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8. 나와 검주의 어사일럼(Asylum)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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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버 대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루이스가 병실을 나선 후(실루엣이 보이는 걸 보면 문앞에서 대기할 생각인 거 같다), 연금술사가 다시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두 번째 기습, 나는 이번에도 피하지 못했다.
입술을 빼앗긴 후 삽시간에 혀가 침범해왔다. 그녀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나날이 늘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혀는 마치 분홍색 뱀 같았다. 질척대면서 구불구불 얽혀든다. 고작 혀를 섞고 있을 뿐인데도 뇌수가 녹아내리는 것 같다.
"푸하……."
침으로 이어진 다리가 길게 늘어진다. 호흡을 참을 수 있는 한계 시간까지 혀를 섞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입과 턱은 땀과 타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눈동자만 보면 벌써 맛이 간 것처럼 보인다.
연금술사가 새하얀 가운을 벗어서 침대 끝에 걸어두고 내가 덮은 이불을 옆으로 치웠다. 냄새를 가두고 있던 가운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달콤한 냄새가 훅 풍겨왔다. 향이 강한 꽃을 코앞에서 마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릴 뻔 했다.
신발을 벗은 연금술사가 내 허리 위에 올라탄다. 그녀가 입고 다니는 새까만 원피스는 매우 얇았기 때문에, 고작 그뿐인 행위에 오만가지 감촉이 한꺼번에 닥쳐왔다.
그녀의 둔덕은 매우 두툼한 편이다. 그녀의 사타구니와 접한 허리에서 바깥으로 뒤어나오고 안쪽으로 들어간 균열 따위의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조금 전의 질문에 대답하자면, 그 대답은 예스야."
연금술사가 양 손바닥을 내 가슴 위에 얹은 상태로 대답했다. 후, 후, 하고 무겁게 숨을 몰아쉬는 그녀는 이미 흥분 상태처럼 보였다.
"내가 그 꼬맹이를 가지고, 침식도를 강제로 높여서 서로 간섭하게 만든 거지. 네가 생각하고 있던 원리 그대로야."
상반신을 앞으로 굽힌 연금술사가 다시 한 번 내 입술을 취했다.
그녀의 키는 평균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지만, 나는 평균보다 매우 큰 체구이기 때문에 그녀의 상반신이 조금 짧았다. 연금술사가 사타구니를 밀착한 상태에서 꾸물대면서 몸을 위로 밀어올린다. 그 후에야 간신히 입술이 닿았다.
키스는 그다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입술이 스치는 정도의 거리에서 혀만 뻗어서 문질문질 꾸물댄다.
다시 입술이 떨어진다. 입가에 묻은 타액을 그녀는 마치 맛을 보듯 혀로 훔쳤다.
"네게 말하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말해봐야 싸울 거 같았으니까 그런 거고. 난, 네 성격을 잘 아니까."
"그랬겠죠. 그거 가지고 또 한바탕 했을 거 같네요."
나와 연금술사는 무척 친밀한 사이였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의견이 일치하는 건 아니었다.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서로의 성향이 미묘하게 빗겨나가 있고, 둘 다 고집히 강한 성격이기 때문에 번번히 부딪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서로의 궁합이 잘 맞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친밀한 사이가 된 거지만.
"그럴 바에야 네겐 말 안 하고 그냥 내가 알아서 하는 편이 훨씬 낫잖아? 나중에 네가 진지하게 화를 내면 다시는 안 할게, 하고 퉁치면 그만이고."
묘하게 사람 성질머리를 긁는 목소리로 주절거린 연금술사가 혀를 삐죽 내밀면서 덧붙였다.
"뭐, 안 되겠다 싶으면 다음 번에도 할 거지만."
"그렇게 말해놓고 다시 하시겠지만요."
서로의 말이 거의 동시에 겹쳐졌다.
그리고 서로를 마주보면서 살짝 웃었다. 궁합이 잘 맞는 만큼, 우리는 서로의 성격을 어쩌면 본인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과 연금술사가 지키고 싶은 건 서로 다르다.
그런 건 알고 있었다.
연금술사가 내 허리 위에서 몸을 180도 돌려서 내게 등을 보였다. 고작 그뿐인 행위에 내 음경이 반응했다. 등허리 부분이 깊이 패여 있는 그녀의 원피스는 등골을 아찔하게 노출하는 형태였다.
등을 돌린 연금술사가 몸을 앞으로 굽힌다. 그녀는 내 오른쪽 바지를 위로 걷어올려서 안쪽의 상태를 조사하고 있었다.
나와 백신아는 스페트로의 무시무시한 공격을 죄다 지면으로 흘려 보냈기 때문에, 이번 전투에서는 하체가 받은 충격이 특히 심각했다. 아예 살점이 통째로 패여 나간 옆구리를 제외하면 가장 심하게 부상을 입은 부위다.
"넌 어린 아이를 이런 위험한 상황에 끌어들이는 걸 싫어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너도 어린애인 건 마찬가지야. 그리고 애초에, 너하고 다르게 나는 그 아이들하고 별다른 인연도 없는걸."
