반응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어지는 건 서로의 정신과 정신 뿐. 육체도, 마력도 이어지지 않는다. 즉 서로 섞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는 루이스가 다시 검왕검 바깥에서 나간 후 나와 몸을 섞을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됐어. 오늘은, 여기에서 그냥 할래."

"아무런 변화도……, 얻을 수 없는 것도 없는 그냥 성교가 되어버릴 텐데?"

끝 없이 뻗은 새하얀 공간에서 나와 루이스는 매우 가까운 간격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있었다.

"어차피……, 이 공간을 계속 쓰기 위해서는 너하고 계속 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 그럼 됐어. 네가 새로 이사한 집을 바로 더럽히고 싶지도 않고. 그리고 꼭 지금 너하고 마력을 교환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네가 별다른 전투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아마도."

백신아의 말은 어디까지나 루이스가 이대로, 나와의 별도의 마력 교환 없이 현 상태를 쭉 유지했을 때를 두고 한 말이다.

오늘, 이런 식으로 검왕검 내부의 가상 공간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처럼 루이스에게는 아직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다.

반드시 오늘 몸을 섞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그러니까……, 일단 오늘은 연습. 애초부터 이 공간 자체가 훈련을 위해서 만들어진 공간이잖아. 그럼 나도 여기에서 연습을 좀 하고 나서 현실에서 실전에 들어가 줘야지."

마치 조금 전의 연금술사를 흉내 내려는 듯, 루이스가 내 턱을 잡고 입술을 맞춰왔다. 혀도 뻗어 보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풍부한 연금술사와 비교하면 움직임이 많이 어색하다.

앞뒤로만 움직이는 혀는 무척이나 소극적이고, 또한 상당히 앙증 맞았다.

조금 감질맛이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잠시 고민한 후, 루이스의 큼지막한 가슴 위에 오른손을 얹었다.

"음?!"

루이스는 눈에 띄게 동요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내게서 몸을 떼어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상태에서 혀를 앞으로 뻗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여러 모로 미숙한 루이스와는 다르게, 나는 이러한 행위를 매우 자주 경험해왔다. 첫 경험으로부터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았음에도 경험한 횟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상당히 숙련되어 있는 상태였다.

"푸흐, 베에, 꿀꺽…………, 푸하……"

루이스의 양 어깨가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한 바로 그때, 입술을 떼어내고 거리를 벌렸다. 침이 끝없이 아래로 길게 흐른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보아온 얼굴임에도, 가까이에서 본 루이스는 여태껏 보지 못한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입을 위아래로 벌리고, 침을 뚝뚝 떨어트리면서 루이스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흐려졌던 이성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원래 궤도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루이스의 고개가 느릿하게 옆으로 돌았다. 그 자리에는 바로 옆에 앉아있는 백신아와 담소를 나누던 연금술사의 모습이 있다.

루이스는 더위를 타는 강아지처럼 호흡을 헐떡이며 질문했다.

"선생님은…… 어쩌실 거에요……?"

"나는……"

질문을 들은 순간, 백신아의 모습이 점점 흐려지더니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홀로 앉아있게 된 연금술사는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있는 사타구니 사이로 얼굴을 향했다.

바지의 지퍼 부분을 그녀가 가볍게 물었다. 웃으며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 해야지."

지익, 하고 내린다. 그 순간 바지에서 솟아오른 것을 바라보며 루이스는 물론, 연금술사도 순간적으로 움직임이 굳는다.

"……어디에 이런 걸 숨겨두고 다니는 거야……."

루이스는 무심코 그것을 만져보기 위해서 손을 뻗었다가, 예상 밖의 열기에 놀랐는지 급하게 손을 뗐다.

잠시 닿았던 손을 그 자리에서 오물거리면서 루이스는 한참 동안 어깨를 흠칫거렸다. 도대체 무엇에 놀라고, 무엇에 겁에 질렸는지. 루이스는 명백히 동요한 눈빛이었다.

"이, 일단…… 나, 나도 옷부터 벗어야지……."

몸을 낮춘 연금술사가 혀를 써서 내 것을 희롱하기 시작했을 무렵에야 루이스도 겨우 정신이 든 것 같았다. 허둥지둥, 열심히 손을 움직여가면서 가벼운 티셔츠를 벗고, 그 안쪽에서 큼지막한 가슴을 잡아주는 무늬 없는 속옷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

나는 물론이고, 혀를 열심히 쓰고 있던 연금술사도 한 순간 움직임이 멈췄다. 갑자기 시선이 쏠리자 루이스도 당황했는지, 속옷 바깥으로 빠져나온 융기한 두 과실을 양팔로 숨기면서 몸을 돌렸다.

진짜……, 어마어마하게 크다. 차마 내 입으로 말은 못하겠지만.

저런 걸 몸에 달고 지금까지 용케 뛰어 다녔구나 싶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마력을 통해 행동을 보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으. 선생님은 그렇다 쳐도, 백신현 너는……, 그런 식으로 빤히 쳐다보지 말라고……!"

정확히, 그 말이 끝나고 나서 5분의 시간이 흘러간 직후의 일이다.

"……으."

입술이 이만큼 삐져나온 루이스가 이쪽으로 다가와서 가슴에 내것을 밀착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두꺼운 음경의 기둥은 루이스의 가슴으로도 다 감싸 안을 수 없는 굵기였기에, 루이스의 가슴은 정확히 내 것을 누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럼 난……, 이렇게 해볼까……."

연금술사가 루이스에게 부탁해서 위치를 조금 조정했다. 그 결과, 정면에서 기둥을 누르고 있던 가슴이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채워나가듯 연금술사의 가슴이 왼쪽에서 다시 밀착했다.

루이스만큼은 아니어도 확실한 형태와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가슴이 왼쪽에서 강하게 누른다.

좌와 우, 양쪽에서 다가온 네 개의 둥근 덩어리가 음경을 부드럽게 누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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