샤를로트는 물론이고 올리비아보다도 연상인 연금술사는 두손을 이용해서 내 다리에 마사지를 하는 것과 동시에 마력을 주입해서 효과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연금술에 통달한 현인이었지만, 연단술에 대해서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다.
연금술과 연단술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체계이다.
연금술과 비교해서 연단술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신체의 접촉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꾹꾹 누르면서 심하게 손상된 다리를 자극한다.
"그 아이들이 살든 죽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야. 그런 건 너도 알고 있잖아."
"그건 그렇죠. 아, 그러니까, 화 안 낼 거라니까요."
내가 그거 가지고 화 내는 말은 지금까지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왜 이 사람은 혼자서 삽을 푸고 있담?
안 그런 척 하면서도 나한테 미움 받기 싫어서 이러시나?
"제가 무슨 말을 해도 그거 가지고 도움 받은 건 사실인데, 이제 와서 그거 가지고 연금술사 선생님을 탓해봐야 뭣해요."
물론 그 도움이 없었어도 이길 수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그 도움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패배했을 가능성 또한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연금술사의 도움을 실컷 받아놓고 이제 와서 탓해봐야 의미가 없다.
날 못 믿어준 건가 싶어서 씁쓸하긴 하지만, 그뿐이다.
"……정말?"
"정말이요."
등을 돌린 연금술사를 향해 힘을 주고 말했다.
"물론 연금술사 선생님이 잘 하셨다는 건 아니지만요."
"……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해."
잠시 멈춰 있던 연금술사가 흥 소리를 내면서 다시 내 다리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등을 돌린 연금술사가 조금 화가 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내가 이러는 게 싫으면, 네가 더 강해지면 돼. 나도 네가 싫어할 만한 짓을 일부러 하려는 건 아니란 말이야. 네 실력으로도 이기기 어려워 보이니까, 네가 싫어할 짓이라도 하려는 거지."
"그래야죠. 그래서 저도 화는 안 내는 거라고요. 억울하면, 제가 더 강해지면 될 일이니까."
이 시점에 와서 서로가 내린 결론도 똑같은 게 재미있다.
결국, 연금술사와 이런 일을 놓고 일일이 입씨름 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녀에게 믿음을 줄 수밖에 없다.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
내가 화를 내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았다.
내 강함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녀가 믿지 못했을 뿐이다.
"……그럼, 우리 화해 한 거다?"
"화해…… 랄 게 있나요. 애초에 서로 싸우지를 않았는데, 지금."
연금술사가 다시 내 몸 위에서 위치를 바꾸었다. 등을 돌린 채 내 사타구니를 엉덩이로 누르고 있던 그녀가 내 얼굴 쪽으로 확 다가왔다.
"그럼 화해 기념…… 으로, 한 번만 할까. 너도 며칠 동안 내내 금욕적으로 수행하느라, 많이 쌓여 있을 테니까……."
"저기, 분위기 잡는 건 좋지만. 저 아직 환잔데요."
"그러니까…… 한 번만 할 거라고. 한 번 정도는 오히려 건강에도 좋을 거야."
그건 또 무슨 사이비 과학이야. 헛웃음이 나올 거 같았다.
일단 내 핑계를 대고 있긴 한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이 사람이 하고 싶은 거 뿐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더니. 지금까지 평생 금욕적으로 살아오던 사람이 한 번 눈을 뜨니까, 성욕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리고 너도, 벌써 이렇게 커져 있는 걸."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있는 오른쪽 허벅지를 바라보며 연금술사가 살짝 나를 돌아 보았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말은 그렇게 했어도 이미 내 것은 벌써 준비가 다 끝난 상태였다.
"……젊어서 그래요."
"그렇지. 네가 좀, 많이 젊기는 하지."
연금술사가 쿡쿡 소리 내어 웃은 후, 내게 등을 돌린 상태 그대로 바지에 손을 댔다. 잠시간의 조작 후 꺼떡 하는 소리가 들릴 만큼 맹렬한 기세로 내 것이 우뚝 올라왔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보아온 것일 텐데도, 그녀는 이때마다 꼭 처음 본 사람처럼 눈을 찌푸렸다.
무안했는지, 연금술사는 살짝 말을 더듬으면서 음경의 기둥을 움켜쥐었다.
"봐, 지금 내가 네 허리 위에 앉아 있는데, 내 눈높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왔잖아. 이건 크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냐. ……여기만큼은, 어린애가 아닌 거 같네."
그녀가 혀를 써서 큼지막한 귀두의 입구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살짝 후벼넣은 뒤, 움찔대면서 자극한다. 원래부터 배우는 게 빠른 사람인데다가 최근 들어 이쪽에 흥미가 높아진 탓에 이젠 진짜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큭, 하고 신음 소리를 참아내는 게 고작이었다.
"츄읍……, 응……. 지나치게 커서 힘들 때도 있지만…… 쪼옥, 그래도 사실…… 쯉, 그만큼 빠는 보람이 있어서…… 푸흐, 싫은 건 아니야……"
나는 아직 그녀에게 아무런 자극도 주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그녀의 허리가 그 자리에서 연신 들썩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긴 나는, 내 쪽에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반격을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로 눈앞에서 들썩거리는 그녀의 엉덩이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연금술사는 체구가 조금 작은 편이지만, 골반이 크게 발달되어 있어서 가까이서 보면 그 압박감이 대단했다. 앉는 생활을 자주 해서 엉덩이가 커진 걸지도 모른다.
"흐응……"
양손을 써서 엉덩이를 좌우에서 붙잡은 순간, 손가락으로 짚은 부분이 부드럽게 눌려졌다. 마치 구름을 움켜쥐고 있는 것 같았다.
검은색 원피스의 치마 부분은 상당히 짧은 편이었다. 흔히 말하는 미니스커트 정도의 길이라서 살짝 엉덩이가 들린 것만으로도 그 아래의 속옷이 그대로 보일 정도였다.
편한 속옷을 선호하는 그녀 답지 않게 검은색 레이스로 자수된 매우 야한 속옷이었다. 검은 나비가 피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푹 삶은 듯 질퍽하게 젖어서 김을 뿜고 있었다. 검은색 속옷을 옆으로 살짝 비켜놓고 구멍을 자극한 순간 연금술사의 몸이 벼락 맞은 사람처럼 펄떡 움직였다.
"흐윽……?!"
앞으로 쓰러지려던 그녀는 내 것을 양손으로 붙잡으며 몸을 지탱했다. 개의치 않고 그녀의 구멍을 손과 입을 써서 계속 자극한다.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인가. 무척이나 예쁜 모양이다.
지금까지 몸을 섞으면서 실력이 늘어난 건 연금술사 뿐만이 아니다. 나도 이젠 연금술사의 어느 부분을 어떤 식으로 자극해야 그녀를 기분 좋게 할 수 있을지 거의 꿰고 있었다.
굳이 균열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열심히 내 것을 자극하는 만큼 나도 열심히 그녀를 건드렸다.
그리고 나도 그녀도 이제 한계다 싶을 정도로 충분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그녀가 뜨거운 숨소리와 함께 나를 만류했다.
"……여기는, 더럽히면…… 안 되니까……."
혀를 내민 채 거친 호흡으로 헥헥 거리던 연금술사가 침대 끝자락에 걸어 두었던 하얀 가운으로 손을 뻗었다. 오른쪽 주머니로 들어갔던 손이 납작한 고무 같은 것을 쥐고 나온다.
"너는 한 번 할 때마다 너무 많이 내니까……, 따로 이런 걸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거 같더라고……. 뒷정리하는 게 귀찮잖아……."
말을 들어보면 연금술사의 특제인 거 같다. 포장을 뜯은 후, 고무가 특히 두툼한 부분을 귀두에 밀착시키고 천천히 늘려가면서 내 것에 씌운다.
한참을 내려오던 것이 절반 즈음에서 멈췄다. 연금술사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고무를 뒤집어쓴 귀두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네 사이즈에 맞춘다고 맞췄는데도, 역시 조금 작은가보네."
잠시 중지되어 있던 자극이 다시 시작된다.
이미 오래 전에 내 것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자극이 다시 시작된 순간, 나는 더 이상 올라오는 사정감을 참지 못하고 귀두에서 올라온 욕망을 마음껏 토해내었다.
"……윽!"
사정이 시작된 바로 그 순간, 귀두를 위에서 누르고 있던 고무가 움찔거리며 위로 불룩 솟아올랐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기세였다. 하지만 그건 그냥 시작에 불과했다.
울컥! 울컥! 울컥! 울컥!
"으……, 엄청난 기세……"
정액이 오랜 시간에 걸쳐 올라오는 동안 연금술사는 고무의 아래 부분을 붙잡은 채 그것이 빠지지 않도록 꽉 잡고 있어야 했다. 고무는 금방이라도 찢어져서 내용물이 흘러나올 것처럼 아슬아슬했다. 연금술사도 많이 긴장한 시선이다.
사정은 몇 분에 걸쳐 이어졌다. 그리고 그것이 끝났을 때, 고무는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건지 의문이 느껴질 정도로 크게 부풀어 있었다. 연금술사의 머리통만한 것이 뚱, 하고 나와 있는 꼴이 심상치 않았다.
"……이런 거, 질내사정 당하면 바로 임신하겠지. 피임약을 먹지 않으면, 말이야."
한 순간이라도 연금술사가 피임약을 거르거나, 실수로 피임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바로 착상할지도 모르겠다.
연금술사가 낑낑거리면서 음경에 씌워진 고무를 뽑았다. 언제 터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인지, 그녀는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고무를 뽑아낼 때도 정액이 가득 찬 부분을 손바닥으로 받쳐서 하중을 분산했다.
"정액, 뜨거워……."
바닥에 흘리는 건 막았지만, 저렇게 많은 양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도 골치다. 하지만 연금술사는 처음부터 그 부분은 고려하지도 않았는지, 내용물이 가득 찬 고무의 입구를 이로 살짝 물어서 고정한 후 우유를 햝는 고양이처럼 정액을 우물대기 시작했다.
"……끄윽."
그녀가 살짝 튀어나온 윗배를 문지르며 낮게 트름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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